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0.11. 청년페스타 2일째 및 폐막식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내 중심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청년페스타 이틀째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새벽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원고를 수정하며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9시 평화재단에 출근하여 보광법사님과 내년 1, 2월 스님의 인도 일정에 대해서 의논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청년페스타의 세 번째 강연이 예정되어 있어 스님은 지하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어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오늘은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미래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의 강연이었습니다.

강연 시작에 앞서 정토회 청년특별지부의 ‘불교대학 2조 밴드’ 김동한 님과 허지욱 님이 <걱정말아요 그대>를 들려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정토불교대학에서 수업을 돕는 봉사자와 학생으로 처음 만나 이렇게 함께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뭉클한 노랫말이 두 사람의 노래와 기타 연주를 통해 따뜻하게 전해졌습니다.

이어 청년특별지부의 오예주 님과 이승현 님이 <사랑하게 될 거야>를 들려주었습니다. 청아한 목소리와 감미로운 기타 반주가 어우러지자,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스님도 눈을 감고 청년들의 노래를 감상하였습니다.

사전 공연에 이어 스님이 무대에 올라 세 번째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지금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어제 나눈 이야기는 우리가 이미 경험했거나, 선지자들이 제시해 놓은 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롭게 닥친 문제입니다. 과거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렇게 해야 한다거나 저렇게 해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그 길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누군가 이미 가 본 산을 우리가 다시 가 보는 것과 같다면, 오늘은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새로운 산을 우리가 처음 찾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기후 위기, 왜 우리는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할까요?

첫째는 지구적 차원의 기후 위기, 즉 환경 문제입니다. 오랫동안 인류는 자연환경을 오랫동안 인류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자연을 개척하고 정복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자연은 우리 삶을 방해하는 정복 대상이 아니고, 우리 삶을 유지해 주는 토대였습니다. 과거에는 더 잘 살기 위해 자연을 정복했는데, 돌이켜 보니 오히려 우리 삶의 토대를 파괴한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환경파괴가 인류의 삶에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자연을 정복하는 힘보다, 자연이 스스로 복원되는 힘이 더 강했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자연을 파괴하는 힘의 크기와 속도가 자연의 복원력을 넘어섰습니다.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인류는 비로소 자기 삶의 토대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연 파괴로 나타나는 변화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가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 위기입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CO₂)가 대량으로 배출되고, 이로 인해 온실효과가 나타나면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기온이 오르면 바닷물 온도도 높아집니다. 그러면 수증기의 증발량이 늘어나면서, 바람은 강해지고 태풍의 강도도 커지고 가뭄과 폭우가 발생하는 등 기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프스와 히말라야, 북국과 남극의 빙하도 녹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 자체가 망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기후에 가장 잘 적응해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큰 위험과 위협이 닥치는 것입니다. 비가 적게 오면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비가 지나치게 많이 오면 홍수 피해가 발생합니다. 지금의 기후에 가장 잘 적응해 살아온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에, 기후가 변하면 인간에게 큰 어려움이 닥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사는 삶이라는 인간의 가치관입니다. 오랜 역사에 걸쳐 인간은 지역, 종교,이념에 관계없이 잘산다는 것은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가치관이 오늘날의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만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 외에는 다른 길을 잘 알지 못합니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삶을 복이라고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방식이 위험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다른 길은 찾지 못한 채 계속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설령 다른 길을 찾아 제시하더라도, 오랫동안 살아온 삶의 관성과 습관 때문에 결국 익숙한 길을 계속 걸어가게 됩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방법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가치관, 그리고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을 쉽게 바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가 간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 지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을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결국 기후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떤 나라도 이 경쟁에서 뒤처지려고 하지 않고, 어떤 개인도 뒤처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기차가 계속 이렇게 달리면 결국 공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기차에서 내리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그 기차에 먼저 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대로 가면 모두 공멸의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요?

두 번째는 소위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술이 미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새로운 기술이나 도구가 등장하면 기존에 하던 일을 두 배, 세 배 정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그런 차원의 신기술이 아니라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효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대도 크지만 두려움도 큰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 등으로 인간 문명 자체가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두려운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큰 두려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스님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신석기시대에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잉여 생산물이 생겨났으며, 그 결과 빈부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청동기 기술이 발달하면서 계급과 국가가 형성되었고, 철기시대에는 농경지가 확대되고 생산력이 크게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철제 무기의 발달은 군사력의 차이로 이어졌고, 강한 세력이 약한 세력을 통합하면서 진나라와 로마 같은 대제국이 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혁명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님은 증기기관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먼저 확보한 유럽 국가들에 부와 권력이 집중되면서 제국주의 세력으로 등장했고, 국가 간 경쟁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이어져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져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생산력의 차이를 만들고, 부와 권력의 집중으로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왜 부와 권력의 집중을 가져올까요?

