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2.20. 온라인 경전반 졸업식, 2차 만일결사준비위 회의
“변화는 혼란이 아니라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온라인 경전반 졸업식을 한 후 오후 내내 2차 만일결사준비위원회와 온라인 간담회를 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맑은 종소리가 랜선을 타고 전 세계로 울려 퍼졌습니다. 스님은 문경 수련원 명상원에서 명상을 하며 천일결사 기도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삼귀의, 수행문, 참회, 108배, 명상, 경전 독송이 차례대로 이어졌습니다. 오늘도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Sutta Nipāta)를 함께 읽었습니다.

“세상에서 옳지 못하다고 하는
그 어떤 일에도 휩쓸려서는 안 된다.
사람의 목숨이 짧은 것이라고
현자는 말하지 않았던가.

세상 사람들이 생존에 대한 집착에 붙들려
떨고 있는 것을 나는 본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생존에 대한 집착을 떠나지 못한 채
죽음에 직면해 울고 있다.

무엇인가를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의 모습은 물이 말라 가는 개울에서
허덕이는 물고기와 같다.
이 꼴을 보고 ‘내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여러 가지 생존에 대해 집착을 버려야 한다.”

사홍서원으로 천일결사 기도를 마친 후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요즘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오르락내리락 아주 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남부 지역은 텍사스 지역까지 혹한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정토회에서도 올해는 이상 기후 현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실천 활동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욕망에 사로잡히는 이유

오늘 읽은 경전은 우리가 욕망에 끄달려서 헐떡거리고 사는 모습을 웅덩이에 있던 물고기가 가뭄이 들어서 물이 말라갈 때 그곳에서 파닥거리는 모습에 비유하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욕망에 사로잡혀서 항상 헐떡거리고 살아갑니다. 토끼나 다람쥐 등 자연에 있는 생물들도 특별한 위기에 처하지 않는 한 대부분 편안하게 생활을 하는데, 유독 사람만 늘 이렇게 아주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헐떡이는 삶을 일상적으로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욕망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왜 사람은 욕망에 사로잡힐까요? 내 것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천하 만물이 내 것이라고 할 것도 없고 네 것이라고 할 것도 없고, 우리 것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에 의해서 잠시 사용할 뿐이에요. 그런데도 그것을 내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탐욕이 일어나는 겁니다.

부처님의 전생 설화에 선혜 동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선혜 동자는 집이 아주 부유했는데, 그 재산을 모으기 위해 조상 7대로 알뜰하게 살았습니다. 또한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서 재산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동전 한 닢 못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선혜 동자는 깨닫습니다.

‘이것이 정말 내 것이라면 동전 한 닢은 가져가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걸 보니 이건 정말 내 것이 아니구나’

내 것이 아닌 것에 평생을 매달려 산다는 것은 마치 꿈속을 평생 헤매면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재물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고, 본인은 진리를 찾아 집을 떠납니다. 이런 모습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첫출발을 과거 전생이야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다면, 재물과 사람에 지나치게 집착할 이유가 없어요.

본래 내 것이라고 할 게 있을까요?

또한 ‘내가 옳다’라고 할 게 없다면 성낼 일도 없고,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원망할 일도 없습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게 모두 ‘내가 옳다’는 것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내 것이다’는 생각과 ‘내가 옳다’는 생각의 근본 뿌리는 바로 ‘나다’ 라는 것입니다. ‘나’라고 할 것이 없는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저 입만 열면 ‘내가’라는 말을 달고 다닙니다. ‘나다’ 하는 착각에 의해서 근본적인 어리석음이 발생합니다.

‘나다’, ‘내 것이다’, ‘내 생각이 옳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서 어리석음이 일어나고, 탐욕이 일어나고, 성냄이 일어납니다. 중생의 온갖 괴로움이 여기로부터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탐진치 삼독으로부터 벗어날 때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중 오늘 읽은 경전은 주로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욕망에 매달려서 평생 헐떡거리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메말라가는 웅덩이에 펄떡이는 물고기와 같다는 거죠.

