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3.10 온라인 수행법회
“낭비가 없는 검소한 삶”

안녕하세요. 오늘은 온라인 수행법회를 하는 날입니다.

새벽 4시 10분, 스님은 서울 공동체 대중보다 일찍 법당에 내려와 명상을 했습니다. 곧이어 대중이 모두 자리하자 새벽 예불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108배와 명상을 마치고 발우공양을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서울 공동체 대중이 스님에게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며칠 서울 정토회관에서 지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요즘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까 실내 온도를 조금 높게 해서 지내는 것 같아요. 요즘처럼 그렇게 춥지 않은 날씨에는 실내 온도를 16도 내지 18도 정도로 해놓고 지내야 합니다. 춥게 지내라는 게 아니라 약간 쌀쌀한 정도로 지내야 한다는 거예요.

낭비가 없는 검소한 삶

만약 대중들이 실내에 들어와 보고 느꼈을 때 ‘약간 덥다’ 하고 느낀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토회는 사무실 온도가 너무 추워요’ 이렇게 말할 정도로 온도를 유지하고 지내야 수행자의 생활에 맞다고 할 수 있어요. 대중들도 자기 집에서 난방비를 아끼고 사는데, 절에 사는 수행자들이 일반 사람들이 생활하는 것보다 따뜻하게 지내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물론 추위를 많이 타거나 건강이 안 좋아서 특별히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은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자리를 배치하든지, 개인 난방을 따로 할 수 있게 해 준다든지, 예외적으로 조치를 취해주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 경우가 아닌데도 전체적으로 실내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면,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해요.

양말을 약간 두껍게 신는다든지, 실내에서는 슬리퍼를 신는다든지, 일단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보온 조치를 하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난방기에 표시되는 온도 말고 온도계를 실내에 달아서 그걸로 온도를 체크해야 좀 더 정확히 체크가 돼요. 그래서 적정 온도로 맞추었는데도 여전히 추운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니까 그에 맞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게 좋겠어요.

미국에 가보면 여름에는 에어컨을 엄청나게 틀고, 겨울에는 난방을 엄청나게 하거든요. 모든 건물에 에어컨이 자동으로 나오게 되어 있으니까 여름에 너무 추워서 에어컨 구멍을 스카치테이프로 막는 일도 생깁니다. 얼마나 낭비가 심한지 몰라요. 한국도 점점 그런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수행자들이니까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모든 가구는 재활용해서 사용하겠습니다. 일절 새것을 구입하지 마세요. 만약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부서진 가구가 있다면 전부 두북 수련원으로 가져가서 해체한 다음에 공구용 목재로 활용할게요.

법당을 철거하면서 나온 엠프나 음향기기는 인도나 필리핀에 있는 JTS 사업장에 보내는 것을 검토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오지에서는 스피커와 마이크 장치 하나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유치원이나 마을회관에 음향 장치를 설치해주면 유용하게 쓰일 겁니다. 중고 노트북은 펜데믹 상황에서 중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이라도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해탈주를 하고 발우공양을 마쳤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온라인 수행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스님의 법문에 이어서 정회원 보고회가 있습니다. 지난 7일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임시 전국대의원회의 결과를 정회원들에게 보고하고 질의응답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스님은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온라인 정토회로의 전환 과정을 총정리하듯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정토행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3월 들어 벌써 두 번째 법회입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이제 새싹이 돋아나고 매화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정토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 중순에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모르고 다소 어리둥절했습니다. 3월 하순부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연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과 온라인 정토회로 방향을 바꾸는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초안에 대해 정토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수십 회 열고 전국대의원대회를 거쳤습니다. 지난 1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하는 것이 최종 확정되었고, 지난주인 3월 7일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 운영 계획안이 나왔습니다. 드디어 기본 골격을 완성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본 운영 계획안은 8월까지 실험삼아 시행해보는 거예요. 시행 기간 중 미흡했던 점을 수정 보완해서 8월에 다시 출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지금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활동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온라인 정토회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법활동가 양성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지역 법당이 가장 중요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전법활동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 지역 법당이 아니라 개인 법당에서 온라인으로 기도를 하고, 법문도 듣고, 교육도 받는 등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또 개인 법당에서 온라인으로 불교대학도 운영하고, 경전대학도 진행하고, 행복학교도 진행합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이 개인 법당에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개인 법당의 당주이자 총무 격인 전법활동가가 이제 정토회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법활동가는 지금까지 정회원으로 활동할 때보다는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물건이나 공간을 다루는 일은 일할 사람이 없으면 중단해도 돼요. 그러나 전법활동가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전법활동가가 잘못하면 정토회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이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온라인 정토회에서 가장 중요한 전법활동가부터 모둠을 편성한 거예요.