“그런데 지금의 상황도 과거와 비슷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디지털 문명이 발달하면서 세계의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과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유럽은 디지털 기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고, 미국이 앞서가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가 급속도로 편중되고 있어요. 통계를 보면 세계 최상위 12명이 가진 재산이 하위 50퍼센트에 해당하는 하위 40억 인구가 가진 재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거죠. 이처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생산력에 차이가 생기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부가 한쪽으로 급속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서 인공지능이 우리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일 수 있다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부가 한쪽으로 집중되는 현상, 그에 따른 권력의 집중, 그리고 권력이 집중될 때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한 전쟁입니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어디서 전쟁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란을 실제로 폭격하리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지금까지 익숙하게 생각해 온 가치관과 윤리관, 도덕관, 정의관만으로는 세상의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기준을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혼란은 세상 자체가 혼란스럽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세상을 이해해 온 우리의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변화한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의 변화가 이해가 되지 않아 머리가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변화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이전 시대에 살던 사람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변화가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스님은 어린 시절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고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살아오는 동안 도로가 닦이고 자동차와 휴대전화, 컴퓨터가 보급되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의 고뇌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이 크게 변하는 동안 인간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밥을 먹고 살아가는 문제, 사람들끼리 싸우고 갈등하는 문제, 괴로워하는 문제는 달라졌습니까?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삶의 외적인 조건은 엄청나게 변했지만, 인간의 고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해 생산에 필요한 일을 기계가 대부분 담당하고, 인간이 직접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변화하는 것과 우리가 삶에서 겪는 고뇌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기술의 변화 자체를 지나치게 기대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삶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스님은 과거에는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았지만, 오늘날에는 농사를 짓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의사나 변호사 같은 기존 직업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직업과 역할이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큰 혼란과 갈등,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이런 위험을 예방할 지혜가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인간이 그만큼 지혜롭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인간이 멸망할 정도로 어리석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면 엄청난 희생을 치른 뒤에야 잘못을 반성하고 살길을 찾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과정을 거치게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작용을 줄이고, 큰 희생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막아 내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지금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환경이 단순히 파괴되는 것만이 아니라, 기후와 생태계가 크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어떤 곳은 더 더워지고, 어떤 곳은 더 추워지며, 가뭄이 심해지는 곳도 있고 비가 지나치게 많이 오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자연현상은 하느님이 벌을 내리거나 전생의 업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의 여러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기술의 발전은 어떤 새로운 불평등을 가져올까요?

“앞으로는 수명과 건강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60대라도 어떤 사람은 고가의 치료에 힘입어 젊은 시절처럼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아가지만, 고가의 치료를 할 수 없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큰 심리적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스님은 이러한 불균형이 심해지면 결혼과 출산의 기회뿐 아니라 자녀를 양육하는 환경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이어서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굶주림과 전쟁, 신분과 계급의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부처님이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간의 고통을 해결할 길을 고민하셨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전해지는 예언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전륜성왕이 되어 세상의 권력을 장악하고 통치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중생을 교화하는 부처의 길입니다. 전륜성왕의 길이 경쟁에서 이겨 세상을 다스리는 길이라면, 깨달음의 길은 세상의 이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인간의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도 비슷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저는 앞선 강연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당부드렸습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문제도 발생할 거예요. 국가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삼성 같은 대기업이 한 분기에 100조 원에 이르는 실적을 올렸다는 소식이 들리는 한편,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폐업하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이것은 여러분이 선택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찾아가야 할 길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질문을 들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총 6명의 질문자가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감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극단적인 생각일까요?
  • AI 법륜스님을 만들어 개인적인 고민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스님의 가르침에 맞는지, 저작권이나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 큰 죄를 지은 촉법소년도 용서해야 할까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이 짧은 보호처분만으로 충분히 뉘우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피해자 가족은 어떻게 가해자를 용서하고, 사회는 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 기존의 가치관을 고수하면 시대에 뒤처질 것 같고, 세상의 흐름을 무조건 따르면 줏대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중심을 지키면서 유연하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과거 국가의 지원과 혜택이 일부 기업과 재벌에 집중된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에게도 사회적 부가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국가가 일정한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전법을 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옳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라는 수행의 가르침과 전법은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요?

