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유럽 강연을 물들인 모자이크 붓다 : 봉사자들의 걸음
유럽 곳곳에서 펼쳐진 이번 강연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한마음으로 모여 법을 전한 감동의 여정이었습니다. 각 도시에서 만난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과 정성은 수많은 순간을 빛나게 했습니다. 인연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모자이크 붓다’처럼, 봉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유럽을 아름답게 물들였습니다. 런던, 전현미 님 ‘조화로운 봉사와 감동의 현장’ 런던 한국어 강연의 총괄을 맡으면서, 지난 2023년 경험과 기존 네트워크 덕분에 준비 과정이 훨씬 쉬웠습니다. 봉사자 모집은 매우 순조로워, 이번 강연에는 정토회원 16명과 일반인 28명을 포함해 총 44명의 봉사자가 참여했습니다. 특히 팀을 이끄는 경험 많은 꼭지들이 있어 역할 분담과 의사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에 서먹했던 분위기도 집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회의를 진행한 후, 단합이 더욱 잘 이루어졌습니다. 준비 과정에서도 봉사자들이 적극적이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 입국 강연 전날 런던 지하철 파업으로 사전 신청자 취소 메일이 다수 접수되었지만, 당일 오전 사전 접수자가 늘어 충분한 청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봉사자 결손에 대비해 봉사자들은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강연장에 모여 총연습, 영상, 조명, 객석 의자 등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점검했습니다. 덕분에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봉사자들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님과 청중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좌석은 가득 찼으며, 스님은 꽉 찬 청중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환경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강연 직후 시작된 책 사인회는 내부 팀의 신속한 질서 정비 덕분에 긴 사인회와 도서 구매 줄이 혼란 없이 깔끔하게 구분되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장은 위치나 규모 면에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님의 책상과 의자가 있는 연단이 낮았습니다. 스님은 청중과 눈을 맞추며 법문하기 위해 2시간 넘게 서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강연장 내부는 아름답고 웅장했으나, 천장이 높은 돔형 구조로 인해 소리의 울림이 다소 강했습니다. 그로 인해 뒤쪽 객석에서는 질문과 응답이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청중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청했고, 그 집중력과 진지함은 강연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강연 이후, 9월 정토불교대학 유럽 반 담당자였던 저는, 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강연에 감동했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런던 강연의 가장 큰 자산은 경험 많은 팀 꼭지뿐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봉사에 쓴 일일 봉사자들의 소중한 마음이었습니다. 청중 수도 전년 대비 많이 증가했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강연장 선택, 사전 접수, 주기적인 온라인 홍보, 봉사 의향자 사전 발굴, 접수 상황 수시 점검과 필요시 재홍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또한 사전 접수자와 여러 차례 이메일로 소통하며 참석 여부를 확인한 점도, 지하철 파업 같은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여러 봉사자가 조화롭게 협력하며 준비와 운영을 원활하게 수행한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원 간의 호흡이 탁월해 큰 어려움 없이 모든 일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런던 강연은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고마움만이 가득했던 현장이었습니다. 파리, 곽안숙 님, ‘총괄로서 얻은 배움과 깨달음’ 이번 파리 강연에서는 총괄로서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연 준비 과정에서 부담과 갈등을 경험했습니다. 과거 경험과 달리 이번에는 방콕 방문 등으로 준비 과정에 공백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다른 이의 지적을 받는 듯한 느낌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봉사의 의미와 자신의 한계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강연 현장에서 팀원들의 도움과 협력이 없었다면 강연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웠음을 실감하며, 서로 돕는 경험 자체가 수행이자 배움임을 느꼈습니다. 또한 내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하며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불어 한국어 강연 책 판매 파리, 최선영 님, ‘봉사에서 찾은 행복과 성장’ 이번 강연 준비 과정에서 “한 사람의 작은 힘이 모여 모자이크 퍼즐을 맞추듯 일이 진행된다.”라는 점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당황했지만, 다른 봉사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의 역량과 경험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스님의 헌신과 강연 모습이었습니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참가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지혜로운 말씀을 나누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제 힘든 감정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봉사는 결국 자신에게 큰 행복과 성장을 가져다주는 길임을 배웠습니다. 