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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 강연과 한국 교민들을 위한 강연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벽에 일어나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전 11시, 정토회원 세 명이 스님을 만나기 위해 숙소를 찾아왔습니다. 아시아지회 지회장 조정은 님, 해외지부 전법활동팀장 도숙희 님, 이번 교민 강연의 총괄을 맡은 이인옥 님입니다. 조정은 님과 도숙희 님은 필리핀 마닐라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 강연 일정에 함께하기 위해 자카르타까지 왔습니다.

스님은 멀리서 온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스님의 책에 사인을 해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스님은 12월 손님들과 함께 필리핀 민다나오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필리핀에서 온 조정은, 도숙희 님과 일정에 대해 간단히 논의했습니다.

내일 저녁 7시에는 인도네시아어로 번역 출판된 『혁명가 붓다』의 출판 기념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스님은 출판 기념회에서 선물할 번역본 30여 권에 사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책마다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스님, 여기는 판매용 책은 비닐에 싸서 나온다고 합니다.”
회원들의 설명을 듣고 스님과 회원들은 책에 씌워진 비닐을 하나씩 뜯었습니다. 비닐을 모두 벗긴 후 스님은 선물용 책 30여 권에 사인을 했습니다.

마침, 오늘 의전을 맡은 김정민 님이 스님을 모시러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김정민 님에게도 책 선물을 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낮 12시 30분, 스님은 차에 올라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강연장은 자카르타 외곽의 세르퐁(Serpong) 지역에 있는 프라세티야 물랴 대학교(Prasetiya Mulya University)입니다.
이번 강연은 대학생 시절부터 스님과 인연을 맺고 정토담마스쿨을 졸업한 현지인 회원 원토모 님의 섭외로 성사되었습니다.
숙소에서 강연장으로 가는 길은 교통 체증이 심했습니다. 안내를 맡은 김정민 님이 인도네시아의 교통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자카르타는 교통 체증이 워낙 심해서 평일에는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만 예외이고요. 홀짝제 운영 시간은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오후 4시부터 9시까지입니다. 위반하면 벌금이 비싸기 때문에 시민들이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오늘 강연 시간이 홀짝제 운영 시간과 겹쳐서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주말에 강연을 해서 보조 의자까지 놓을 정도로 강연장이 꽉 찼는데, 오늘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한인들이 자카르타 주변에 흩어져 살고 있어서 퇴근 후 저녁 7시까지 강연장에 오기도 쉽지 않습니다.”


교통 체증으로 1시간이 걸려서 오후 1시 30분에 강연장이 있는 프라세티야 물랴 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학생들이 스님을 맞이하러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불교동아리 학생회의 창립자이자 회장 소임을 맡고 있는 학생이 스님을 강연장으로 모시고 가면서 불교동아리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저희는 어떤 종파에 매여 있는 전통 방식이 아닌 교육 중심의 불교동아리입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 어느 종파 스님들이 오시더라도 환영하고 공경하고 존경합니다. 저희 동아리는 불교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아리 회원들은 특별한 리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모두 리더 역할을 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에 앞서 학생들이 스님께 삼배의 예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하여, 카펫 바닥에서 삼배를 올렸습니다.
오후 2시부터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영어 강연의 통역은 국제지부 지부장 김지현 님이 수고해 주었습니다.

강연에 앞서 사회자가 스님을 환영하며 학생들을 소개했습니다.
“오늘 한국에서 오신 법륜스님을 모시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는 약 20명의 학생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단순히 불교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대학 내 불교 학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는 학생 리더들입니다. 오늘 스님께서 젊은 세대이자 미래의 리더인 저희에게 귀중한 가르침과 조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사말이 끝나자, 스님은 불교의 본래 목적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불교는 복을 받거나 죽어서 좋은 곳에 가기 위한 종교가 아니라, 일상에서 괴로움 없이 살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부처님의 출가와 중도의 발견, 연기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스님은 깨달음이란 무엇을 믿는 것이 아니라 무지를 깨뜨리고 진실을 바로 아는 것이며, 마음의 작용 원리를 알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수행으로서의 불교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조 법문을 마무리하며 스님은 불교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불교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저는 여러분들이 불법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여러분과 대화하려는 것은 어떤 믿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 어떠냐, 진실이 어떠냐 하는 관점에서 대화하려는 것입니다. 꼭 불교에 관한 질문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여러분 개개인이 겪는 고통이나 스트레스, 또는 사회적인 여러 모순을 불교의 관점, 진실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자유롭게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학생 7명이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그중 상대방의 잘못으로 생긴 괴로움도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묻는 학생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You said that we need to change our perspective in order to free ourselves from suffering. You also said that it is not the other person who makes us suffer, but rather our own thoughts and perceptions. But even if suffering arises within us, isn't it still caused by the other person's actions?
For example, if someone is mean to me, I may hate that person because of how they treat me. So isn't my suffering caused by their behavior, rather than simply by my perception of them?
(스님께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괴로움이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그 원인은 상대방의 행동에 있는 것 아닐까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저에게 못되게 굴어서 제가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되었다면, 괴로움은 제 마음에서 일어나지만, 그 사람이 못되게 행동했기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요?)
“모든 생명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때린다면 나는 방어를 하거나 도망을 치는 등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에 따르게 됩니다. 또한 법률적으로도 다른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칠 때 나의 이익을 방어할 권리가 시민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결국 나 자신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물건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누군가 총을 내 머리에 겨누면서 그 물건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죠. 하지만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내가 결정하는 겁니다. 상대방이 총을 가지고 있더라도 내가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맞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때는 내가 다칠 각오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도저히 방어할 수 없는 형편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총에 맞아 죽을 것인지, 아니면 물건을 내줄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그 물건이 아무리 소중하다고 해도 내 목숨보다 소중하지는 않다고 판단할 수 있겠죠. 그리고 어차피 내가 죽으면 물건도 빼앗길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결국 물건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선택은 누가 결정한 것입니까? 바로 내가 결정한 거예요.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 나는 나름대로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내가 한 행동은 결국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뜻입니다. 소중한 물건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내가 선택해서 내준 것입니다.