그중에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할 때, 나의 가치관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스님께서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기존의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혼란과 괴로움이 생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진 가치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고 세상의 흐름을 무조건 받아들이면 줏대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중심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세상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이 있는데, 아직 그 틀을 대신할 만한, 내가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찾지 못했잖아요. 그러니까 갑자기 틀을 바꾸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어떤 선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될 수도 있어요. 부처님 당시에도 사람들은 전통적인 브라만교의 틀로 세상을 바라봤는데, 그 틀로는 세상이 잘 이해되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온갖 사상가들이 나타나 이렇다 저렇다 주장하면서 육사외도 같은 사상들이 생겨난 거예요. 사람들은 그런 여러 사상에 나름대로 따르며 살다가 부처님을 만나 가르침을 듣고 눈을 뜨니까 세상이 환하게 보이는 거예요. 마치 눈을 감고 있다가 뜨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면 이제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아직 자기가 그런 상태에 이르지 못했다는 거예요. 법륜스님 말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고, 경전을 읽고도 깨닫지 못해서 ‘아, 세상이 이렇구나!’ 하고 확연히 이해하고 마음의 중심이 잡히는 새로운 관점을 갖지 못했다면, 자기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고집하지는 말아야 해요. 자기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거예요. 아이들의 이야기든 어른들의 이야기든, 불교의 가르침이든 기독교의 가르침이든, 자기의 틀을 기준으로 옳다 그르다고 판단하지 말고, ‘아, 이런 이야기도 있네. 이런 관점도 있네. 이렇게 보는 사람도 있네’ 하고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해요. 섣불리 단정하지 말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아이가 독이 든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독이 들었으니까 먹지 마!’하고 무조건 막는 게 아니라 이렇게 대화해 보는 거예요. ‘네가 그 음식을 먹고 죽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겠지. 하지만 꼭 죽을 필요는 없잖아. 지금 죽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아무리 먹고 싶더라도 먹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요즘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관점을 갖는지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거예요. 그렇다고 아이들의 생각이 옳다는 것도 아니고, 내 생각이 옳다는 것도 아니에요. ‘아, 이렇게 보는 관점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이해하는 거예요. ‘미쳤나? 그걸 믿고 있어?’ 하고 생각하지 말고요.

나와 다른 관점을 인정해야 해요. 그 사람으로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거예요. 그렇다고 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라는 뜻은 아니에요. 여러 관점을 이해하되, 그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지는 내 자유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음식이 여러 가지 있다고 합시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니까 이것을 먹는 사람도 있고 저것을 먹는 사람도 있겠죠. 그럴 때 나는 이것을 먹겠다고 선택하면 되는 거예요.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렸다’라는 게 아니라 ‘나는 이것을 선택하겠다’라는 거예요. 이것이 내 의견이고 내 소신이에요. 내 소신은 지키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배척하거나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 그래. 그런데 나는 이거 먹을래.’ 이렇게 내가 선택하면 되는 거예요. 이런 관점을 가지면 자기 소신을 지키면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열어놓고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처음에는 잘 안되겠죠. 항상 자기 틀을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지금 내가 가진 틀로는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관점에도 마음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해요. 이렇게 연습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틀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조금씩 유연해지는 거예요. 마치 딱딱한 고체가 액체처럼 유연해지는 것과 같아요. 상황에 따라 자신의 관점을 조금씩 조정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러면 점차 자유로워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지하 공양간에서 떡볶이와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 스님은 2층 카페와 부스를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스님은 담당 실무자 및 법사님들과 JTS 해외 지원사업과 내년도 해외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해외 교육 지원사업에서는 시설과 물품 지원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사 교육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 중점을 두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스리랑카의 다리 건설 등 지원사업은 현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아시아 방문 일정, 부탄 관계자 초청 계획, 종교인 교류 행사 등을 점검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 INEB 하르샤 대표, 무 사무총장, 안첼리 이사와 함께 온라인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은 밝게 웃으며 세 사람에게 영어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굿모닝! (웃음)”

“굿모닝, 스님!”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하르샤님이 말했습니다.

