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12. 정토불교대학 준비 회의, 수행법회
“부동산 폭등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쳤습니다. 두북 수련원도 아침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곳은 폐교이기 때문에 단열이 잘 안 돼서 외풍이 심합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자마자 화목 난로에 나무를 넣고 하루 종일 불을 지폈습니다.


오전 9시에 방송실에 자리한 스님은 공동체 법사단을 비롯한 정토불교대학 실무준비팀과 화상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회의를 잡아서 죄송합니다. 원래는 내일모레 회의를 하려고 했는데,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내려야 실무 준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해서 어제 회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오늘 회의를 잡았습니다.”

스님은 어제 공동체 법사단과의 회의에서 점검한 내용을 토대로 다시 한번 스님이 작성한 정토불교대학 강의계획안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실무 준비팀에서 봤을 때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몇 가지 쟁점사항이 나왔지만 법사단에서는 최종적으로 실무 준비팀에 한번 더 물어보았습니다.

“오늘 결론 내린 내용만 있으면 실무 준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나요?”

“네, 충분합니다.”

실무 준비팀에서 정토불교대학을 준비하는 데에 문제가 없게끔 마무리를 한 다음 추가로 제안된 몇 가지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법사단에서 한 번 더 연구해 보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두북 수련원에 손님이 찾아와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에 스님은 다시 방송실에 자리했습니다.

저녁반 정토회 회원들이 화상회의 방과 유튜브 생방송에 모두 접속한 가운데 수행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부터 4주 동안은 2022년 새해를 맞이하여 기획 강좌가 열립니다. 법회 준비팀에서는 ‘2022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요즘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집, 주식, 일자리, 가족관계에 대한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집’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먼저 스님이 반갑게 인사말을 나누었습니다.

세상에는 아직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 날씨가 많이 춥죠?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친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남부 지방인데도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졌어요. 제가 있는 학교는 웃풍이 아주 셉니다. 덜덜 떨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남부 지방도 이렇게 추운데 지금 북한은 어떨까?’

제가 오랫동안 북한 난민들을 도와주다 보니 식량이나 약품도 부족하지만 겨울에는 특히 연료가 없어서 추위가 문제였어요. 만주 벌판의 그 추운 겨울에 아이들이 거적 따위로 만든 움막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나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또 발바닥이 다 보이는 형편없는 신발을 신고서도 살기 위해 눈으로 뒤덮인 백두산을 넘어오는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어요. 새로운 세기라고 하는 21세기에 아직도 지구 곳곳에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 그것도 남도 아닌 우리 동포들이 그런 처지라는 것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또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내몽골 자치구 같은 곳에서는 북한 여성들이 피난을 왔다가 가난한 중국 가정에 팔려 와서 고생하며 사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제가 하도 마음이 아파서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힘들게 살 바에야 그냥 북한에 살지 뭐 때문에 이 낯선 곳에 와서 살아요?’

그랬더니 그분이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래도 여기서는 하루하루 밥 먹는 것 때문에 불안해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이렇게 추운 날,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슬픔에 빠져 울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아직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따뜻하다고 세상이 다 따뜻한 게 아니고, 내가 편안하다고 세상이 다 편안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배부르다고 세상 사람이 다 배부른 게 아니에요. 그러니 내가 배부를 때 배고픈 사람을 생각해서 조금 나누고, 내가 따뜻할 때 추위에 떠는 사람을 생각해서 조금 나누고, 내가 행복할 때 불행한 사람을 생각해서 조금 나누고, 내가 건강할 때 아픈 사람을 생각해서 조금 나누는, 이런 마음의 자세를 갖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결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자기가 편안하면 세상이 다 편안한 줄 알고, 또 자기가 힘들면 세상이 다 힘든 줄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있을 때 나누고 살아야 내가 어려울 때 나를 돕는 귀인이 나타납니다. 내가 병들었을 때 위로받고 싶으면 평소에 건강할 때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런저런 일로 감옥에 갇힌 사람을 면회하고 위로할 줄 알아야 나도 억울하게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님은 오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즉문즉설의 주제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 중에서도 주택 문제입니다. 수행자는 주택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특히 최근에 아파트 가격이 2배, 3배씩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을 보고 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의욕을 상실하고 있어요. 이제 대도시에서는 평범하게 직장만 다녀서 집을 산다는 것이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부모가 능력이 있거나 갑자기 돈을 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자력으로 집을 구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이런 현실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할까요? 특히 수행자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것이 오늘의 대화 주제입니다.”

