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7.9 즉문즉설
“남편이 또 동업에 실패할까봐 걱정이에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오전에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서 정기 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오후에는 평화재단에 찾아온 손님을 만난 후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습니다. 지난 6월 17일에 수행법회에서 설한 즉문즉설 한 편을 소개해 드리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동업에 실패한 남편이 또 동업을 하려고 합니다

“남편이 친구와 동업을 해서 한 번 고생을 했는데, 며칠 전에 또 동업을 하겠다고 해서 제가 싫은 소리를 했습니다. 마음을 돌이켜서 좋게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생각일 뿐인가 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도 동업에 실패하셔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동업하려는 남편을 어떻게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참 힘든 일이에요. 아내 입장에서는 옛날에 아버지가 동업에 실패했고, 남편도 한 번 고생한 경험이 있으니까, ‘동업을 하면 많은 문제가 생길 거다. 안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올라올 겁니다. 남편도 동업을 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모르는 건 아닐 거예요. 그런데도 남편이 동업을 하려는 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내가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할 수 있어요. 내가 기술은 있는데 자본이 부족해서 자본을 가진 사람과 동업을 하려고 할 수도 있고, 자본은 있는데 어떤 경험이나 기술이 부족해서 전문가와 동업을 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편의 얘기를 한번 들어봐야 해요. 무조건 동업을 반대하지 말고, 남편의 얘기를 쭉 들어보면 남편이 왜 동업을 하려는지 알게 될 거예요. 혼자로는 자신이 없어서 의지할 상대가 필요하든지, 자본이 부족하든지, 경험이나 인맥이 부족하든지 어떤 이유가 있을 겁니다. 먼저 이유를 들어보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 그거 조금 부족한 거 가지고 동업을 할 필요는 없다. 작은 이익을 구하다가 나중에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니 동업을 조금 고려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요. 상대는 이유가 있는데 이유는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동업은 싫다, 나는 반대다’ 이렇게 접근하면 상대를 편안하게 보기 어렵습니다. 먼저 상대를 이해해야 해요. 그러니 대화를 조금 더 해보세요.

대화를 통해서 ‘아, 남편이 동업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이해가 되어야 내 마음에 찌꺼기가 없어집니다. 이해가 안 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계속 싫은 마음이 올라와요. 마음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사업에 실패하면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봐라, 내 말이 맞지!'라는 말이 톡 튀어나오는 거예요. 마치 사업에 실패한 것이 고소하다는 것처럼 말이 팍 나온단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남편을 이해하면 내 마음에 답답함이 사라집니다. 이해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남편을 지지해주라는 뜻은 아니에요. 이해가 안 돼서 답답한 것은 내 문제라는 겁니다.

남편과 대화를 더 해봐도 동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질문자가 한번 침착하게 생각을 해봐야 해요. 내가 반대하든 찬성하든, 어차피 남편은 동업을 할 거예요. 내가 반대를 하면, 남편은 동업을 하면서 나와 갈등이 생겨요. 그러면 남편이 심리적으로 괴롭고 사업이 잘 안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익은 없고 손해만 있습니다.

내가 반대했더라도 남편 사업이 잘 되면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도 우리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이 잘 되든 안 되든, 마음은 하등 관심이 없어요. 남편이 사업을 실패하면 ‘봐라, 내 말이 맞지’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올라올 만큼, 무의식 세계에서는 늘 자기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이것은 사업이 망하라고 기도하는 것과 같아요. 남편을 이해하면, 설령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아이고, 열심히 했는데 안 된 걸 어떡합니까’ 이렇게 위로하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니 먼저 대화를 해서 남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남편이 동업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아, 그래서 동업을 하는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면 질문자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집니다.”

전체댓글 40

0/200

정지나

관계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은 내 생각 내 고집으로
끌고가는 것이아닌 우선 상대에 입장을 살펴보고
그 형편에 맞추어 조율하고 있는 그대로 자각하는고
사실 그대로를 연습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7-22 21:52:28

정동숙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남편이 왜 동업을 하려는지를 이해하고 내마음에서 받아들여야 하는군요 제 남편 성향과 같아요
감사합니다

2020-07-16 13:43:21

배미령

아 그렇군요!
언제나 이해보다 내가 맞다는 무의식이 지배하고 있었군요!
마음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7-14 00:25:05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