지식인들은 불교를 지식과 논리로는 대단하다고 받아들이지만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백 가지 아는 것보다 한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백 가지 말하는 것보다 한 가지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실천을 해야만 인격이 됩니다. 그 실천이 바로 계율입니다. 그래서 계율을 지키지 않는 사상, 계율을 지키지 않는 명상은 모두 정신적인 유희에 불과합니다. 계율만 지키면 된다가 아니라, 모든 수행은 계율의 바탕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즉, 실천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읽은 경전에서도 ‘내 것이라는 착각’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우리는 천하 만물을 다양한 이유를 대면서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돈 주고 샀다’
‘내가 만들었다’
‘내가 주웠다’
‘다른 사람에게서 얻었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자식이다’
‘내 남편이다’
‘내 아내다’
‘내 부모다’
‘내 친구다’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소유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탐욕이 끝나지 않는 겁니다. 이 탐욕 때문에 욕망이 이루어지면 즐겁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예요. 즐거움과 괴로움에 헐떡거리며 살아가는 고락의 윤회로부터 벗어나려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천하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본래 내 것이라고 할 것이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천하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고, 다만 존재할 뿐입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잠시 사용할 뿐이에요. 이 점을 자각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내가 부자라도 재물을 함부로 쓰지 않고, 사치하지 않고 검소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재물이 있다면 오직 필요한 사람이 사용하도록 베푸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생활을 제외하면 재물이라는 건 수행자에게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재물에 너무 헐떡거리지 말라는 겁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언제나 여유 있게 생활하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법문을 한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해가 뜨고 오전 9시부터는 온라인 경전반 졸업식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봄과 가을에 각각 입학한 경전반 입학생 중 개근상과 정근상을 수상한 700여 명은 줌 화상으로 참여하고, 나머지 1800여 명은 유튜브 생방송으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정토회 대표님의 축사를 들은 후 경전반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법당에서 수업을 시작했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추억들이 영상 속에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이어서 졸업장 및 상장 수여를 했습니다. 온라인 졸업식이다 보니 상장을 모두 랜선으로 수여했습니다. 스님이 아이패드를 들고 상장 전송 버튼을 누르며 말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졸업장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보냅니다. 잘 받았어요?”

순식간에 모든 졸업생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졸업장이 전달되었습니다. 각자 졸업장을 다운로드 받고 화면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잘 받았습니다.”

박수 소리가 음원으로 나가며 축하의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다음은 개근상과 정근상을 수여했습니다. 개근상과 정근상 수상자는 자축의 의미로 각자 준비한 축하 선물을 화면을 향해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분은 ‘스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스케치북에 적어서 보여주었고, 어떤 분들은 스스로 준비한 꽃다발을 보여주었고, 어떤 분들은 이모티콘 기능을 사용해서 학사모를 쓴 채 손을 흔들었습니다. 스님은 수상자들에게 손을 건넸습니다. 온라인으로 하니 수상자들과 일시에 악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에게 졸업 기념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스님은 정토회에서 추구하는 불교는 수행으로서의 불교라고 강조하며 어떻게 실천과 체험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1시간 동안 법문 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세상의 관점에서 보면 불교는 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불교 안에서 다시 들여다보면 종교로서의 불교, 철학으로서의 불교, 수행으로서의 불교가 있습니다.

나부터 자유롭고 행복해지기

종교로서의 불교는 믿음을 중요시하고, 철학으로서의 불교는 이해를 중요시합니다. 반면 수행으로서의 불교는 실천과 체험을 중요시합니다. 수행으로서의 불교 안에도 종교적인 요소와 철학적인 요소가 조금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행을 하더라도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수행을 하더라도 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철학으로서의 불교에 치우치게 되면 실천이 따르지 않고 사변적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종교적인 불교는 믿음은 있지만 기복적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수행으로서의 불교는 복(福)을 비는 믿음이 아니라 법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하고, 사변적인 이해가 아니라 원리에 대한 바른 이해를 기초로 합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자기를 행복하게 만드는 실천을 하고, 나아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수행으로서의 불교입니다.

남편이나 아내 또는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만 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나부터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먼저 해야 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면 우리 아이도 행복해지고, 내가 행복해지면 남편과 아내도 행복해집니다. 내가 자유로워지면 우리 부모님도 자유로워집니다.