그렇다고 전법활동 외에 다른 일이 필요 없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다만 전법활동가가 온라인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예요. 우선 온라인정토회를 출범하고, 전법활동가가 아닌 일반 회원들의 활동 환경과 요건은 앞으로 차근차근 마련해 나가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그러니 실천 활동이나 회계 같은 특별한 업무는 전법활동가가 꼭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비전법활동가들이 맡아서 하도록 배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행복학교나 정토불교대학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난다면 현재 있는 전법활동가만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는 부족할 거예요. 현재는 전법활동가가 불교대학, 경전대학, 행복학교, 법회 모둠장 등과 기타 실천 꼭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앞으로 회원 수가 많아진다면 법회 모둠장이나 돕는이는 전법활동가가 아닌 비전법활동가 중에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많았어요. 법회 모둠장은 법회가 끝난 뒤 나누기를 진행하고 모둠원을 챙기는 일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더 많은 진행자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이 부분은 일단 8월까지는 전법활동가가 진행해 보고 다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정회원 중에 전법활동가가 아닌 분들도 앞으로 활동할 영역이 많아질 거예요. 아직은 온라인 정토회가 완전히 자리를 못 잡아서 이번에는 반영을 못 했지만, 8월까지 임시 체제를 운영하면서 비전법활동가들의 활동을 곧 규정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전법활동가 아니면 회원이니까 나는 법문만 듣고 놀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웃음) 나이가 들어서 온라인 활동이 어렵거나 평일 저녁에 활동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주말에 할 수 있는 다른 봉사 일감들도 많으니까요. 많이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원들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되는 의결구조

앞으로 전국 사업은 전국 지부장들이 초안을 내고, 전국 지회장들이 의결을 하고, 전국 모둠장들이 승인을 하는 구조입니다. 법사단은 의결된 내용을 심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법문이 끝나고 정회원 보고가 있으니 발표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전보다 회원이 모든 사업의 결정에 관여하는 폭이 전보다 훨씬 더 넓어진 반면에 과정이 조금 더 복잡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대의원제 행정체계의 수평적인 성격은 이제 없어지고 단일화된 대신에 회원들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개편했습니다. 이런 결정구조를 8월까지 시행해 보고, 많이 불편하거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다시 수정을 할 생각입니다.

이런 의사 결정 구조는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오직 온라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직접 만나서 하는 회의에 비하면 온라인으로는 훨씬 더 신속하게 회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정 단계가 더 복잡해져도 시간이 더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법회의 변화

수요 법회와 금요 법회는 수요일에 열리는 수행법회 하나로 통합하겠습니다. 전법활동가든 일반회원이든 법회는 수요법회로 통일하고, 전법활동가들만 대상으로 하는 법회를 월요일에 신설합니다. 월요일에 하는 법회는 전법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운 문제들을 주제로 회의도 하고 교육도 하고 법회도 겸하는 시간이 될 거예요. 전법활동가들도 수행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싶다면 수요법회에서 질문을 하면 됩니다. 이처럼 수요일은 주로 수행 문제를 다루고, 월요일은 전법 활동 문제를 주로 다루려고 해요. 금요일에는 일반인을 위한 온라인 즉문즉설이 개설할 예정입니다. 정토 회원들도 금요일에 수행 문제를 질문해도 되긴 하지만, 정토회원들은 수행과 관련된 문제는 주로 수요일에 질문하고, 정토회원이 아닌 일반인들이 금요일에 질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 골격입니다.

