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0.30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이사회, 일요명상
“오늘은 너무나 마음이 아픈 날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5시부터 새벽예불을 드렸습니다. 새벽예불 끝에 스님의 제안으로 영가를 위해 독송하는 해탈주를 세 번 독송하였습니다.

“어젯밤 이태원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을 애도하며 해탈주를 세 번 독송하겠습니다.”

예불에 이어 천일결사 기도를 마치고 국제지부 봉사자들이 스님에게 삼배를 했습니다.

“스님, 저희는 이제 문경 연수원으로 가서 2박 3일간 수련을 하려고 합니다.”

“INEB대회 준비하느라고 수고 많았어요. 고맙습니다.”

스님은 국제지부 봉사자들에게 영어로 번역된 저서를 한 권씩 선물해주었습니다. PEACE!(평화)를 외치며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6시 30분부터는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발우공양을 마치고 스님은 이번 INEB대회를 지원해준 공동체 대중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공양을 마치고 스님은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온 INEB 참가자들에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건넸습니다. 또 오늘 떠나는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책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조나단 씨는 INEB 참가자 중 가장 키가 큰 분입니다. 스님은 조나단 씨에게도 책을 선물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조나단 씨는 키가 정말 크네요.”

“제가 187cm인데 저희 아버지는 197cm입니다. 저는 늘 작았어요.”

“저보다는 크고 아버지보다는 작네요. 그러니까 조나단 씨는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무유정법이에요.” (웃음)

이어서 스님은 전체 참가자들에게 한국에서 있었던 슬픈 소식을 전했습니다.

“어젯밤 한국에서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에 서양 문화인 핼로윈을 즐기기 위해 수만 명이 모였습니다. 좁고 경사진 골목에 누군가 넘어지면서 차례로 사람들이 넘어졌고, 150여 명이 압사하고 150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아침에 기도할 때 그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아침부터 슬픈 소식을 전해서 죄송합니다.”

참가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두 손을 모으며 애도했습니다.

INEB 이사회

오전 8시부터는 정토사회문화회관 9층 중강당에서 INEB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제가 참석하면 통역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방해될 거예요. 제 의견이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스님은 중간중간 논의한 결과를 요약해서 들었습니다. INEB 이사들은 각 나라마다 주요한 사항들을 보고하고 토론했습니다. 또 틱낫한 스님이 입적하시고 최고 명예직 자리에 공석이 생겼습니다. 이사들은 INEB 명예고문이었던 스님을 최고 명예직으로 추대했습니다. 참석한 이사들이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했습니다.

스님은 오후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사님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특별히 술락 박사님과 연로하신 분들에게는 건강식품을 드리고 다른 분들에게는 혈압계, 벨트, 텀블러, 손목시계 등 다양한 선물을 드렸습니다. 그동안 외부에 무료 강연을 다니면서 받은 선물을 쌓아 두었다가 이번에 외국에서 오신 분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스님은 선물도 재활용을 했습니다.


이사들은 정토회에서 양의와 한의를 아우르는 병원을 운영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좋은 제안이라며 양의와 한의, 그리고 심리치료까지 함께 치료하는 병원을 미래에 운영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INEB 창립자인 술락 박사님의 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 박사님은 스님과 정토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번 INEB 대회를 열어주신 법륜스님과 정토회 활동가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스님은 늘 친절하셨습니다. 또 로힝야 등 세계의 어려운 곳에 누구보다 먼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사회를 마치며 티베트에서 온 린포체 Parchok(팍촉)님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회의장을 떠나기 전 이사들이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 INEB 대회를 준비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편안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팍촉 님도 인사를 했습니다.

“나는 이제 늙었고, 린포체 님은 젊으니까 앞으로 많은 일을 해주세요. 티베트 불교의 희망이 보이네요.”

“스님께서도 오래오래 함께 해주세요. 정토회에 와서 많이 배웠습니다.”