이 일 때문에 내가 괴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는 해야 해요.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왕따시킨다면 거기에 대응하면 됩니다. 저는 승려로서 한때 한국 불교계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기존 불교와는 다른 길을 걸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 일 덕분에 신부님이나 목사님들과 많이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교 간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또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아 활동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주로 국제적인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화와 국제 이해를 위한 활동으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왕따가 꼭 나쁜 건 아니에요. 그들이 나를 싫어해서 따돌리는데 내가 굳이 그들 무리에 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그들이 나를 왕따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통째로 왕따시켜 버리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왕따를 당해도 큰 상처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무언가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도 됩니다.
폭력적인 피해를 입었다면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신고로 인해 보복을 당하더라도 다시 신고해야 합니다.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면 일정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하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결국 내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강연이 끝난 후, 예술 동아리 학생인 조쉬아 님이 자신이 만든 작품을 스님께 선물하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조쉬아 학생은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을 컴퓨터로 작업한 뒤 인쇄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문양을 바탕으로 연꽃과 보리수잎 등을 표현하여 불교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했습니다. 작품에는 ‘Wisdom is mankind’s most precious gem. (지혜는 인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스님은 학생들 모두에게 책을 선물하고, 한 명씩 악수를 하며 격려했습니다.

학생들은 스님과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동아리 회장이 말했습니다. 캠퍼스 안에 태국 불교 종단에서 선물 받은 보리수나무가 있는데, 스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그곳으로 모시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인도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를 가지고 오지 그랬어요. (웃음)”

학생들은 스님이 초를 공양 올릴 수 있게 초에 불을 붙이려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초가 자꾸 꺼졌습니다.


