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희망을 말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이야기
김정주 님은 우연처럼 대학생 시절 동북아 역사대장정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이어서 방황해도 괜찮아 강연에서 소임을 맡고 대학생 공동체살이를 하면서 수행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정토회 활동만 하는 자신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대학생 정토회 운영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불만이 쌓였지만, 수행하며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꿔나갔습니다. 김정주 님은 지금 산을 오르는 중이라고 합니다.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문득 뒤돌아보면 한 뼘 성장한 자신이 보인다고 담담히 말합니다. 기암괴석이 뾰족하게 솟아있고, 깊은 계곡이 있는 설악산 같은 수행담도 멋있지만, 오늘처럼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이 끝없이 수려하게 펼쳐지는 지리산 같은 수행담도 참 매력적입니다. 작은 우물 안 개구리 인도 성지순례 중 전정각산에서.right 학창 시절 이른바 학구열 높은 지역에서 살았습니다. 좁은 동네라 어른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쉬워 눈치를 많이 보았습니다. 남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모든 기준은 내가 아닌 바깥에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집니다. 움츠러든 마음을 스스로 살펴 펼쳐보려 해도 눈에 보이는 세상은 작고 못마땅해 보였습니다. 크면서 점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땅따먹기 돌을 던지며 놀다가 아파트 유리창을 깬 적도 있고, 학교에서는 괴롭히는 남자애들을 쫓아가 정강이를 걷어차서 다치게 하기도 했는데, 가정통신문에 ‘구두를 신겨 보내지 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키우기가 참 힘들었다고 하면서도 큰소리 없이 저를 품어주었습니다. 아버지도 늘 저에게 “잘한다, 최고다, 앞으로도 잘할 거다”라고 응원해 주었습니다. 부모님은 사회의식을 가진 분이었고, 특히 아버지는 저에게 공부만 강조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든지 인간부터 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나무만 보다 드디어 숲을 보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우연히 홍보 메일 한 통을 열었습니다. ‘동북아 역사 대장정’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토회, 법륜 스님도 모른 채 별생각 없이 지원했고, 2012년 동북아 역사 기행을 떠났습니다. 그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태프, 활동가 모두 자원봉사로 일을 한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활동가들의 환한 얼굴과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순수한 마음과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전국 300회 강연 중에 대학생 대상 ‘방황해도 괜찮아’ 강연에서 무대 기획팀장과 모둠장 소임을 맡았습니다. 선배 도반들 도움받으며, 때로 실수도 하면서 부딪혔습니다. 미숙했지만 곁에는 늘 선배 도반들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공동체살이를 하면서 ‘방황해도 괜찮아’ 전체 총괄 소임을 할 때 일입니다. 행사 전날까지 해당 기술팀과 소통이 되지 않아서 문제가 산적해 있었습니다. 저녁 10시가 넘도록 사무실에 있었는데, 팀장이 이제 퇴근하고 회관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당장 내일이 강연인데, 이 일이 우선 아닌가?’ 의아했고, 마무리해야 한다 싶었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회관으로 갔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됐고, 분해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참 뒤에야 팀장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삶에서는 개인의 고집을 세우기보다 작은 수칙 하나라도 잘 지켜야 하는데, 제가 수행은 하지 않고 일만 하고 있었습니다. 공동체 수칙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직장인 자세로 일한 것입니다. 그때 공동체에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가벼이 여기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무만 보다가 시선을 넓혀 숲 전체를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과 참 잘 지나왔구나 한창 수행하는 재미를 알아가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제가 열심히 취업 준비하는 줄 믿고 있던 아버지는 “요즘 뭘 하고 다니냐? 인생 똑바로 살라”고 했습니다. 그 한마디에 제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어머니의 갖가지 걱정에는 또박또박 말대꾸하곤 했지만, 아버지에게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아버지가 ‘사람됨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한 말과 행동이 모두 거짓이라고 느껴지면서 아버지가 속물처럼 보였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백일출가 입재를 앞두고 경주 본가에 내려갔을 때입니다. 