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11.20. 정토대전 회의, 금요 정기법회
“오래 살게 되면 가족에게 피해를 줄까 봐 두렵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하루 종일 정토대전 편찬을 위해 공동체 법사단과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금요 정기법회를 생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오전 8시에는 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있어서 공동체 법사단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두북 수련원에 모두 모인 공동체 법사단은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 하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의논했습니다. 12월에는 정토대전 편찬 회의를 어느 날짜에 할지 한 달간의 일정도 확정했습니다.

법사단회의를 마치고 10시부터 정토대전 편찬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불교사상서 집필을 주제로 회의를 했고, 오늘은 경전 모음집 집필을 주제로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부처님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기록된 경전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내용을 정리하면 될지 스님께서 한번 점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처님의 탄생과 성장 부분은 경전마다 기록이 약간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덕생 법사님이 지금까지 여러 경전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부처님의 성장 과정을 나이별로 표기한 것을 모아서 발표했습니다.

“저희가 여러 경전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부처님의 일생을 나이 별로 분류해 보니, 8세에 학문을 배우기 시작, 12세에 농경제에 참석, 12세에서 19세까지 사문유관, 19세에 결혼, 29세에 출가한 것으로 기록하는 게 적절할 것 같아요.”

경전마다 왜 기록이 서로 다를까요?

경전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을 정토대전에서는 어떻게 기록할지 토론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왜 경전마다 기록이 서로 다른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경전마다 기록이 다른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부처님이 자신의 자서전을 쓴 것이 아니거든요. 사람들의 질문에 대해 부처님이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회상하면서 얘기하신 적은 있지만, 경전에 기록된 것처럼 자세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내용이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후대에 전기를 쓰는 작가가 자세하게 기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할 때부터 신화적으로 묘사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경전에 정확하게 기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당시 기록자도 과거 인도의 시대 상황에 맞게 묘사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현대에 맞게 묘사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요. 부처님의 일생은 부처님의 말씀처럼 무조건 똑같이 경전을 인용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법사님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경전을 읽고, 의문이 나는 점에 대해서 스님에게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특히 경전의 곳곳에 등장하는 작병천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가 큰 논쟁이 되었습니다. 당시 인도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반영한 것이니까 정토대전에 넣자는 의견과 과학적이지 않은 내용이니 현대인의 사고방식과 맞지 않다며 빼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경전에는 부처님이 고민할 때마다 작병천자가 나타나서 다시 발심을 하게 하거나 생각을 돌이키게 하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거든요. 이런 내용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부처님이 고통받는 중생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탐구한 게 아니라 마치 주변 신들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부처님은 우리와 다른 존재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생각을 더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작병천자의 등장만 빼면 굉장히 사실적인 이야기인데, 작병천자의 등장 부분은 내용을 빼면 어떨까요?”

스님은 당시 인도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공감했습니다.

경전 속에 등장하는 작병천자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부처님이 삶의 큰 변화의 계기를 겪을 때마다 작병천자가 등장하는 것은 부처님의 일생을 기록한 사람이 그런 방식으로 기록한 것 같아요. 이것은 당시 인도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라고 보시면 돼요.

예를 들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 상이군인이 법당을 찾아온 것을 외면했다가 크게 깨우친 적이 있는데, 이런 모습도 인도 방식으로 기록한다면 작병천자가 상이군인으로 변해서 나타났다고 표현할 수 있거든요. 또 제가 인도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가난한 여인을 외면했다가 크게 뉘우치고 구호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작병천자가 변해서 제 앞에 나타났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또 압록강변에서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를 보고 북한동포 돕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작병천자가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로 변해서 제 앞에 나타났다고 표현할 수 있잖아요.” (웃음)

스님이 여러 가지 논쟁점에 대해 갈래를 잡아준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다음 주에는 제가 서울에서 여러 회의가 있어서 여러분들끼리 더 깊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시고, 다다음 주에 또 저랑 회의합시다.”

합장으로 서로 인사한 후 오후 5시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후 법사님들은 계속 회의를 이어나가고, 스님은 새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습니다.

