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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제2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있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전 9시경에는 입재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입재식에 현장 참여를 하는 강원경기동부지부의 정토행자들이 회관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일부 회원들은 회관 입구에서 다른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수년간 꾸준하게 입재식에 참석하고 있는 김홍신 작가님은 오늘도 천일결사 입재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토사회문화회관에 왔습니다. 스님은 김홍신 작가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에, 지하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사회를 맡은 길벗 김병조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제2차 만일결사 제2차 천일결사 제3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힘차게 시작하겠습니다!”

정토행자들의 천일결사 입재식에 결코 빠질 수 없는 김병조 님의 힘찬 사회가 이어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정토행자들의 뜨거운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각 지부별 참가 인원을 발표하고 보니, 2-3차 입재식에는 8000여 명의 정토행자들이 국내외 온·오프라인에서 입재식에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정토회원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대표 양윤덕 님의 인사말을 들은 후, 지난 백일간 정토행자들의 활동이 담긴 ‘백일간의 발자취’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수행사례담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정토행자 정준채 님이 직장과 정토회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괴로움을 알아차리고 수행을 통해 극복했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제 안의 시비분별을 가장 치열하게 시험했던 무대는 27년을 일한 직장이었습니다. 저와 성향과 일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른 동료가 있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었는데 해가 갈수록 내 마음은 거부감으로 결국은 미움으로 번졌습니다. 저는 업무상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말도 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업무가 바뀌면서 그 동료와 공동 작업을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마음이 무척 불편했고 일을 충실히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저는 이 고통을 피하는 대신 그 동료를 수행의 과제로 삼아 정면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 사람의 업식과 행동 방식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그렇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결국, 저는 꾸준한 정진 끝에 사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그 동료와 필요한 역할에 충실하며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기준을 꺾고 상대를 포용하자 관계도 원만해졌습니다. 마지막에는 필요한 일이 생기면 제가 먼저 편안하게 의논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년 가까이 묵은 미움이 수행을 통해 완전히 사라진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정준채 님의 수행사례담 발표가 끝나자 도반들의 깊은 공감의 미소와 함께 따뜻한 박수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다음은 2차 천일결사 2차 백일기도 회향법문 시간입니다. 대중은 스님께 청법가를 올리며 법을 청한 후, 잠시 입정을 했습니다.



“2차 천일결사가 시작되고 오늘로 2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3월 15일, 우리가 천일을 목표로 해서 2차 만일, 2차 천일결사를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임원단을 구성해서 출발했는데, 지금까지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저는 인도에서 46도까지 오르는 더위를 겪어봐서 한국의 여름쯤은 잘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한국도 40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체감하기로는 인도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앞서 백일의 발자취 영상을 보니 우리가 세운 원은 꺾이지 않고 계속된 백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1차 만일결사의 목표가 수행, 환경, 구호, 평화였다면, 2차 만일결사는 개인 ‘수행’의 토대 위에 '전법'을 또 하나의 핵심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현대인의 고뇌를 치유하기 위해 부처님의 법을 널리 전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환경 실천 운동이나, 구호 활동,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하나로 묶어서 '사회 실천'의 영역으로 이름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백일을 마무리하는 회향과 앞으로의 백일을 시작하는 입재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 백일 동안 우리가 수행, 전법, 실천을 하면서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돌아보고, 부족한 것은 다음 백일에 보완하고 잘해온 것은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지난 백일간의 우리들의 활동을 설문조사 결과로 보면 대부분이 매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 수행 정진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천일결사 기도를 한 사람이 30퍼센트, 열흘 가운데 하루 빠진 사람들이 30퍼센트가 넘는다는 것은 다수의 정토행자가 수행과 정진을 중심에 놓고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지난 백일간 정진을 꾸준히 하지 못한 분들도 있었겠지요. 그런 분들에게는 제가 늘 이야기했듯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정진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쩌다가 놓쳤더라도 다음 날 다시 하면 됩니다. 그마저도 놓쳤다면 입재식과 회향식에는 참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백일은 놓쳤더라도 입재식에는 참여를 해야 앞으로 백일을 정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백일 동안은 봄에 입학한 불교대학생들을 원만히 졸업시키고, 가을 학기 불교대학생들을 새롭게 모집하여 입학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학사를 졸업한 회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수행관리, 서비스는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토회 입문과정에 있는 불교대학생과 경전대학생은 정성을 쏟아서 관리하는데, 졸업 후 정토회원이 되면 ‘네 알아서 해라’ 하는 식으로 방치한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입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은 어린애 같아서 돌봐야 하지만, 졸업을 해서 회원이 됐다는 것은 ‘수행자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성인이 됐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자기 수행뿐만 아니라 남을 돕는 일들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칙대로 하면 알아서 하도록 두는 게 맞다고도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6개월 또는 1년 학사 과정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데 시간이 부족한 건지 공부가 부족한 건지, 회원이 돼서 자립하기는커녕 대부분 그만둬 버렸어요. (웃음) 인간이란 어떤 조건에서든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니까, 들어온 사람이 있고 나간 사람이 있는 것이 문제는 아닌데 그 비율이 온라인이 되면서 점점 많아지더니 드디어 들어온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비슷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웃음) 그래서 이제는 들어오는 과정에만 정성을 쏟을 게 아니고 회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지회장이나 모둠장이 불교대학생 교육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 교육생 관리는 정토회 본부의 불교대학 교육국에 맡기고, 불교대학, 경전대학, 행복학교에서 진행을 맡은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회원들의 교육, 수련, 수행을 살피는 회원관리에 더 집중을 하면 좋겠습니다.

