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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1일 8차 천일결사 8차 백일기도 입재식. 10명의 영통법당 중창단은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바지를 똑같이 차려입고 곱게 노래 부르기 시작합니다.
“네가 좋아~~너무 좋아~~”
두 손을 가지런히 가슴에 모으고 학창시절 소녀처럼 수줍게 노래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가 카레 송으로 바뀌자, 이 소녀들은 격렬한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완전 좋아, 아 레알 좋아! 샨티 샨티 요가 화이야 핫 뜨거운 카레가 좋아!”
갑자기 장내가 박수로 뒤덮이며 사람들의 폭소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 천일결사 공연 중
2016년 이제 겨우 1주년이 된 영통법당은 처음으로 하는 천일결사 공연으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공연이 한 달 남았지만 방학 기간이라 서로 모이기도 힘들었고 설날까지 끼어 있어 남은 기간이 더욱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단은 새벽 6시 연습!
새벽에 못 나오는 법우는 밤에 따로 개인 특훈을 받았습니다. 각자 동영상으로 개인 연습은 필수였죠.
중창 이후의 댄스곡은 녹음을 따로 해야 했는데 노래방에서 연습하는 것이 마냥 어려웠습니다. 이 모든 것을 불평 없이 해내게 하는 힘이 무엇이었을까. 이 공연에 임하던 각오와 공연 후의 소감에 대해 나누기를 해봅니다.
최이슬_ 입재식에 참석하면 공연을 보며 즐기기만 했었습니다. 막상 대중 앞에 선다는 것이 부끄러웠고, 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음 낼 도반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았고요. 하지만 막상 논의가 시작되자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재능 있는 도반들이 뜻밖에 많았고 그들의 열정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음치, 박치, 몸치인 저는 끝까지 감당 못 할 것 같아 슬쩍 빠지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도반들께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차피 입재식에 갈 건데 못할 것도 없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네! 하고 합니다.’ 하며 용감히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보윤_ 저는 사실 부총무님이나 불교대학팀장님이 공연 이야기를 꺼낼 때 하겠다는 보살들이 있을까 생각했고 저도 마음이 없었습니다. 괜히 일 만들기 싫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함께한 불교대학 도반들이 워낙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라 선뜻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나같은 게 아니구나, 정말 각자 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다르구나 알게 됐습니다.
참여하겠다고는 했지만 내가 왜 이 공연을 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지 속으로는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연습은 열심히 했지만 ‘왜 이러고 있나’ 하고 가끔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절에서 수행, 보시, 봉사만 하면 되지, 이런 건 왜 하는 걸까?’라며 궁극적인 의문이 계속 들어 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마치고 법륜스님을 비롯한 법사님들, 천일결사자들이 한마음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아~ 이거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함께 같은 길을 가는 수행자들과 즐겁게 웃을 기회, 그들을 웃게 할 기회, 100일의 시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긍정 에너지를 준 기회라는 게 가장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동안 가졌던 의문이 싹 풀리고 나 자신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박점옥_ 공연을 준비하며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아이처럼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마음으로 많은 것을 움켜쥐고 있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공연 당일 무대에서 갑작스레 공연변경사항을 통보받았는데, 그때 일렁였던 제 마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공연으로 뜻밖의 소득도 있었는데요, 대학졸업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를 만났습니다. 공연하는 제 모습을 보고 긴가민가하며 무대로 찾아왔더군요. 지난 천일결사에선 우연히 과 동기를 만나기도 했었는데 정말 깜짝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뻤답니다.
▲ 공연 전 긴장 속에서도 스마일~~^^
모든 봉사에서 봉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것처럼 영통 중창단들도 이번 공연으로 많은 것을 얻고 느꼈습니다. 수행과 봉사의 통일을 통해 어떤 일이나 소임에도 방긋 웃으며 “네” 할 수 있는 정토행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함께 준비하며 서로의 끈끈한 도반 애를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하기 전의 두려움, 잘하고자 하는 욕심 그것을 극복하고 또 한 번 자신들의 숨은 모습을 찾은 도반들은 이제 다음 소임을 기꺼이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글_정혜경 희망리포터 (수원정토회 영통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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