스님의하루

2022.11.18 금요 즉문즉설, 도라지 옮겨심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교사라는 직업이 존속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금요 즉문즉설을 오전과 저녁, 두 번에 걸쳐서 생방송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업무를 보다가 오전 10시에 방송실 카메라 앞에 자리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저녁에 시청을 할 수 없거나 해외에 거주해서 시차가 맞지 않는 분들을 위해 낮 시간에 즉문즉설 생방송을 하기로 했습니다.

15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먼저 파키스탄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JTS가 구호활동을 하고 온 모습을 영상을 함께 본 후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두 명이 질문 신청을 하여 먼저 대화를 나눈 후 유튜브 생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 중에서 누구나 즉석에서 화상회의 방으로 들어와서 질문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모두 여섯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많은 분야가 AI(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시대에 교사라는 직업이 존속할 수 있을지 질문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교사라는 직업이 존속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 AI로 대체되는 분야가 정말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교직 사회에서도 원격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그런 사회변화가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앞으로 AI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사라는 직업이 과연 계속 존재할 수 있을지, 만약에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로 변화가 될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먼저 미래 사회에 대한 예측은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가 있다는 걸 전제로 하겠습니다. 저에게 물었으니까 이 문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말하자면, 교사라는 직업은 미래에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역할이 지금과는 달라질 겁니다.

지금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교사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경험을,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열 명이든 백 명이든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칠판에 쓰거나 그림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쳐줍니다. 전국에 초등학교 1학년을 가르치는 교사가 만 명이라면, 만 명이 똑같은 교재를 가지고 똑같이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거예요. 이렇게 가르치는 교사의 시대는 이제 곧 끝이 날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한 명뿐이라면 그 아이가 질문을 할 때 교사는 거기에만 대응을 하면 돼요. 그런데 보통은 한 반에 아이가 스무 명 정도 됩니다. 제가 어릴 때는 한 반에 아이가 칠십 명씩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르칠 때는 교사의 말귀를 알아듣거나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중심이 됩니다. 그 반에 전교 10등 안에 드는 학생이 몇 명 나왔느냐, 좋은 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몇 명이 나왔느냐는 식으로 교사의 능력을 평가받습니다.

이런 방식의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 중심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중심이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학교의 중심입니다. 공자와 맹자의 이야기에도 '즐거움 가운데 아이를 가르쳐서 공부 잘하는 걸 보는 선생의 즐거움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하는 것이 있잖아요. 이것은 다 교사 중심의 교육입니다.

오늘날 교육 행정이라는 것도 다 교사 중심의 교육 행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학교를 만든 목적이 무엇입니까? 학교의 '교(敎)'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가르치는 곳'이 됩니다. 그러나 학교의 본래 기능은 학생들이 배우는 곳입니다. 모르는 아이가 모르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배우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의 중심은 교사가 아니고 학생이어야 합니다. 학생이 중심이니까 학생이 모르는 걸 가르쳐야 돼요. 모르는 아이가 학교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자기가 알아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교사의 도움이 크게 필요가 없어요. 모르는 아이일수록 교사가 더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해요.

반을 편성할 때도 학습 부진아는 학생 세 명당 선생 한 명이 배정돼야 되고, 그보다 더 학습 진도를 못 따라가는 아이에게는 학생 한 명당 교사 한 명이 배정돼야 합니다. 혼자서도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아이들은 서른 명 정도에 교사 한 명이 배정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학교 시스템은 늘 아이들을 중심으로 마련되어야 하고, 아이들에게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을 중점적으로 해야 합니다. 즉, 모르는 아이들에 대한 비중이 커져야 합니다.

