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새길

정토불교대학

학사일정 : 2026년 9월 20일(일) ~ 2027년 1월 30일(토)
접수마감 : 2026년 9월 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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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반나절 템플스테이

세상의 속도보다 조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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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행자의 하루

몸을 고치며 마음을 밝히다, 의료인정토회

2025년 12월, 편집팀은 정토사회문화회관 회의실에서 의료인정토회 대표 김진석 님을 만났습니다. 의료인의 전문성으로 수행과 봉사를 실천해 온 김진석 님의 이야기를 통해, 의료인정토회가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고 어떤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지 직접 듣기 위해서입니다. 의료인정토회의 발자취를 따라 웃음과 눈물이 오간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두 시간 여의 인터뷰가 끝났을 때는 마치 영양제를 챙겨 먹은 듯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했습니다. 의료인정토회의 이러한 이야기를 한 번에 담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2회에 걸쳐 나누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의료인의 손길이 수행이 되고, 봉사가 다시 삶을 치유하는 길이 되는 의료인정토회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김진석 님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업이 의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공 분야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구미에 거주하며 아내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전공은 직업환경의학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데, 근로자들의 직업병을 진단하고 연구하며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의사로서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세상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과거에는 근로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지 못했고,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좌파적 시각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의사들 사이에 직업환경의학은 전공으로 선택하기를 꺼리는 분야였습니다. 부산통일체육축전 의료지원 그래도 제가 전문의를 준비하던 무렵에는 직업환경의학과가 새롭게 생기며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습니다. 근로자들 편에 서서 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의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30년 가까이 일해 보니 보람도 크고, 저에게 잘 맞는 전공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지역에는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주로 화학물질을 다루는 근로자들을 많이 만납니다. 유기용제 중독 사례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다가 소음성 난청이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근골격계질환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무리한 작업으로 인해 허리나 목 디스크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에는 이러한 질환들이 직업병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차 직업적 환경에서 비롯된 질병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심리적 질환 역시 직업병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해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하는 때도, 업무가 그 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확실히 증명되면 인정받는 편입니다. 두북에서 어르신 의료봉사 중에 정토회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아내 분이 현재 정토회 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두 분이 만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정토회와의 인연은 결혼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지역에서 의사·약사 모임을 함께 하던 선배들의 소개로 당시 약사였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본 아내는 광채가 날 정도로 예뻤습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이 얼마 전 문경에서 수련하고 왔는데 그 후 인생관이 바뀌었다며 저에게도 참여해 볼 것을 권했습니다. 속으로는 ‘서른이 다 된 사람이 어떻게 4박 5일의 경험으로 인생관이 바뀔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아내의 마음을 얻기 위해 1995년 58차 ‘깨달음의 장’에 참여했습니다. 이게 인연이 되었는지 만난 지 1년 만에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시에는 깨달음의 장 후속 프로그램이 따로 없었고, 일 년에 한두 번씩 문경에 봉사하러 다니다가 이후에는 사는 게 바빠 정토회와의 인연은 끊어졌습니다. 결혼 후에는 병원 일로 바쁘기도 했지만 일이 끝나면 동료 및 선후배들과 친목을 다지고, 고충을 나눈다는 핑계로 음주가무를 즐겼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아내가 좀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 가면 아내는 부엌에서 법륜 스님의 법문 테이프를 틀어 놓고 있었습니다. 2024년 613 만인 대법회 의료지원 결혼 후 10년쯤 되었을 때 정토회와 인연이 다시 이어졌습니다. 당시 아내는 불교대학을 다녔는데, 구미에는 법당이 없었기에 퇴근 후 대구까지 오가야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아내의 운전기사 역할을 자청했습니다. 대구 법당에서 불교대학 입학식을 하던 날, 아내가 “온 김에 당신도 입학원서나 써라”고 가볍게 제안했습니다. 얼떨결에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의 제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의사의 삶을 살겠다고 품었던 결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어리석게 느껴졌습니다. 그즈음에 마침 구미에 법당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저녁반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정말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등 떠밀려 제가 저녁반 책임자로 소임을 맡게 되었고,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 수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뒤돌아보니 결국 아내의 공덕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료인정토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창립 초기의 상황을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시의 정토회 입재식은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이다 보니 사고가 날 위험도 있었고, 법적으로도 의료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직업이 의사인 것을 아는 분들이 의료부스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아내와 제가 둘이서 의료부스를 운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분 두분 참가하여 총 25명의 의사와 한의사들이 모였습니다. 