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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홍콩에 도착하여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영어 강연을 하고, 홍콩불교신문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스님은 어제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밤새 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홍콩 현지 시각으로 아침 6시 30분이었습니다.
공항에는 강연 꼭지인 김은주 님과 운전 봉사를 맡은 엄혜진 님이 환영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스님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홍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짐을 차량에 싣고 오전 8시에 홍콩 국제공항을 출발했습니다. 교통체증이 심한 장소라서 강연에 늦지 않기 위해 바로 강연장으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공항에서 빠져나오니 홍콩 영화 속에서 본 듯한 도심의 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스님은 홍콩에서 20여 년 동안 살아온 엄혜진 님의 설명을 들으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이동하던 중 긴 다리가 나타나자, 엄혜진 님이 설명했습니다.
“이 다리의 이름은 ‘칭마 대교(Tsing Ma Bridge)’입니다. 도로와 철도가 함께 지나가는 다리(철도-도로 병량교량)로 현재 운영 중인 현수교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입니다. 길이는 2.1㎞입니다.”

엄혜진 님이 웃으며 덧붙여서 말합니다.
“보통 과학기술대학교 가는 길이 교통체증이 심한 구간인데, 오늘은 차가 안 막히는 것이 신기하네요. 스님이 오셔서 그런가 봐요.”
차로 1시간 정도 달려, 오전 9시에 홍콩 구룡 클리어워터 베이 지역에 있는 홍콩 과학기술대학교(The 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HKUST, 이하 과기대)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장에는 봉사자들이 미리 와서 강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강연장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자, 출입구에 있던 봉사자들이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송정민 님이 정성스레 준비해 온 호박죽과 찹쌀밥, 죽순과 산나물, 밤을 넣은 올리브로 스님은 학교 식당 한편에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봉사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강연 마치고 바로 다음 일정이 있어서 제가 여러분들에게 인사할 시간이 별로 없을 거 같아서 이렇게 미리 인사드립니다.”

스님은 한국에서 함께 온 일행을 봉사자들에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봉사자들도 각자 소개하고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 수고가 많습니다.”
스님은 마지막까지 봉사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이어, 홍콩에 있는 한인 교수님들과 홍콩한인회 회장 문익생 님이 스님을 찾아와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 먼 곳까지 귀한 발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오신다면 저희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준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 한국인 교수가 이렇게 많아요?”
“사실은 30여 명 되는데, 조금 늦게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홍콩에는 한국인 교수가 170여 명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에는 교수협의회 총회도 열었습니다. 저희는 홍콩 한국인 교수협의회를 만들어 사회 환원과 인재 양성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홍콩한인회와 함께 우수 교수 연구상을 제정해 6명의 교수에게 상을 수여했습니다.”
이번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강연은 성사되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올해 4월부터 강연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학과장이자 홍콩 한국인 교수협의회 회장인 임우영 교수님과 여러 한인 리더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강연이 성사되었습니다. 강연은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상담 및 복지센터, 한인 학생회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교수들은 차례로 자기소개를 하며 스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지난해 스님을 만났던 교수들은 그때보다 얼굴이 한결 건강해 보인다며 반가워했습니다. 스님은 교수님들에게 책 선물을 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학생처장(Dean of Student Affairs)을 맡고 있는 물리학과 팍워렁(Pak Wo Leung) 교수님도 대기실을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스님,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학교를 방문해 강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들이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 같습니다. 저희도 학생들의 행복과 마음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은 영어로 진행되어 한국인뿐만 아니라 홍콩 학생들도 함께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스님은 감사의 뜻으로 팍워렁 교수에게 책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다가오자, 스님은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영어 강연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연장은 이미 빈자리가 없었고, 좌석에 앉지 못한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강연을 들어야 했습니다. 영어 통역은 국제지부장 김지현 님이 맡아 수고해 주었습니다.


