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하루

2019.11.29. 농사일
“하늘에 감 따기”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두북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수확기를 지나고, 이제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해가 떠도 코끝이 시립니다. 옷을 두툼히 입고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야, 아직도 새 잎이 나고 꽃이 피네.”

비닐하우스 안도 쌀쌀해졌는데, 햇빛이 많이 비치는 쪽에는 새롭게 고추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한 해 동안 3백 여평 두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천백 포기 고추를 잘 키웠습니다. 내년 농사를 위해 모든 것을 치우고 땅을 뒤집어야 합니다. 먼저 비닐하우스 천장만큼 쑥쑥 자라는 고추를 지탱해주었던 지지대를 뽑고 끈을 풀었습니다.

끈을 버린다면 뚝뚝 잘라버리고, 고추나무와 함께 뽑아 둘둘 말아 버리면 되지만 내년 농사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잘 정리할 수 있을까?”

스님은 연구하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농사 전 과정을 지어봐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요.”

끈을 너무 단단히 매어 두니 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과거에 잘한다고 한 일이 오늘은 어려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손끝, 발끝이 시리더니 비닐하우스 안은 해를 받아 금세 더워졌습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감을 땄습니다. 익어가는 감을 보며 늘 따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두북에 잠시 들르면 늘 농사일이 바빠서 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했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감을 땄습니다. 스님이 앞장서서 감나무에 올라 장대로 높은 가지에 달린 감들을 따고, 행자들은 아래에서 장대로 감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감 따는 게 꼭 별을 따는 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에 잘 익은 감을 무사히 따면 별을 딴 것처럼 기뻤습니다.

“아이고, 이제 다 얼었다.”

동네 어르신이 지나가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미 홍시가 된 감도 많았습니다. 어쩌다 감이 바닥에 떨어지면 툭 터져버렸습니다.

“홍시가 된 감은 영하로 떨어진 날 아침에 따야 해요.”

그렇지만 스님이 늘 두북에만 있을 수도 없으니 계속 감을 땄습니다. 한참을 따고 높이 달린 감은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이제 까치밥 남겨두자. 떨어뜨려서 다 버리겠다.”

스님은 바닥에 떨어뜨려서 버리지 말고 까치밥을 주자며 감나무에서 내려왔습니다. 작년보다 까치밥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감을 손질하고 담아보니 세 상자가 나왔습니다.

대봉감이 열린 나무의 감도 땄습니다. 작은 나무였지만 한 상자가 나왔습니다.


감 따기를 마치고 다시 비닐하우스로 가서 밭 정리를 계속했습니다. 3시가 넘으니 해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골에서는 하루 해가 가는 게 더욱 잘 느껴집니다.

다시 손끝, 발끝이 시려올 때 즈음 일을 마쳤습니다. 내일도 고추 비닐하우스 정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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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옥

스님 항상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요~~!!!

2019-12-10 09:38:46

박영미

스님 부지런함은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2019-12-09 19:35:00

정지나

주렁주렁 달린 감이 참,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감들아~감사합니다 꾸벅^^

2019-12-06 22: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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