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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래법당 수요수행법회의 특별한 열림과 닫힘을 소개합니다. 동래법당 수요법회는 작년부터 정회원 세 모둠(지금 여기에, 동래 지킴이, 금샘뜰 모둠)에서 돌아가며 법회 준비와 마무리를 하고 있어 신규 회원의 정착과 법회 활성화를 돕고 있습니다.
수요일 아침 8시 30분, 공양간에서는 보글보글 찻물 끓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사시예불 집전자 정정숙 님은 집전에 앞서 지극한 정성으로 대중이 마실 찻물을 끓여놓는다고 합니다.
8시 50분, 공양에 쓰일 재료들을 다듬고 준비하는 당번 행자들의 조용하고도 빠른 움직임이 보입니다. 법회 당일 공양에 쓰일 재료는 하루 전까지 모둠 소통방을 통해 메뉴를 공유한 후 공동 구입을 합니다.
9시 20분, 오늘 대중공양을 담당할 모둠원 모두가 모여 여는 모임을 합니다. 모둠원들은 여는 모임에서 역할을 나눈 후 다듬어진 공양 재료로 먹음직스런 공양 만들기를 본격 시작하였습니다.
공양 준비로 한창 바쁜 ‘동래 지킴이’ 모둠장 고상현 님은, “공양 준비를 위해 모둠원들 모두 작은 역할이라도 함께 하니, 일도 수월하고 한마음이 되는 것 같아요. 함께 하니까 도반으로서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더욱 커지기 때문인가 봐요.”
지난 일 년 동안 모둠장이 되어 힘든 기억보다 모둠원들에게 고마운 기억이 더 많았다며 입가에 미소를 띄웠습니다.
▲ 공양 준비가 한창이네요. 보글보글~지글지글~ (금정지역 정회원 모둠 '금생뜰')
법당 안에서는 여법한 법회 준비를 위해 방석을 가지런히 깔아놓고, 법당 밖에서는 주변 계단도 쓸고, 화장실도 정리하는 바쁜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법당 입구에선 법회에 참석하러 오는 대중들에게 눈을 맞추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출석 확인 부탁합니다.”라고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법당 맞이 행자들의 미소가 따뜻합니다.
▲ 한결같이 환한 미소로 법당 맞이하는 동래법당 정토행자들입니다.
오전 10시, 법회가 시작되자 60여 명이 참석한 법당에서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독송 소리가 큰 원을 그리며 울려 퍼졌습니다.
오늘 법을 설해주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께 법을 청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청법가와 삼배를 올린 후 ‘즉문즉설’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오늘 상영된 즉문즉설 속 질문자들은 대체로 자기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지도법사님과 주고받는 대화도 무척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법당 안 대중들도 그러했는지 법당 안은 몇 번씩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질문자 중에 2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어렵게 지내다 6년 전에 불교방송에서 지도법사님의 법문을 듣고 생활이 편안해졌다는 분의 사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분은 남편과 사별한 후 술에 빠지고 노래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했으나, 스님 법문 듣고 크게 느낀 바 있어, 술도 끊고 ‘관세음보살님’을 트로트에 붙여 부르고 다닐 정도로 생활도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지도법사님께서는 질문자에게 1,500년 전 가난하고 고통받던 천민들을 위해 법문을 노래에 담아 여기저기 부르고 다니며 그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었던 원효 스님 이야기를 들려주시고는 무주상 보시의 공덕이 한량없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여러 질문자와 법륜스님의 대화를 들으며 웃고 공감하기를 1시간 남짓, 법문은 끝이 났습니다. 동래정토회 동래법당은 법회를 마친 후 4개 모둠으로 나누어 마음나누기를 합니다. 법당을 처음 오는 분들을 별도의 모둠으로 편성하여 좀 더 편안한 가운데 마음 나누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나머지 분들은 당일 개인이 자유롭게 모둠을 선택하여 참여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늘 안고 사는 고민을 질문자들을 통해 들으니까 다 내 얘기 같고 스님 말씀 들으니까 나한테 하는 얘기 같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인생이 그렇게 제 맘대로 안돼요.’하는 말씀 듣고 ‘아! 그렇지 그런데 나는 왜 내 신랑을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와 같은 대중들의 진솔한 마음 나누기들을 통해 우리는 모두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 4 모둠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마음 나누기 시간♪♬
마음나누기가 끝난 후 수요법회 담당자 석은미 님께 법회 운영 전반에 관해 물었습니다. “지난 일 년간 소임을 맡으며, 누구나 편안하게 와서 법문 듣고 마음나누기할 수 있는 수요법회를 꿈꾸었어요. 정회원 모둠에서 법회에 관한 모든 준비와 마무리를 해주신 덕분에 법회 운영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어요. 형식적인 마음나누기를 지양하기 위해 4모둠으로 나누어 법문을 들은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도록 애썼어요. 4모둠 중 한 모둠은 새로 법당에 오신 분들로 편성해서 그분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새로운 공간에서 느껴지는 낯설음을 덜어드리려 했고요. 그런 노력 때문인지, 올해 봄 불교대엔 작년 가을 법당에 새로 오셨던 분들이 입학을 많이 하셨어요.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제게 큰 보람을 안겨주었어요. 모두의 덕분인 것 같아요.”라고 환한 얼굴로 이야기합니다.
▲ 평균 50~60명 대중이 함께하는 공양은 발우공양으로 진행되어요.
점심 공양 후 3층 사무실에서는 자원 활동가들의 바쁜 움직임과 여기저기서 각 정회원 모둠의 닫는 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대중 방에는 삼삼오오 모여 차담을 나누는 대중들이 있어 그분들에게 동래법당 수요법회에 관해 한 마디 부탁했습니다.
“수요법회 나와서 법문 들은 힘으로 일주일을 잘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절에 가면 공양간 보살이 공양 준비하고 종무소에서 법회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여기는 법문 들으러 온 대중이 주인이 되어 법회 운영, 공양 준비 같은 모든 활동을 함께하니까 더 믿음이 가요.”
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법당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해서 집 밖을 나오는 순간부터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관세음보살’을 읊으며 온다는 연화회 노보살님의 말씀에 마음이 찡해왔습니다.
오늘 수요법회를 듣기 위해 동래법당에 가득 모인 60여 명의 대중은 마치 다양한 꽃들이 모여 이룬 예쁜 꽃밭 같았습니다.
글_이시연 희망리포터 (동래정토회 동래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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