인간이 친밀감을 느끼는 구성은 7명에서 10명 정도 선에 있습니다. 그 이상 넘으면 소외되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해요. 그래서 회원관리를 할 때 모둠은 7명을 기준으로 하고, 개인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는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자발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면 친밀도를 높여서 관계를 맺어야, 의무화하지 않고도 일반 회원들이 꾸준히 정진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갓 회원이 된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해 버리면 정진이나 봉사로 이어지지 않고 다 그만둬 버립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정토회는 수행하고 법을 배우러 왔기 때문에 사적인 정을 나누는 행위는 금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더 수행의 관점에서 나누기를 하고 대화하는 문화를 형성해서 일반 회원들과 친밀도를 높이고, 그 문화가 모둠, 모임 또는 그 아랫단위에서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회장, 모둠장, 모임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백일에는 이러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어렵게 맺은 이 귀한 인연들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공간을 보완해야 합니다. 옛날과 같은 법당을 다시 만드는 게 아니라, 몇몇이 모여서 오프라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니 보완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명상, 나누기, 사회적 실천활동 같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보완되어야 하는 거예요. 이는 앞으로 순차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지난 백일 동안 무더위 속에서도 정진하고 활동해 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동시에 부족했던 점은 개인 수행과 활동 속에서 잘 살펴 보완해 가면서, 다음 백일은 지난 백일보다 더 나아간 날들로 함께 만들어 갑시다.
앞서서 말했지만 90퍼센트 이상 정진한 사람이 60퍼센트이면 잘한 편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원래 우리 약속은 매일 정진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약속을 안 지킨 사람이 70퍼센트라는 거죠. 게다가 90퍼센트 이상 정진을 안 한 사람이 34퍼센트나 되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에요. 무조건 잘했다고 하고 넘어갈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백일 내내 정진 안 하다가 오늘 입재식에 온 사람은 칭찬을 해야 돼요. (웃음) 왜냐하면 오늘 입재식에 왔으니, 내일부터 다시 정진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 백일도 정진을 놓쳤는데 오늘도 안 왔다면, 내일부터는 정진을 이어갈 기회조차 잃습니다. 그래서 오늘 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에요. 그러나 반성은 해야 합니다. (웃음) 그래서 3차 백일기간은 날씨도 선선해질 테니까 가능한 빼먹지 말고 매일 정진을 해 봅시다.
아까 수행담을 나눠주신 분도 정진을 하루도 안 빼먹었다고 하잖아요. 형식적일지라도 정진을 빠지지 않고 계속해 나가면 나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진을 한번 놓아버리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수행자라는 정체성까지 잃어버리게 돼요. 108배 절을 하루 빠진다고 무슨 큰 문제가 있겠어요. 그러나 정진하는 시간이 쌓이면 자기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하고, 하고 싶어도 하고, 여행 가서도 하고, 이렇게 늘 하는 겁니다. 여행 갔다고 밥을 안 먹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끼는 밥을 먹듯이, 정진도 마음의 양식이라는 관점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북미순회강연을 다니면서 보니까 외국인들도 ‘집착을 내려놓으면 가벼워진다’는 이 법 하나를 몰라서 부부가 헤어지고, 학생들이 유학 와서 몇 년간 헤매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밖을 보는 관점을 조금만 안으로 돌리면 삶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이 좋은 법을 우리가 주위에 널리 알려서 세상 사람들의 괴로움을 덜어 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행복학교 전법에 집중해 주면 좋겠습니다.
전법의 요구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이 좋은 법은 믿으라는 것과는 다른데 우리가 전법을 할 때 계속 심리적으로 부담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 법을 알아서 좋았으니 다른 사람도 이 인연을 맺으면 좋을 것이다 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이 마음껏 인연을 맺어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백일을 준비합시다.”