학교 교육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다면, 선생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잘하는 아이 중심에서 모르는 아이 중심으로 이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코로나 이후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그것이 가능해졌어요. 이제는 만 명의 교사가 똑같은 내용을 강의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사 만 명 중에 가장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교사 한 명이 유튜브로 강의를 하고, 그걸 아이들이 각자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해 주면 됩니다. 아이들이 사전에 강의를 듣고 학교에 오게 되고, 학교에서는 일곱 명씩 모둠을 나눠서 미리 보고 온 영상에 대해 자기들끼리 토론을 하는 겁니다. 자기들끼리 토론하는 과정에서 '야, 그게 아니고 이거야' 하면서 내용을 잘 이해한 아이가 그렇지 못한 아이를 가르쳐 주면 돼요. 선생님이 가르쳐줄 때보다 친구끼리 가르쳐줄 때 알아듣기가 쉽습니다. 자기들끼리 토론을 하고 학습을 했는데도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선생님, 우리들은 이 내용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손을 들고 질문하면 선생님이 그 내용을 가르쳐주면 돼요. 이미 내용을 잘 이해한 아이들은 선생님이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하면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없어져요. 반별로 모둠별로 자기들끼리 토론을 하면서 배우게 되니까 맞춤 교육이 됩니다. 그리고 친구가 친구에게 가르쳐주면 서로 수준이 같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가르치는 것보다 잘 배우게 됩니다. 아무도 모르는 것만 선생님이 가르쳐 주면 한 반에 아이들이 20명이든 30명이든 그 수업에는 활기가 생겨나게 되고, 선생님도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앞에 나와서 아이들에게 '야, 졸지 마!'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게 돼요. 토론 시간에는 교실이 시끌벅적해지기 때문에 선생님이 아무 할 일이 없을 수도 있어요. 선생님은 토론하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질문이 없으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고, 질문이 많으면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면서 바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기술이 도입되면 이런 식으로 진짜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방식의 교육을 도입해서 개발한 것이 ‘행복학교’와 ‘정토불교대학’입니다. 스님이 영상으로 강의를 먼저 하고, 그다음에 학생들이 일곱 명씩 모여서 영상을 보고 어땠는지 마음 나누기를 하고, 주제에 대해 서로 대화도 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즉문즉설 시간에 만나 다시 질문을 합니다. 이런 게 온라인 기술이 갖는 장점이죠.

온라인의 장점은 살려야 하지만, 온라인이 다 좋은 건 아니에요. 단점은 오프라인에서 보강을 좀 해야 합니다. 지식은 온라인으로 전달할 수가 있지만 인격은 온라인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학교에 와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는다, 밥 먹을 때 서로 양보한다, 반찬을 먹을 만큼만 집고 음식 쓰레기는 남기지 않는다, 이런 생활태도적인 부분은 실제로 체험을 해봐야지 온라인으로 교육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온라인으로는 지식적인 내용을 공부한다면, 학교에 와서는 인격을 배울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을 많이 배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고,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없고, 선생님이 학생들을 야단칠 일도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온라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이런 방식으로 학교 교육을 바꾸게 될 때 누가 가장 저항을 많이 할까요? 바로 선생님들입니다. 교사의 권위가 안 서기 때문입니다. 교실의 왕은 교사인데 돕는 이로 전락을 해야 하니까요. 아이가 손들고 ‘도와주세요’ 하면 달려가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을 당장 그렇게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 그렇게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이 학교에 갈 필요가 점점 줄어들 거예요. 학부모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필요성을 덜 느끼고요. 학교에 가서 시간 낭비만 하고 재미도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교사의 역할도 점점 줄어들겠죠. 그러면 아이들이 학원으로 가든지,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식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교사 만 명이 똑같은 내용을 가르친다면, 온라인 기술이 도입될수록 결국 만 명 중에 아주 쉽게 잘 가르치는 교사 몇 명에게만 학생들이 모일 거 아니겠어요. 교사들끼리의 경쟁이 불붙으면 교사들도 점점 피곤해지고 힘들어질 겁니다. 이런 방식은 모두에게 낭비라는 거죠.