밀라노 듀엣 공연, 노래 ‘고향의 봄’, 파리에서 밀라노까지, 마음으로 이어진 노래 강연이 끝난 뒤 밀라노로 이동했을 때, 제게는 특별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노래 제안을 받았지만, 소임이 많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날, 제게 “노래하는 사람 아니가?”라고 미소 지으며 물었습니다. “맞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이번엔 왜 노래 안 불렀노? 이태리 가서 꼭 불러라.”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에 ‘그래, 가벼운 마음으로 불러보자’라는 생각이 들며 용기가 났습니다. 이탈리아 강연에서 〈고향의 봄〉을 저는 재즈 버전으로, 김애경 님은 성악 버전으로 불렀습니다. 앞자리에서 스님이 환하게 웃으며 듣는 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염려가 녹아내렸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많은 분이 다가와 “정말 감동적이다.”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 말은 지금도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았습니다. 공연 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김애경 님과 노래하며 ‘함께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혼자였다면 결코 만들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봉사와 음악이 맞닿는 지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지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이 곧 수행이며, 그 안에서 나 자신도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번 파리와 밀라노 강연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는 수행의 장이었습니다.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아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것 또한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앞에서, 또 누군가는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사람마다 쓰임이 다르구나, 그 자리마다 빛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임을 이번 여정을 통해 깊이 깨달았습니다. 밀라노, 김애경 님, ‘인연이 이어져 꽃피운 강연’ 11년 전,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사를 돕던 중 스님이 “이것도 인연이니 사진을 함께 찍자.”라고 하여 그 사진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2019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 후, 정토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 왔습니다. 현재 저는 독일 모둠장이지만 이탈리아에 거주하며, 2025년 유럽 강연에서 밀라노가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총괄을 맡았습니다. 강연 장소를 찾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밀라노에 거주하는 두 명의 도반과 힘을 모아 적절한 장소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사는 도반들이 김밥 준비를 도와주었고, 새벽에는 함께 108배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다 함께 김밥 50줄을 싸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접수팀 준비, 왼쪽부터 김애경 님, 권정화 님, 이혜경 님, 곽안숙 님 강연 후 아쉬움도 있지만, 가장 뜻깊었던 일은 이번 강연 봉사에 참여했던 일반인 네 명이 9월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와드리러 왔어요.”하고 온 분들이 수행의 길에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밀라노에는 정토회 회원이 많지 않지만,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거쳐 전법회원까지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마음으로 원을 내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스님도 강연에 무탈하게 임했고, 강연 장소도 훌륭했습니다. 밀라노까지 와서 멋진 음성 공양을 해준 최선영 도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자이크 붓다’처럼 인연이 맞물리는 경험을 실감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 한편에는 고마움만 남았습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마음을 모으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뒤셀도르프, 김민지 님, ‘함께여서 가능했던 강연’ 저는 이번에 뒤셀도르프 한국어 강연 총괄을 맡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해야겠다.’라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었던 회원님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뒤셀도르프에 남은 정토회원이 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스님 강연을 국제지부에서 주관해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해외지부 주관으로 열린다고 하니 부담보다 ‘내가 해 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생각보다 더 챙겨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경험 많은 도반님들을 믿고 진행했지만, 제가 직접 처리해야 할 일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꼭지 구성을 비롯해 지원팀이 따로 없으니 세세한 실무를 거의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총괄’이라는 역할이 단순한 조정자가 아니라, 모든 부분을 살피고 균형을 맞추는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연을 마친 후 감사하게도 부총괄 최은실 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부총괄님과 계속 소통하며 “이건 이렇게 하면 좋을까요? 그건 내가 도울게요.”라며 제안과 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함께한다.’라는 의미를 깊이 느꼈습니다. 