2차 천일결사 2차 백일기도 회향법문을 마치고 20분간 휴식을 한 후에 강원경기동부지부에서 준비한 입재식 축하공연이 펼쳐졌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가 지금, 여기 우리에게 시작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깃발 공연이었습니다.
남과 북의 화합을 상징하는 보라색,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하늘색 깃발로 준비한 깃발무가 웅장한 음악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공기를 촥촥 가르는 힘찬 깃발 소리가 공연을 한층 장엄하게 했습니다.



공연자들의 힘찬 함성과, 역동적인 몸짓이 더해질수록 청중들의 함성소리도 점점 커졌습니다.

모두가 자리에 일어나 깃발 퍼포먼스에 맞춰 한바탕 뛰었습니다.



청중, 공연자 할 것 없이 다 함께 공연을 마친 후,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예비 천일결사자 결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예비 천일결사자들은 삼귀의를 하고 스님의 안내에 따라 천일결사에 동참하는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어서 예비 천일결사자들을 위한 스님의 발원이 있었습니다.


간절함이 느껴지는 스님의 발원이 끝나고, 제2차 천일결사 제3차 백일기도 입재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제2차 천일결사 제3차 백일기도 입재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98일 동안 3차 백일기도 기간이 되겠습니다. 천일결사의 첫째 목표는 수행입니다. 수행이란 자기 해탈입니다. 내가 먼저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나 남이 어떻든,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내 괴로움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면 죽을 때까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데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꾸 하면 날씨를 탓하게 됩니다.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누군가에게 빌거나 그래도 비가 그치지 않으면 ‘기도해도 소용없다’고 실망하고 불평을 합니다. 그런데 비를 오게 하거나 오지 않게 하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상황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비가 오는 것은 수용하되, 비가 올 때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내가 결정하는 겁니다. 비를 맞으며 길을 갈 것인지, 가기로 했지만 비가 오니까 포기할 것인지, 비를 덜 맞기 위해 우산이나 비옷을 준비할 것인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것을 두고 한탄하거나 탓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예기치 못한 일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즉, 비가 와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분명히 알아서 자기 해탈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을 지나가다가 돌멩이가 떨어져 머리를 다쳤다면, 우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내가 해야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것입니다.
만약 다리가 부러졌다면 이 상태를 받아들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 시간에 내가 그 건물 밑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돌이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내가 다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해 봐야 지금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빨리 치료를 받고, 치료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지요. 그리고 나와 같은 피해를 다른 사람이 입지 않도록 하는 조사도 해야 합니다. 즉, 돌이 떨어진 원인을 조사하고 다시는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하는 것이 사회 실천입니다.

오늘 입재하신 분들은 가장 먼저 생물학적으로 자립을 해야 합니다. 스스로 살아가는 것은 사람이 동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동물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존재가 되려면, 자립하는 것에서 나아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남을 돕는 것은 선택의 영역이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내가 조금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한다면 남을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자립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수행에서 말하는 자립은 먼저 생존적으로 스스로 먹고사는 것이고, 정신적으로는 세상이나 남을 탓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자유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죠. 이렇게 할 때 수행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출가를 하거나 절에 다니더라도 벌레나 다람쥐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물학적인 자립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괴로움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예 괴로움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괴로움이 일어나더라도 스스로 알아차리고 금방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길을 가다가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 다시 가면 됩니다. 목적지에 도달해서 돌아보면,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온 사람이나 열 번 넘어졌다가 온 사람이나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넘어지는 것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요. 눈을 계속 뜨고 있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뜨든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눈을 뜨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이 어둡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내가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을 알고 눈을 뜨면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자꾸 ‘내가 오늘 몇 번 눈을 감았느냐, 몇 번 깜박였느냐’를 따집니다.


