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5.27 창원 봉림사지 답사, 감자 수확, 금요 즉문즉설
“간섭을 심하게 하는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자마자 차를 타고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창원 봉림사지로 향했습니다. 1시간 20분을 달려 봉림사지에 도착했습니다.

봉림사지는 가야불교의 첫 출발지입니다. 봉림사지에 유수스님과 경남, 부산울산 지부 거사님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봉림사지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푸른 동산이었는데, 동산은 사라지고 유적지로 변해있었습니다. 발굴 팀장님이 일찍 나와 발굴 현황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발굴팀장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 후 장군차 나무를 보기 위해 뒷산에 올랐습니다. 장군차는 인도에서 가야로 불교가 전해졌다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세 차례 답사를 통해 장군차 나무 군락지를 파악해 두었습니다. 오늘은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다시 답사를 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니 발굴팀이 출근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봉림사지 입구에도 차나무 군락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차나무를 모르다 보니 대나무를 베어 차나무 위에 잔뜩 쌓아놓았습니다. 스님은 대나무를 다른 쪽으로 치워 두었습니다.


거사님들과 봉림사지 주변을 어떻게 정비할지, 차나무를 어떻게 가꾸면 좋을지 논의를 하고 답사를 마쳤습니다.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후에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두북 수련원과 가장 가까운 내남면 사무소에 들러 신분증을 제시하자 금방 투표를 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오후 3시에 공양을 한 후 해가 질 무렵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비닐하우스에 심어놓은 감자를 싹 캐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에 심어서 3개월이 지나 벌써 수확할 때가 되었습니다. 주말에 감자를 캐기 전에 스님은 감자 상태도 확인하고 희광 법사님이 내일 봉화 수련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시범적으로 수확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감자 줄기를 베고 한쪽으로 정리한 후 감자를 캤습니다.


포슬포슬한 땅을 뒤집자 감자줄기 아래로 뽀얀 감자들이 드러났습니다.


스님은 두둑 위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감자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봉화수련원에 보낼 감자 한 상자와, 선물용으로 보낼 감자도 일부 필요해서 한 고랑의 4분의 1 정도를 캤습니다.



감자를 다 캐고 큰 감자, 중간 감자, 작은 감자, 상한 감자로 나누어 담았습니다.


두북 수련원 대중들이 먹을 감자는 작은 감자뿐이었습니다. 스님은 큰 감자를 옮겨 담았습니다.

“그래도 농사지은 사람들이 맛난 거 먹어봐야죠.”

수확한 감자를 박스에 가득 담아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5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오늘은 5월의 마지막 즉문즉설 시간입니다. 5월의 장미꽃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저에게 5월은 일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조금 전까지 감자를 캐다가 급히 세수하고 즉문즉설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낮에는 너무 더워서 일을 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새벽부터 오전 내내 일을 하고, 오후 4시쯤 해가 약간 기울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밖은 아직 밝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데 오늘처럼 농사일을 하다가 강의를 해야 하는 시간이 돼서 준비하려면 약간 주저하는 마음이 생겨요. 왜냐하면 다른 건 다 일할 때 입던 옷 그대로 입고하면 되는데, 강의는 세수도 해야 하고 옷도 갖춰 입고해야 하잖아요.” (웃음)

엊그제 끝낸 모내기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본 후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아버지가 간섭을 심하게 하는 것이 힘들다며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간섭을 심하게 하는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요

“저는 굉장히 독립적인 성향입니다. 대학 졸업 이후 정신적, 경제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지금도 부모님 지원 없이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저희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회사일로 저에게 큰 관심이 없으시다가 제가 성인이 된 이후로 제 인생에 간섭이 심해졌습니다. 이런 성향 차이로 아버지와 대화하기 시작하면 기분이 나빠 퉁명스럽게 대화하고 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는데 이런 일이 15년 이상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는 제가 결혼을 안 해서 서운하다고 노래를 부르시더니 이제 결혼을 하겠다고 하니 ‘너는 결혼하면 부모도 챙기지 않을 놈’이라며 결혼하면 연을 끊겠다고 하십니다. 어머니는 이게 아버지가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에게는 아버지의 표현법이 폭력적으로만 느껴집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저에게 상처를 주시니 ‘결혼하고 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결혼할 사람에게도 이 문제를 겪게 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지금 당장 행복해지고 싶은데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미성년자예요? 성년이에요?”

“성년입니다.”

“미성년자일 때는 아버지가 보호자이고 질문자가 피보호자인데, 지금은 성년이 됐기 때문에 성인 대 성인인 일대일의 관계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돼요. 주종관계를 맺을 것인지, 아버지가 사장이고 질문자가 종업원인 관계를 맺을 것인지, 아버지가 보호자이고 질문자가 피보호자인 관계를 계속 맺을 것인지, 성년 대 성년이니까 서로 독립적으로 관계를 맺을 것인지, 그건 질문자가 결정하면 돼요.”

