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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재단이 주관하는 한미 정책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였습니다.
새벽 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오전 6시 30분 서초 정토회관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는 10월 중순, 이른 아침의 공기는 제법 선선했습니다. 아직 한산한 도로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출근 시간과 겹쳐 길이 막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큰 지체 없이 예정된 시간에 7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으로 함께 출국할 일행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후 탑승 수속을 시작했습니다. 미국행 항공편은 여권과 입국 서류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므로 다른 국제선보다 수속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일행은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출국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스님은 게이트 앞에 앉아 일행들과 이번 미국 방문 일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전 9시 30분, 스님은 일행들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오전 10시, 비행기는 미국 워싱턴 D.C.를 향해 이륙했습니다.

스님은 14시간 동안 비행하며 그동안 부족했던 휴식을 취했습니다. 비행기는 한국시간으로 밤 11시 50분, 미국 동부 시간으로 낮 10시 50분에 미국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어 지난 10월 8일 김해에서 있었던 행복한대화 즉문즉설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즉문즉설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고, 배운 내용을 삶에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행복한 결혼 생활에 대해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남편은 저를 많이 아껴주고 누구보다 든든하게 제 편이 되어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거짓말로 신뢰가 무너져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이후 남편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해서 현재 다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눈앞의 사실조차 아무렇지 않게 부인하는 남편의 거짓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눈감아 주었지만, 거짓말이 반복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고, 결국 저 자신에 대한 믿음마저 잃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남편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서로에게 불행이 될지, 아니면 노력하면 다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남편이 거짓말을 좀 하는지는 몰라도, 아직 좀 얻어먹을 게 남았다는 얘기네요. 질문자에게 이익되는 것이 있으니, 이렇게 미련을 갖고 저한테 묻겠죠. (웃음) 그 사람이 잘하는 게 뭐예요?
“아주 자상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만큼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간 만난 정이 있다 보니 관계를 끝내는 데 대한 두려움도 있고, 이혼했다는 낙인이 붙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제 욕심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좋은 사람이네요. 그런데 어떤 거짓말을 한다는 건가요?”
“자꾸 속여요.”
“질문자의 돈을 가져가요? 자기 돈 갖고 자기가 써요?”
“돈은 서로 각자 벌고 있고, 자기 돈을 가지고 쓰고 있습니다.”
“자기 돈을 자기가 쓴다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손해는 안 보잖아요. 그런데 남편 돈을 질문자가 가지려고 하는데, 다 안주고 거짓말 하나 보네요. 제가 보니 질문자 문제네요.” (웃음)
“남편이 돈을 빌리거나 하면 저에게 공유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돈이 손해가 났나요?”
“결국에는 함께 해결해야 하니까….”
“그러면 서류상으로는 이혼을 해서 남편의 빚이 나에게는 넘어오지 않도록 해 놓고, 자상하니까 그냥 같이 살면 되겠네요.” (웃음)
“그런 방법도 있겠지만, 제가 남편을 제때 안 놓아주면 그 사람의 인생에 시간 낭비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괜찮아요. 법적으로 이혼하는 이유는, 남편이 돈을 자꾸 빌리는 상황에서 부부라는 이유로 질문자까지 그 책임을 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려고 결혼했는데, 남편이 재정 관리를 잘못해서 질문자가 빚지는 것까지는 감당할 수 없다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본인도 이해할 것입니다. 앞으로 돈을 빌릴 때는 서로 논의하고 빌린다는 약속을 받으세요. 그리고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법적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혼하는 것입니다. 그럼, 서로 이성 친구로서 같이 살면서도 재정적인 것은 독립이 가능합니다. 좋으면 같이 살고, 남편이 다른 결혼할 사람을 구하면 놓아주면 되고, 내가 먼저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 내보내면 됩니다. 그게 뭐 어려워요?”
“그래도 세월이 가니까….”
“세월이 가도 상관이 없어요. 그렇게 살다가 아이가 생겨도 괜찮아요. 유럽에서는 결혼한 커플보다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는 커플이 낳은 아이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요즘은 그게 어떤 다른 도덕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결혼했다가 헤어질 때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살다가 헤어지는 것에 국가 권력이 관여하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간통죄가 폐지된 이유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내가 누구를 만나든 내 자유라는 겁니다. 내가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데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결혼 관계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국가 권력이 개입되는 형사 소송까지 갈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서양에서는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국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아무 남자나 여자를 만나고 다녀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질문자처럼 신뢰가 깨져 결혼생활이 어렵겠다면 헤어지면 됩니다. 그러나 남편만큼 자상한 사람이 없다며 미련이 남잖아요? 그러면 친구로 만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있습니다. 친구로 자상한 남자도 갖고, 내 돈도 지키고요. 시간이 아깝고 아이를 갖고 싶다면 이 사람이든 다른 사람이든 아이를 가지면 됩니다. (웃음) 요즘은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빌려서 아이를 갖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예요. 옛날 어른들이 들으면 ‘저 스님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것이 남편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자의 문제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질문자가 돈도 갖고 싶고, 자상함도, 신뢰도, 모두 다 갖고 싶다는 것 아니에요? 자상한 사람과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면, 재정적인 문제가 생겨도 내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가지면 됩니다. 남편 같은 사람은 세상에서 구하기 어려우니, 남편의 그런 행위로부터 손실이 생기면 아내로서 당연히 공동 책임을 지고 손해를 보더라도 같이 살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면 됩니다. 왜? 그만큼 자상한 남자를 요즘 세상에 구하기가 어려우니까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돈을 지불해야 하듯, 그만큼 좋은 점이 있는 사람을 만나는 데 돈은 좀 쓰면 되지요. 자상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돈은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은 욕심입니다.”
“네. 제가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린 것 같습니다.”
“남편이 고쳐지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남편의 그런 행동은, 본인이 고치겠다고 해도 잘 안되는 습관이거나 스스로가 별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저 아내의 잔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고쳐지면 좋겠지만 고쳐지기 어려우니 고치려고 하지 말고 ‘이대로도 괜찮다, 돈이 좀 들지만, 그 정도는 지불할 만하다’라고 생각하며 살아보는 겁니다. 손해가 커지면 그때 가서 정리해도 됩니다.”
“정말 많이 와닿았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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