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10.18 전법 활동가 법회, 기획위원회 회의, 공동체 지부 승인 회의
“온라인 시대, 새로운 홍보 방법을 개발하려면”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랜만에 가을 하늘이 정말 청명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자마자 스님은 탑곡 수련원 밑에 가매달 밭으로 올라가서 콜라비를 수확했습니다.

어제부터 기온이 0도까지 낮아졌고 오늘 아침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렸습니다.

브로콜리는 어느 정도 잘 자라고 있어서 한랭사를 벗겨 주었고, 무는 일부를 수확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서 손이 시렸습니다.

“진짜 춥네요. 손이 너무 시려요.”

콜라비와 무를 수확한 후 가매달 밭에서 내려왔습니다. 잠깐 산 아랫 밭에 들려서 어제 캔 고구마를 옮기고, 땅콩도 수확했습니다.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와 오전 10시부터 전법 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400여 명의 전법 활동가들이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법회는 유튜브로 생중계가 되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온라인 정토회가 순조롭게 출발하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앞으로 남은 과제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직장 생활하랴, 가정생활하랴, 전법 활동하랴, ‘바쁘다 바빠!’ 하면서 지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수행자라면 몸이 바쁘고 아프더라도 마음은 가볍고 얼굴은 밝아야 합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근심하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면 전법 행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법을 전하는 수단으로

일하다 보면 수행의 원칙을 놓치고 일에 매몰되기도 합니다. 잘하려고 하다 보면 몸이 피곤해지고 마음은 짜증이 나게 됩니다. 열심히 하는데 알아주지 않으니까 상대를 미워하고 원망하게 됩니다. 특히 몸이 아프면 마음도 몸을 따라가서 섭섭해지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기가 더 쉽습니다. 유마거사(維摩居士)는 아픈 몸을 가지고 몸이 무상함을 보여줌으로써 법을 전하는 수단으로 아픈 몸을 사용했습니다. 그것처럼 전법 행자 여러분도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법을 전하는 수단으로 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온라인 정토회 출범 이후 남은 과제

어려운 가운데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온라인 정토회가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천 장소를 가꾸어나가는 일입니다. 누구나 참가해보고 싶고, 뭐든지 해 보고 싶은, 종합적인 웰빙센터로서의 실천 장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둘째,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작은 실천들을 개척해 나가는 일입니다.

셋째, 전법 행자뿐만 아니라 정토회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실천 활동에 참여할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해 나가는 일입니다.

현재 온라인 정토회에서는 전법 행자를 위한 전법 활동가 법회, 정토회 회원을 위한 수행 법회, 일반 국민을 위한 즉문즉설을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세 가지 법회가 각자의 특성을 갖고 참가자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법회운영팀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회도 이제 온라인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여러분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방식보다는 강당에 모여 함께 대화하듯이 온라인 공간으로 다 들어와서 즉석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법회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야 해요.

이때 온라인 공간에 모인다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주제를 가지고 대화할 때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고, 의문이 있으면 질문하고, 소감이 있으면 소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법회에 활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한다면 굳이 온라인 공간에 들어와서 앉아 있을 필요가 없고, 그냥 편하게 유튜브를 틀어놓고 소리만 듣는 게 낫잖아요. (웃음)

나아가 메타버스(metaverse)라는 가상세계가 현실화하면 3차원 공간에서 직접 마주 앉아서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법회 운영도 가능해질 겁니다. 그렇게 되려면 기술개발도 되어야 하고,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좀 멀었긴 하지만, 앞으로는 수행과 법문이 대부분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쪽으로 점점 변화해나갈 거예요. 물론 지역에서 하는 실천이나 으뜸 절에서 하는 실천 활동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직접 모여서 해야겠죠.”

오늘은 포살법회가 있는 날이어서 법문을 짧게 하고,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사람들 중에서 즉석에서 두 명의 질문만 받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친 후 정토회 대표님으로부터 전국 의결 회의 결과 보고를 받은 후 포살 법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행자 18 계본에 따라 한 배 한 배 절을 하며 참회를 하고, 모둠별로 참회한 내용에 대해 나누기를 했습니다. 전법 활동가들은 참회를 통해 다시 청정해진 마음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1시 30분부터는 정토회 기획위원회 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기획위원들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입장하자 준비된 안건에 대해 발표하고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라인 정토회 정식 출범에 맞춰 그동안 운영해 온 분과를 새롭게 조정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는데요. 특히 홍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에 모두가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경청한 후 스님도 몇 가지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를 출범한 이후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가 홍보 전략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분이 낸 조정안을 보면 이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요. 홍보 전략에 대해서도 이 분야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 깊이 의논해서 대안을 도출해 줘야 찬성할 것인지 반대할 것인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한 이후 의사결정 구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합니다. 이는 가능하면 다수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떤 측면으로는 파격적인 변화가 그만큼 어렵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또 그만큼 의견을 제안하는 사람이 초안을 낼 때부터 아주 정밀하게 기획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얼마 전에도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이 있었지만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특별히 반대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의결하는 사람들이 자세한 내용을 모르다 보니 찬성표가 3분의 2만큼 나오지 않은 측면이 큽니다. 의결하는 사람들이 내용을 자세히 모르면 확실하게 찬성표를 던지기가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새로운 제안이 올라와도 통과되기가 어려운 일이 반복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온라인 시대, 새로운 홍보 방법을 개발하려면

