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1.22 비닐하우스 월동 준비, 전법활동가 법회, 공동체 법사단 회의
“수행이 힘들다거나 전법하는 게 괴롭다면...”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발우공양을 한 후 작업복을 입고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며칠 후 인도JTS 수자타아카데미로 파견을 가게 되는 정동표, 봉금례 부부가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있어서 어떤 봉사자가 왔나 했어요. 반갑습니다.” (웃음)

“인도로 가기 전에 농사일을 좀 도와드리고 가려고 왔습니다.”

“잘 오셨어요. 오늘 고추를 모두 따야 하거든요. 감사합니다.”

얼마 전 수학능력시험이 있던 날에도 추위가 없을 정도로 따뜻했는데, 오늘부터 추위가 몰려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 내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로 내려갑니다. 두북 수련원도 내일 영하로 내려간다고 해서 아침 일찍부터 모두 비닐하우스에 가서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는 고춧대에 고추를 모두 훑어서 창고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고추 같은 열대성 식물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삶은 듯이 죽어버려요. 오늘 중으로 고추를 모두 수확합시다.”

먼저 지지대에 묶어 놓은 줄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줄을 내년에도 재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꽁꽁 묶인 끈도 가위로 자르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푸느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예상보다 줄이 쉽게 풀리네요.”

각자 한 고랑씩 맡고 줄을 풀어 나갔습니다. 지지대마다 묶인 부분을 풀어준 후 마지막에 한 번에 줄을 손으로 감았습니다.

한 고랑에 묶인 줄을 푸는 데만 해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일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법회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직 작업이 많이 남았는데, 법회를 취소할까요? 녹화 영상을 틀라고 하면 되니까요.”

잠시 고민하는 스님에게 행자님들이 말했습니다.


“스님, 저희가 오후에 봉사자들과 함께 작업을 마칠게요. 걱정하지 마시고 법회에 다녀오세요.”

행자님들은 계속 줄을 푸는 작업을 하고, 스님은 법회 시작 시간 직전에 방송실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10시 정각이 되자 전법활동가들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입장하고, 유튜브 생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입정을 한 후 스님의 얼굴로 화면이 바뀌자 스님이 웃으며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온라인 정토회의 장단점을 짚으며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내일부터 전국 대부분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하네요. 고추에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난로를 피울지 이중으로 비닐을 덧대 볼지 여러 가지 궁리도 해보았지만, 이번 추위는 금방 지나가는 게 아니라 4~5일 간 계속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 전까지 급하게 고추를 따다 왔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져도 온라인 정토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옛날처럼 손을 호호 불며 법당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요. 법륜 스님을 각자 집에 데려다 따뜻한 방에서 법문을 들을 수 있잖아요. (웃음)

온라인 방식의 좋은 점과 나쁜 점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죠. 세상만사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로 바뀌면서 해외에 계신 분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합니다.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던 분들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대신, 해외에 계신 전법행자들이나 지회장, 지부장 등 임원들은 코피가 터질 정도로 힘들게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회의 시간이 한국 중심으로 잡히다 보니 새벽 두 시, 세시에도 일어나 회의를 해야 해서 업무가 과중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현실에서는 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아요.

온라인 정토회로 바뀌면서 공간적인 한계는 극복했는데 시간적인 한계가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토회 활동이 공간 중심,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제 시간 중심으로 편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나 지역 실천을 하려면 지역 중심으로 활동을 해야 하고, 학습이나 회의, 법회를 기준으로 하면 지역보다는 시간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어요. 정토행자 중에도 실천 활동에 비중을 둔 사람은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활동에 비중을 둔 사람은 시간 중심으로 편재하기를 원합니다. 해외는 어쩔 수 없이 시간 중심으로 편재할 수밖에 없고요. 국내에서는 시간과 지역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같아요.”