3개월마다 열리는 입재식 의료부스 봉사를 함께하고, 봉사가 끝나면 함께 밥을 먹으며 친목을 다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천일결사 입재식은 물론, 불교대학 및 경전대학 졸업식, 체육대회, 등반대회 등 많은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의료부스 설치가 필요했고, 의료부스의 쓰임이 많아질수록 정토회 안에서 의료인의 역할도 커갔습니다. 그러자 단순히 행사 때만 만나 봉사하고 흩어지지 말고, 단체를 만들어 함께 수행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한 의사와 한의사뿐 아니라 다른 의료계 직종 분들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유수 스님이 정토회를 대표하는 직능 모임으로 ‘의료인정토회’를 만들어 보라고 지원해 주셨습니다. 약 1년 동안 준비 위원회 활동을 거쳐, 2018년 7월 7일 서초법당에서 지도법사님을 모시고 의료인정토회 창립대회를 열었습니다. 당시 창립법회에는 약 66명이 참석하였고, 회원으로는 150명 이상이 가입했습니다. 2018년 7월 의료인 정토회 창립 법회 중에 현재 의료인정토회의 회원 규모와 가입 조건, 그리고 어떤 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025년 현재 총등록 회원은 434명이고, 의료인정토회 텔레그램과 네이버 밴드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은 270여 명입니다. 이 가운데 정기적인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은 대략 100명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의료인정토회는 불교대학을 졸업한 일반회원뿐 아니라 후원회원, 공식적으로 국가 자격을 가진 보건의료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재활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안경사, 요양보호사 등 정토회의 정체성에 동의하는 의료인들이 해당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사실 의료봉사할 때 가장 필요한 진료 분야가 치과입니다. 지도법사님도‘부탄틀니지원 사업’을 계획하며 의료인정토회에 지원 요청을 하셨는데, 현재로서는 역량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 글을 통해 치과의사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서 같이 활동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료인정토회의 주요 활동도 소개해 주세요. 의료인정토회는 현재 네 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진료팀’은 다문화센터에서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합니다. ‘요양의료팀’은 정토회에서 진행하는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 의료지원을 나가며, 수행 법회 때 소개되는 ‘건강정보통신’도 맡아 진행합니다. ‘법회팀’은 월 1회 유수 스님 법회와 년 1회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진행을 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무팀’은 회원 관리와 재정 관리, 비정기적 봉사를 담당합니다. JTS 다문화센터는 안산, 부산, 일산, 서초에 마련되어 있는데, 그중 의료봉사를 진행하는 곳은 안산과 부산 두 곳입니다. 안산 다문화센터는 3년이 넘게 운영되면서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이 아니기에 아파도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매주 일요일 안산 다문화센터를 찾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소개하며 서로를 보듬고 있습니다. 매주 610명의 의료인이 돌아가며 꾸준히 봉사하는데, 하루 평균 2530명의 환자가 찾고 있습니다. 이제 안산 다문화센터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으로, 단순히 치료를 넘어 일상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안산 다문화 센터 외국인 무료 진료 부산 다문화센터는 문을 연 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과거 동래법당 자리를 활용해 개원했는데, 아직은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부산 인근의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기장이나 김해, 경주 쪽에 분포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멀고, 아직 홍보가 충분하지 않은 점도 요인으로 보입니다. 방문 환자가 없을 때도 있고, 많아야 45명 정도이다 보니 봉사자들의 참여도 최근에는 34명 정도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일산 다문화센터는 의료인정토회에서 담당하는 건 아니고, 자체적으로 월 1회 의료지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인정토회 회원 가운데 인근에 거주하는 분들은 개인 자격으로 의료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정기적인 봉사도 하고 있습니다. 천안에 베트남인들이 많이 모이는 절이 있는데, 부처님 오신 날 그곳에 부스를 꾸려 의료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아도모례원에서 수련 중에 JTS 다문화센터 진료 봉사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봉사자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의료인정토회는 각 다문화센터 별로 팀장들이 진료 봉사 일정을 짜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의사 1명, 한의사 1명, 약사 1명,간호사 1명과 같은 구성으로 팀을 꾸리고, 직종별 소통방을 통해 주 단위로 봉사자를 공지합니다. 처음에는 의사 9명이 함께하며 약 두 달에 한 번씩 봉사하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해외 연수나 개인 사정으로 빠지는 분들이 생기면서 현재는 5명 정도만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료 담당 의사가 비는 날에는 봉사자를 구하는 일이 참 힘듭니다. 실제로 안산 다문화센터 봉사를 위해 저 멀리 광주에 사는 의사가 올라오신 적도 있습니다. 물론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환자는 안산 다문화센터에서 만났던 조선족입니다. 이 환자분은 한국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상황에서 뇌경색까지 발병해 눈앞이 캄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월광 법사님을 통해 안산 다문화센터의 의료지원을 받기 시작했고, 지병이었던 당뇨와 고혈압까지 치료가 되면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이후에도 금주와 규칙적인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토회에서 지원하였고, 환자 본인도 꾸준히 노력하여 건강을 회복한 후 불교대학까지 졸업했습니다. 현재 그분은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당시 성심성의껏 보살피셨던 월광 법사님의 헌신과, 불법을 만나 건강한 수행자로 성장해 가던 환자분의 감동적인 모습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2월 호에 수론된 의료인정토회 특집 1부입니다. 글김진석 편집월간정토 편집팀