백일출가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얼른 집을 나오는데, 어머니가 맨발로 뛰어나오더니 땅바닥에 주저앉아 우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차마 입재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서울 회관에서 상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수행 과제로 3,000배를 하는데 저도 모르게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놀랐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나를 붙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집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때부터 의지심을 없애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수행을 새로이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지만, 천일 결사 입재식을 시작으로 매일 꾸준히 정진하며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또래 친구들이 취업 준비와 스펙 쌓기에 한창일 때 절에 들어가 살고 있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님 마음이 이해되었습니다. 제가 부모님께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주변의 이해를 바라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일사 수련에서 무변심 법사님께 수행 점검을 받는 날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대학생 정토회 운영에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고 푸념했습니다. 법사님은 제 말을 차분히 다 들으시고는 “경주 씨는 참 부정적이네요”라고 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창의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법사님 말씀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빵빵하게 부푼 풍선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자신을 처음으로 직시한 듯 신선했습니다. 그때부터 눈앞의 사실을 보려고 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었습니다. 같은 일도 상황을 그대로 보려고 하니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1년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대전 법당 공양간에서 여럿이 함께 일하던 중에 한 도반이 실수를 했는데, 그때 바로 “괜찮아, 다시 하면 되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도반이 “이야, 경주는 되게 긍정적이네”라고 하는데 법사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제가 불법을 통해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3년 넘게 꾸준히 기도하고 명상하는 모습을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지켜본 어머니가 어느 날 식사를 하며 법륜 스님 법문을 듣고 있는데 참 좋다고 하더니 제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완강하던 부모님의 눈에도 수행하며 긍정적으로 변하는 제가 보였던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마주했을 때는 마음 아팠던 때도 있지만, 지금은 산을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멈춰서 뒤돌아보면 한 뼘 성장한 내가 보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씨앗을 싹 틔워 열매를 맺도록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도반들에게 지도 법사님이 “영화 보고 감동하는 것과 똑같다. 영화 보는 동안 감동을 받아도 영화관 밖에 나가면 잊어버리는 것처럼, 여기서 좋다고 감동을 받아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기 쉽다. 성지순례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가려면, 한국에 돌아가서도 수행을 꾸준히 이어 나가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느낀 감동과 환희를 한국에 가서도 이어 나가고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온 지금 회관 근처 공유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백일 법문 기간 기도에 참여하며 법문을 들었습니다. 백일 법문 후에도 매일 아침 기도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오전 8시 기도와 사시 예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1,080배를 했는데 늘 변함없이 맑은소리로 정근을 하시는 유수 스님과 불사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공덕의 크기가 얼마나 될까? 우습지만 숫자로 계산해 봤습니다. 1,080배를 평균 170명이 14주 동안 했으니까 257만 400배가 됩니다. 정근 공덕의 크기가 257만 400배만큼일까? 생각하는 순간, 1,080배 정진을 위해 청소와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의 공덕이 모든 장소에 가득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갠지스강 모래알처럼 많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 경이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천배를 했다는 뿌듯함만 있었는데, 마지막 주에는 ‘모두의 힘으로 내가 할 수 있었구나, 혼자 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의심하고 따지는 습관이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온전히 실천한다면 방황하는 일은 없겠다 싶습니다. 엉뚱한 일에 애쓰지 않고 돌이켜볼 힘이 생깁니다. 대학 과정 중 중요한 졸업 조건인 3학년 현장 연구 시기에 휴학하고 대학생 정토회 활동을 할 때 지도교수가 “경주가 진짜 대학을 찾아갔구나”라고 한 말은 지금도 제 자부심입니다. 남들이 가고 싶은 대학이 전부이던 우물에서 나와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개구리가 된 것 같았습니다. 선배 도반들에게 받은 씨앗을 싹 틔워 앞으로도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수행하며 부처님의 바른 법을 통해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습니다. 2013년 공주부여 역사기행에서 이 글은 2025년 9월 호에 수록된 청년수행톡톡입니다. 글김경주 편집월간정토 편집팀 투고 및 후기 작성하러 가기 법보시 및 정기구독하러 가기
3년의 자리, 변함없는 기다림_천안지회 JTS 거리 홍보 캠페인 회향 현장