초반에는 봉사자 모집이 쉽지 않아 열 명 남짓으로 시작했지만, 강연이 다가올수록 마음을 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 24명의 봉사자가 함께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들이, 각자의 손길이 더해지며 차곡차곡 완성되었습니다. 강연을 마친 후 강연 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스님이 저의 열다섯 살 아들을 보고 “이 아이가 네 아들이 맞냐?”라며 웃었습니다. 저는 체구가 작은 편이고, 아이는 또래보다 커서 종종 그런 오해를 받곤 합니다. 정토회 조끼를 입은 아이가 스님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이번 여정의 모든 수고가 보상받은 듯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암스테르담, 김미경, ‘인연이 모여 꽃피운 강연’ 이번 암스테르담 강연은 2014년 해외 100강 이후 11년 만에 이루어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 강연 준비를 함께했던 인연이 이어져 이번에 총괄을 맡았습니다. 총괄로서 책임과 예상되는 어려움에 마음이 두근거렸지만, ‘이 일은 싫은 소리를 듣는 자리’라며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법문에서 배운 대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만석 예약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강연 일이 가까워지면서 참석 취소가 늘고, 당일에는 불참자가 많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라는 마음이 올라왔지만, 곧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며 마음공부 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네덜란드에 오래 살면서도 가까운 인연이 많지 않았지만, 한글학교에서 봉사해 온 인연 덕분에 이번 강연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좋은 강연을 준비해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보람과 감사가 일었습니다. 김미경 님 집에서 점심식사 후 현장에는 세 명의 정토회 회원과 처음 만난 일일 봉사자가 함께했습니다.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순간, ‘모자이크 붓다’가 자연스레 피어났습니다. 마음 나누기 시간에는, 네덜란드에서 누구의 아내나 엄마가 아닌 ‘오롯이 나 자신’으로 저녁 나들이를 한 도반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강연은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과 봉사자 모두에게 의미와 기쁨을 전한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그날의 여운이 지금도 제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여정은 단지 강연을 준비한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배우고 성장한 수행의 길이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발걸음들이 모여 감사와 기쁨의 꽃을 피웠습니다. 앞으로도 이 인연들이 새로운 빛이 되어, 또 다른 곳을 따뜻하게 물들이길 기대합니다. 글정예지 편집김윤희
가을 끝자락에 피어난 22개의 연탄구멍 이야기_2025 연탄 지원 봉사
세종지회 계절은 가을을 훌쩍 뛰어넘어 겨울로 가는 듯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한국 JTS는 매년 겨울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찾아 연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지회 연탄 지원 담당자 이선주 님에게 취재 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혼자 진행하는 취재로 다소 긴장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주신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호호 손 시린 아침, 벌써 연탄불의 따뜻한 기운을 받았습니다. 봉사 전 준비물도 미리 챙겨봅니다. 준비물은 장갑, 따뜻한 물, 두꺼운 옷, 그리고 “따뜻한 마음”입니다. 어떤 관점으로 JTS 지원 사업을 해야 할지 스님의 법문도 꼭 챙겨보라는 이선주 님의 당부도 있었습니다. 11월 8일 토요일 오전 10시 봉사 장소에 회원 12명이 모였습니다. 세종지회에서 지원할 가구는 1가구입니다. 주인분과 반려견 여러 마리가 봉사자들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피곤하지만 봉사자들을 보니 힘이 나고 잘 쓰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힘이 납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입니다.” 첫 마음 나누기를 하고 연탄 나르기를 빠르게 진행했습니다. 지원 가구가 하나여서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부지런히 몸을 놀렸습니다. 중간중간 몸 푸는 동작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연탄을 건네며 한 줄씩 합동시도 지어 봅니다. 이 연탄에 사랑을 담아 이 겨울을 행복하게 따뜻하게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연탄을 나르며 웃을 수 있는 이 마음을 전하는 JTS 파이팅 연탄은 금방 자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차곡차곡 자리잡은 연탄 “몸이 안 좋아 봉사활동을 할 때 항상 망설이게 되는데, 힘닿는 데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탄 하나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머리는 가볍게 몸은 뜨겁게 움직이며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봉사라기보다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나누기까지 마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차가운 주변 공기가 더욱 상쾌합니다. JTS복지사업은 지원 대상자를 발굴하는 과정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번 세종지회 지원 대상자는 연탄판매업체를 통해 발굴했습니다. 봉사자는 대상자를 찾기까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습니다. 실천 활동은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활동이 아닙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한 나눔과 연대입니다. 오늘은 안도현 시인의 시구처럼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어준 날입니다. 