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5.24 전법 활동가 법회, 화엄반 회향수련 입재식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두북 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전법 활동가 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공양을 한 후 오전 10시에 전법 활동가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저녁반 활동가들을 대상으로도 생방송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은 오전과 저녁 두 번 생방송을 했습니다.

전법 활동가 법회(주간반)

먼저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 자리한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온라인 정토회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전법 활동가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초파일은 잘 보내셨습니까? 올해는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고 나서 첫 번째로 맞이하는 초파일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초파일 행사를 했지만, 올해는 정식으로 점등식과 봉축 법요식 등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각 지부마다 으뜸 절이 새로 생겨서 연등도 처음 달았습니다.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함께 가는 여러분에게

온라인 정토회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우리가 처음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벤치마킹하기가 어렵습니다. 첨단 IT 회사들은 이미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겠지만, 수행자들의 모임인 정토회가 첨단 IT 회사들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도 나름대로 많은 조사와 연구, 논의를 통해 온라인 방식을 새로 개척하고 기본 설계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온라인 정토회의 기본 골격이 세워졌고, 내부 장식은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온라인 정토회는 우리가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에 길을 잃었다가 다시 되돌아오거나, 없는 길을 뚫고 나가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계획된 시간 안에 목표한 거리를 가지 못할 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힘이 더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힘들다거나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길을 함께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온라인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사전 신청한 질문자가 3명 질문하고,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사람들 중에서 즉석 질문을 3개 받았습니다.

법회가 끝나고 전법 활동가들은 모둠별로 온라인 공간에서 전법활동가 교육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13주 동안 전법 활동가들은 어떤 관점을 갖고 전법을 해야 하는지, 정토회의 원칙과 수행의 원칙이 무엇인지, 그에 따라 어떤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지 등 연수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전법 활동가 교육에 진지한 자세로 참여해 주시고요. 혹시 교육을 받으면서 의문이 생기는 점들은 전법 활동가 법회 때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생방송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한 후 스님은 작업복을 입고 울력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11월에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 밭에 마늘을 심어드렸습니다. 다음 달 수확을 앞두고 밭을 가보았더니 마늘이 어디 있는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습니다.

“마늘 알이 조금이라도 굵어져야 하니까 풀을 매야겠어요.”

스님과 행자들은 낫을 들고 풀숲으로 들어갔습니다. 뙤약볕이 맞바로 쏟아지는 한낮이라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흘렀습니다.


명아주, 쑥, 한삼덩굴 등 온갖 풀들은 마늘과 뒤엉켜 작은 나무만큼 자라 있었습니다.

“칠십 평생 이렇게 큰 명아주는 처음 봐요.” (웃음)

풀이 마늘 바로 옆에 자라 있어서 풀을 뽑다 보면 마늘도 종종 뽑혔습니다.

“그래도 마늘이 꽤 자랐네요.”

줄기에 가시가 돋은 풀이 많아 손에 잔가지가 콕콕 박혔습니다. 그래도 스님은 거침없이 풀을 뽑았습니다.

“이러다 풀이랑 원수 되겠어요.”


2시간 30분 동안 잡초를 제거하고 나니 마늘밭이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늘밭이 맞았네요.”(웃음)


절반 정도 풀을 맸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울력을 마치고 스님은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제3기 화엄반 행자님들의 법사 수계 회향수련 입재식을 했습니다.

