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울산법당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학교에서 희망을 전하는 교사 김순욱 보살 이야기


[울산정토회 울산법당]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학교에서 희망을 전하는 교사 김순욱 보살 이야기

정토회와 인연이 된지도 벌써 7년 가까이 되었다. 제6-4차 천일결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천일결사 입재자로서 수행의 끈은 놓지 않았지만 습관에 휘둘려 게으름을 피우다가 올해 들어 적극적인 마음을 내게 되었다. 정회원이 되었고, 새로운 백년을 여는 제1기 통일의병 임명장도 받게 되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에는 주변과 이웃, 세상에 대한 관심보다는 욕심과 집착으로 바라고 구하는 마음으로 살면서 스스로 괴로움을 만들고 있었다. 외향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외부활동을 좋아했던 나는 늦게 결혼했는데, 엄마로서의 역할과 책임보다는 나의 일과 성장, 돈에 대한 욕구에 더 충실했었다.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집에 와 아이들을 귀찮아하고 내 기분 내키는대로 대했다. 그 과보는 큰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안하고 산만한 태도에다 공부에는 흥미가 없고 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을 보자 나를 돌이키게 되었다. '내 욕구를 채우느라 아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 주지 못하고 사랑해주지 못했구나!' 하는 자책과 참회의 마음이 올라왔다. 

나의 무의식 속에서는 엄마에 대한 사랑의 허기가 있었는데 지금 나도 아들에게 그 상처를 물려주고 있구나! 나의 어리석음을 느껴져 깊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아들을 보살펴 주지 못한 시간에 두 배를 곱한 시간만큼 관심과 사랑을 줘야된다고 하신 법륜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기도를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자. 우리 아들은 커가고 있는 중이다. 조금 늦을 뿐이다. 엄마인 내가 믿고 기다려 주는 게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와 나에게 돌아옴을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아들을 탓하고 비난하는 마음 내려놓고 참회기도를 하였다. '우리 아들은 아무 문제없습니다. 우리 아들은 부처님입니다.' 아들의 불성을 믿고 기다리고 존중해 줘야한다고 매일 다짐하였다. 

그동안 엄마로서 든든한 의지처, 기둥이 되어주기보다 아들이 불안해서 하는 행동을 보고 화내고 원망했던 어리석음을 깊이 참회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다. 아들이 이상하게 행동할 때는 '우리 아들이 많이 불안하구나. 불안해서 하는 행동이다.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안심하자~' 내 마음이 변하니 아들도 점점 안정되어 갔다. 

기도한지 5년이 지나자 아들은 “엄마가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는 소리를 들으면 참 편하고 좋아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고맙고 눈물이 났다. 아들이 변할 거라고 느껴졌다. 이후 가끔 출근시간이 늦어 108배를 빼 먹으면 “어머니가 모범을 보여주세요.” 하면서 야단을 치기도 했고, 감정에 휘둘려 화를 내면 주눅 들지 않고 “어머니! 지금 알아차림이 부족합니다.” 하고 훈수까지 하는 거였다. 정말 아들은 나의 부처님이었다. 아들의 행동을 시비하지 않고 내 마음을 살피고 꾸준히 수행 정진하니까 나와 주변이 모두 편안하고 안정되어 갔다. 지금 중3인 아들이 작년에 인도와 히말라야 여행을 한 달 동안 다녀왔다. 조금씩 주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들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을 보니 나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새벽기도는 계속하고 있었지만 직장, 아이들이 어리다는 핑계로 제대로 수행법회나 봉사활동은 하지 않았는데 2015년 2월에 박숙경 보살이 교사정토회와 일요수행법회를 같이 하자는 제의를 해서 '나도 잘 쓰이고 싶다. 학교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학교에서도 정토회와 관련된 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여 사회에 잘 쓰이는 사람을 키워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시민학교 내용을 참고해서 JTS동아리를 만들었다. 봉사, 환경, 통일을 중심 활동으로 하는 봉사동아리를 만들었다. 새로운 동아리인데도 의외로 관심 가지는 학생들이 많았다. 1, 2학년을 대상으로 10명씩 20명을 뽑았다. 정기적으로 울산 교사정토회와 연합하여 JTS 세계 빈곤·문맹퇴치 거리모금 캠페인 활동을 함께하기로 결정하였다.

매월 2시간씩 격주로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하는데 동아리 첫 시간 구성원들을 만나보니 자유로운 행동형의 학생들이 많아 산만하여 이끌어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처음 법륜스님의 동영상을 보여주었을 때 머리 깎은 스님이 나온다고 웃었던 아이들을 보자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요즘은 법륜스님 동영상을 보여주면 “우리 JTS동아리의 멘토, 스승님이시다!” 하기도 한다. 처음 JTS 세계 빈곤·문맹퇴치 거리모금 활동을 나갈 때는 많이 염려했었는데 학생들이 점점 적극적으로 바뀌고 목소리도 커졌다. “1,000원이면 굶어 죽어가는 아이 2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감동스럽기도 하였다. 이런 정기적인 활동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로 움츠러들어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세상을 경험하게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게 할 수 있었고, 감사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게 해 주어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작은 노력으로 생명을 살리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긍심도 가지는 듯 했다. 6월 1일 학교 개교기념일 임시휴교일인데도 네팔 대지진 구호 캠페인 JTS 거리모금 활동을 하여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점점 변화되어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하다.





환경에 대한 활동으로 그룹별로 비빔밥 재료를 준비하여 빈그릇 운동도 체험하였다. 마지막 단무지로 그릇 씻은 물을 모두 나누어 마시게 했는데 못 마시겠다고 난리치던 아이들이 빈 그릇 운동의 중요성을 깨달아 요즘 매일 점심시간 25분간 3명씩 조를 짜서 학교 급식소에서 빈그릇 운동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 빈그릇 운동캠페인을 하면서 동아리 학생들은 음식을 남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남기는 아이들을 보면 많이 속상하다고 얘기를 하기도 했다. 빈그릇 운동캠페인 덕분에 학교 음식물쓰레기가 줄었다고 영양사로부터 얘기를 듣게 되어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학기 초에는 통일교육을 하는 것이 나는 부담스러웠는데 동아리 학생들이 더 빨리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태도였다. 올해 통일 의병교육을 받으면서 통일에 대한 나의 태도와 의지가 달라짐으로써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통일교육이 전해질 수 있었다. 지난주에는 ‘통일 코리아!’를 외치며 ‘통일을 위한 우리들의 준비’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그룹 토론하여 발표를 하였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학생들의 입에서 모두 나오는 것을 들으면서 희망과 큰 감동을 느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여러 JTS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고 보람된다.

그동안 주체적으로 살지 못했던 내가 학교에서나 집에서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고자 노력하니 밖에서 구하려고 할 때 보다 더 행복했다.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임을 깊이 새기며, 항상 깨어 있도록 수행 정진하고, 가족과 이웃,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인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글/ 김순욱
담당/ 정은진 희망리포터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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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티

보살님~감동적인 시간들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9-25 14:00:13

정은영

김순옥 보살님 감동적인 수행담 감사합니다.. 보살님의 글이 희망의 메세지로 다가옵니다.

2015-09-23 17:05:34

정영미

김순옥 선생님 정말 훌륭하십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정과 나아닌 주변이웃들도 생각할수있도록 한것 그것이 참교육이라 생각합니다

2015-09-22 19: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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