원고 교정을 계속 보다가 저녁 7시 30분에 생방송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금요 정기법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1,300여 명의 정토회 회원들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날씨와 수행의 비슷한 점

“어제 비가 내린 후 오늘부터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는데, 내일 아침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 같아요. 이렇게 늦가을에도 겨울처럼 추울 때가 있고, 어제 같이 여름처럼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날씨를 종잡을 수 없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갈 때는 기온이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길게 보면 점점 기온이 떨어집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갈 때도 여름같이 덥고 겨울같이 춥기도 하면서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길게 보면 점점 날씨가 따뜻해집니다.

수행도 이와 같습니다. 열심히 정진을 하는데도 문제가 안 풀리고 사건은 더 생기고 괴롭습니다. 또 어떤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도 문제가 잘 풀릴 때가 있어요. 그러나 길게 보면,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결국 삶이 점점 행복해지고, 방일하는 사람은 점점 삶의 괴로움이 늘어나고 장애가 많아집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너무 단기간만 보고 ‘에이, 수행해도 별 거 없더라’ 이렇게 단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정진해 나가는 게 필요해요. 운동이 몸에 좋다고 해서 며칠만 바짝 한다고 건강해지는 게 아닙니다.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정기적으로 하면 걷거나 뛰기만 해도 건강이 좋아집니다. 수행도 그렇게 정기적으로 하면 이해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감정에 휘둘리는 것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집니다. 이렇게 날씨를 보면서도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5명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분은 올해 나이가 84세인 할머니였는데, 오래 살게 되면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두렵다고 질문했습니다.

오래 살게 되면 가족에게 피해를 줄까 봐 두렵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사성제 중 ‘고성제’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방송매체에서 어떤 스님이 ‘오래 살려고 노력하지 말라. 재수가 없으면 백세까지 살 수도 있다’라고 말하는 걸 보고, 저도 만약 오래 살게 되면 가족에게 피해를 주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저는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사성제에 비추어 볼 때 여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막연하게 질문하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고민을 질문하세요. 오래 살까 봐 겁난다는 거죠? 늙어서 안 죽고 병치레 할까 봐 겁난다는 얘기예요?”

“네. 아직까지 병원에 다니진 않지만 혼자 있으면 사실 걱정이 됩니다.”

“걱정이란 지금 일어난 일을 걱정하는 거예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걱정하는 거예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걱정하죠.”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은 안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렇죠.”

“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잖아요. 지금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백세까지 살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이 있고, 지금 죽고 싶어도 안 죽어지고 백세까지 사는 사람이 있어요.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잖아요. 오래 산다거나 일찍 죽는다거나 하는 건 내가 결정할 수가 없어요.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일찍 죽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에요. 사는 데까지 사는 거예요. 여든이든 아흔이든 죽을 때가 되었을 때 그때 죽으면 됩니다. ‘아이고, 죽어야 되는데 왜 사나?’ 이렇게 말할 필요도 없고, ‘아이고, 더 살아야 하는데 왜 죽나?’ 이렇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수행자는 그저 주어지는 대로 하면 됩니다. 내일이든 모레든 죽을 일이 생기면 안 죽겠다고 발버둥 치지 마세요. ‘그래 살만큼 살았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죽으면 돼요. 만약 백 살까지 살게 되면 그냥 살면 됩니다. 몸져눕게 되면 누워 있으면 되고요. 그런데 몸져누워 있게 된다는 보장도 없죠.

누군가 갑자기 죽을 때 슬퍼요, 병원에서 일 년 누워 있다가 죽을 때 슬퍼요?”

“갑자기 죽으면 슬픕니다.”

“질문자가 갑자기 죽으면 본인은 좋지만 형제나 자식들은 엄청나게 슬픕니다. 그러니까 질문자는 너무 이기적인 겁니다. 형제나 자식을 생각한다면 좀 아프다가 죽어야 해요. 오랫동안 아프면 가족들이 ‘왜 안 죽나? 좀 빨리 죽지’ 하는 마음이 속으로 듭니다. 그때 쯤 죽으면 사람들이 별로 안 울어요. 병치레를 하면서 가족들이 정을 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팍 죽으면 나한테 좋습니다. 좀 아프다가 죽으면 자식들한테 좋아요. 그러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요. ‘갑자기 죽어야 한다’, 아프다가 죽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프다가 죽으면 자식들한테 좋아요. 자식들한테 짐이 되는 게 아니라 자식들한테 좋다는 겁니다.