비행기 시간에 맞춰 IENB 참가자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남은 이사님들은 모시고 식당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저는 스님이고, 또 나라에 큰 사고가 있어서 식당에서 함께 먹지 않겠습니다. 충분히 드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스님”

스님은 다시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돌아와 간단히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일요명상

저녁 8시 30분이 되자 일요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기엔 너무나 마음이 아픈 날입니다. 한국에서 축제를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가 압사 사고로 155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즐기려고 갔다가 최악의 불행을 맞이한 것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갑자기 아들이나 딸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며 잠시 묵념하겠습니다.”

스님과 일요 명상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눈을 감고 잠시 묵념했습니다.

묵념을 마친 후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즐거움으로 행복을 삼으면 괴로움이 뒤따르는 고락의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즐거움을 추구하는 욕망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망을 충족하면 순간적으로는 즐거운 일이지만 괴로움의 원인이 됩니다. 오늘 우리가 추구하는 즐거움이 삶에 진정한 행복을 주는지 재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마음을 고요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부유해도 검소하게 살고 지위가 높아도 겸손하게 살며, 마음이 들뜨는 즐거움인 향락을 구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부와 지위, 향락을 추구하는 문화는 지구환경을 파괴하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며, 전쟁을 일으키는 등 갖가지 재난의 원인입니다. 이렇게 계속 살아간다면 얼마 안 가서 전 지구의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이 죽고 엄청난 재산이 파괴됩니다. 지나친 빈부격차로 인해 누군가는 풍요롭게 사는 반면 병들고 굶주려 죽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분열은 점점 심해지고 갈등은 점점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열된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려면 우선 우리의 마음이 평화로워야 합니다.

명상은 의도나 욕구를 내려놓고 모든 것을 잠시 멈춰보는 시간입니다. 아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휴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아픔을 함께하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명상을 하겠습니다.

오직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만 알아차리며 한가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져 봅니다. 눈을 감고 동작도 멈추고 생각도 멈추면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으며 다만 여기 들숨과 날숨만 있을 뿐입니다.”

탁, 탁, 탁

오늘은 두 번 명상을 하는 날입니다. 30분간 명상을 하고 10분간 포행을 한 후 다시 명상을 했습니다.

“천천히 일어나서 천천히 움직입니다. 움직이면서 자신이 행하는 동작을 알아차립니다. 일어서면 일어서는 줄 알고 앉으면 앉는 줄 압니다. 걸을 때는 걷는 줄 압니다. 왼발이 나갈 때는 왼발이 나가는 줄 알고, 오른발이 나갈 때는 오른발이 나가는 줄 압니다. 마음에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동작을 알아차립니다. 시작합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갖습니다. 아무런 할 일이 없이 모든 할 일은 다 마쳐서 움직일 일도 없고 생각할 일도 없는 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그러니 긴장할 일도 없고 애쓸 일도 없습니다.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있으면 들숨과 날숨만 느껴집니다. 숨이 들어올 때는 들어오는 줄 알고 나갈 때는 나가는 줄 압니다. 관심을 콧구멍 끝에 두고 오직 호흡만 알아차립니다. 놓치면 다시 합니다.”

두 번째 명상을 마치고 스님이 실시간 채팅창에 올라온 소감을 직접 읽어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온라인으로 결사행자, 전국법사, 지부장 합동회의를 하고 전법활동가 법회를 한 후 문경으로 가서 국제지부 활동가들과 함께 수련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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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감사합니다

2022-11-17 16:52:11

정토회

감사합니다

2022-11-05 20:17:44

자명화

스님.
스물두살의 아들이 너무나 의지하고 친하게 잘 지냈던 친구를 잃었습니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던 친구를 잃은 많은 아이들에게 위로의 말씀. 지혜를 좀 전해주세요.
엄마로서 도움이 되고 싶지만 어렵네요.
본인이 겪어내야 할 아픔이지만. 걱정이 너무 됩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2022-11-05 00: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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