질문을 받기 전에 지난 주말에 진행된 농사일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감 따기, 무 수확, 그리고 새터민들과 김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상 잘 보셨습니까? 정토회는 ‘일과 수행의 통일’을 지향합니다. 일을 하면서 자기 마음을 관찰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마음이 어땠는지 나누기를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돌이켜 반성하고 좋은 게 있으면 서로 공유합니다.

수행이 힘들다거나 전법하는 게 괴롭다면

우리는 수행자로서 일상을 괴롭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목표이지 않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벌고,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비를 합니다. 그러나 수행은 일과 분리해서 소비를 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설거지를 하든, 방 청소를 하든, 직장을 나가든, 농사를 짓든, 늘 자기 마음을 가볍게 가지는 거예요. 마음이 어둡지 않고 밝게, 욕심에 물들지 않고 맑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일과 수행의 통일이자, 생활불교이며 실천불교입니다.

수행이 힘들거나 전법하면서 괴롭다면 자기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일이 많고 바쁘면 몸은 힘들 수 있어요. 그런데 마음이 괴롭다면 일에 빠져서 수행의 관점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전법하고, 수행자로서 사회 실천 활동을 하는 것이지, 단순히 사회 실천 활동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늘 자기를 살피는 수행을 바탕에 깔고, 그 위에 세상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수행적 관점을 놓치면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면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위 ‘자기희생’을 하게 됩니다. 희생을 했다고 생각하면 보상심리가 뒤따르게 됩니다. 내가 고생했으니 좀 알아 달라고 포상이나 칭찬을 원하는 거예요. 그게 돌아오지 않으면 괜히 했다 싶고 배신감이 들거나 후회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자기 마음을 잘 살펴서 괴롭지 않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두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용성조사님의 유훈 중 마지막 열 번째 항목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스님은 대승불교가 일어난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한 후 상불경 보살의 수행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상불경보살의 수행을 본받는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요?

“용성조사님 유훈(遺訓) 십사목(十事目) 중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열 번째 유훈에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제20권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의 상불경보살의 수행을 본받아 성불인연(成佛因緣)을 지어나가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상불경보살은 어떤 수행을 하셨나요?”

“상불경보살은 대승보살이에요. 상불경보살이 활동한 당시의 인도 정황을 보면 테라밧다 불교가 주류였습니다. 테라밧다 불교를 대승에서는 ‘소승’이라고 말하지만, 당시 정통이자 전통 불교였습니다. 대승불교는 당시에는 새로 일어난 신흥 불교이자 비주류였습니다. 비주류는 항상 주류에 대해서 비판적이에요. 비판적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면 그냥 주류에 참여하면 되지, 굳이 비주류에 참여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웃음)

전통 불교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첫째, 재가 수행자가 아니라 출가 수행자, 즉 승려 중심이었습니다. 둘째, 계율을 굉장히 엄격하게 지켰습니다. 셋째, 굉장히 형식적이고, 권위적이고, 남성 중심적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어떤 사회든 비슷합니다. 역사 속에서 기득권 세력은 주로 남성 중심적이고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편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통 불교가 자기들끼리 논쟁을 하고 학파를 형성하므로 그것이 대중의 삶에서는 별 의미가 없는 거예요. 한마디로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재가 수행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불교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대승 불교예요. 시간이 흐르면서, 대승 계열에 소속된 스님들이 주류의 잘못된 점을 비판했어요. 주류 입장에서는 ‘사이비’들이 자기를 비판하는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교단에서 대승 출신들을 색출해서 다 쫓아내기 시작했어요. 주류는 권력과 결합돼 있게 마련이에요. 이때는 주류 불교가 왕권과 결합돼 있었기 때문에 관리를 시켜서 대승 계열을 색출하고 ‘사이비’라고 처벌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런 일이 있잖아요.

사람을 가리지 말고 법을 전하라

비난과 탄압을 받으면 보통 사람은 분노하고 대항하기 마련입니다. 비판하는 상대와 적대적으로 충돌을 해요. 그런데 상불경보살은 이렇게 말했어요.