갑자기 팍 죽으면 나한테 좋아요. 죽은 뒤의 일은 내가 모르니까 어떻게 되든 괜찮아요. 그래서 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가 갑자기 밤에 심장마비로 죽는다면, 죽어버렸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답답한 사람은 자식들이죠. 엄마가 갑자기 죽었으니 슬프겠죠.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엄마를 좀 돌봐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자식들 문제예요. 그래서 그것도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아프다가 자식들한테 발견이 되면 병원 가서 치료받으면 되고, 안 아프면 혼자 살면 되고,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하면 누워 있으면 되고, 병원비를 내야 하면 내가 가진 재산을 팔아서 내면 되고, 가진 돈이 없으면 자식들이 낼 것이고, 자식도 낼 처지가 안 되면 살 길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 정부에서 병원비를 내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또 걱정 있으면 말해 봐요. 무슨 걱정이 더 있어요?”

“충분히 알아듣겠습니다.”

“아플 수도 있고, 안 아플 수도 있고 일찍 죽을 수도 있고, 늦게 죽을 수도 있고, 죽기 전에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고, 병원에도 못 가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그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되면 이렇게 살고, 저렇게 되면 저렇게 살고, 혼자가 되면 혼자서 살고, 아들이 와서 같이 살자고 하면 같이 살고, 싫으면 안 살면 돼요. 어떻게 되어도 좋은 것이 수행입니다. 이러면 좋고 저러면 나쁘면 수행이 아니에요.

수행자는 지옥에 가도 좋고, 천당에 가도 좋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왜 그럴까요? 천당에 가면 놀기 좋습니다. 지옥에 가면 일할 게 많아요. 지옥에 있는 중생은 괴로우니까 ‘나 도와주세요’라고 아우성을 치겠죠? 그러니 도와줄 일거리가 많잖아요. 지옥에 가면 복을 많이 지을 수 있어서 좋고, 천당에 가면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이렇게 되면 어떻고, 저렇게 되면 어때요? 자꾸 한 가지를 선호하니까 인생이 피곤한 거예요. 오늘부터 걱정하지 마시고, 이렇게 되면 이렇게 살고, 저렇게 되면 저렇게 살면 됩니다. 건강하면 남을 돕고 살고, 아프면 남의 도움을 받고 살면 돼요. 도움을 주기만 하고 안 받겠다고 생각하거나, 도움을 받기만 하고 안 주겠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본인의 힘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남을 많이 도우세요. 그게 복을 짓는 행위입니다. 그래야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앉아서 걱정만 하지 말고, 남을 도와줄 힘이 조금 남았거든 무엇을 하라고요?”

“복을 짓겠습니다.”

“그래요. 복을 지으세요.”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복을 많이 짓겠습니다.”

환하게 웃는 질문자를 뒤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네 명이 더 질문했습니다.

  • 명상을 하면 계속 뱀이 떠올라서 명상을 하기 전에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뱀보다 더 한 망상이 떠올라도 명상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제가 잘하고 있는 걸까요?
  • 스님께서는 정토회원은 누구나 수행과 보시,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정토회를 처음 접한 사람에게 보시와 봉사를 강조하면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10-1차부터 천일 결사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는 매일 빠지지 않고 하고 있는데 그냥 몸만 움직여서 절을 할 뿐입니다. 참회는 어떻게 해야 하고, 원은 무엇으로 세워야 할까요?
  • 저는 환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고, 환경과 관련된 봉사를 권유받았습니다. 직업과 같은 분야의 봉사를 하면 너무 일처럼 느껴질 것 같고 회사에서 배운 것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도둑질처럼 느껴져요. 어떤 자세로 봉사를 해야 할까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법회를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하고 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천일결사 기도를 생방송한 후 오전에는 전국대의원회의에 참석해 입재법문을 하고, 오후에는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와 차담을 나누고 두북 수련원을 소개해 줄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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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해탈 행복

스님 말씀 감사합니다.

2020-11-29 12:29:41

안광숙

감사합니다.

2020-11-29 11:05:04

이 영미 Esther

힘들어도 게으름을좀부려도 꾸준히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삶이ㅠ점점 행복해진다 주어진대로하면된다 한가지만 선호하면 인생이 피곤하다
이러면 이런대로 살고 저러면 저런대로 살면 된다는말씀대로 편안하게 오는것을 받아들이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11-28 08: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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