“저는 독립적으로 살고 싶은데요. 아버지는 저랑 생각이 다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부딪치게 되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그래서 굉장히 괴롭습니다.”

“질문자가 아버지와 독립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면 아버지를 탓하면 안 돼요.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는 질문자가 결정하면 됩니다. 상대가 주종관계를 맺고 싶다 하더라도 나는 주종관계가 싫으면 관계를 끊으면 돼요. 그렇다 하더라도 평등한 관계를 맺고 싶으면 평등한 관점에서 계속해 관계를 맺어 가면 돼요. 아버지가 어떻다는 얘기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질문자와 주종 관계를 맺고 싶다는 거예요. ‘네가 어릴 때 내가 너를 부양했듯이 너도 내가 늙으면 부양해야 된다’ 하는 것이 아버지의 뜻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대부분 다 그렇게 하고 싶어 해요.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그렇게 하고 싶다는 거죠. 그래서 질문자가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이렇게 하든지, ‘나는 그런 관계는 싫어요’ 하고 거절하든지, 그것은 질문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어떤 여성이 질문자가 좋다고 결혼하자고 해도 질문자가 그 뜻을 무조건 수용해서 결혼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좋으면 하고, 안 좋으면 안 하는 거잖아요. ‘나를 좋아하는 건 고맙지만, 나는 싫소’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핵심은 남을 탓하지 말라는 거예요.

질문자는 지금 아버지가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아버지는 그런 관계를 맺고 싶은 거예요. 질문자가 결혼 안 하고 혼자 있으면 아버지가 책임을 져야 되잖아요. 그래서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신이 보호자 역할을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으니까 빨리 결혼해라고 하는 겁니다. 책임을 안 지고 싶은 거죠. 그런데 또 막상 아들이 결혼한다고 하니까 ‘결혼하면 아내가 생겨서 나를 부양 안 할 것 아닌가’ 이게 걱정이 되는 거예요.

결혼을 안 한다고 하면 아버지 보고 책임져라 그럴까 싶어서 결혼해라 그러는 것이고, 결혼한다 그러면 자신을 부양 안 할까 싶어서 결혼하지 말라고 그러는 겁니다. 그렇다고 질문자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이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아버지로서는 그런 두 가지 측면이 다 있을 뿐이에요. 모든 사람이 결혼할 때 두 가지 측면을 갖게 됩니다. 상대하고 관계를 맺어서 좋은 점도 있는 반면에 속박받는 점도 있으니까 결혼이 망설여지는 거예요. 처녀, 총각 때처럼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계속 혼자 살려니까 외롭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늘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아버지가 특별히 문제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모든 부모가 질문자의 아버지처럼 다 그래요. 그러니 일단 아버지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걸 질문자가 정해야 합니다.

질문자가 이렇게 15년 동안 노력해 봤는데도 도저히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아버지가 뭐라고 하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래 놓고 안 해 버리면 됩니다. 이렇게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런데 자꾸만 아버지에게 화가 나고 원망이 되면 관계를 당분간 끊으면 됩니다. 그러면 질문자의 경우 불효를 한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게 자기모순이라는 거예요. 성인 대 성인이니까 관계를 딱 끊고 당분간 연락 없이 살아도 됩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관계를 끊고 살아도 돼요. 반대로 ‘아버지 뜻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해도 되고요. 그런데 아내 입장에서는 내 남편이 주인이기를 원하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노예이기를 원하는 여자가 어디 있어요?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그러니 결혼 후 갈등의 원인을 아내한테 전가를 시키면 안 됩니다. 질문자가 딱 막아줘야 해요.”

“네, 감사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을 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나서 아버지랑 다시 관계를 맺다 보니까 마음속에서 화가 많이 올라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랑 연락을 안 하고 살고자 하니 저희 어머님이나 동생들이 상처받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추는 먹고 싶은데 먹으면 맵고, 냉면은 먹고 싶은데 먹으면 설사한다, 이런 얘기와 똑같아요. 질문자는 결혼하지 말고 그냥 아버지의 아들로 사는 게 제일 낫겠습니다. 그렇게 우유부단한 상태에서 결혼하면, 질문자를 믿고 결혼한 배우자가 고생합니다. 시댁 문제를 왜 아내에게 전가합니까? 시댁 문제는 질문자가 알아서 딱 정리를 해야 됩니다. 마찬가지로 친정 문제는 남편에게 전가하지 말고, 아내 선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본가에 도움이 필요하면, 시댁 문제는 아내가 동의하는 만큼 지원을 해주고 친정 문제는 남편이 동의하는 만큼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해서 부부가 되었으면 두 사람의 뜻을 맞춰서 살아가야지, 결혼 전 가족 관계를 더 우선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질문자의 수준은 결혼할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결혼할 생각하지 말고 아버지의 아들로 좀 더 사는 게 좋겠어요. 맨날 아버지와 다투고 싸우는 것도 결국 질문자가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임을 말해줍니다. 성인이라면 아버지의 성향을 알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죠.