‘그들이 나를 몽둥이로 때리고 쫓아내고 비방하더라도 나는 그들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그들마저도 미래의 부처님입니다.’

나에게 욕을 하고 때리는 그 사람에게도 부처가 될 성품이 있으니 나는 그들마저도 가벼이 보지 않겠다는 겁니다. ‘상불경(常不輕)’의 ‘경’은 ‘가벼울 경(輕)’ 자입니다. ‘상’은 ‘항상’, ‘불경’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라는 뜻이에요. 따라서 ‘상불경’은 ‘언제나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그들이 나한테 어떻게 하더라도 나는 그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그들마저도 늘 부처님처럼 공경하겠다.’

한쪽에서 배척을 할 때 배척당하는 사람이 거기에 저항을 하면, 누가 옳은지 따지게 되고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한쪽에서 아무리 핍박을 해도 폭력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또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으면서 전법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요? 맞으면서도 때리는 상대에게 ‘당신도 미래의 부처입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자세로 임하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상불경보살과 같은 사람들이 더 대중의 지지와 신뢰를 받게 됩니다.

용성조사님의 마지막 유훈은 이런 상불경보살의 마음과 같이 전법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십사목(十事目)’에서 ‘사’는 일을 뜻합니다. 그래서 열 가지 해야 할 일 중 마지막은 이런 뜻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좋은 이나 나쁜 이나, 불법을 공부하겠다고 하면 가리지 말아라. 저건 나쁜 놈이니까 받아들이면 문제가 되겠다, 저놈은 받아주면 나중에 사고를 치겠다, 이렇게 너무 따지지 말고, 좋은 이나 나쁜 이나 착한이나 악한이나 불법을 공부하겠다고 하면 다 그들에게 불법을 전해라.’

그런데 이를 실천하기가 현실에서는 쉽지가 않습니다. 앞으로 숱한 말썽을 일으킬 것이 뻔한 사람을 받으면 단체에 흠이 가고 사람들 사이에 분란이 일어나니까요. 우리부터도 이런 사람은 가능하면 빼려고 하게 됩니다.

‘승려가 되겠다곤 하지만, 저런 사람이 승복을 입으면 나중에 말썽꾸러기가 돼서 문제를 일으킬 게 분명하다!’

보통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용성 조사님께서 당부하신 열 가지 중에서 이 마지막 유훈을 실천하기가 제일 어려워요. ‘사람을 가리지 말고 다 받아주고 법을 전해라. 그에 따른 손실도 다 감수해라’ 이런 얘기니까요. 이건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의 열 번째 지침을 실천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열 번째 지침이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인데, 다른 건 그래도 대강 실천할 수 있지만 이건 정말 실천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웃음)

용성조사님의 열 번째 유훈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의 수행은 사람을 가리지 말고 법을 전하라는 거예요. 종교가 다르든, 믿음이 다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이 좋은 법을 만나서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기회는 줘야 한다는 겁니다. 기회를 줬는데 그가 나쁜 짓을 한다면 그 과보는 우리가 감수하되 ‘나쁜 짓을 할 거다!’라고 해서 미리 제외하지 말라는 거예요. 현실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죠. 그러나 대승보살이 되려면 이런 마음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여러분이 행복학교 진행할 때도 상불경보살의 수행을 적용할 수 있겠죠.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를 때 ‘나무 보문시현(南無 普門示現)’이라는 말로 시작하죠? 상불경보살의 수행이 ‘보문’에 해당합니다. ‘보문(普門)’은 ‘넓은 문’, ‘차별이 없는 문’이라는 뜻이에요. 관세음보살은 일체중생을 제도할 때 차별을 두고 제도하지 않습니다. 저 사람은 양반이니까, 저 사람은 천민이니까, 저 사람은 여자니까, 저 사람은 남자니까, 저 사람은 애니까, 저 사람은 어른이니까, 저 사람은 흑인이니까, 저 사람은 백인이니까, 이런 이유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다 무차별적으로 받아줍니다. 이게 바로 넓은 문, 즉 보문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이 법을 전하고, 상대가 어려움에 처하면 차별 없이 도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북한 사람이니까 돕지 말아야 한다.’