“스님께서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두 달에 한 번 정도 줌(Zoom)으로 만나 INEB의 활동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하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동남아시아 지역의 미소금융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동남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미소금융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우선 스리랑카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작은 규모라도 실제로 사업을 운영해 성과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곳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려면 실제로 사업을 해본 성과가 있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규모라도 1년 동안 운영해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지원을 요청하면 훨씬 설득력이 있지 않겠어요? 조사만 하다 보면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한쪽에서는 연구를 계속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몇십 농가에라도 돈을 빌려주고 상환받는 시범 사업을 해보자는 거예요. 한국에서 후원을 요청해 보면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사람들이 선뜻 참여하지 않습니다.”

논의 끝에 JTS와 스리랑카의 NGO인 세와랑카가 협력하여 10만 달러 규모의 미소금융 시범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스님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초에 INEB 관계자들과 다시 온라인 회의를 열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4시 30분부터 청년페스타 행사의 폐막식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 페스타를 진행했습니다. 약 200명의 청년 서포터즈가 봉사하며 이번 행사를 만들어갔습니다. 이틀 동안 청년페스타 공식 행사를 마치고 진행되는 폐막식에 스님도 참석하였습니다. 사회자의 안내로 청년페스타 폐막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지난 이틀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봉사한 청년들이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페스타에서 선보였던 공연을 다시 감상하고, 홍보팀이 제작한 영상을 보며 지난 1박 2일의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영상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 청년페스타를 함께 만들어 온 도반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을 함께 본 후, 청년들이 무대에 올라 퀸의 'We Are the Champions' 를 함께 부르며 서로의 수고를 격려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애쓴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기에 노래 가사처럼 이 자리에 함께한 모두가 챔피언인 듯했습니다. 청년들은 마치 스스로에게 우승을 축하하듯 노래 가사에 흠뻑 빠져 열창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스님도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어 서포터즈가 팀 별로 한 명씩 간단한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도 눈을 감고 청년들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제가 이번 페스타에 열심히 참여하게 된 것은 작년에 이곳에서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서른 살이 넘으면서 20대 때 봉사활동을 많이 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돈을 더 벌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청년페스타에 참여하면서 정말 큰 힘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지지받는 느낌이었고, 참 고마웠습니다. 그 인연으로 청년 활동을 시작했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번뇌 전광판’에 가보니 청년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여러 감정 가운데 ‘불안’이 가장 많더라고요. 저도 그 마음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또 ‘갓생 말고 불생’이라는 코너를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는지가 중요하구나.’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는 대가 없이, 조건 없이 하는 것이 사랑이고 봉사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구나.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앞으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한데, 오늘 공연을 보고 페스타 영상을 보면서도 많이 울컥했습니다. 이렇게 무대에 올라와서 함께 준비한 도반들과 법사님들 얼굴을 한 분 한 분 보니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는 4~5년 전에 불교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만 해도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그냥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페스타를 준비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살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도반들과 함께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것이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도반들이 나를 살리고 있구나.’ 그 사실이 갑자기 마음에 와닿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예전에는 살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잘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남을 살리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서, 그게 곧 나를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페스타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함께해 주신 도반들, 저를 살려주신 도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원래 고집도 세고 제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로 해낼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청년페스타에서도 봉사했는데, 그때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일하면서도 화를 많이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몸은 힘들었지만, 화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작년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마음도 훨씬 가벼웠습니다. ‘몸이 힘든 것과 내가 행복한 것은 반드시 관계가 있는 게 아니구나.’ 그것을 이번에 많이 느꼈습니다.”

세 청년의 소감에는 저마다 다른 경험이 담겨 있었지만, 그 이야기는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불안했던 마음에 위로를 얻고, 도반들과 함께하며 삶의 의욕을 되찾고,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변화를 발견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어서 스님의 회향 법문이 있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놀아서 힘드시죠? 노는 것도 너무 과하게 놀면 힘들어요. 하루는 쉬어야 할 만큼 힘들게 논 것 같아요. (웃음) 노는 데도 돈이 들죠. 그런데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못 논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여행을 가자고 해도 돈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해요. 제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데이트하는 데도 돈이 없어서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성이 없어서 데이트를 못 하는 줄 알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한다는 건 미처 몰랐어요. (웃음)