이어서 한국의 주택 문제를 분석한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 끝에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스님은 바로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폭등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그 대출금을 갚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어찌어찌해서 집을 샀다가 집값이 뛰면 기분은 좋지만, 이렇게 좋아해도 괜찮을까 고민입니다. 또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지역 부동산이 올랐다, 내렸다’라는 얘기만 합니다. 집값이 내려가도 걱정이고 올라가도 걱정입니다. 노후를 생각하면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합니다. 집이 있어도, 집이 없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수행자로 어디에 살든 걱정이 없어야 할 텐데 부동산에 관심이 자꾸만 가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하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질문을 들으니까 옛날에 들었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어느 해에 홍수가 나서 어떤 마을에 집과 논이 다 떠내려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전부 나와서 논 떠내려갔다, 집 떠내려갔다 하며 대성통곡했어요. 그걸 보고 움막에 살던 거지 아들이 거지 아버지한테 말했어요.

‘아버지, 우리는 집도 없고 논도 없어서 떠내려갈 게 없으니 울 일도 없네요.’

그러자 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야, 그거 다 네 애비 덕택인 줄 알아라.’

이런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요. 집 있는 사람이 집값이 떨어졌다고 울 때 집 없는 사람은 울 일이 없다는 얘기하고도 같아요. 저는 부처님의 제자라서 집이 없는 사람에 해당됩니다. 아버지를 잘 둬서 집값이 오르든지 내리든지 걱정 안 하고 사는 축에 들어가요. (웃음)

어쨌든 지금 주택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얻는 소득이 열심히 노력해서 번 돈보다 더 많아졌어요. 한마디로 불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진 겁니다. 일해서 소득을 얻은 게 아니라 은행 금리, 주식, 부동산 등의 가격이 올라서 생긴 수익을 불로소득이라고 해요. 한국에서는 1년 동안 모든 국민이 일을 해서 받은 임금의 총합산보다 또는 기업을 운영해서 얻은 총수익보다 불로소득이 더 높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체 한국의 부가 증가한 건 좋지만, 이런 문제는 성장의 그늘이라고 볼 수 있고, 실제로 빈부 격차의 큰 원인이 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이제 주택은 ‘거주지’라는 개념에서 ‘투자’의 개념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거주를 하면서도 투자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몇 번 이사를 간 사람이 그래도 돈을 벌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 이유는 집이 거주지보다는 투자용이 되었다는 뜻이죠.

부동산 폭등 현상의 원인

최근의 부동산 폭등 현상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 부동산에 돈 있는 사람만 투자한 게 아니라, 이 흐름에 전 국민이 동참을 했다는 거예요. 투자를 넘어서서 투기적인 경향이 더 강해진 것이 독특한 특징입니다. 집값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니까 젊은 사람들까지 은행 대출을 받아서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소위 ‘개미’들까지 참여하면서 부동산 열풍이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심해졌습니다. 시작은 전문 투자자들이 했는데, 거기에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른 거예요.

그래서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십 가지의 정책을 썼지만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볼 때 정부가 특히 비난을 받는 이유는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책이 기대만큼 실효를 내지 못할 때는 ‘실제로 해보니 잘 안 된다. 그러나 열심히 해보겠다’ 이렇게 말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나날이 치솟고 있는데도 정부에서는 ‘앞으로 안 오를 거다. 일부 지역은 안정이 됐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가 최고 지도자까지도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 후에도 부동산이 계속 올랐잖아요. 국민들 사이에서는 급기야 ‘정부 말대로 하면 실패하고, 정부 말을 안 들어야 성공한다’ 이런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어떤 이념에 치우친 면도 원인이고, 시장의 원리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도 원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한몫 잡아보려는 국민들의 심리에 대한 분석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주택 구입을 대부분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미국의 경우는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서 금리를 높이면 다시 주택 가격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인 경제 원리에 따르면 그렇게 되어야 해요. 그런데 지금 한국은 아직 대출 의존도가 낮아서 금리에 대해 그렇게까지 영향을 받는 상태는 아니에요. 한국도 미국처럼 앞으로 집을 자기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사는 때가 되면 부동산도 은행 금리에 제일 큰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물론 젊은 세대들은 모아놓은 돈이 없으니까 지금도 은행 융자를 받아서 집을 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집값이 오르니까 정부에서는 주택 융자에 제약을 두었어요. 금리를 올리면 다른 경제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주택 융자를 규제해서 집값의 상승을 막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 은행 융자 말고도 돈을 융통할 수 있는 국민들이 많다 보니 정부가 원하는 대로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있는 거죠.

