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9.5. 정토회 합동회의, 사회 인사 미팅
“변화하는 시대, 정토회의 역할과 새로운 과제”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합동회의에 참가하고, 여러 건의 미팅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새벽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아침 6시부터 평화나눔회 상임이사인 조재국 교수님과 조찬 미팅을 했습니다.

스님은 JTS를 통해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당시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고, 4천여 명의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건립했습니다. 이 인연으로 최근 시리아 정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매설된 지뢰로 인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쟁 이후 복구 활동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에 오늘, 한국의 대인지뢰 전문가인 조재국 평화나눔 상임이사를 초청하여 국내 대인지뢰 제거 현황을 공유받고 시리아에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어 8시 30분부터 박기련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 사무총장님이 스님에게 인사차 방문을 했습니다. 대학생 전법, 청년 전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는 아시아 불교국가 청년들 전법에 대해서도 의논하기로 하였습니다.

회의를 마치니 오전 10시가 되어 곧바로 모둠장 확대 합동회의를 하기 위해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 대강당과 전국 으뜸절 및 온라인에서 800여 명의 모둠장과 담당 이상의 소임자들이 오늘 회의에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정토회 대표인 양윤덕 님의 여는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오늘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주말에는 전국의 지회장님들을 중심으로 지회장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정토회의 주요 사업 방향과 모둠 활성화를 주제로 집중적으로 토론했습니다. 그 시간이 오늘 합동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과제인 ‘모둠 활성화’와 ‘오프라인 공간 마련’을 주제로 깊이 있게 토론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합동회의에 이어 내일 전법행자대회가 열립니다. 두 행사에서 같은 보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사업 보고는 내일 전법행자대회에서 온라인을 통해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오프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내일은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두 행사를 통해 상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힘차게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지부별로 소개가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호명하는 지부 순서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해 온 개성 있는 구호로 본인이 속한 지부를 소개했습니다. 전국 으뜸절에서 온라인에서 참가하는 지부들도 랜선을 통해 구호를 외쳤습니다. 모두 함께 한바탕 웃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대중들은 삼배의 예로 스님께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입재법문을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2차 만일결사와 2차 천일결사를 시작한 후 첫 번째 상반기가 지났습니다. 정토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마칠 때 전체가 모여 전법행자대회를 엽니다.

정토회 초창기에는 회원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2박 3일 동안 총회를 열었습니다. 상반기에 진행한 사업을 보고받고 질의응답을 한 뒤 승인하고, 하반기에 새롭게 추진할 사업을 함께 의논하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회원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모든 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시기에는 정회원 열 명당 한 명의 대의원을 선출하여 대의원대회를 열었습니다. 대의원대회의 결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아, 결정 사항을 서원행자 전체 회의에서 다시 승인받도록 했습니다. 세 번째 시기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토회가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자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당시처럼 모든 회원이 직접 회의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토회의 모든 전법행자가 참여하는 전법행자대회를 열게 되었고, 대의민주주의 제도인 대의원 제도는 폐지되었습니다.

정토회의 일상적인 의사결정은 대중이 선출한 모둠장, 지회장, 지부장, 대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전체 회원이 모이는 자리가 전법행자대회이고, 그에 앞서 사전 준비 모임의 성격으로 합동회의를 엽니다.

현재 정토회의 활동은 다소 정체되어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생 수가 정체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지만, 들어오는 만큼 회원이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회원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할 것인지, 기존 회원이 나가는 것을 줄일 것인지와 같은 부분을 검토해야 합니다. 온라인 시스템은 편리한 점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법문을 듣고 나누기를 하다 보면 참여가 형식적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 결과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정토회에 들어온 사람들도 오래 머무르지 않고 많은 수가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토회의 핵심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졸업생들이 정토회에 정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법당이 있을 때는 법당에 와서 서로 대면하면서 인격적인 감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민이 있는 사람은 법회가 끝난 뒤 법사님과 상담하고, 함께 봉사하면서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부처님 법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되면서 이런 부분이 약해졌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꼭 오프라인 공간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에서 충분히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모둠 모임을 활성화하는 문제, 오프라인 모임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가 주요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모둠의 활성화와 이를 뒷받침할 오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부·지회·모둠 중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될지 중지를 모으는 자리입니다.”

입재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국회의원 맹성규 님과 오찬 미팅을 하였습니다. 맹성규 의원은 외교안보위 소속이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법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어 국회의원 박주민 님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라 오래전부터 아는 관계로 정부의 AI 정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이 미팅하는 동안, 합동회의에 참가하는 대중들은 점심 공양을 하고 지부별로 모여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토론 주제는 ‘모둠 활성화 방안’과 ‘오프라인 공간 마련 및 운영 방안’이었습니다.