나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나부터’ 하면 주위 사람들도 모두 좋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가족들이 하지 않더라도 남 탓하지 말고 나부터 행복하기를 해야 합니다. 또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웃으면서 살기에도 너무나 짧은 인생

한 세상을 사는 게 굉장히 긴 것 같은데 지나 놓고 돌아보면 눈 깜짝할 새에 지나온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지나온 시간이 짧고 남은 시간이 많다 보니 인생이 너무 긴 것 같이 느껴지지만, 연세가 많은 분들은 이미 다 지나가버렸기 때문에 일생이 너무 짧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인생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 놓고 돌아보면 인생이 너무 짧아요. 인생이 이렇게 짧기 때문에 화목하게만 지내기에도 부족하고, 웃으면서 살기에도 부족해요.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괴로워하는 건 인생의 너무 큰 낭비입니다. 짧은 일생 동안 좋은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요. 남을 해치고 살만큼 인생이 길지가 않습니다.

이런 관점을 가져서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등 너무 순간순간에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에는 좋았던 것이 지나 놓고 보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고, 그 순간에는 어려웠지만 이겨내고 나면 오히려 큰 이익이 될 때가 많아요. 화내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건 대부분 순간에 치우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지나 놓고 보면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 너무 순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나 놓고 보면 별 것 아닌 일에 우리는 목숨을 걸 때가 많습니다.

경전을 공부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해가 되어도 그 순간이 닥치면 과거의 방식대로 자동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알고 있어도 행동으로는 잘 안 되죠. 그래서 늘 연습해야 하는 거예요. 평정심을 유지해서 순간에 끌려가지 않도록 자기를 제어해야 합니다. 이를 악물고 참으라는 게 아니라 늘 알아차림을 유지해서 자기를 잘 보존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경전반을 졸업하면서 해야 할 일입니다.

변화는 혼란이 아니라 아주 좋은 경험입니다

이번 경전반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업의 절반을 법당에서 하고, 나머지 절반은 온라인으로 했습니다. 즉, 여러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예요. 앞으로 새로 입학하는 사람들은 온라인으로만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하니까 원래부터 온라인인 줄 알 겁니다. 여러분보다 앞서서 경전반을 다녔던 사람들은 오프라인으로만 공부했으니까 계속 그런 줄 알 거예요. 여러분은 법당에서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하다가 온라인으로 옮긴 경험까지 있으니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두 가지 경험을 해서 혼란스럽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세대를 낀 세대라고 합니다. 나는 시집살이를 다 했는데 막상 며느리는 시집살이를 시키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선배를 하늘같이 모시는 시대에 살았는데 나는 그런 대접을 못 받는 세대예요. 이렇게 낀 세대는 아랫사람일 때는 전통적으로 다 해야 했고, 정작 본인이 어른이 되고 나면 대우를 못 받고 평등하게 지내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해 불평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두 가지 경험을 다해봐서 좋은 세대라고 봅니다. 어른들 모시고 사는 경험도 해보고, 평등하게 사는 경험도 해보았으니까요.

즉문즉설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님은 어떻게 해서 사람들 사는 모습을 그렇게 잘 압니까?’ 하고 묻는데, 저는 두 가지 경험을 다 해봐서 그렇습니다. 저는 어릴 때 목화를 직접 심는 것도 보고, 거기서 다래 순을 따먹기도 하고, 목화로 물레를 돌려서 실을 뽑고 베를 짜서 옷을 해 입는 경험도 했습니다. 삼을 하나씩 찢어서 무릎에 비비고 실을 만들어서 삼베옷을 해 입기도 했어요. 이런 모습은 거의 신라시대 때 옷을 해 입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신라시대 삶의 방식을 경험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요즘처럼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는 건 최첨단 기술을 경험하고 있는 거예요.

젊은 세대는 앞으로 50년을 살아도 기술이 발달된 이후의 50년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육체적 나이는 비록 70살이지만 경험으로 치면 천 년을 산 것과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았으니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이나 필리핀 원주민 마을을 많이 다녔습니다. 거기에 가보면 300년 전 우리가 살았던 모습 그대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걸 경험할 수 있어요.