제가 앞에서 말한 대로 교사의 역할이 전환되면 교사라는 직업은 존속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점점 교사의 역할이 줄어들다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른 모든 부분에서 마찬가지예요. 의사의 역할과 변호사의 역할도 전부 그렇습니다. 정해진 지식, 논리, 기술, 이런 영역을 다루는 일은 AI(인공지능)가 훨씬 잘합니다. 그러나 즉문즉설처럼 미묘한 심리를 다루는 일은 아직 AI가 해낼 수 없어요. 기술이 더 발전하면 달라지겠지만요. 그것처럼 맞춤형 교육은 아직 AI가 해낼 수가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지식, 논리, 기술은 대부분 AI로 대체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좋은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 6년 교제한 연하 남자 친구가 있습니다. 남자 친구는 같이 살겠다고 했다가 취소한 게 여러 번입니다. 충격이 크고 못 해 먹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 말이나 행동으로 실수했을 때 상처를 잘 받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죠?

  • 몇 달 전 아내가 병으로 하루아침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뭐든지 의욕이 안 나고 항상 우울해요. 아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납니다.

  • 신랑이 잠이 정말 많아요. 집에서 잠만 자요. 어떤 날은 이해가 되지만 어떤 날은 답답하고 화가 나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 유부남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내분을 무척 아끼는데 저한테도 잘해줍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자꾸 마음이 흔들립니다. 어떡하죠?

대화를 다 마치고 나자 생방송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가볍게 물어본 후 다음 달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즉문즉설을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스님은 곧바로 작업복을 입고 중점 마을에 있는 밭으로 향했습니다. 마을 어르신이 연세가 많으셔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스님에게 농사를 지으라고 빌려준 밭입니다.

이 밭에는 올 겨울을 지나 봄에 싹이 틀 수 있게 도라지를 옮겨심기로 했습니다. 한 달 전에 산윗밭에서 도라지 일곱 포대를 수확을 했습니다. 심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크기가 작아서 다른 밭으로 옮겨심기로 했습니다. 밭에 도착한 후 스님이 일감을 안내해주었습니다.

“일단 크고 굵은 도라지는 먹을 수 있는 것이니까 다 빼주세요. 크기가 작은 도라지를 전부 이 밭에 옮겨 심을 겁니다. 심을 때 머리 부분은 절대 자르면 안 됩니다. 이 머리에서 싹이 나오기 때문이에요. 나머지 곁가지들은 전부 때어주면 되고요.”

“머리 부분이 있는 도라지를 심어야 하는군요.”

“네. 맞습니다. 트랙터로 고랑을 파 놓았으니까 앉은자리에서 양쪽으로 심어 나가면 되는데, 간격은 10cm 정도로 해주세요.”

스님의 안내에 따라 한 팀은 먹을 수 있는 큰 도라지를 골라내는 일을 하고, 한 팀은 괭이로 고랑을 반듯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밭 중간중간에 박혀있는 큰 돌을 빼내고, 나머지는 2인 1조가 되어서 도라지를 심는 일을 했습니다.




“오늘은 연습이에요. 내일 대경지부에서 봉사자들이 와서 심을 때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우리가 해보고 알려주려고 심어 보는 거예요. 각자 연구를 해보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봅시다.”

스님의 제안에 저마다 연구를 하며 심기 시작했습니다. 한 팀은 호미로 두둑을 반으로 가른 후 다듬은 도라지를 양쪽에 일렬로 여러 개를 심어놓고 한꺼번에 흙을 덮어주었습니다.

한 팀은 파종기를 이용했습니다. 파종기로 일정하게 구멍을 파고 두 사람이 두둑 양쪽에 앉아 도라지를 넣고 흙을 덮어나갔습니다.


한참 도라지를 심다가 행자님이 왜 가을에 도라지를 옮겨 심는지 스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도라지는 가을에 옮겨 심는 게 좋나요?”

“봄에 옮겨 심어도 되는데, 가을에 옮겨 심으면 봄에 바로 싹이 나서 좋아요. 도라지는 뿌리 식물이기 때문에 씨앗보다 빨리 싹이 나서 풀을 이길 수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이 방법 저 방법을 연구하느라 시행착오를 좀 했는데 점점 요령이 생겨서 도라지를 심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입구에서 도라지를 심기 시작한 스님은 어느덧 밭 끝에 도착했습니다. 각 팀에서 연구한 방법마다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법사단 수련에 참석해야 할 시간이 다 되어갔습니다. 마지막 남은 도라지는 파종기를 이용해 다 같이 빠르게 심었습니다.