청주지회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도착 시간에는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간밤에 비가 내렸습니다. 연탄사업 꼭지가 그토록 걱정하던 비는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맑기만 합니다. 창문을 열자 상큼한 가을 냄새가 차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벌써?’ 처음 연탄 지원 사업 기획안을 받은 건 9월이었습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때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달랐습니다. 창문을 열고 달리는 차 안은 히터를 켜야 할 만큼 쌀쌀했습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연탄사업 꼭지가 알려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살까? 싶었으나 차에서 내려 다가가니 시골 아낙 같은 분이 기자복을 입은 저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봉사자들도 미리 나와 기다렸습니다. 비 예보 때문에 연탄은 시간에 맞춰 내리기로 했습니다. 모이는 시간이 다가오자, 봉사자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매번 연탄사업 꼭지로 참여해 사람들을 이끌다가 취재하려니 마음이 갈팡질팡합니다. 어색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반갑기도 합니다. 대상자 찾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첫 마음 나누기 전, 청주지회 실천활동담당자와 짧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대상자 선정이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시나요? 주로 연탄 사장님을 통해 연락처를 받고, 서류를 준비해 조사 과정을 거쳐 선정합니다. 정토회는 중복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는데요? 담당자의 대답에서 현실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정부에서 에너지 바우처를 시행하면서 대상자 찾는 게 까다로워요. 제 생각엔 에너지 바우처를 받더라도 어려운 가정은 중복 지원이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손과 손으로 이어지는 온기 이제 본격적인 나눔을 시작했습니다. 봉사자들의 첫 마음 나누기가 이어집니다. 새벽 화면에서 뵙던 얼굴을 여기서 보니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것 같아 너무 반갑습니다. 3년 마무리하면서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매년 참가 못 해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연탄이 있는 곳과 대상자의 집은 멀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골목에 봉사자들은 일렬로 섰습니다. 손과 손으로 만들어진 인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연탄을 속속들이 창고에 쌓았습니다. 힘들 법도 한데 다들 함박웃음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탄이 반쯤 없어지자 명상 시간이 이어집니다. 한 집의 연탄 배달이 끝나고, 또 다른 집으로 이동해 연탄 나르기를 끝냈습니다. 연탄 지원이 이분들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라고 지회실천활동 담당자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경제적 지원도 있지만, 가장 큰 건 관심이에요. 소외 계층을 향한 관심. 정부에서도 못 하는 걸 우리가 하니까요. 수행자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일단 해본다는 거예요. 집에서 하는 수행이 아닌 실천을 통해 현실을 볼 수 있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수행적 관점에서도 좋아요. 첫 봉사, 울컥했던 순간들 처음 참여한 봉사자의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마음이 좀 울컥했어요. 사실 연탄을 지금도 쓰시는 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분들이 계시니까. 환경이 너무 열악해요. 또 다른 봉사자가 말했습니다. 옛날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어요. 어려운 이웃이 우리 주변에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청주지회 연탄 지원 봉사자 단체 사진 22개의 구멍이 제대로 맞아야 연탄이 잘 타오르듯 오늘 좁은 골목에서 손과 손을 잇고 섰던 봉사자들의 마음도 그랬습니다. 하나하나가 제자리를 찾아 맞물렸고, 그 사이로 따뜻한 온기가 흘렀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뎌낼 그 발걸음이, 오늘만큼은 조금 덜 무겁기를. 올해만큼은 조금 더 따뜻하기를. 고맙다는 말을 백 번도 넘게 하셨다는 그 목소리가, 누군가의 귓가에 오래 남기를. 연탄 한 장 한 장이 쌓여 겨울을 견디듯, 작은 관심이 하나씩 모여 누군가의 삶을 지탱합니다. 정부도, 제도도 미처 닿지 못한 그곳에 우리의 손이 닿았습니다. 그 손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명지회 시흥 지역 겨울바람이 매서워질수록, 더 많은 이웃에게 온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 연탄 한 장, 한 장을 나눴습니다. 지난 11월 16일 일요일 시흥 지역 연탄 지원 봉사 취재를 준비했습니다. 전날 사전 모임을 통해 JTS 연탄 지원 사업 홍보 영상과 매뉴얼, 사진 촬영 주의 사항을 보며 미리 숙지했습니다. 연탄을 올바르게 드는 자세로 단체 사진도 찍으며 다음날 봉사를 위해 마음을 모아봅니다. 사전 모임 화창한 가을 날씨와 포근한 기온으로 봉사하기 더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든 풍경과 가을걷이를 준비하는 배추밭을 보며 짧은 가을을 마음껏 느꼈습니다. 이날 광명지회는 광명 지역 4가구, 시흥 지역 4가구를 지원했습니다. 시흥 지역은 3조와 4조가 2가구씩 맡았습니다. 오후 2시에 집결하여 첫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이날은 특별히 경전 대학 학생과 북한이탈주민, 봉사자의 가족들도 참여했습니다. 23명의 봉사자가 모이니 더욱 풍성하고 든든한 마음입니다. “처음 참가하는 봉사 활동인데 함께해서 기대됩니다. 잘 쓰이는 하루 보내겠습니다.” “그동안 봉사를 못해서 반성하는 마음이고, 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처음 연탄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들어가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나서 준 봉사자들입니다. 