이런 걸 경험하는 게 힘든 게 아니라 그런 경험을 통해서 인간의 삶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자꾸 쉬운 것을 생각하면 어렵게만 느껴지고, 자꾸 질서를 생각하면 변화가 혼란스럽게만 느껴지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관점을 조금 달리 보면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앞으로 진행자가 되면 온라인 수업의 장점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모두 수렴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온라인만 경험한 사람은 온라인 수업의 경험만 갖고 있고, 오프라인만 경험한 사람은 오프라인의 경험만 갖고 있는데, 여러분은 두 가지를 모두 다 해봤으니까 경험이 풍부해서 더 좋아요. 이렇게 낀 세대야말로 아주 좋은 세대입니다.

지금이 가장 좋은 줄 알기

저는 어릴 때 농사의 경험도 해보고, 젊을 때 산업화 시기도 살아보고, 늙어서는 서비스업이 팽창하는 시기도 살아보고, 지금은 서비스업조차 사라지는 온라인 시대도 살아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보면 인생이라는 게 그때그때의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농사만 짓고 살던 사람이 갑자기 오늘 같은 시대를 살아야 한다면 혼란스러울 거예요. 그러나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은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고, 혼자가 되면 혼자서도 살 수 있고, 둘이 되면 둘이서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혼자서 살 때의 습관 때문에 둘이서 같이 살면 힘들어합니다. 둘이서 같이 사는 게 연습이 안 되어서 그래요. 그래서 지지고 볶다가 결국 못 살겠다고 하면서 헤어집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이 먼저 죽게 되면 외로워서 못 살겠다고 합니다. 둘이서 같이 사는 것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혼자서 못 살겠다고 하는 겁니다.

수행이란 혼자서 살아도 좋고, 둘이서 살아도 좋고, 걸어 다녀도 좋고, 차를 타고 다녀도 좋고, 오프라인으로 해도 좋고, 온라인으로 해도 좋고, 농사를 짓고 살아도 좋고, 공장에 가서 제품을 만들고 살아도 좋고, 장사하고 살아도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봄도 좋고, 여름도 좋고, 가을도 좋고, 겨울도 좋은 삶이에요. 그것이 해탈입니다. 그것이 자유로움입니다.

여러분은 남편하고 못살겠다고 하다가 남편이 갑자기 병들거나 교통사고로 죽으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라고 하죠.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고 나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항상 지금이 좋은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행복해진 만큼 저절로 하게 되는 전법

이런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삶이 이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인생이 행복해지고 나면 주위 사람들에게 이 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듭니다.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전법하는 게 아니에요. ‘이 법을 알아서 눈 한 번 뜨고 나면 저렇게 아웅다웅 안 하고 살아갈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저절로 전법을 하게 되는 겁니다. 배가 아프다가 약을 먹고 나으면, 다른 사람이 배 아픈 모습을 볼 때 ‘이 약만 먹으면 다 나을 텐데’ 하는 마음에 그 약을 주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전법에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먼저 공부를 해보았기 때문에 자기가 느낀 좋음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면 됩니다. 불교를 믿으라고 말할 필요가 없어요. 자비심과 연민의 마음으로 내가 경험한 것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응해도 좋고 응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그를 위해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응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편안하게 이야기한 후에 이번에 안 하면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또 이야기를 해보면 됩니다. 만약 나를 위해서 전법을 한다면 상대가 응하지 않을 때 기분이 나쁘지만, 그를 위해서 전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응하는 것은 그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전법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수행도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하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수행도 마치 돈을 벌 듯이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에 부담을 갖고 하는 것 같거든요. 전법도 ‘아, 전법을 못해서 어쩌나’ 이러면서 하는데, 그러지 말고 항상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에게 불교대학을 권유할 때도 너무 눈치 보지 말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경전반 졸업이 수행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이제 법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깊은 이해가 남았습니다. 이해한 것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도 남았어요. 내가 받은 이익을 세상과 나누어 갖는 과정도 남았습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졸업식 기념법문을 마쳤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졸업생들이 다 함께 스승의 은혜를 불렀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을 바른 법으로 인도해 주신 법륜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승의 은혜'를 함께 부르겠습니다.”

화면에는 졸업생들이 혼자 혹은 여럿이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영상이 흘러나왔습니다. 비록 음정과 박자는 맞지 않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어서 졸업생들을 위해 정토경전대학 진행을 담당했던 전국의 봉사자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노래가 흐르는 동안 졸업생들의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생들의 소감을 즉석에서 들어보았습니다.