스님과 두북 농사팀이 두 시간 작업을 한 끝에 두 포대를 심었습니다. 나머지 다섯 포대는 내일 대경지부에서 봉사자들이 오면 심기로 하고 울력을 마쳤습니다.

“남은 다섯 포대는 내일 향존법사님과 묘당법사님이 마저 심어주세요.”

“네.”


다음날 오전에 대경지부에서 봉사자들이 와서 도라지를 모두 심었습니다. 스님은 생방송 법회를 하느라 함께 일을 하지 못했는데, 대신에 일을 마치고 온 봉사자들과 두북 수련원에서 기념사진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

오후 4시에 농사일을 마치고 서둘러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4시 30분부터는 전국 법사단 수련에 온라인으로 참석하여 법문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나무에 감이 아직 많이 달려 있어요. 저는 법회를 하러 가야 하니까 여러분들이 감을 좀 따주세요.”

스님은 농사팀 행자님들에게 감따기를 부탁하고,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전국 법사단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지난 한 달 동안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궁금한 점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사님들은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건의 사항, 민원 내용 등을 공유하며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준 후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법사님들은 의결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에는 저녁반 시청자들을 위해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3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시청자들에게 인사말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안에 살다 보면 우리나라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되죠. 갈등도 심하고, 사고도 많이 나고, 환율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예전보다 지금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맞는 얘기예요. 또 젊은이들은 희망이 안 보인다고 말하는데, 그것도 맞는 얘기입니다.

주관적으로 보지 말고 사실이 어떤가 살피기

그런데 동남아시아에 있는 나라들에 가서 몇 년 살아본 후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어떨까요? 대한민국이 참 괜찮은 나라에 속한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 자기가 살아온 자기 기준에서 보기 때문에 내 주변에 문제가 많은 줄 아는데,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괜찮은 요소도 굉장히 많습니다. 남편이나 아내, 또는 자식이나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볼 때는 문제가 많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그 정도면 참 복 받은 줄 알아라’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인생을 너무 주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사실이 어떤가’ 하고 살펴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서 이집트에서는 농토에 소금기가 많아져서 농작물이 제대로 안 자라고 식량 위기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갈등으로 인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죽고, 또 그로 인해서 유럽은 에너지 값이 거의 10배가 올라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이 수출이 안 돼서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아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 눈을 돌리면

파키스탄은 건조기후 지역인데 비가 너무 많이 한꺼번에 쏟아져서 천 년 만의 홍수라 할 만큼 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습니다. 인더스강 하류에 있는 신드(Sindh) 주 전체가 물에 잠겼다 할 정도로 큰 홍수 피해가 있었습니다. 홍수가 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구호가 제대로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JTS에서는 파키스탄 홍수 피해 지역에 활동가를 파견하여 식량 지원을 비롯해 겨울을 보낼 수 있게 임시 숙소와 식수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이렇게 세계로 눈을 돌려 보면 사실 대한민국은 좋은 조건에 놓여 있는 축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JTS가 파키스탄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본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처럼 저녁에도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대화를 다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원고 교정과 몇몇 업무들을 본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오전에는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즉문즉설 생방송을 하고, 오후에는 결사행자와 법사단이 함께하는 자자수련에 참석하여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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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사실은 어떠한가,, 전체를 보는 눈,,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참 감사하구나 아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2-12-05 18:44:25

강혜경

나는 복받은 인생입니다.
인생을 너무 주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고 '사실이 어떤가’ 하고 살펴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말씀 새기고 실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1-25 07:01:47

도수

법륜스님 항상 정법과 혜안으로 사람들을 깨우쳐주시고 좋은길로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동가분들과 스탭분들께도 감사합니다

2022-11-24 16: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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