아버지에게는 아들의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과 결혼할 나이가 된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동시에 다 있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아버지 미안합니다’ 하고 질문자 본인의 길을 갈 수 있으면 결혼을 해도 됩니다. 만약 이게 잘 안 되면, 결혼을 하지 말고 그렇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혼자 살아도 흠이 안 되는 세상이잖아요.

스님이 되고 나서 부모나 동생이나 친척을 신경 쓰면 안 되는 것과 같이 결혼을 했으면 집안 사정을 자꾸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결혼을 한 사람은 함께 살기로 한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지 나의 과거 가족에 우선순위를 두면 안 돼요. 질문자는 결혼할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습니다. 아빠, 엄마, 동생과 같이 살아야 할 수준입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스님.”

“이런 고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효(孝)의 개념을 잘못 인식해서 생긴 문제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성년이 될 때까지 정성을 다해서 키우되 그 이후에는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자식 스무 살이 넘으면, 부모는 자식에게 간섭하지 말고, 자식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립을 해야 합니다. 부모 자식 간에 도움을 주고받으려면, 계약을 맺듯이 도움을 받았으면 말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개 자식은 부모의 도움만 받고 부모의 말은 안 듣죠. 자식은 본인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부모는 도움을 준만큼 간섭하고 싶어 합니다. 이래서 관계가 복잡해지는 거예요.

자연에 있는 생물들이 부모 자식 간에 싸우고 갈등을 일으키며 미워하는 거 봤어요? 자연에 있는 생물들은 생존의 원칙이 분명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성체가 될 때까지 목숨을 걸고 보살펴 주고, 성체가 되면 죽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고 독립적으로 관계를 맺고 삽니다.

이런 관점을 유지하되, 물론 서로 도움이 필요하면 인간적으로 좀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자처럼 부모 자식 간 관계가 얽히고설키게 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혼생활을 해보면 부부 사이에 뜻이 안 맞아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불만은 아내와 시댁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남편이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결혼한 후에도 아내가 친정 일에 얽매여 있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아요.

결혼을 했으면 부부를 중심에 놓고 그다음에 부모형제가 있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 없으면 결혼하지 말아야 해요. 이런 걸 잘 아는 스님도 결혼을 안 하는데, 이런 것도 모르면서 왜 결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제 말은 이렇게 해야 갈등이 없다는 말입니다. 결혼을 한 후에는 자신을 새로운 가정의 구성원이라고 여겨야 하고, 부모형제는 예전의 가족 구성원으로서 정리를 해야 하고, 이렇게 선을 분명하게 긋고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부모형제는 졸업한 학교의 동문과 같고, 나는 새로 취직한 회사의 회사원과 같다는 관점을 분명하게 가져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저는 자존감이 무척 낮습니다. 상대가 카톡이나 문자를 조금만 안 읽어도 '내가 모자라기 때문에 무시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코로나에 걸려 격리를 하던 와중에 아내와 크게 다퉜습니다. 제가 격분하여 던진 의자에 와이프 이마가 찢어져 상처가 났습니다. 사고 이후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고, 와이프는 이혼 소장을 내고 아이들과 이사를 가버린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저는 2년 전 아내와 협의이혼을 하였어요. 아내가 이혼 전 저에게 못마땅했던 것을 아이들에게 너무 심한 말로 윽박지르면서 표현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대화를 다 마치고 나서 스님이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간섭하는 아버지에 대해 질문한 분도 한층 밝아진 얼굴로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아직 모르는 게 많은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결혼에 대한 관점을 명확하게 잡고, 결혼을 하면 배우자를 중심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은 정신적인 독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질문자는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은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독립이 자립의 전부가 아닙니다. 경제적인 독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독립입니다. 가령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용돈을 받아 생활을 하더라도 독립을 할 수가 있어요. 부모님 집에 사니까 밥값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집안일을 도우며 가족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한다면 그것은 독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독립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입니다. 나 이외에 그 누구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신도, 왕도, 남편도,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관점이 분명하게 서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소중한 것처럼 상대방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요.

아버지의 의견이나 감정도 존중해야 합니다. 존중한다는 것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이야기이지 내가 아버지 의견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만의 인생이 있기 때문에 그 분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관점을 갖고 계신 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합니다. 아버지와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는 본인의 이해관계, 경제적 상태, 감정적인 부분을 모두 고려해서 따져본 후에 결정하면 됩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하고, 상임 천일준비위원회와 온라인으로 회의를 한 후, 행복학교 특강을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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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아버지와 독립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면 아버지를 탓하면 안 된다.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는 질문자가 결정하면 된다!! 성인이 된 자식은 독립시킬 것. 고맙습니다~

2022-06-07 15:25:48

사탕구

요모조모 따져 관계설정후 정신적독립.
잘 알았습니다.

2022-06-01 17:28:07

호롱불

관점을 제대로 잡지못해 갈팡질팡하며 살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5-31 19: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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