두 번째 원인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느라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융자를 통해서든 재난지원금을 통해서든 많은 돈이 시중에 풀렸어요. 은행 이율이 높으면 돈을 저축할 텐데, 은행 이율이 낮다 보니까 그 돈이 결국 주식과 부동산으로 간 겁니다. 미국의 경우 시중에 풀린 돈의 대부분이 주식 투자로 흘러가서 주가 폭등을 불러왔는데, 우리나라는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으로도 갔지만 대부분 부동산으로 흘러갔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시중에 돈을 많이 풀면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올랐다가 거품이 꺼지면 투자한 사람이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번에 일어난 부동산 폭등 문제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투자한 사람 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에요. 주식의 경우 1200만 명이 투자했다고 하는데, 이 숫자는 우리나라 성인의 3분의 1 정도가 참여했다는 걸 말합니다.

그래서 주식의 거품이 꺼졌을 경우 많은 국민들이 아우성을 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푼 돈을 쉽게 거두어 들이기가 어려워요. 결국은 이 손해를 전 국민이 나누어 갖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inflation)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서 해결하게 될 거예요.

투자를 한 사람은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볼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으로 가버리면 투자 안 한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해요. 지금의 열풍이 인플레이션으로 갈 위험이 있어 보이니까 또다시 사람들은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손해다’라고 생각해서 더욱더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과거에는 소수의 돈 많은 사람이나 투기 세력이 하던 일인데 지금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다 보니 부동산이 10%, 20% 오르는 정도가 아니라 100%, 200% 폭등하는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이런 현상은 100년 동안 오를 가격이 한꺼번에 올라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일은 앞으로 젊은이들에게 근로의욕을 무너뜨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거예요.

‘직장 다니고 월급 받아서 언제 돈을 벌겠냐? 주식을 투자하든 코인을 투자하든 한꺼번에 돈을 벌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만 벌고 난 후 나머지 시간은 전부 빚을 져서라도 투자를 어디에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만 궁리를 하는 거예요. 그 여파로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금리를 올리고 풀었던 돈을 회수하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물론 조금이나마 해결은 되겠지만 자영업을 하거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겨우 사는 사람들의 경우 바로 타격을 받고 생활이 어려워집니다. 이 사람들은 투기한 장본인들이 아닌데 손해를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정부도 이 문제를 쉽게 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세 번째 원인은 난개발이 많이 된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재개발을 잘 허용하지 않으면서 주택 공급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전국적으로 수만 채의 아파트가 미분양이라는 기사를 늘 봤잖아요. 주택이 남아돌기도 하고, 또 난개발이 되는 걸 막으려고 주택 공급을 줄인 것인데, 결과가 이렇게 된 겁니다. 물론 나쁜 의도로 취한 정책은 아니겠죠. 그러나 전문가들이 볼 때는 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주택 투기로 이어졌다고 분석하는 것 같아요. 공급이 충분하면 투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공급을 어느 정도 늘려야 하는데, 자꾸 규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까 오히려 투기 세력한테 정부가 못 이긴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닌가 싶어요.

어떤 정부가 의도적으로 투기를 조장하겠어요? 대다수의 정부는 나름대로 조정 정책을 펼쳐요. 가격이 떨어지면 높이려고 하고, 가격이 높으면 낮추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투기에 참여하는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해서 미리 정책을 조정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이 그렇게까지는 정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인연 과보의 원리로 살펴보는 주택 폭등 문제

부처님은 주어진 현상을 보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인연 과보의 이치를 설하신 분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여러분들에게 일어난 현상을 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고, 또한 지금 여러분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미래에 어떤 결과에 도달하게 될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택 폭등 문제도 사실은 이런 인연 과보의 이치를 통해 살펴볼 수 있어요. 다만 그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복잡한 겁니다.

‘인연 과보’란 원인과 조건, 결과를 뜻합니다. 어떤 원인이 어떤 조건에서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위의 조건까지 살펴서 결과를 예측한 후 손해가 날 것이 예상되면 미연에 막는 게 필요해요. 이걸 지혜 또는 통찰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학자들은 지식은 많이 알고 있는 반면 지혜와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꾸 이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 같아요.

