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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북미순회강연 일곱째 날입니다. 스님은 오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노스리지(California State University, Northridge)에서 영어 강연을 했습니다.
어느덧 스님의 북미순회강연 일정도 시작한 지 1주일이 되었습니다.

새벽 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오전에는 일정이 없어 휴식을 하고 낮 12시 30분에 강연을 위해 노스리지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 50분 강연장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노스리지(California State University, Northridge)에 도착하였습니다. 국제지부 봉사자들이 활기차게 강연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도반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활동에 반갑고 설레는 분위기입니다.


오후 2시 30분이 되자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현장에서 유튜브 생중계가 진행되었습니다. 80여 명의 학생들이 현장에 참석하는 가운데 청중들의 따뜻한 박수 소리가 들렸습니다. 스님이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고뇌가 사라진 상태를 ‘니르바나’라고 합니다. 불교 수행의 목표는 니르바나에 이르는 것이고 오늘 우리의 대화 목표 또한 니르바나를 향해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저와 대화를 하면서 의문이 풀리거나 고뇌가 사라진다면 그러한 대화를 '담마 토크'라고 말합니다.
대화의 주제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자리기 때문에 한 사람이 너무 오래 이야기하거나 혐오스러운 표현은 삼가 주세요. 학교 측에서는 정치적 논쟁이나 종교적 논쟁에 해당되는 것은 삼가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측의 요청을 수용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학생들의 질문을 우선적으로 받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학업을 하거나 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떠한 문제라도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시작해봅시다.”

I have low self-esteem, and I often doubt myself and blame myself. I'm afraid of meeting new people, and I often feel like others dislike me or look down on me. I'm also afraid to express my opinions because I worry about how people will judge me. How can I change this way of thinking and become more comfortable with myself and with other people?
(저는 자존감이 낮아서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고,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거나 무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제 생각을 말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세 마리의 새가 있다고 합시다. 비둘기, 펭귄, 타조가 있습니다. 세 마리가 헤엄을 쳤습니다. 누가 가장 잘할까요?”
“The penguin.”
(펭귄입니다.)
“세 마리가 달리기를 합니다. 누가 제일 잘 달리죠?”
“The ostrich.”
(타조입니다.)
“네. 세 마리의 새가 날아요. 누가 제일 잘 날까요?”
“The last bird.”
(비둘기입니다.)
“그렇다면 펭귄이 가장 헤엄을 잘 친다고 이 세 마리 중에 펭귄이 가장 우월한 새입니까? 타조가 달리기를 제일 잘한다고 제일 뛰어난 새입니까? 비둘기가 달리기를 타조보다 못한다고 해서 비둘기는 열등한 새라고 할 수 있습니까?”
“No.”
(아닙니다.)
“제 이야기 속에서 질문자는 어떤 깨달음이 있었나요?”
“It’s all relative.”
(모든 것이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제일 공부 잘하는 아이와 비교해서 나는 저 친구보다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운동 잘하는 아이와 비교해서 나는 쟤보다 운동을 못한다고 생각해요. 제일 노래 잘하는 아이와 비교해서 나는 쟤보다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낍니다. 나는 펭귄만큼 헤엄치지 못하고 타조처럼 달리기가 빠르지 않으니 나는 열등하다고 잘못 생각했기 때문에 열등의식이 생긴 겁니다.
모든 존재는 우월한 것도 없고 열등한 것도 없습니다.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비교했기 때문에 열등의식이 생겨난 겁니다. 내가 노력해서 펭귄처럼 헤엄을 잘 치게 되거나 노력해서 타조처럼 달리기를 잘하게 되는 게 나의 열등의식을 극복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열등 의식이라는 잘못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스스로 알아차리고 버릴 때 비로소 자기가 존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어떤 여성을 만나서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여성도 나에게 ‘저도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그것은 독선입니다. 나는 상대를 좋아하지만, 상대는 나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함께하고 싶지만, 그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질문자가 열등한 존재라서가 아닙니다.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독선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Thank you so much, and I was thinking in the wrong way.”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질문자는 열등한 존재도 아니고 우월한 존재도 아닙니다. ”


Um, I was wondering, so I have a person in my life who has been in my life for my whole life, but I don't want anything to do with this person anymore. I want them out of my life. And if I do that, it's going to cause a fall out of my family, and a lot of people will suffer. And I feel like both options are impossible to deal with, and which one would you recommend?
(제 인생에서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인데, 지금은 그 사람이 제 인생에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 사람과 관계를 끊어버리면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고, 친척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식의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습니다. 그냥 참고 살아야 할까요?)
“지금 질문자는 선택을 했는데 그 선택의 결과, 즉 부정적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건가요?”
“Yes.”
(네)
“원인을 지었는데 결과를 안 받아들인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돈을 빌리고 갚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다만 자기 선택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사람과 헤어지고 싶으면 그 사람에게 가라고 하지 말고 내가 떠나면 됩니다. 내가 떠나면 그 사람과 연관된 가족 관계도 함께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을 감수하거나, 그 결과가 어렵다면 그냥 살아야 합니다. 이때, 결과에 따라 어쩔수 없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까지도 자기의 선택입니다.