정토회는 괴로움이 없는 상태에서 선행을 하기 위해 만든 수행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수행도 되어 있지 않고 수행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회적인 일을 하자고 한다면 일반적인 자선단체나 환경 운동 단체 같은 사회단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환경 운동을 하거나 남을 돕는 것 자체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괴롭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남을 위해 실컷 일했는데 내가 괴롭다면, 다른 사람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고 나는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는 말이 됩니다. 다른 사람은 희생하면 안 되고 나는 희생해도 된다는 식이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나와 남이 똑같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겠습니까?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길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겠어요?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남을 소중히 여기는 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정진이 필수입니다. 매일 절을 한다고 해서 정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진은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화를 냈더라도 금방 돌아오는 것이며, 슬펐다가도 금방 돌아오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붙들고 있지 않는 것이 정진입니다.
결사에 참여했다는 것은 수행이 바탕이자 의무이며 필수적입니다. 매일 아침 정진하는 것은 수행의 관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눈을 뜨자마자 ‘나는 수행자’라는 것을 자각하고, 내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우기 위한 하나의 기준점인 것입니다. 정진한다고 수행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정진하지 않는다고 수행자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아침에 정진하는 것은 내가 수행자라는 정체성을 자각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다가도, 화를 내다가도, 다른 사람을 미워하다가도 ‘나는 수행자’임을 자각하기 위해 정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진을 바탕으로 사회에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하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실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서 기후 위기가 왔다고 하면서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차를 타고 갑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다녀서 운동이 부족하다며 돈을 내고 실내 자전거를 탑니다. 다른 사람이 먹을 음식까지 먹어 놓고는 살을 빼겠다고 약을 먹습니다. 이런 것을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정신을 좀 차리자는 거예요.
이번 3차 백일기도는 정진에 바탕을 두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정진은 정토행자의 바탕이고 출발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함께 해보기로 하면서 ‘모자이크 붓다’가 되었습니다. 다만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그 시대의 조건과 상황에 맞게 필요한 일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요즘 외국에 가지 않고 국내에 있을 때, 학계나 정치인, 사회 원로들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지금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사회적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문명사적인 변화 속에서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지, 우리는 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예측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과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론의 장을 마련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에 관심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또 함께할 만한 사람이 있을지 알아보고자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극단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본인은 다 옳고 상대방은 다 틀렸다고 합니다. 상대 정당이 원자력 발전소를 짓자고 하면 반대해 놓고, 자기 당이 집권하면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고 합니다. 정권에 따라 정책이 뒤집히지 않으려면 정치권을 넘어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는 지금 산업과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면서 데이터센터가 꼭 필요한지, 이 경쟁에 우리도 뛰어들어야 하는지, 뛰어든다면 막대한 전력은 또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같은 문제들도 함께 공론화해야 합니다.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우리 동네 앞으로 전선이 지나가는 것은 반대합니다. 그런데 전선이 지나가는 것을 반대하면 공장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부터 논의해야 합니다.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나면 안 하면 됩니다. 필요하다면 물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전선은 어디로 지나가게 할 것인지 등을 함께 논의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과거의 주장에만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실용주의라는 것은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무엇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의견은 무엇인지 서로 듣고 대화해야 합니다.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우선 이렇게 해보고, 상황이 달라지면 그때 가서 다시 의논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유연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공론의 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3세계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년퇴직을 했다면, 적어도 수행자라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세상과 어울려 써보자는 것입니다. 대학도 다녀봤고, 결혼도 해봤고, 아이도 낳아서 키워봤고, 직장도 다녀봤고, 돈도 벌어봤다면 이제 세상에 대한 미련은 조금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정토행자에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지금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업을 운영해서 돈도 많이 벌었지요? 그렇다면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또 세상에 도움이 되도록 기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그렇다고 재산을 다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가족을 다 버리라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세상을 위해 조금씩 써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온갖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권유해 보는 거예요. 지금은 한 사람의 영웅이 나타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서 함께 해결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여러분에게만 말하는 게 아니고 전문가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웃음) 제가 사익을 추구하지 않으니 누구에게나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웃음)