특히 홍보 전략의 경우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초안을 제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온라인 시대는 단순하게 ‘불교대학 입학생을 모집합니다’, ‘즉문즉설에 참여하세요’ 이렇게 홍보하는 방식은 별로 효과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과 SNS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해야 합니다. 정토행자들끼리만 보는 채널을 넘어서서 한 사람, 한 사람이 sns 채널을 하나씩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어요. 정토회의 각 회원들이 스님의 법문을 보고 그걸 다시 태그 하거나 추천을 해서 각자의 지인들이나 구독자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이렇게 정토회 회원 개개인이 구독자를 적게는 몇 천 명에서 몇 만 명을 가지고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면 더욱 효과적인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토회 회원 모두가 두루두루 홍보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게 콘텐츠 제작 교육이나 채널 운영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겠죠.

가령 만 명의 회원이 있다면, 한 사람당 다시 만 명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는 1억 명에게 홍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어떤 콘텐츠와 기술력을 제공해야 하는지 연구해야 해요. 이런 커다란 방침을 정한 다음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스님의 즉문즉설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운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운영 방침과 관계없이 유튜브 측에서 무조건 광고를 게재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어차피 광고가 붙을 테니까 정토회에서는 광고 수익을 우리가 하고 있는 공익적인 사업에 사용할 수 있게 조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합니다. 유튜브 광고 수익을 홍보 관련 콘텐츠나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홍보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 나가면 좋겠어요.

아직 메타버스를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건 이른 감이 있지만, 사회가 점차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면 메타버스에서의 전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관련된 기술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지금 확보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획위원회에서는 정토회의 미래에 대해 연구를 해나가야 합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하는 이유

대략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보면, 농업과 유통을 비롯하여 사회사업은 두북 수련원을 중심으로 해나가게 될 것 같고, 교육과 연수 및 수련은 문경 수련원을 중심으로 해나가게 되고, 사회활동 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 실천 활동은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을 중심으로 해나가게 되고, 회원들의 웰빙 관련 활동은 각 으뜸 절에서 해나가게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게 사업과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안목이 필요해요. 어느 분야든 세부 계획을 세우기 전에 우선 전체적인 그림이 먼저 그려져야 합니다. 비록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30년 후에나 실천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그림이 우선 필요합니다. 전체적인 그림이 있어야 인연이 닿을 때 곧바로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데, 전체적인 그림이 없으면 그런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제안들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눈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스님은 3시 30분부터 행자님과 산 아랫 밭으로 가서 남은 땅콩을 수확했습니다. 땅콩을 뽑고, 땅콩 알을 따고, 물에 씻어 말렸습니다. 땅콩 잎과 줄기는 소 먹이는 어르신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대중들은 해가 질 무렵 아침에 운동장에 널어 둔 고구마를 모두 컨테이너 박스에 다시 담아서 창고 안으로 넣었습니다. 어제 수확한 고구마가 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며 잘 말랐습니다.


해가 지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공동체 지부 승인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부서 간 인사이동, 병가, 징계 등 얼마 전 공동체 법사단 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에 대해 공동체 지부 전법 활동가 전원이 승인할지 여부를 묻는 자리입니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제안된 안건을 모두 승인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8시 30분부터는 안거 이후 새로 만든 각 위원회에서 지난 한 달 동안 토론한 결과를 공유하는 공청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2차 만일결사, 사회활동, 농사와 유통, 온라인 정토회, 으뜸 절 각각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한 내용을 발표한 후 스님의 정리 말씀을 듣고 밤 10시에 공청회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 내내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해외에서 온 손님 분들에게 두북 수련원을 소개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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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유투브 라이브 하실 때 실시간 채팅 어떨까요?

2021-10-24 06:48:34

전체적인 그림

스님 법문 감사합니다.

2021-10-22 18:51:14

박범숙

정토회 회원 개개인이 구독자를 적게는 몇 천 명에서 몇 만 명을 가지고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면 더욱 효과적인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토회 회원 모두가 두루두루 홍보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게 콘텐츠 제작 교육이나 채널 운영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겠죠.
와 앞으로 유튜버가 되어야겠네요 ㅎ ㅎ

2021-10-22 17: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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