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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복을 비는 불교를 믿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절에서는 수행보다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신도들이 한 달 주기로 돈을 내고 스님들이 제를 지냈습니다. 불교를 믿으면서도 마음속에는 항상 ‘이게 진짜 불교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진짜 불교에 대한 갈증이 늘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집에서 항상 불교 방송을 듣는데, 어느 날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나왔습니다. 김여진 배우가 질문을 읽고 스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스님의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기존에 제가 알던 불교는 알아듣기 힘든 설법을 하거나 기도를 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정말 쉽고 명쾌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정토회를 검색해 보았으나 잘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 ‘법당 찾아오는 길’이라는 화살표를 보았습니다. 제가 사는 근처에 정토회 구로법당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때부터 정토회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해 3월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정토회에서 불교 공부를 하며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다. 이것이 내가 찾던 진짜 불교구나!’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 등 정토회의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정토회에서 공부하며 저의 삶이 바뀌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너무나 감사하여 ‘여기서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법당 청소를 해도 좋고 법문을 들어도 좋았습니다. 이후 천일결사 입재식1과 경전대학, 깨달음의 장2, 인도성지순례 등 정토회 활동이면 무엇이든 참여하였습니다. 정토회는 제가 기존의 불교에서 느꼈던 갈증을 시원한 물을 마신 듯 해결해주었습니다. 정토회를 만나 제가 많이 변했습니다. 정토회로부터 받은 것이 많아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토회의 봉사 일이 많이 들어왔지만, 저는 한 번도 "싫어요"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주어지는 대로 "네"하고 했습니다. 때로는 남편에게 거짓말도 하면서 법당에서 살았습니다. 봉사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남편과 하는 가게 일을 등한시하였습니다. 어떻게든 남편을 돕고자 새벽에 출근하여 서류 정리, 청소 등 시간을 쪼개 일했습니다. 남편이 못마땅하게 생각하였지만, 봉사활동으로 피곤해 남편과 싸울 기력도 없었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토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남편은 술과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새벽 5시 제가 기도하고 있을 때 들어온 적도 많았습니다. 남편이 자식들에게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얼른 자라고 하면 "네가 뭔데?"라며 화를 냈습니다.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남편에게 술은 보약입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70일 정도 지나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쏟아졌습니다. ‘아, 남편도 힘들었겠구나’라고 남편을 처음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 저는 남편과 늘 일도 같이하고 배드민턴도 같이 치러 다녔습니다. 지방에서 배드민턴 대회가 있으면 놀러도 갈 겸 함께 출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정토회에 들어온 후부터 배드민턴을 아예 치지 않았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는 남편이 당연했습니다. 가게 운영도 소홀하니 갈등도 많았습니다. 그때는 그저 정토회에서 하는 활동이 좋아 버텼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남편은 저를 이해하였습니다.
장손 며느리인 저는 1년에 8번 하는 제사를 1번으로 줄이자고 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제사를 합치냐?"라고 남편이 반대했습니다. 계속 요구하면서 주간과 저녁의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였습니다. 몇 년 후 남편이 제사를 합치는 데 동의했습니다. 저는 한 번 결심한 것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남편도 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나 봅니다.
남편이 저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긍정적으로 변해 집안이 편해졌다"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예전보다 조바심도 없고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변한 저의 모습이 좋았나 봅니다. 남편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습니다. 정토회에서 봉사하고 활동하는 것을 크게 제재하지 않고 지켜본 남편의 배려가 참 감사합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 저는 '돈이 전부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집, 좋은 차 등 물질적인 풍요가 잘 사는 기준이었습니다. '돈이면 다 될 거다'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남편과 함께 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부러워할 정도의 경제 수준을 갖춰야 남들이 '저를 인정하고 잘 봐 줄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만들었습니다.
매달 가겟세와 이리저리 지출해야 할 돈이 많았지만, 장사는 늘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전날부터 쉬어야 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생각대로 돈이 벌리지 않는 날이면 ‘돈 버는 게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만만치 않구나’라며 돈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정토회에서 공부하며 돈이 전부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또한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돈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았습니다.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곳에만 쓰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막연한 돈에 대한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아등바등 열심히 하려 하면 더 스트레스받고 일이 잘 안 풀렸습니다. 오히려 잘하려는 생각을 놓으니, 일도 훨씬 잘 풀렸습니다. 직원을 줄이고 남편과 제가 더 움직였습니다. 몸은 더 힘들었지만, 남편과 우애도 깊어졌습니다. 돈 쓸 시간이 없으니, 전보다 돈을 더 모을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그동안 돈에 대한 생각들이 다 별것 아니었음을 알았습니다. 늘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굳이 그렇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돈에 집착을 내려놓고, 돈을 뜻깊고 의미 있는 곳에 써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가 아니라, 제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였습니다. 정토회 덕분에 저는 돈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들을 알았습니다.
제가 자신 없는 것 중 하나가 컴퓨터 실무 관련 일입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전에는 노트북의 기능을 전혀 몰랐습니다. 오프라인 때는 일을 나눠 주는 분배 업무나 다른 업무를 하며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바뀌고,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업무가 많아지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무슨 일을 해도 기획서와 제안서를 쓰는 등 모두 컴퓨터로 작업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컴퓨터 작업 때문에 업무를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잘 못하는 것, 잘 안되는 것은 피하고 외면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심하면 두려움도 생겼습니다. 수행자는 못 하는 것, 잘하는 것에 구애받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안 될 때는 '내 한계가 여기까지구나'라며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이전에는 사물을 보거나 어떤 상황을 접할 때 늘 부정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토회에서 수행과 봉사를 하며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뭐든 ‘아!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럴 만하겠다’라고 생각하니 점점 스스로 이해하고 마음도 편합니다. 또한 어려운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좌절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도 해볼까?’라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꾸준히 정진하고 기도하며 생각지도 못한 해결 방안과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안 풀리던 문제가 신기하게 풀리는 경험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제 저에게 어떤 일을 줘도 ‘그냥 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합니다. 주어진 일을 기꺼이 한다는 마음으로 하니 점차 외면하고 싶은 마음, 두려운 마음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열심히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봉사를 꾸준히 이어 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하는 일, 외면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구로법당 확장불사, 영등포법당의 확장불사와 법당 정리까지 바쁘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도움 되는 일이기에 ‘기꺼이 하자’라는 마음을 냈습니다.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피곤할 때는 집에 가서 힘들어 쓰러진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봉사할 수 있는 뿌듯함, 긍정적인 사고, 가치관의 변화 등 제 삶에 많은 변화를 준 정토회에 감사합니다. 많은 혜택을 받은 보답으로 '10년은 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올해 실천 활동 소임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영양꾸러미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에 이렇게 열악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그동안 제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주변 이웃들에게도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천 활동 소임을 하며 제가 참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고, 복이 많은 사람인지 저절로 알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연탄 배달 봉사도 합니다. 현장 사전 조사를 하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 조건에서 사는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참으로 '소임이 복이다'라는 말이 더 와닿는 요즘입니다. 저는 사회문제나 정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젠가는 행복학교3에서 행복 시민들과 함께 사회적 실천 운동도 하고 싶습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실천에 선두로 나서 분위기 잘 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제 가족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많은 사람이 정토 행자가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실천과 봉사하며 평생 살아가겠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10년 넘게 봉사하는 꾸준함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은 놓지 말고 꾸준히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이익보다 사회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조서현 님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과 함께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그의 활동을 많이 기대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파이팅!
글_이선후 희망리포터 (청년특별지부)
편집_최미영 (국제지부 아태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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