“소감 나누기해주실 분은 손들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많은 분들이 손들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사회자가 부르는 차례대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가슴이 너무 뭉클합니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전대학 졸업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지’ 하고 살다가 행복한 얼굴, 행복한 마음으로 살게 된 것은 다 부처님, 법륜스님, 선배, 도반님들 덕분입니다.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 제 여동생도 불교대학에 입학하기로 했어요. 제가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남편에게도 고맙습니다. 평생 못 잊을 거 같습니다.”

“스승의 은혜를 부를 때 스님께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전국 봉사자분들이 노래를 부를 때도 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고생해주신 지 몰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저희 동생과 미국에 사는 저희 형님도 행복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수고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맙습니다.”

“저는 2003년 인도선재수련의 인연으로 정토회를 만나 인생이 한번 바뀌었습니다. 그때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넘쳐났었는데 법문 듣고 봉사하면서 그런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이번에 코로나 덕에 온라인으로 바뀐 경전대학을 해외에서 들을 수 있게 되어서 개근도 했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동안 수행을 놓고 있었는데 다시 아침 기도도 시작했습니다.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수행하겠습니다.”

“스님께서 ‘이 세상 태어난 사람은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다’라고 하신 유튜브 하나를 보고 즉문즉설 강연장에 찾아갔다가 불대, 경전대학까지 졸업하고 발심행자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이 법 만나서 이제 행복하게 편안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담당자님과 도반님들 덕분에 졸업합니다. 고맙습니다.”

“불교대학을 처음 다닐 때는 갈팡질팡했습니다. 도반님들이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인도해주셔서 불교대학을 간당간당하게 졸업하고 경전대학도 다니고 천일결사 기도도 아침마다 하게 되었습니다. 65년 살면서 개근은 처음입니다. 너무나 기쁘고요. 스님과 인연이 되어서 수행, 보시, 봉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병간호를 해야 해서 병실에서 졸업식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낀세대가 아니라 완전 특혜입니다. 스님과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온라인으로 하는 졸업식이지만 이렇게 감동이 크게 다가올지 몰랐습니다. 자꾸 눈물이 납니다.”

스님은 한 명 한 명 소감을 발표할 때마다 박수를 쳐주며 인사를 했습니다.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1부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졸업생들은 교실별, 조별로 화상 나누기를 이어갔습니다.

경전반 졸업식이 끝나고 오후 2시부터는 2차 만일결사준비위원회와 온라인정토회 전환과 관련해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 1월 전국대의원회의를 통해 온라인정토회로 전환하고 전국 160여 개의 법당을 모두 철거한다는 방향이 정해졌지만, 아직 실무적으로 준비할 것들이 많이 남았습니다.

2차 만일준비위원회는 지부별 실천 장소 운영안, 결사행자회의의 위상과 역할, 각 단위 책임자의 선출 기준, 예결산 심의방법, 감사위원회의 역할, 새로운 행정구조와 지원팀의 역할 등 방대한 문서를 준비해서 발표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하셨네요. 수고하셨어요.”

스님은 쟁점 사항에 대해 하나씩 스님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오후 4시부터는 법제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4월에 진행할 예정인 온라인 선거 관련해서 회칙 개정과 선거 시행 방안에 대해 회의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를 추천하는 단위와 승인하는 단위, 추천 방식, 현격한 표 차이가 날 때, 득표수가 같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스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회의를 다 마치고 나니 해가 지고 저녁 6시가 넘었습니다.

“마쳐야 될 시간을 이미 지났어요. 부족한 것은 다음에 또 논의를 합시다.”

저녁에는 여러 업무들을 처리하고, 원고 교정을 본 후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온라인 불교대학 졸업식을 한 후 저녁에는 온라인 일요명상이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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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감사해요 스님

2021-03-02 11:37:18

굴뚝연기

[…내 것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천하 만물이 내 것이라고 할 것도 없고 네 것이라고 할 것도 없고, 우리 것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 경전반 졸업하시는 분들 축하드립니다~~대단하시네요‥^^스님 고단해보이시네요‥얼굴색도 검어지시고ㅜㅜ화상회의가 대면보다 더 지친다고 합니다ㅠ모쪼록 건강관리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21-02-27 10:49:50

세숫대야

내가좋아지면 자연히 권하게된다는 말씀 새깁니다

2021-02-23 21: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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