화엄반 회향수련 입재식

화엄반 행자님들은 회향수련을 하기 위해 자가 격리 1주일, 연수원 격리 1주일, 총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친 후 오늘 두북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화엄반 행자님들이 법문을 청하자, 스님은 정토회에서 법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항상 자기를 향해야 하고, 남을 가르치는데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남에게 섣불리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하고 이야기해서는 안 돼요. 그런 역할은 지금까지 지도법사 혼자서만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대중이 자신에게 사로잡혀 있을 때 거기에서 벗어나도록 누군가는 도와주는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법사가 갖추어야 할 인격

이제 법사 수계를 받게 되면, 여러분은 그런 지도법사의 권한을 위임받아서 대중의 수행 지도를 하게 되는 겁니다. 법사단은 단일체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역할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법사의 분신이 되어 그 역할을 대행하는 겁니다. 그래서 꼭 수행력이 높아야만 법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충실하게 수행의 원칙을 지키면서 지도법사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면 누구나 법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이 ‘법사’이다 보니 대중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인격을 법사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같이 일하고 밥을 먹는 친구 관계였는데, 법사라는 이름을 새로 받게 되니까 대중들은 이런 마음이 드는 겁니다.

‘나와는 좀 달라야 하지 않나? 나와 똑같다면 어떻게 법사가 될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법사가 되기 전에는 화내고 짜증을 내는 일이 있었더라도 법사가 된 후에는 그런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법사가 되기 전에는 근심 걱정을 했지만, 법사가 된 후에는 근심 걱정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법사가 되기 전에는 조급하고 초조 불안했지만, 법사가 된 후에는 태연해야 합니다. 법사가 되기 전에는 욕심도 내고 사치도 부렸지만, 법사가 된 후에는 욕심도 내려놓고 검소한 생활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법사라는 이름 때문에 대중이 갖는 눈높이에 일정 정도는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법사가 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인격을 갖춰야 합니다. 법사가 되고 나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한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정토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법사가 되기 전에는 화도 좀 내고 짜증을 좀 내도 ‘일은 잘하니까!’ 하고 대중들이 봐줄 수가 있어요. 법사 수계를 받기 전이나 후나 사람은 똑같은데, 바로 그 이름 때문에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언행을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부분이 여러분들이 법사 수계를 받을 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일 거예요. 대중도 그런 눈높이로 여러분을 보게 되니까 예전에는 시비가 되지 않던 일도 시비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같은 말인데도 법사가 하는 말은 더 무게 있게 받아들여지는 효과가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던 행동이 법사라는 이름 때문에 대중의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정토회에서 ‘법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지도법사와 공동체 법사였고, 이 분들은 오랫동안 법사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대중들의 법사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편입니다. ‘법사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있어서 여러분이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은 저도 이해가 가지만, 법사가 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인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럼 왜 법사 제도를 마련했을까요? 기본적인 법문은 지도법사가 영상이나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대중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들과 밀착해서 그들이 수행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장애를 상담해줄 사람이 많이 필요해진 겁니다. 그게 바로 지도법사의 분신 역할이죠. 그런 역할을 위해서 법사 제도가 마련된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지도법사의 분신이 되어서 그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한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대중들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법사라는 이름 때문에 또는 대중이 요구하는 눈높이 때문에 위선적이 되거나 거짓되게 살 필요는 없어요. 드러내 놓고 살아도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비난받지 않을 정도의 인격은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진솔해져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약점을 숨기고 싶어 해요. 그것이 드러나면 부끄럽고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법사는 대중들의 수행을 안내하고 지도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좀 더 청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법사가 해야 할 역할

그럼 법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대중이 민주적이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삶의 자세는 수행자답게 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활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점을 듣고 조언해주고,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부장이나 지회장 등 행정 책임자는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 것인가에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 일은 그분들에게 다 맡기고, 법사는 그분들이 일을 할 때 좀 더 마음 편하고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대중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도와주고 상담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중이 수행해나갈 때 좌절을 하게 되면 일으켜 세워주고, 교만하면 겸손하도록 안내를 해줘야 해요.