팍워렁 학생처장과 임우영 교수의 인사말에 이어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위기에 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옛날에 비해서 변화가 많이 빠릅니다. 변화가 빠르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미래를 알 수 없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해집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큰 위기 가운데 첫 번째는 기후변화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지나친 생산과 소비는 결국 에너지 과소비를 가져오고, 지금 기후 위기를 불러오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발전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개발 해온 것이 어쩌면 우리 삶의 토대를 파괴해서 우리를 더 큰 위기로 몰고 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의 발전입니다. 작게는 우리 직업이 없어지지 않느냐 하는 우려로부터 크게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에 뒤처질까 봐 아무런 통제 없이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인류 사회에서 빈부격차가 어느 시대보다 더 극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세계를 크게 둘로 나누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전쟁 같은 전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인류 역사 속에서 가장 발달한 상태에, 가장 풍요로운 상태에 살고 있지만 이런 문제로 인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면 이런 불안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이런 문제의식을 2,600년 전에 고타마 싯다르타라고 하는 한 젊은이도 가졌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어디에 태어나느냐라든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복받을 수 있느냐라든지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인간은 왜 괴로우며 어떻게 하면 괴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 인류가 이런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비록 2,600년 전의 일이지만 고타마 싯다르타가 발견한 그 길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어서 스님은 즉문즉설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습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께 강의하러 온 것이 아니라 대화하러 온 것입니다. 제가 사람들과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입니다.
그때 한국의 한 과학기술대학에서 박사과정 학생 한 명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왜 그 우수한 학생이 자살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그 학생의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없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종교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종교인이 절이나 교회에서 사람들의 복을 빌어주는 것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고뇌와 아픔을 듣고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면 과연 우리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하신 일을 제대로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업과 취업, 연애와 결혼 등 학생들이 가진 여러 고민을 친구끼리 찻집에서 이야기하듯이 편안하게 대화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뭐든지 물어라'라는 주제가 붙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도 이렇게 대화를 해보고 싶습니다. 통역을 해야 하니까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편안하게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자기의 의견을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하겠습니다.”
6명의 학생이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그중 좋은 선택을 하는 방법에 대한 한 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I am actually having a lot of comprehension about what is a good choice? What makes a good choice? Because I have a lot of decisions to make in my life. Could you tell me about what do you believe a good choice is?”(무엇이 좋은 선택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일까요? 인생에서 내려야 할 결정이 많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어떤 선택이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은 없습니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는 것은 자유입니다. 그러면 왜 선택을 망설이는 걸까요? 그건 바로 결과 때문입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자유롭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겠다’라는 관점을 가진다면 선택할 때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선택하면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하나 든다면, ‘나는 지금 돈이 필요합니다. 돈을 빌릴까요, 말까요?’ 하는 선택의 문제가 있다고 해봅시다. 돈을 빌리기로 했다면 반드시 이자를 더해서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자를 갚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돈을 빌릴지 망설이게 되는 거예요. 돈을 빌렸으면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막상 돈을 빌려 이자까지 갚아보니 너무 부담스러우면 다음에는 돈이 필요해도 빌리지 않으면 됩니다.
지금 어떤 선택이 더 좋고 나쁜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을 낼 수가 없을 거예요. 일단 무언가를 하나 해보고 그 결과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경험을 쌓다 보면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예측할 수 있는 확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젊은이들은 선택에 관한 결과에 대해 책임져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질문자에게 권유하고 싶은 것은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해버려라’ 하는 겁니다. 해보니 ‘이게 아니구나’ 하더라도 그것을 잘못이라고 보지 말고 하나의 연습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잘못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실수가 아니고 ‘잘못되었다’라는 것을 알게 된 공부가 된 겁니다. 경험을 통해서 하나의 큰 배움을 얻은 거지요. 어떤 식물을 먹고 병이 나아서 ‘이것이 약초구나’ 하는 것만 우리에게 지식이 되는 게 아니고, 먹고 나서 병이 생겨 ‘이것이 독초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도 지식입니다. 그래서 인생에는 연습만 있을 뿐, 실패는 없다고 하는 거예요.
길을 가다가 갈림길이 나왔는데, 어느 쪽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해봅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기다리는 겁니다. 길을 아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일단 한쪽 길을 선택해서 가보는 방법입니다. 가봤더니 그곳이 맞으면 다행이고, 아니라면 잘못된 길을 간 것이 아니라 ‘저쪽 길이 맞았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실패가 아니라 길을 발견한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기다리기보다는 일단 가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 같은 노인이라면 직접 가보는 것보다는 길을 아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자는 젊으므로 어느 쪽이 좋고 나쁜지 답을 얻으려고 기다리기보다는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한 쪽을 가보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고 연습입니다.”
“Thank you.”(감사합니다.)