기본 일정을 정리해보면 월요일은 전법활동가들이 교육도 받고, 회의도 하고, 법문도 듣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화요일은 불교대학을 진행하는 시간입니다. 학기가 바뀌면 경전대학을 진행할 수도 있겠죠. 행복학교를 진행하는 것도 화요일이에요. 수요일은 수행법회를 진행하는 날입니다. 목요일은 경전대학과 불교대학, 그리고 행복학교를 진행하는 날이에요. 예를 들어 어느 해 상반기에는 화요일에 불교대학이 열리고 목요일에 경전대학이 열린다면, 그 해 하반기에는 화요일에 경전대학이고 목요일에 불교대학이 열립니다. 1년 동안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이어서 듣는 사람은 같은 요일에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정해서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경전대학에 들어가는 데 덜 불편하도록 일정을 잡을 생각입니다. 금요일은 일반인들을 위한 온라인 즉문즉설을 합니다. 토요일은 교육과 수련, 실천 활동을 하는 날입니다. 일요일은 실천 활동을 하거나 입재식 같은 큰 행사를 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은 교육이든 행사든 어떤 정토회 일정도 잡지 않겠습니다. 마침 그 날이 입재식이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그 한 주 후나 한 주 전에 쉬는 것으로 기본 계획을 잡았습니다. 물론 신심 있는 사람은 시간을 많이 내지만,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주일에 이틀씩 각각 두 시간 정도만 시간을 내면 전법활동가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말에 또 시간을 좀 내야 하긴 합니다. 직장 다니는 분들은 사실 이 정도 활동도 쉽지가 않지만, 그래도 마음을 내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온라인 정토회

자세한 내용은 법문이 끝나고 정회원보고회에서 전부 발표를 할 거예요. 질문을 해주시면 법당별로 대의원에게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만약에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질문이 있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제가 다음 주 수요법회에서 여러분의 질문을 직접 받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설명을 자세하게 듣고 지역정토회별로 질문을 많이 해주세요. 수정할 내용이나 새로운 제안이 있을 경우 다음 주에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겠습니다.

기본 운영 계획안이 아마 부족한 점이 많을 겁니다. 지금 세운 계획이 완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쭉 시행해 가면서 문제점을 전부 찾아서 8월에 전체적인 운영을 다시 조정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가능하면 전법활동가 신청을 해서 교육을 받아보고 8월에 가서 결정하라고 말했던 거예요. 그런데 교육을 딱 한 번 받고는 ‘아이고, 나는 못 하겠다’ 이렇게 나가떨어져 버린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웃음) 그래도 끝까지 한번 교육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자, 제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40여분 동안 법문을 한 후 정회원 보고회가 이어졌습니다. 설명을 듣고 정회원들은 각 정토회 별로 화상회의 방에 모여서 대의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온라인 정토회로의 전환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오늘로서 마무리되고, 이제 4월에 열릴 온라인 선거만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정회원 보고회 모습을 잠시 지켜보았습니다.

“제대로 안 듣고 졸고 있는 사람도 있네요.” (웃음)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들러 사무실 정비 상태를 둘러보고 조언을 한 후 원고 교정 업무를 보고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경전대학 입학식을 생방송으로 한 후 서울을 출발해 문경 수련원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3

0/200

굴뚝연기

자상하시고 섬세하시고 부드러우시고요^^온라인으로 이렇게 준비하시느라 많이 고생하셨습니다~ㅜ

2021-03-18 08:13:56

성대

감사합니다

2021-03-14 11:11:05

실상

정토회는 진짜 디테일하다.
활동가를 늘리고 .조직의 확대까지 크게 멀리보는 회원의 역할에 대한 열린 부분이 멋있다.
재사용에 대한 원칙과 난방온도를 예로든 검소한 수행자의 자세를 들으며 지구가 간절히 원하는'단 한 사람'이 떠오른다. 우리는모두 그 딘 한사람이 되어 야겠구나.

2021-03-14 06:15:03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