무슨 일을 하든 여러분은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우리 사회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예요. ‘왜 이 일이 잘 안됩니까?’ 하고 물으면 대부분 ‘예산이 부족해서 안 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돈 없이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주자, 돈 없이도 신나게 놀아보자고 한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이 돈 없이도 아주 잘 논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이 쌓이면 무슨 일을 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우리 그때 돈 없이도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건물이 없어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정토회가 처음 시작할 때는 건물이 없었어요. 그래서 남의 절을 빌려서 시작했는데, 얼마 있다가 쫓겨났어요. 또 다른 절을 빌려서 시작했는데 거기서도 쫓겨났습니다. 두 번이나 쫓겨나니까 약간 오기가 생겼어요. ‘우리도 건물을 하나 마련하자.’ 그래서 월세 20만 원짜리 조그마한 사무실을 하나 얻었습니다. 돈이 없으니까 아르바이트해서 월세를 마련하며 시작한 거예요. 이렇게 돈도 건물도 없이 시작했지만, 뜻만 있으면, 사람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경험이 쌓여 오늘의 정토회에 이른 겁니다. 그렇게 하려면 힘도 많이 들고 노력에 비해 성과도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공덕이 쌓인다고 말할 수 있어요. 밖에서 보면 별다른 성과도 없이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엄청난 경험이 쌓이게 됩니다.

첫째, 이런 경험이 쌓이면 어떤 일을 할 때 점점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번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거예요. 둘째, 돈 없이 무언가를 해내려면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즉, 도반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거예요. 도반들이 협력하려면 우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도반들의 다양한 성격이 때로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서로 협력하면 오히려 다양성이 큰 힘이 됩니다. 각자가 가진 재능이 잘 연결되면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3이 되고, 5가 되는 상승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번에 여러분이 돈 없이도 이런 행사를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기존의 공간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고, 둘째로 200여 명의 도반이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 협력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품 구매 등에 약간의 경비가 들기는 했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행사를 잘 치러낸 거예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여기에 여러분의 기획력과 재정적인 지원이 더해지면 앞으로는 훨씬 더 크고 멋진 행사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2차 페스타는 행사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훈련받고 서로 협력하는 경험을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성과를 평가해야 하지 않겠어요? 몇 명이 참석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잘 놀았어요?’ 하고 물어본 겁니다.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신나게 놀 수 있고,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거예요. 이번 페스타가 여러분이 이런 관점을 직접 경험하고 삶 속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든, 무엇을 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세상에서는 자꾸 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거예요. 이것만 바로잡으면 과거에 내가 무엇을 했든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자산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1년 동안 방콕을 했다고 합시다. 그게 큰 오점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방콕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겠죠. 또 성추행을 당한 경험은 상처로 남을 수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이 상처를 극복하도록 돕는 데 자신의 경험이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살아온 모든 경험은 관점만 바로잡으면 다 소중한 재산이 됩니다. 이런 것이 수행이에요. 수행은 모든 경험을 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자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이번 행사로 육체적으로는 좀 힘들었겠지만, 그 모든 것이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번 페스타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서 내년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페스타를 한 번 해보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작년에는 1만 명을 계획했는데 5천 명 정도가 왔잖아요. 그러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몇만 명이 참여하는 행사도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 그래서 동국대학교를 빌려 몇만 명이 참여하는 행사를 해보려고 총장님을 만나 학교 사용 허가까지 받았어요. 그런데 다들 작년 행사로 지쳤는지 크게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했어요. (웃음)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좋지만, 우리 청년들이 다른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거예요. 더 나아가 한국 청년들이 해외 청년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 청년페스타를 개최하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청년들이 한국으로 찾아오도록 하는 거예요. 그것도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비행깃값만 마련해서 오면, 여기서 먹고 자는 것은 우리가 해결하면 되잖아요. 침낭을 가지고 와서 자면 숙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요.

청년들이 무슨 일을 할 때 자꾸 돈을 많이 들이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청년답게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지도 말고, 조금 미숙하더라도 직접 경험하고 도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청년페스타가 여러분에게 그런 도전의 경험이자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노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법문을 마친 스님은 청년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폐막식 이후 청년들은 부스를 철거하고 집기들을 제자리로 옮기며 행사장을 정리했습니다. 이틀 동안의 행사로 지쳤을 텐데도 정리하는 내내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역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고, 다른 청년들도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2026 청년페스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스님은 사무실에 들러 업무를 정리하고, 저녁 식사 후 미국 출국 준비를 했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 한미 정책 교류 일정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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