수행자는 주택 폭등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자도 할 수 있고 투기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법적으로 위배되는 게 아니라면 모두 가능합니다. 그러나 수행자라면 투자라 하더라도 인간의 생존에 해당하는 음식, 옷, 집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의식주 문제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은 수행자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에요.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도 맞지 않는데 투기 목적이라면 더더욱 수행자들이라면 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해 의식주를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가능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권유사항이고, ‘투기’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금지사항이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구나 다 살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합니다. 주거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권리에 속합니다. 국민의 주거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의식주 문제는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정부가 주택을 가지고 투기하는 세력을 용납한다면 그것은 국가의 책무를 방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주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주거 목적의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합니다. 임대주택을 제공할 때도 월세를 일률적으로 높게 받아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월급을 200만 원 받는 직장에 다니는 젊은이라면 그 수입의 10%인 20만 원만 월세를 내면 살 수 있고, 300만 원 받는 직장에 다닌다면 월세를 30만 원만 내면 살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이처럼 주거비용을 자신의 수입 내에서 내며 살 수 있는 임대 아파트를 정부가 투자해서 마련해야 합니다.

주택은 국민 누구나 가져야 할 행복추구권!

그리고 이런 임대 아파트는 도심 속 공공용지에 지어야 해요. 아이들 간에도 차별을 만드는 영구임대아파트를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주거지를 직장 가까이에 마련해 줘야 해요. 젊은이들의 직장이 주로 시내에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30분 이내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시내 중심부에 이런 임대 아파트를 많이 지어야 합니다. 조금 여유가 있는 부자들은 오히려 교외로 나가서 살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그린벨트를 풀 때도 땅 주인이나 건축업자가 떼돈을 버는 지금 같은 정책은 잘못된 정책입니다. 그린벨트의 일부를 푼다면 거기에는 100% 공공임대주택만 지어서 공급하는 정책을 취해야 해요.

이제는 ‘국민 행복’을 중요시하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개인 사업자에게 이익이 지나치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고, 주거지가 절실히 필요한 개인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문제의 근본까지는 해결하기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보완은 할 수 있을 거예요. 투기를 하더라도 지금처럼 모두가 덤벼드는 열풍은 아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고급 아파트를 갖고 돈 있는 사람들끼리 투기하는 행위까지 못하게 할 수는 없어요. 물론 그런 행위로 이익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는 세금을 많이 부과해서 회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민들을 위한 주택 정책은 주거에 목적을 두고 실행해야 해요. 주거에 목적을 둔다는 말은 주택은 국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투자나 투기의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에요. 주택 문제는 국민의 행복 추구권에 해당한다는 관점에서 정부의 정책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여러분도 주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쓰는 일은 자제해 주시면 좋겠어요. 주택은 생존의 기본인 의식주에 속하고,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행복추구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고 관련 내용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한 분의 질문만 받고 밤 10시가 다 되어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다음 주 수행법회 시간에는 ‘영끌한 주식투자, 괜찮을까요?’라는 주제로 주식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내일은 정토 경전대학 학생들을 위해 오전과 저녁에 육조단경 강의를 연이어 진행하고, 틈틈이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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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서울 분당 살다가 남편직장으로 분당 춘천
오가며 사는데 지방이 너무좋아요
지방으로 분산시켜야합니다 삶의질이 달라지고
건강도좋아지고 지방에노는 땅을 활용하는 정책이 꼭 필요합니다
지방분산 정책으로 국토를 활용해야한다고 봅니다

2022-01-22 14:08:07

이정은

수도이전
대학병원이전
대학이전

있는 국토를 활용해야지 한곳에만 밀집되서 그런듯합니다
서울 달동네까지 다닥다닥 붙어서 질낮은 삶을 사는 정책이 개선되어야 할것같아요
경기도 분당 살다 강원도 춘전에 남편직장있어 오가는데
천국입니다 인구밀도 낮고 공기맑고 ᆢ 몇십억 아파트
소용없으니 일자리가 지방으로 늘리는것이 더 바람직 하다고봅니다

2022-01-22 14:04:43

자리

임대주택 공급하면 뭘합니까, 관리가안되는데,
정부관계자라는 것들이 본인들 잇속은 다챙기고 내놓는건 없으면서, 열심히 일한 서민들 세금은 죄 다 뜯어가고, 각종포퓰리즘 정책으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하면서 양극화나 심화시키고.....
그리고 솔직히 정토회지부가 몇개이고 한해 정토회
기부금이 몇억일텐데... 돈 없이 살수있는것처럼은 말씀 안하셨음 좋겠습니다.

2022-01-22 13: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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