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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비 예보가 있어서 행사를 준비하는 도반들 마음고생이 많았습니다. 비가 안 오길 치성드렸다는 도반이 속출하는 가운데, 한 도반이 '비가 와도 좋고, 안 와도 좋다'며 상황을 정리해 줍니다. 그런데 버스 뒤쪽에서 비가 오길 바랐다는 도반이 혜성처럼 등장합니다. 이유인 즉슨 몸이 안 좋아 쉬고 싶었지만, 모둠장의 '집착' 때문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도반의 농담에 모두 박장대소하지만 피곤하고 힘든 도반의 마음도 헤아려집니다.
만추를 즐기러 왔다는 도반의 말에 차창 밖을 봅니다. 좋은 사람들에게 물들러 왔다는 도반의 말에는 눈을 다시 차 안으로 돌립니다. "나마스떼!"라며 색다르게 인사하는 도반 덕분에 인도에 온 듯 설렙니다. 문경에 마음속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는 말에 고개가 끄떡여지고, 첫사랑이 생각나는 마음이라는 말에는 헤아릴 수 없어 고개가 갸웃합니다.
버스를 타고 가니 장점이 많습니다. 첫 번째, 운전 봉사를 해주는 도반에게 미안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두 번째, 보고 싶던 도반들을 일찍 많이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세 번째, 마이크를 타고 전해지는 도반들의 목소리와 안부, 첫 마음까지 들을 수 있으니 정말 좋습니다.
오늘 첫 순서는 우리지회의 실천지, 선유동 연수원 화단을 가꾸는 울력을 합니다. 보리수 팀이 그동안 예쁘게 가꿔 놓은 화단에 비옥한 새 흙을 더 채워줍니다. 힘든 일도 도반들과 함께하니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수련원 원장 대광 법사님의 인사 말씀을 듣습니다. "연수원을 통째로 천안지회가 가져라, 가져가서 맘껏 써라."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넙죽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법사님 질문 있어요!' 시간입니다. "내 걱정하지 말고 맘껏 질문하라"는 향류 법사님 말씀에 빵 터집니다. 고민으로 약간 어두웠던 얼굴이 법사님의 지혜를 얻고는 다시 환해집니다.
오늘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공지가 있었습니다. 도시락이 없어서 집을 나오는 발걸음은 그야말로 가벼웠습니다. 회원들이 울력하고 질문을 하는 사이에 공양팀은 열심히 '딜리셔스+해피+옐로우 푸드'를 준비합니다.
배도 채웠겠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죠?
진짜 '가을 나들이'를 갑니다. 연수원에서 학천정으로 이어지는 계곡 산책로를 걷습니다. 거침없이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아주 경쾌합니다. 노랑 빨강으로 물든 단풍,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나무 가득 매달린 주홍빛 감까지 정말 '가을가을' 합니다.
널 위해 준비했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계곡 너럭바위 위에서의 명상 시간입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 속에서 얼굴을 스치는 바람결을 느끼며 10분 명상을 합니다. 마치는 알림 소리가 들리지만 눈뜨기가 싫고 일어나기는 더 아쉽습니다.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공양팀이 서둘러 산책에서 돌아와 준비해 준 목련차와 떡으로 몸을 데웁니다. 도반의 정성이 담긴 음식이라 더 따뜻하고 맛있습니다. 오늘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 모둠 뽐내기 시간입니다. 서로 경쟁하듯 몰래 숨어 준비한 장기자랑을 드디어 펼쳐 보일 시간입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즐거운 건 왜 일까요?
준비한 장기 자랑이 다 끝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도반의 치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비를 참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 중강당으로 들어가 간단한 레크레이션을 합니다. 제기차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요! 도반들과 함께하니 뭘 해도 즐겁나 봅니다.
마지막까지 진행을 맛깔나게 해 준 두정모둠 신유선 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배꼽 잡다가 갑니다. 마치는 마음을 간단히 나누고 법사님 마무리 말씀을 듣습니다. 법사님의 사랑을 마음에 담고 뒷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계곡물처럼 마음이 시원해졌기 때문일까요? 뒤돌아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힘찹니다.
글·사진_박은영(대전충청지부 천안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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