아쉽지만, 강연을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팍워렁 학생처장님과 임우영 교수님이 스님께 감사의 선물을 전달하고 청중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봉사자들은 묘덕 법사님과 강연 뒷정리를 하고 마무리 나누기를 했습니다.
낮 12시 30분, 스님은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오늘은 홍콩과학기술대학교의 한국인 교수들과 한인학생회 학생들이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스님께서 채식으로 식사하실 수 있도록 사찰에 있는 식당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오후 1시, 일행은 홍콩 구룡반도 다이아몬드힐(Diamond Hill) 지역에 있는 비구니 사찰 지련정원(Chi Lin Nunnery)에 도착했습니다.

식당으로 가려면 난리안 가든(Nan Lian Garden)을 지나야 했습니다. 중국 전통 정원 양식으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곳으로, 산책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행은 정원 곳곳을 둘러보며 산책하듯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정원을 잘 가꾸어 놓아서 걷기가 정말 좋네요.”
한낮의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어 제법 더웠습니다.
“인도네시아랑 날씨가 같네요.”
걸어 들어가다 보니 채식 식당이 나타났습니다.

스님은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며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식당을 나와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 일정까지 약 15분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짧은 시간이나마 사찰을 둘러보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이 비구니 사찰은 중국 당나라 시대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곳으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결을 서로 맞물리게 끼워 넣는 전통 방식으로 건축했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작업 목조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현대식 고층 빌딩과 전통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도 여기 살면서 들어와 볼 기회가 없었는데, 스님 덕분에 이렇게 들어와 보네요.”
오후 2시 40분, 스님은 다음 일정을 위해서 미팅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다음 방문지는 홍콩 해피밸리 샹광로에 위치한 동련각원(東蓮覺苑, Tung Lin Kok Yuen)이었습니다. 동련각원은 1935년 홍콩의 자선가 호둥 경의 부인 장련각(Clara Ho-Tung)이 설립한 사찰입니다. 사찰 이름은 호둥 경의 이름에서 ‘동(東)’을, 장련각의 이름에서 ‘련각(蓮覺)’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홍콩섬에 세워진 최초의 불교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독특한 건축 양식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홍콩 법정고적(法定古蹟)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설립 초기부터 불교 전파와 여성 교육에 힘써 온 곳으로, 중국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후 3시 45분, 스님 일행은 동련각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온라인 영어 불교 매체인 ‘부디스트도어 글로벌(Buddhistdoor Global, BDG)’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홍콩과 밴쿠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부디스트도어 글로벌은 법륜스님의 법문과 사회 활동을 꾸준히 소개해 온 매체입니다.
스님은 지난 9월 캐나다 밴쿠버 방문 당시 BDG 밴쿠버 센터에 방문해 최고경영자 어네스트 응(Dr. Ernest Chi-Hin Ng) 박사님과 미팅했습니다. 당시 스님이 11월에 홍콩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했고, 박사님이 꼭 홍콩 동련각원 본원에 방문해 보라고 제안하여 그 인연으로 오늘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건물로 들어가 법당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법당에서 삼배를 한 후, 미팅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최고운영책임자인 매기(Maggie)님, 편집국장 케이시(Casey) 님, 수석 에디터 크레이그(Craig) 님, 행정 담당 태미(Tammy) 님이 함께 동석했습니다.