연탄 300장이 일사불란하게 창고로 이동합니다. 어린 시절 연탄 때었던 이야기를 하며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한 방향으로만 하다 보면 손목이 아파서, 앞사람과 자리를 바꿉니다. 3조 조장이자 광명지회 실천 활동 담당 이정원 님에게 연탄 지원 대상자 선정 방법을 물었습니다. “일단은 연탄을 때야 하고 나라에서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등 다른 곳의 지원을 받으면 안 됩니다. 이런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을 찾아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매년 지원받으시는 세대도 있으시고 신규 발굴한 가정도 있습니다. JTS의 지원을 받으시다 다른 곳에서도 지원을 받는 것이 확인되면 중단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을 질문했습니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정인데 본인이 마음을 내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세대 사정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것이 불편하신 거죠. 그래서 지원을 못 받으시는 경우에는 좀 안타까워요.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받으시는 분들이 오히려 긍정적이고 잘 사시는 것 같습니다.” 연탄을 나를 때 제일 어려운 부분이 마지막에 쌓는 것입니다. 바닥을 고르게 하고 구멍을 일정하게 맞춰 차곡차곡 쌓아야 습기 없이 보관할 수 있습니다. 경력이 있고 힘이 있는 봉사자가 맡았습니다. 조금 깨진 연탄은 먼저 사용하도록 따로 모았습니다. 4조 조장인 경전 대학 진행자 박지윤 님의 소감입니다. “연탄 봉사가 처음입니다. 어렸을 때 연탄을 사용했는데 까먹었는지 연탄 한 장이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어요. 사람이 많아서 손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이 좋은 날씨에 봉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학생들하고 봉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드리고요. 한편으로는 약간 불평등한 면이 보입니다. 봉사 자체는 뿌듯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이 계시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흥 지역 봉사자 단체사진 많은 봉사자가 함께한 덕분에 연탄 나르기는 금방 끝났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두 번째 지원 가구에 도착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자리를 잡습니다. 연탄 300장으로 채워진 창고를 보니 든든합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뒷정리 후 마무리 나누기를 했습니다. “땀나고 제일 보람된 봉사활동이었고 참여해서 뿌듯합니다. 예전엔 도움받았는데 지금은 도와줄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이정원 님에게 연탄 지원 봉사할 때 유의할 사항과 소감을 들었습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대상자분들 맞이할 때 웃으면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봉사자들 반응이 두 가지가 있어요. ‘너무 힘드니 봉사자가 더 와야 한다.’와 ‘사람이 많아 봉사한 것 같지도 않다.’입니다. 마음을 잘 살펴서 안내해 드리면 다 같이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봉사자와 경전 대학생들까지 참석해서 든든하고 편안하게 진행했습니다.” 연탄 지원 봉사를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내년에는 직접 봉사에 참여하겠습니다. 도움을 주고받는 모든 사람이 미소 지었습니다. 귀한 봉사 활동에 함께 할 수 있어 보람찼습니다. 광명 지역 같은 날 광명 지역에서는 1조 17명, 2조 14명이 각각 두 가구씩 맡아서 연탄 배달을 진행했습니다. 리포터는 2조에 참여했고, 1조는 경전 대학생들이 함께하여 더욱 뜻깊었습니다. 경사진 비포장도로를 한 줄로 서서 번갈아 연탄을 건네는 사진에서 모자이크 붓다가 떠올랐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여서 조장 역할이 수월했습니다. 마음을 내주신 봉사자들과 경전 대학생들 모두 즐겁게 봉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탄을 지원받는 분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실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해지는 하루였습니다.” 1조 조장 김재돈 님의 이야기에서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2조는 두 가구가 바로 붙어있었습니다. 장소를 이동하지 않아서 600장을 한 번에 옮길 수 있었습니다. 연탄 봉사 경험이 있는 분들이 계셔서 자리 배치나, 연탄을 쌓을 때 효율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조장 소임을 맡은 조남숙 님은 노동요까지 준비하며 봉사자를 챙겼습니다. “그동안 단순히 우리 모둠만 챙기는 역할을 했는데, 봉사자들과 만나는 시간과 장소, 나누기 장소, 지원 대상자와의 소통, 봉사자들의 어려움을 살피는 등 여러 가지를 챙겨야 했습니다. 조장의 역할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필요한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꽤 무거운 연탄 600장을 나르는 모습은 유쾌했고 힘든 내색 없이 웃으며 봉사하는 모습에서 수행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까운 정자에서 마무리 나누기를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날씨가 포근하고 많은 분과 함께 금방 마칠 수 있어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잊지 않고 꼭 참석하겠습니다.”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웠는데, 서로 세심하게 신경 쓰며 전달하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한 장 한 장 연탄을 옮길 때마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광명 지역 봉사자 단체 사진 봉사자들의 따뜻한 나누기를 들으며 연탄의 은은한 온기가 제 마음속에도 스며들었습니다. 세종지회 글과 사진성혜연 청주지회 글과 사진김종호 광명지회 글과 사진권효정 글장회경 사진장회경, 김재돈, 김경희 편집여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