돈을 받고 자신의 재능을 쓰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화를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고, 그것을 직접 실천해야 세상에 도움이 됩니다. 돈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자고 하면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못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뜻이 없어서 못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100일 동안은 여러분이 자기 정진을 바탕으로, 내가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내 에너지를 써봅시다. 무슨 일을 겪었든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내가 산꼭대기까지 올라왔으면 절벽을 기어 올라왔든, 강을 건너왔든, 신발이 없어서 발에 피를 흘리며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여기까지 왔고 그 일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어떻게 왔든 결국 왔습니다. 그러면 이제 ‘지금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 서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개선해 보면 됩니다. 기후 위기가 개선되면 좋지만, 우리가 노력했는데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운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야 합니다. 인도 사람들도 살아가는데 우리가 왜 못 살겠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면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여러분의 삶이 조금 더 가벼워졌으면 합니다. 같이 일을 할 때도 가볍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도 꾸준함이 있어야 하고, 힘도 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번 제3차 백일 정진은 가을 날씨도 시원하니까 우리 한번 힘 있게 정진해 봅시다.”



2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 입재법문이 끝났습니다. 이어서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하며 경험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실천사례담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3차 백일의 약속을 발표한 후, 법사단장 선주법사님의 닫는 인사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천일결사자 여러분, 오늘 어떠셨나요? 지도법사님 법문으로 이미 충만하고, 도반들의 수행 사례담, 실천 사례담, 그리고 오늘 공연으로 감동을 몇 사발 들이켰지만 배고프시죠?
이번 100일은 하루도 굶지 않고 밥 먹듯이 정진해서, 남 탓, 세상 탓하지 않는 수행자가 되어보고요. 다람쥐도 하고 토끼도 하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그런 삶을 좀 더 가볍게, 힘차게 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4차 백일기도 입재식, 1월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가 고스란히 녹아 일목요연하게 정돈된 선주법사님의 닫는 인사를 끝으로 오늘 입재식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다 함께 손을 잡고 부르는 산회가를 끝으로 2차 천일결사 3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내빈들과 공양간에서 점심 공양을 한 후, 곧바로 강원경기동부지부 회원의 날에 참석했습니다.

고전무용을 하는 이화정 님의 여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노란 나비가 마치 무대 위에서 날갯짓을 하는 듯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스님과의 즉문즉설 시간이 되었습니다. 2명의 사전 신청자와 5명의 현장 질문자가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시부모님을 30년 넘게 모시고 정토회 소임을 병행하고 있는데, 일정이 겹칠 때마다 시부모님에 대한 분별심(원망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정토회 활동을 이어가야 할까요?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을 꿇지 못해 절을 하지 못하고 명상만 하고 있습니다. 절을 하지 않고 명상만 하는 기도는 어떻게 다른지, 이것도 수행에 온전히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7명 규모의 사업체를 9년째 운영 중인데, 최근 직원 권고사직 문제와 잦은 퇴사로 직원을 대하는 것이 두렵고 막막합니다. 대표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식욕이 도저히 조절되지 않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며 고도비만 상태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식욕과 비만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약물로 자살 시도를 한 뒤 대인기피와 무기력증을 겪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아이의 이런 상태가 이어질지 막막하고 화도 나는데, 엄마로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견뎌야 할까요?

누나가 심한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보여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성격장애도 치료나 변화를 통해 고쳐질 수 있는 것인지, 가족으로서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상대방이 격분하거나 화를 낼 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스님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즉문즉설을 마무리하며 오늘 하루 일과를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코감기가 왔는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법문을 해야 하는데 콧물이 끊임없이 나오고 목소리가 잠겼지만 마지막 일정까지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미국 일정 이후로 컨디션이 좀처럼 잘 회복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스님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외부 손님들과의 만남 일정이 있고 저녁에는 길벗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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