월간정토 2026.08.31. 165 읽음

정토행자의 실천

한글 한 땀, 바느질 한 땀의 되살림

지난 3년 동안 정토회 경주지회 황성 모둠은 매주 목요일마다 고려인 이웃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습니다. 칠월 어느 날, 경주지회 4개 모둠원과 고려인들은 함께 모여 ‘되살림 바느질’을 하며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고 자원을 아껴서 지구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경주지회 정토 행자 22명은 여는 모임 후 이름표, 현수막, 바느질 도구, 자리 배치 등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고려인 이웃들을 기다렸습니다. 주인을 기다리는 이름표 모임 시간에 맞춰 고려인 14명이 되살림 바느질 ‘한 땀을 배우기 위해 경주시 한빛길 부근에 마련된 ‘고려인 사랑방’에 도착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마음을 가다듬고 명심문을 읽습니다. 다 같이 외우는 한마디는 방 안 공기를 새롭게 만듭니다. 세상 누구와도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 그간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황성 모둠 강순자 님이 벽에 붙은 천과 작은 받침대에 써 놓은 글자들을 하나하나 함께 읽으며 오늘의 수업을 소개했습니다. 한 땀의 바느질이 마음을 잇고 하나로 만듭니다. “산에 들에 꽃이 더 예쁘게 피고, 시냇물에 고기도 더 많이 살고, 하늘에 달님도 더 예쁘게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되살림 바느질 한 땀으로’ 제목으로 시작된 글이 시 한 편처럼 눈에 띄었습니다. 자연환경을 살리자는 취지이면서, 작은 천 조각도 이렇게 ‘꽃이 피고 고기가 살고 달님이 뜬 것처럼 수를 놓으면 예쁜 천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안내입니다.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을 담은 고운 그림 같은 실선이 천 안쪽에 숨어 있지 않고, 천 바깥에 자리하기 때문에 ‘보이는 수선’이라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잘 실행하지 않는 ‘장주머니’ 쓰는 법도 함께 읽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장바구니’라고 부르며 쓰는 것입니다. 오늘은 부드러운 천을 준비했습니다. “흙 묻으면 털어 쓰고, 물 묻으면 말려 쓰고, 가끔은 빨아 쓰고, 항상 갖고 다니고” 장주머니 쓰는 법을 알려 주는 이림 님 ‘되살림 바느질’ 진행자 이림 님은 장주머니 쓰는 법과 보이는 수선 직조 바느질 법을 알려 줍니다. 지구를 살리고 자원을 아끼는 실천 방법을 함께 숙지하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귀도 눈도 나이를 먹는 연로한 분들에게 바느질 권하기를 망설였습니다. 2시간 남짓한 짧은 수업을 고려하여 직접 만든 장주머니를 준비했습니다. 바느질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이고, 여러 바느질 법을 배우기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합니다. 쉽게 할 수 있도록 굵은 실을 준비했습니다. 옆에서 돕는 정토 행자들도 바늘귀가 작아서 실을 꿰기가 어렵습니다.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실을 꿰고 바느질합니다. 파란 실과 분홍 실이 격자로 엮이고, 서투른 손으로 한땀 한땀 바늘이 오가는 사이 마음은 손끝에 집중합니다. 구멍을 메우듯 감쪽같이 체크무늬로 된 사각 천 바탕이 탄생합니다. 간간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모습은 말보다 더 깊은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 줍니다. 정토 행자들이 도와 한 땀 한 땀 장주머니를 꾸밉니다. 되살림 바느질을 함께 배우니 즐거움도 배가 됩니다. 색이 다른 두 개의 실이 모여 색다른 체크무늬 천이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각자 바느질 솜씨를 뽐내는 ‘오늘의 금손 선정 시간을 가졌습니다. 금손 선정권을 가진 이림 님이 출품한 모든 작품이 훌륭하다.라며 장주머니마다 감자와 양파를 담았습니다.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준비한 것입니다. 두근두근 오늘의 금손이 선정되는 순간 완성된 장주머니에 동글동글 감자를 담았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함께 둘러앉아 짧게 한 줄 소감을 나눴습니다. 고려인 김마야 님의 얘기입니다. “선생님들이 모두 선한 마음으로 대해 주어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은 평소 일하느라 사랑방에 자주 나오지 못하는 허조야 님입니다. “오늘은 일을 쉬고 나왔어요.” 한국어를 제일 잘해서 고려인 한글 수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최타마라 님입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기분이 참 좋습니다.” 세 명의 소감에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고려인 이웃들을 처음 만난 대구경북지부 담당 향존 법사님은 환한 웃음이 참 좋다. 앞으로 가끔 만나러 오겠다.라고 합니다. 마지막에는 고려인들과 정토 회원들이 이면지에 손수 ‘좋은 벗들’이라고 적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좋·은·벗·들’ 네 글자처럼 우리는 조금 더 좋은 이웃이 되는 중입니다. 고려인들과 함께하는 좋은 이웃의 날, 단체 사진 수업이 끝난 후, 경주지회 평화 실천 꼭지 이승헌 님이 좋은 벗들에서 지원한 토마토를 고려인 이웃 한 분 한 분에게 한 박스씩 건네며 소감을 전합니다. “경주지회 활동에서 봤던 도반들이라 낯이 익어 이번 계기로 더 친해진 것 같습니다. 바느질을 통해 되살림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았고, 고려인이 많은 다른 지역에도 이런 행사가 계획되어 해보면 좋겠습니다.” 토마토를 전해 주는 이승헌 님 이어 다른 봉사자들의 소감 나누기 시간에도 웃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 선생님 제일 예쁘다.” 누군가는 이 한마디 말에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맞습니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처음 참여했다는 어떤 봉사자는 전혀 모르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과 만난 것처럼 순수하게 소통하는 그 자체가 새롭고 신선했다고 합니다. 집에서 양말을 꿰매 신는다는 도반은 오늘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겠다.라며 좋아했고, 아들의 구멍 난 양말 이야기로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히 지역 실천을 이어오던 도반들이 ‘손끝 재주를 세상에 꺼내어 보자’라는 마음으로 되살림 바느질 자리가 기획 되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더 남습니다. 바느질 공방을 성심성의껏 이끈 이림 님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검소하게 살아왔을 고려인 분들과 버려지는 옷가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눔 받은 천으로 장주머니를 만들고 직조 수선법을 가르쳤습니다. 고려인 분들이 바느질하며 작은 창조의 기쁨을 느끼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이미 저에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활동이 소비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공유와 회복의 가치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자각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자리를 기획한 황성 모둠장 공영순 님의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지회 재편으로 고려인 지원사업 지속이 불투명해지자, 기후 위기 시대에 맞춰 되살림 바느질을 기획해 좋은 벗들과 연합하게 됐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정성껏 수를 놓는 모습이 시골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했고, 완성된 장바구니에 감자를 담아드릴 때,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 국경과 세대를 넘어 마음이 이어지는 뜻깊은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제가 고려인 지원사업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부가 이 사람들 조상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국 땅에서 고생한 그 사람들이 이제는 선조들의 고향에서 따뜻한 여생을 보냈으면 합니다.” 한글이든 바느질이든,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어떤 기술이 아니라 함께 있음이었음을 다시 느낍니다. 3년을 이어온 목요일도, 오늘처럼 여러 사람의 정성이 모인 하루도 다르지 않습니다. 꾸준함이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그저 ‘매주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그 위에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이 더해질 때 봉사는 훨씬 더 깊은 울림이 된다는 것’을 배운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나날이 가까워지고 또 다정한 이웃이 되고 있습니다. 글과 사진김미향 지원황재윤 편집여수연