스님이 초 공양을 올려주시는 동안, 학생들은 뒤에서 조용히 합장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스님은 불교동아리 학생들과 보리수 앞에서 다시 한번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오후 4시, 강연 일정을 마치고 스님은 차량에 탑승하여 자카르타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차로 1시간을 달려 숙소에 도착하니 최태립, 이미선 부부가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고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스님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최태립 님은 스님께 공양을 올리고 싶다며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스님이 자카르타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흔쾌히 공양을 맡겠다고 마음을 내어 저녁 식사를 준비한 것입니다. 스님은 두 사람에게 책을 선물하며 정성껏 저녁 식사를 준비해 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오후 6시 40분 저녁 강연을 위해 숙소를 나섰습니다. 숙소와 강연장이 연결되어 있어서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강연 시작 전, 스님은 대기실에서 한인 회장님인 김종헌 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강연은 롯데 애비뉴 아이스 팰래스 홀(Ice Palace, Lotte Avenue, Jakarta)에서 열린 자카르타 한국 교민들을 위한 강연입니다. 주황색 어깨띠를 두른 봉사자들이 강연 준비를 위해 강연장에 미리 와 있었습니다. 스님이 강연장에 도착하자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자, 청중들의 큰 박수 소리와 함께 스님이 무대로 올랐습니다. 오늘 강연장에는 교민 80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무대에 오른 스님이 청중들을 바라보니 청중석과 무대 사이가 꽤 멀었습니다. 스님은 청중들의 얼굴을 좀 더 가까이 보며 대화하기 위해 무대 밑으로 내려와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 스님과 청중 사이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스님은 먼저 자카르타의 교통체증과 차량 홀짝제로 참석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강연장을 찾아준 교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즉문즉설은 스님이 주제를 정해 전달하는 강의가 아니라 청중의 질문으로 만들어지는 대화라고 설명하며 가정과 인생, 사회와 정치 등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고 안내하며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남편 회사 때문에 자카르타에 와서 살고 있습니다. 여기는 친구도 가족도 없어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남편과 저녁마다 산책하는데, 그때마다 저에게 그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털어놓습니다. 좋은 이야기도 있고 안 좋은 이야기도 있지만, 반 이상이 안 좋은 이야기예요. 대화라는 것은 상대방과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잖아요. 제가 컨디션이 좋을 때는 ‘아, 그랬구나. 그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 하고 이야기를 받아줍니다. 그런데 매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힘이 듭니다. 어느 날은 제가 감정적으로 다독여주지 않고 논리적으로 말을 받아치니 남편이 화를 내는 거예요. 제 감정을 다 누르고 듣기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조금은 쓴소리도 하는 게 맞는 것인지 남편과 행복한 대화를 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자카르타에 온 지는 몇 년 되었어요?”
“5년 정도 되었습니다.”
“남편이 질문자에게 낮에 있었던 일들을 전부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남편이 요즘 힘들다는 것 아니겠어요? 남편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데 그 이야기를 좀 들어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보통 다른 부부들은 아내가 ‘여보, 혼자 짐을 지고 있지 말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같이 이야기하자’라고 해도 남편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즉문즉설을 하다 보면 ‘제가 어떻게 해야 남편이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질문자의 남편은 아내를 신뢰하기 때문에 온갖 이야기를 다 하는 거예요.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아이가 학교 갔다 와서 엄마한테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학교에 가서 어떤 친구를 만났고, 무슨 일이 있었고, 손등을 누가 꼬집었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가 탁하고 내치면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어요. 남편이 산책하면서 안 좋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털어놓는 것은 심리적으로는 아내를 약간 엄마처럼 의지하고 있는 거예요. 그럴 때 이성적으로 답하는 방식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즘 그런 일들이 힘들었나 봐요’ 하고 약간의 동조를 해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질문자에게 조언을 얻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묻는 게 아니에요.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하니까 아이들이 엄마한테 하소연하듯 이야기하는 거죠.
보통 남자들은 그런 상황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 그렇게 하지 않고 집에 와서 조곤조곤 이야기할 때는 그냥 들어주고 ‘힘들었겠네요’ 하는 정도로 답하면 됩니다. 이성적으로 쓴소리할 일이 아니에요. 물론 안 좋은 이야기를 매일 들으니 스트레스를 받는 질문자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그래도 남편 일을 다른 건 못 도와주더라도, 남편 말을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은 할 수 있겠다’라는 관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남편이 힘든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엄마 역할이다’라는 관점을 가져보세요. 남자는 다 커서도 덩치만 크지, 무의식적으로는 아내를 엄마같이 대할 때가 있어요. 술을 먹고 취해서 제정신이 아닐 때는 더욱더 심리가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갑니다. 그럴 때 너무 탁 쳐내면 상처를 입습니다. 따뜻하게 등 두드려주고, 아기 다루듯이 대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상보다 인원은 적었지만, 질문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했고, 강연장의 분위기는 활발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 사인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사인을 해주며, 청중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 봉사자들은 뒷정리를 했습니다. 정리를 모두 마친 뒤, 스님과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오늘 강연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봉사자들은 강연을 무사히 마친 후 묘덕 법사님과 함께 마음 나누기를 했습니다. 이날은 자카르타에서 약 3시간 떨어진 치레본(Cirebon)은 물론, 필리핀 마닐라와 싱가포르 등 인도네시아 밖에서도 봉사자들이 먼 길을 찾아와 강연에 힘을 보탰습니다.

“처음에는 교민들이 많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조바심이 났어요. 그런데 여러 도반들이 함께해 주시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나 혼자 하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싶었습니다. 참석자가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적다고 나쁜 것도 아니잖아요. 좋고 나쁨은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께서 청중들과 가까이에서 대화하시려고 앞으로 나오시고, 일어서서 왔다 갔다 하시는 모습을 보니 뭉클했어요. 스님께서 저렇게 애써 법문을 해주시는데 내가 별걱정을 다 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도반들이 함께해 주셔서 정말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자카르타에서 세 시간 정도 떨어진 치레본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 시간을 운전해서 왔는데, 오랜만에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여러 사람과 함께 봉사하니까 정말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어보니,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도 저마다 어려움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더 와닿았습니다. 스님께서는 인생의 지혜를 말씀해 주시기도 하고, 관점을 바꾸어 주시기도 했습니다. 짧은 답변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했습니다. 연세도 많으신데 바쁜 일정을 소화하시는 모습을 보니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봉사자도, 현지에서 강연을 준비한 봉사자도 모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참석 인원의 많고 적음보다 서로 힘을 모아 강연을 무사히 마치고, 스님의 법문을 통해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밤 9시 30분, 스님도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 오후에는 세르퐁 지역에 있는 스리위자야 국립 불교 대학교(Sriwijaya State Buddhist Institute)에서의 영어 강연과 저녁에 열릴 『혁명가 붓다』 인도네시아어 번역본 출판기념회 및 영어 강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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