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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한 가지도 쉽지 않은데 불교대학생, 불교대학 담당자, 열린법회 담당자, 게다가 자막봉사까지 1인 4역을 한다는 밴쿠버 옆 동네 캘거리의 김윤진 님 소식에 귀가 쫑긋! 한번 만나 보시겠어요?
2년 전 캘거리에서 ‘법륜스님의 희망 강연’이 열렸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참석했는데 공감하는 부분은 많았지만 바로 정토회에 나가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혼자서 1년 정도 유튜브로 스님 법문을 듣다가 캘거리 열린법회를 찾았고, 올해 3월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항상 궁금했습니다. 교회에 오래 다니고 종교와 심리 관련 서적도 많이 접해 보았지만 그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바라보는 각도 자체가 달랐고 합당했으며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었습니다.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호기심이 생겨나서 불교대학 (이하 불대)에도 진학하게 된 것입니다.

불대 수업 초기에는 제가 원하던 답을 바로 얻을 수 없었습니다. 가르침은 좋았으나 깊이가 없다는 생각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근본 불교’ 수업을 통해서 제가 갈구하던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기법, 무상, 무아 등 수업을 들을 때마다 ‘짝’하고 손뼉을 치며 ‘이거구나!’ 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토회의 ‘정’ 자도 모르는 상황에서, 캘거리 불대와 열린법회를 맡았던 오선주 님이 몬트리올로 이사를 가게 되어 담당자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지도 않았던 담당자를 얼떨결에 맡게 되었습니다.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 없고 막막했지만 불법 공부를 그만두기 아까워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때요? 물론 있었습니다. 사실 많았습니다. 불대 도반들과 동기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담당자가 되자 생각지도 못했던 힘든 점들이 있었습니다. 불대 동기들은 모든 상황을 알고 있으므로 내 마음과 같고 100% 지원해 줄 거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여전히 학생으로 오는 것이고 저는 담당자라는 것을 차츰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서 있는 자리가 달랐던 것이지요.
저는 수업에 오며 여러 가지를 챙겨야 했고, 하루도 빠지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학생 입장은 빠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아이들 여름 방학 기간에 출석률이 낮아졌습니다. ‘불대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제 마음을 돌아보니 모든 도반들이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열린법회도 참석하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각자의 생활이 있고 삶의 균형을 맞추며 수업을 선택할 텐데 제 기대와 상이 너무 높았고 거기에 못 미치니까 혼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알아차리고 내려놓으니 편안해졌습니다.
캘거리 불대는 소수이지만 출석률도 높고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지금은 불대생이자 담당자로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도반들에게 매일 감사하고 있습니다. 180도 생각이 돌이켜진 것입니다. 전 세계 최고의 불대 도반들, 캘거리에 모여 있습니다! 하하하. 소임을 맡은 담당자, 수행자로서의 고민과 공부가 모두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열린법회는 불교대학과 그 성격이 달라서 참석하는 목적도 다른 것 같습니다. 불대생들은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문을 두드린다면 열린법회는 이민사회의 허전함과 외로움을 달래고 삶의 괴로움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어 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열린법회 담당자로서 마음 한 켠에 항상 고민이 있었습니다. ‘오신 분들의 괴로움을 풀어주는 데 집중을 해야 하나?’, ‘어떻게 따뜻하게 위로를 해야 할까?’, 스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이 원하는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안 나오실 것 같고, 법에 관심이 없으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는 등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차차 알 수 있겠지요? 새로운 분들이 오면 그분들의 상황이나 문제를 꼼꼼히 살피게 되는데 관심사가 각기 다른 소수의 마음을 골고루 살피는 것이 아직은 힘들고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곤 합니다.
저 자신도 수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런저런 분별심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아!, 내 업식이 이렇구나!’ 하고 돌이켜 보게 됩니다. 소임을 맡기 전에 저는 잘하고 싶은 욕심과 기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대도 많이 내려놓고 사람마다 다름을 인정하게 되니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집니다. 제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도 괴로웠으나 지금은 그냥 할 뿐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1년 동안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저도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자막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즉문즉설은 현재 영어, 불어, 중국어, 독일어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 저는 최초 영상을 보며 한글 스크립트 넣는 일을 합니다. 스님의 말씀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타이핑하면 그것을 기본으로 다른 봉사자들이 각종 언어로 번역합니다. 세계적으로 전법을 하는 데 일조를 한다는 보람과 기쁨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5, 6분짜리 즉문즉설에 한글 스크립트를 넣는데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지금은 조금 빨라졌고요. 한 문장 듣다가 끊고 타이핑하고, 또 돌아가 듣고 타이핑하고를 반복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휙 지나가 버립니다. 타이핑 규정도 지켜야 하고 완전히 집중해야 해서 다른 일과 동시에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문장씩 하다 보니 말씀이 정말 깊이 있게 들려옵니다.
즉문즉설은 양육, 남편 문제, 가족, 관계 등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귀 기울여 듣다 보니 예전에는 가족들에게 사소한 일로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고, 당연하게 요구했던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법문을 듣더라도 나와 연관된 것들이 있습니다. 자막봉사를 하다 보면 법륜스님이 직접 저에게만 말씀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평상시에 했던 고민의 해답을 바로 듣는 기분이지요. 처음엔 봉사자로 시작했는데 하고 보니 봉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제가 이런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겠어요? 해보지 않고서는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깨닫고 배우는 것이 많으니 이 시간이 정말 즐겁습니다. 많은 분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불법을 만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사람을 보는 마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괴로움도 별로 없고, 얽매이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습니다. 예전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화나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걸 아니까요. 사람을 만날 때도 예전엔 ‘저 행동은 아닌데……’ 하고 마음속으로 분별하고 시비했는데 지금은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바라보니 훨씬 편합니다.
불법을 알기 전엔 ‘10개를 가져야 하는데 7개뿐이네. 나머지는 어떻게 갖지?’ 하며 미래만 보고 현재는 보지 않고 살았었던 것 같아요. 또 사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가볍게, 가볍게, 감사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다 보면 행복한 인생이 되는데 말이죠. 지금은 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니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이 듭니다. 제 업식으로 보면 모든 것이 괴로운데 불법으로 보거나 수행자로서 바라보면 괴롭거나 짜증 나거나 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위대한가 깨닫게 됩니다. 순간순간 생각에 사로잡힐 때는 지옥이지만 한 생각 돌이키면 바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알아차리고 돌이키고, 알아차리고 돌이키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불대생임에도 1인 4역을 선뜻 맡아 캘거리 열린법회와 불교대학을 이끌어 나가는 김윤진 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많고 무겁게 생각되는 일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가볍고 즐거울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본인의 수행담을 “네.” 하고 선뜻 내놓아 준 김윤진 님에게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글_최내영 (북미서북부 밴쿠버)
정리_박근애 희망리포터 (북미서북부 시애틀)
편집_김지은 (해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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