통일 2026.08.21. 897 읽음

정토불교대학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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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체득하는
정토경전대학

※ 정토불교대학 졸업 후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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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이야기

우연히 찾아온 정토불교대학과의 만남

윤정숙 님 - 2018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지금까지 남보다 더 가지고, 더 빛나고, 더 잘 입고, 더 잘 살기 위해 살았는데, 어느 날 문득 이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 싶었죠. 우연히 친구와 얘기하다가 알게 된 정토불교대학.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의 기준점을 찾고 싶어 입학하게 되었지요. 집착과 이기심이라는 어리석음으로 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제 삶에 만족해요.

부부에서 도반으로

이용준·김서화 님 - 2019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부부의 인연으로 만나 이제는 도반으로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있어요. ‘아내는 이러한 사람’, ‘남편은 이러한 사람’라는 고정관념이 내 삶을 고단하고 힘들게 만들었음을 불법공부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잘 풀리지 않는 부분도 법문을 들으면 해소가 되고 처방전을 받은 듯 시원해요.

이혼소장을 멈추게 한 정토불교대학

최영미 님 - 2015년 정토불교대학 졸업

13년 내내 총성없는 전쟁과 같았던 결혼생활. 이혼장을 쓰던 중에 정토불교대학 입학홍보문자를 받게 되었어요. 남편과의 싸움은 제 인생의 풀지 못하는 숙제 같았는데, 그게 해결되니까 풀지 못하는 숙제가 없어졌어요. 제가 변하고 나니 남편이 불교대학 홍보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