내가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내가 원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이 나한테 원하는 것을 내가 해줄 수도 있고 못 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또 남이 원하는 것을 내가 다 해줄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질문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고민이 생기는 거예요. 이 사람을 떠나고 싶은데 다른 것들은 유지하고 싶은 거죠. 그렇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세요. 어떤 것도 질문자의 자유입니다. 그 자유에 대해서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11명의 질문자가 1시간 30분 동안 스님과 대화를 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명쾌하고 직설적인 스님의 법문에 청중들의 몰입도 또한 높았습니다.
강연을 마친 스님은 영어 불교대학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강연을 주최하는 데 도움을 주신 교수님들과 미팅을 하기 위해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강연의 공동 주최자인 종교학부의 케네스 리 교수님과 심리학과 강선미 교수님, 종교학부 소치틀 알비소 학장님이 미팅 장소에 먼저 와서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말했습니다.
“저희를 초대해 주시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케네스 리 교수님이 말했습니다.
“저희 학교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강연 시간에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습니다. 저희 캠퍼스 재학생이 많긴 하지만 외부 초청강의를 듣는다고 이렇게 많은 학생이 모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마 학생들에게도 이런 대화 형식의 강연은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자존감이 낮다고 고민하던 학생이나, 보건 의료 분야에서 어떻게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지 질문했던 학생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스님이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실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께서 곧바로 처방을 내려 주신 것이 아니라, 질문자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 주시고 질문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보디사트바(Bodhisattva) 같다고 느꼈습니다. 질문에 답변하신 뒤 잠시 멈추어 생각할 시간을 주신 점도 좋았습니다.”

“법문(Dharma Talk)은 대화를 통해 괴로움이 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종교나 불교의 교리를 설명하는 것은 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법문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괴로움을 가지고 찾아왔다가 법문을 들은 뒤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대화입니다.”
케네스 리 교수님은 정토회의 시작과 비전에 대한 질문을 스님에게 했습니다.
“정토회를 1988년에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1988년에 정토회를 시작하셨을 때 어떤 비전을 가지고 계셨습니까? 당시의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지금 그 비전이 현실화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방향은 제대로 잡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불교의 가르침이 종교의 틀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유물을 박물관 안에 넣어 놓고 보관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저는 불교의 가르침이 모든 사람의 생활 속에서 활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종교를 믿든 믿지 않든, 어떤 종교를 가졌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유용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종교적인 언어를 일상적인 언어로 바꾸고, 주제도 일상적인 주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핵심은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 즉 괴로움이 없는 상태에 이르도록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정토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개인의 수행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1980년대 당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민주화였습니다. 저는 대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당시 대학생들은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1987년에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되고,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이 열렸습니다. 그 무렵부터 한국은 민주국가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30년 후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대체로 자기 나라의 문제에 머물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 앞으로 무엇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인지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첫 번째로 ‘환경’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빈곤 퇴치’였습니다. 한국 사회는 과거 다른 나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인류사회의 빈곤을 퇴치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생존 문제만 해결하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생존 문제를 해결한 뒤에도 갈등 문제가 남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과제로 ‘평화’를 정했습니다. 환경과 빈곤퇴치, 평화의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사회는 괜찮아질까요? 당시 우리는 이 세 가지 문제가 거의 사라진 나라가 북유럽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는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결국 인간의 마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가장 많은 경험을 축적한 것이 불교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평화롭게 다스리는 방법을 보편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네 번째 과제로 ‘수행’을 정했습니다.
이렇게 정토회를 시작하면서 ‘환경, 빈곤 퇴치, 평화, 수행’을 미래 사회의 주요 과제로 삼았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지만, 이 과제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현대사회에서의 빈곤은 상대적 빈곤이 더 큰 문제로 다가왔고, 수행은 과거보다 더욱 필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환경은 이제 단순한 과제를 넘어 위기 상황이 되었습니다. 전쟁의 위험도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30년 전을 되돌아보면 방향은 잘 잡았던 것 같은데,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조금밖에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웃음)”
스님은 대화를 마치며 세 교수님에게 책을 선물하였습니다.


교수님들과 미팅을 마친 스님은 정토회 국제지부 봉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연총괄과 지역실무총괄, 사회를 맡아준 정토회원들에게는 책을 선물했습니다.


법해 법사님은 국제지부 봉사자들과 함께 마음나누기를 진행했습니다. LA 지역은 9월 말에 대학들이 학기를 시작하다 보니 강연장을 구하기가 어려워 준비가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인원으로 성공적으로 강연을 마쳐서 뿌듯했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어떤 이는 내년에는 다른 학교에서도 강연을 열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고, 서로 힘을 모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참 즐겁고 행복했다는 따뜻한 소감들도 오갔습니다. 특히 종교학과 케네스 리 교수님과 소치틀 알비소 학장님의 적극적인 협조가 감사했다고도 했습니다.
스님은 오렌지카운티 숙소인 김명례·이경택 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숙소로 이동하는 시간이 마침 퇴근 시간에 겹쳐서 2시간 넘게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스님은 숙소에 도착한 후 이경택, 이승훈 부부, 스탭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내일 오스틴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동하여 영어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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