특히 온라인 정토회에서는 법사의 역할이 훨씬 더 커집니다.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좀 더 밀착해서 수행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행 지도에 대한 수요가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어서 여러분의 역할도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입재 법문이 끝나자 일주일 동안의 회향 수련 일정을 간략히 공지한 후 본격적으로 회향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전법 활동가 법회(저녁반)

스님과 함께 발우 공양을 한 후 잠시 휴식을 하고 저녁 7시 30분부터 전법 활동가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저녁 법회는 오전 법회와 달리 저녁반 활동가들을 위해 마련된 생방송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이 지금 보는 화면은 녹화 방송이 아니고 생방송입니다.” (웃음)

스님은 밝게 웃으면서 녹화 방송이 아님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녁반 활동가들은 매주 녹화 방송을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저녁반 활동가들과도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여러분도 편안하게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녁반 전법 활동가들도 전법 활동을 하면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의문점에 대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사전에 질문 신청을 한 3명이 먼저 질문을 하고, 이어서 현장에서 즉석 질문을 3개 받았습니다. 그중 한 명은 모둠원 중에 화합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며 어떻게 그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전법 활동가가 되기로 서약하고 모둠에 편성되었지만 활동을 하면서 화합이 되지 않는 모둠원이 있습니다. 그 모둠원과 함께 모둠을 이끌어가야 하는 저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요? 모둠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자발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모든 사람은 성격, 취미, 생각 등이 서로 다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수행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질문자가 모둠장이라면 7명의 모둠원이 서로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지 나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모둠장 역할을 계속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둠을 운영하면서 어떤 모둠원을 불편해한다면, 그것은 모둠장이 수행 차원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 사람 때문에 모둠장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마음이 든다면, 모둠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나는 그럭저럭 그분을 수용해서 같이 해나갈 수 있는데 다른 모둠원들이 힘들어하고 불편해한다면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모둠장은 독특하게 행동하는 모둠원을 포용하고 수용할 책임도 있지만, 다른 모둠원들을 보호할 책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사가 수업 시간에 말썽 피우는 학생 때문에 학교를 떠나고 싶어 한다면 그는 선생님 역할을 할 자격이 없는 겁니다. 교사라면 그런 말썽꾸러기 아이도 인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역할까지 해야 교사라고 할 수 있지, 그런 아이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교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교사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교사는 그 아이를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지만 다른 아이들이 수업에 방해를 받아서 힘들다고 한다면 그 문제를 해결해줘야 합니다.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내가 못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직분 때문에 교장 선생님과 의논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만약 내가 해결할 수 없으면 그 아이를 잘 맡아서 지도할 수 있는 특수 교사에게 맡긴다든지 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해요.

마찬가지로 독특한 모둠원 때문에 다른 모둠원들이 힘들어한다면, 지회장과 상의해서 모둠 활동에 지회장이 참관해서 상황을 파악하도록 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회 담당 법사님과 상의해서 담당 법사님이 모둠 활동에 참관해서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하도록 하면 됩니다.

이 때 나머지 모둠원을 교육해서 독특한 모둠원을 수용하는 방법을 택하거나, 그 모둠원에게 수행자의 자세를 재교육해서 모둠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내 마음이 불편하면 항상 내 수행에서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모둠장은 한 사람만 보호하는 역할이 아니라 모둠원 전체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해요. 모둠원 전체가 그 사람으로 인해 힘들다고 할 때는 지회장과 상의하고 객관적 평가를 해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때 모둠원 전체에게 안내해서 모둠원들이 그 사람의 독특함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운영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더 이상 질문이 없자 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전법 활동가들은 모둠별로 전법 활동가 교육을 진행하고, 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화엄반 행자님들은 오늘 일과를 돌아보며 마음나누기를 하고 회향수련 1일째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회향수련 2일째 날로서 새벽 예불과 발우공양, 농사일, 즉문즉설, 창고 울력을 하루 종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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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삼보의 은혜! 화엄반 행자님들! 나라 선조님들 가족친지 후원해 주신분들 일체중생 자연의 은혜속에 살아갑니다.참 고맙습니다. "대중이 민주적이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삶의 자세는 수행자답게 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활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점을 듣고 조언해주고,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21-05-29 22:01:52

무구의

감사합니다

2021-05-29 11:42:34

우민자

스님의 하루를 보면서 나의하루를 되돌아보게되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5-29 1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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