꽃샘추위로 잔뜩 움츠러든 거리는 며칠 전 내렸던 진눈깨비로 제법 쌀쌀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파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온양온천역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천안지회는 3년간 이어온 JTS 거리 홍보 캠페인을 회향하며, 천안 지역 5개 모둠이 함께 모였습니다. 9시 30분부터 하나둘 모여든 봉사자들은 차량에서 물품을 내렸습니다. 복지 꼭지님이 테이블과 모금함을 가져오지 않아 잠시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실천 활동 담당자는 재빠르게 근처 빵집에서 빵 상자를 얻어 테이블을 만들었고, 봉사자들은 능숙한 솜씨로 조끼를 입고 패널과 플래카드를 걸었습니다. 준비가 하나씩 갖춰지고 10시가 되자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JTS 홍보 패널과 플래카드 설치하는 봉사자들과 아이들 모두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복지 꼭지님이 명심문으로 여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때 배워야 합니다.“ 사회자의 여는 말로 시작한 캠페인 분위기는 참가자들의 구호와 함께 점점 고조되었습니다. 로고송이 나오고 어색한 율동이 시작되자 사람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시민들은 율동이 신나는지 서투르게 따라 하거나, 신기하게 쳐다봤습니다. 밝은 분위기가 살아나고 캠페인이 궁금한 어르신들이 모여들고, 기부하는 시민도 있습니다. JTS홍보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 40분 동안 캠페인을 진행한 후 닫는 나누기가 이어졌습니다. 봉사자들 얼굴에 땀과 함께 뿌듯함이 묻어났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캠페인에 관심도 많고 기부도 해서 뿌듯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그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홍보 효과도 커지는 것 같아 좋은 마음입니다. 광장에서 이런 율동을 하는 것은 JTS여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율동하면서 땀이 났습니다. 신나고 재밌습니다. 혼자 했으면 머리에 꽃을 꽂은 사람이라고 이상하게 봤을 것 같아요. 여태 보기만 하다가 직접 참여하니, 눈길 한번 주는 것이 힘이 됩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를 보면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홍성지역 JTS 거리 홍보 캠페인 서산지역 JTS 거리 홍보 캠페인 2025년 11월 JTS 거리 홍보 캠페인 천안 삼거리 공원 3년간의 JTS 거리 홍보 캠페인은 회향을 맞이하기까지 절대 가볍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천안지회는 천안·홍성·서산 3개 지역에서 연중 8개월 동안 쉬지 않고 거리에 섰습니다. 비가 오는 날도, 눈이 내리는 날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실천 활동 담당 이화영 님은 그 3년을 회고하며 말했습니다. 천안지회의 자랑입니다. 처음 복지 꼭지와 일을 시작하면서 원을 같이 세웠습니다. 도반과 같이하다 보니 어렵지 않게 원을 이뤘습니다.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팻말 들고 홍보한 적이 있는데, 캠페인 하는 우리도 즐거웠고, 시민들의 반응도 좋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천안지회 지회장 대행 이복순 님은 꾸준함이 가져오는 힘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참여도가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그동안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 아닌가 해요. 매달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꾸준히 홍보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도반들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어 일정 잡기도 좋고, 시민들에게도 흥겨운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도반들과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처음 참여한 두정모둠 새내기 회원도 소감을 전했습니다. 가톨릭 신자로 예전에 이런 행사를 많이 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이런 경험을 하게 되어 새롭고 재밌습니다. 도반들의 봉사 정신도 알게 됐고 같이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JTS 거리 홍보는 모둠 소통방 홍보와 도반들과 함께하는 현장 홍보 두 가지입니다. 현장 홍보가 잘 되려면 모둠 홍보가 더 중요합니다. 모둠장들이 먼저 포문을 열어야 더 많은 도반이 거리로 나올 수 있습니다. 2026년 3월 JTS 거리 홍보 캠페인 봉사자 단체 사진 온양온천역 광장은 온천을 즐기기 위해 서울에서도 찾아오는 곳입니다. 3년간 매달 지속한 캠페인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었습니다. 세상 속으로 걸어가 사람들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세상과 함께 가겠다는 원이었고, 세상에 회향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자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없이 세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 참여한 새내기 도반이 눈길이라도 한번 보내야겠다.라는 마음을 낸 것처럼, 작은 발걸음 하나가 캠페인을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그 눈길들이 모여 배고픈 사람이 밥을 먹고, 아픈 사람이 치료받고, 아이들이 제때 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날도,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는 날도. 매달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서면 세상이 보입니다. 바쁘게 지나치던 사람들의 눈길 속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어르신의 미소 속에, 어색하게 따라 하는 율동 속에 우리가 전하는 나눔이 조용히 스며듭니다. 당신의 파란 조끼가 함께 나부끼는 날을 기다립니다. 글김종호 사진김종호 편집여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