‘무슬림이니까 돕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차별하는 게 아니에요. 상대가 북한 사람이든 무슬림이든 관계없이 그가 굶주림에 처했다면 우리는 도와야 합니다. 설령 나를 해치고 손해를 끼친 사람의 자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아이가 굶주리면 먹을 걸 줘야 하고, 병이 들면 치료해줘야 하고, 학교에 못 가면 배움의 기회를 줘야 해요. 거기에는 어떤 차별도 둬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쉬운 문제는 아니에요. 북한에 식량 지원을 반대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절반이 넘습니다. 정토회 회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법문을 좋아하며 듣다가도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식량을 지원한다고만 하면 막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스님의 하루’에 통일 얘기나 평화 얘기만 나오면 스님은 정치에 간섭하지 말라는 댓글이 잔뜩 달려요.

이런 현상을 보면 우리가 법에 귀의한 게 아니라 늘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토행자라면 경상도 사람이든 전라도 사람이든 지역에 관계없이 대해야 할 텐데, 불법보다 본인의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이 더 우선인 사람들도 있어요. 개인이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신념을 가지든 그건 자유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수행자라면 불법에 합당한 사유를 해야겠죠. 그렇게 사유하는 것이 ‘넓은 문’, 즉 ‘보문’이고, 용성조사님의 유훈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의 수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보문’의 뜻을 좀 더 정확히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보문’의 뜻처럼 누구에게나 행복학교 문을 활짝 열고 법을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전법활동가들이 더욱 전법 활동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스님은 다시 작업복을 입고 행자들과 창고를 고쳤습니다. 칸막이를 치고, 햇볕이 들어오지 않도록 열린 공간을 막았습니다. 창고 작업이 끝나자 곧바로 비닐하우스로 향했습니다. 오후에는 긴급히 봉사자들이 달려와서 고추 따는 일과 지지대에 줄을 푸는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이 따 놓은 고추를 농막으로 가져와서 빨간 고추와 푸른 고추를 구분하는 일을 했습니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 회의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둘러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서 오후 4시부터는 공동체 법사단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내년 봄에 만일결사 회향 기념으로 정토불교대학을 대대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때 스님이 법문한 내용이 정토회 2차 만일결사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기 때문에 교과과정을 어떻게 구성할지 공동체 법사단 전체가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각자가 연구해 온 교과과정 개편안에 대해 한 명씩 차례대로 발표했습니다. 발표를 다 듣고 나서 스님은 4개의 팀을 새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기존의 교과과정을 조금 개선하는 팀, 둘째, 기존의 교과과정을 대폭 개선하는 팀, 셋째, 기존의 교과과정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팀, 넷째, 기존 것과 전혀 상관없이 완전히 혁신적인 교과과정을 마련하는 팀, 이렇게 4개의 팀으로 구성해서 다음 회의 때까지 계획안을 만들어 와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공동체 법사단은 오늘부터 정토불교대학 교과과정 개선안 마련을 최우선 업무로 상정하고 연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에는 인도에 파견 가는 정동표, 봉금례 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인도 수자타 아카데미에 가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농산물을 싣고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이동한 후 오후에는 평화재단 연구 세미나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9

0/200

윤태훈

마음을 가볍게.
감사합니다.

2021-11-30 07:59:28

일과 수행의 통일

스님 법문 감사합니다.

2021-11-30 06:33:40

핑크

정말 차별 없이 한다는게 어려운것 같습니다. 부부가 인도에 자원봉사를 가신다니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2021-11-27 06: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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