“정토회에서 콘텐츠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의 가르침을 홍콩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방문해 주신 것도 환영합니다.”
매기 님은 BDG가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오전에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연에 관한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보통 2~3년에 한 번씩 홍콩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데, 올해는 대학생들과의 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젯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출발해 오늘 아침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매기 님이 놀라며 물었습니다.
“그러면 잠을 못 주무셨겠네요?”
“비행기에서 잤습니다. (웃음)”
“스님께서 이렇게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시는 것은 캠페인의 일환인가요?”
“세계의 젊은 세대들이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를 다니며 대화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의 심리적인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사회 변화가 더뎠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나 기성세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매기 님은 젊은 세대가 전통적인 불교 의례와 경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에게 불교를 친근하게 전할 수 있을지 스님에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젊은이들이 겪는 괴로움이나 불안을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옛날에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많았습니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믿고 빌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은 홍콩이나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한국은 지난 50년 동안 미국을 모델로 발전해와서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서양 문명이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양 문명이 더 이상 선진적인 모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에게 기독교도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낡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종교적인 것보다 문화적으로 불교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교는 교회처럼 신을 믿으라든지 하는 간섭이 비교적 적습니다. 그리고 불교는 선과 악을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오랜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도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갑니다. 옛날에는 서양 문화가 선진적이고 전통문화는 낡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오히려 전통문화에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불교문화 박람회가 열리면 참가자의 70~80퍼센트가 젊은이들일 정도입니다.”

이어 한국과 홍콩의 불교문화, 정토회의 온라인 수행 방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환담을 마친 스님은 관계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 동련각원 사찰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홍콩의 좁은 국토 특성상 공간을 넓게 쓰지 못하고 층층이 높게 지은 구조적 특징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찰은 전통적인 중국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서양 교회 양식을 접목해 만들어진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1920년대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문양도 볼 수 있었고, 그 색감은 중국 전통 궁궐에서 쓰이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 사찰은 서양 문화와 중국 문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사찰 내부에는 절이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탑도 있었고, 창문에는 서양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되어 1935년 창건 당시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볼거리는 많았으나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이 되어서,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사찰 둘러보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오후 5시, BDG 관계자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녁 6시, 스님 일행은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출국 수속을 마친 후 스님은 강연 준비와 홍콩 일정을 지원해 준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운전을 잘해서 차도 안 막히고, 시간에 딱딱 맞게 잘 다녔어요. 수고했어요. 아침 6시에 도착해서 딱 12시간을 보내고 가네요.”
봉사자들은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스님, 이번에는 너무 짧게 계시다 가셔서 서운해요. 다음에는 며칠 더 계시면서 중국어 강연도 하고, 영어 강연도 하고, 교민 강연도 해주세요.”
스님은 봉사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비행기로 탑승했습니다.


홍콩국제공항에서 저녁 8시 5분에 비행기가 출발했습니다.
어둠이 내린 밤하늘 아래, 도심은 야경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비행하는 동안 스님은 잠깐 휴식을 취했습니다.

밤 10시 15분, 비행기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입국장으로 나오는 길에 수하물 검사대가 있어 짐을 챙겨 공항 밖으로 나오기까지 1시간가량 걸렸습니다.
공항에는 대만에서 의전을 담당할 양은미 님과 남편이 스님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어서 오세요. 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생하셨지요? 공항 밖에도 사람이 많고 차도 너무 많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공항에서 40분을 달려 자정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스님,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이른 아침 홍콩에 도착해 대학 강연과 미팅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대만까지 이동한 스님의 긴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대만 정치대학교에서 중국어 강연을 하고, 오후에는 INEB의 설립자인 슐락 시바락사 박사님과 미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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