스님은 미팅을 마치고, 합동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강당으로 이동해서 토론 후 각 지부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모둠 활성화에 대해서는 모둠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과 마음을 살피고, 1대1 수행 짝꿍이나 멘토·멘티 제도를 통해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모둠장이 이끄는 구조에서 벗어나 모둠원 모두가 주인이 되어 참여하는 모둠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 관련해서는 온라인 공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대면 모임을 통한 유대감 형성과 전법 거점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였습니다. 권역이나 지부 중심의 큰 공간보다는 실제 회원의 생활 밀착형 소규모 공간을 선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모든 지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필요성이 높은 곳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토론, 발표에 이어 궁금한 사안을 스님에게 질문하는 즉문즉설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 국제지부처럼 지역과 언어, 구성원의 상황이 다른 특별지부와 모둠은 지역 특성에 맞는 활동을 어느 정도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호주 모둠의 한국인 회원들이 현지인 회원들과 함께 국제 수행법회를 듣는 방식도 시범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 불교대학 졸업생들이 수행법회의 시작 시각과 진행 시간, 운영 방식의 차이로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둠장으로서 이들이 수행법회에 잘 정착하도록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 모둠원들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캠프나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하려면, 어느 단위까지 논의하고 승인받아야 할까요?

즉문즉설 시간이 끝나고, 회향식과 스님의 회향법문이 이어졌습니다.

급변하는 사회와 수행·전법의 중요성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정토회 상반기 보고를 하지 않아서 여러분들의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년 같으면 오늘과 내일 같은 보고를 두 번 받았는데, 올해는 보고 사항을 내일 전법행자들과 함께 듣는 것으로 했습니다. 대신 내일 보고 사항에 대해서 사전 점검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진행되는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감수하고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예년과 다르게 지회장 회의나 합동회의에서 제안되고 토론된 내용도 내일 전체 회원들에게 보고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또 토론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제안을 받아서 정토회 운영에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너무 덥다’, ‘비가 안 온다’, ‘비가 많이 온다’ 하는 정도의 생활상 불편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 곳곳에서는 이미 엄청난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며칠 전에 일어난 네팔의 빙하 산사태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위험이 있는 곳이 수백 군데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국지적인 폭우와 폭염 등 여러 재해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입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의 발달이 생산력에 급속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그에 따라 부와 권력 집중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그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질에도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수명과 건강, 미용, 결혼 생활과 자녀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국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노동은 신성한 것이고. 노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는 가치관을 가져왔습니다. 또 사회적으로는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어 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닥칠 사회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상식적으로 생각했던 진리나 기존의 가치 척도들이 많이 뒤집힐 수가 있습니다. 안 그래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것이 인생인데, 이런 급격한 변화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는 개개인이 어떻게 자기 삶의 중심을 잡고 하루하루를 괴로움 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매우 필요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개인에게 수행을 강조하고, 수행을 통해 삶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전법을 중요한 가치로 삼았습니다. 이것을 우리 운동의 중요한 방향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나 사회적 혼란에 우리가 제도적으로 또는 사회적 실천을 통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오던 사회적 실천의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사회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수행과 전법은 기본으로 하고, 사회 변화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응이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 관계에서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통일의 개념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한미동맹 역시 그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일관계와 남북 관계, 주변국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평화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하는 큰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서 ‘지속적’이라는 것은 첫째,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기술적인 것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지나치게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할 구체적인 중심체가 한국 사회에서 국가적으로나 정부 차원에서, 또 민간이나 종교 차원에서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오늘도 어떤 정치인이 찾아와 한국 사회의 이러한 문제를 함께 의논할 정치인도 별로 없고, 사회적 관계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토회는 평화재단을 비롯한 여러 사회 기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가 사회적으로 해왔던 역할보다 조금 더 큰 역할, 특히 우리 사회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 전법의 변화와 정토회의 확대되는 역할

두 번째로 세계적인 사회 변화 속에서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고,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전근대적인 문제를 아직도 사회의 가장 큰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를 예로 든다면,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아 사회적으로 뒤처진 부분을 보완하고 개발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들이 지금 큰 혼란을 겪으면서 이런 지원이 중단되거나 축소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렵게 만들어 놓은 사회적인 안전망마저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앞서가는 나라들의 지원이나 관심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는 불교 국가가 많기 때문에 불교인들의 역할이 많이 요구되고 있어요. 그런 영향으로 우리 정토회나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는 JTS의 활동도 확대되길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전법의 중심축을 미국이나 유럽에 두고 진행해 왔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의 불교 국가들까지 그 영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불교 국가의 젊은 지도자들 가운데는 ‘불교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없는가?’하는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던 중에 자기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불교와 조금 다른 정토회의 일련의 불교 사상과 수행, 사회적 실천 활동을 보면서 이것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겠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쩌면 유럽이나 미국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영어를 할 줄 알고, 사회적 리더십이 있고, 또 불교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자기 나라의 언어로 정토불교대학이나 경전대학을 운영해 달라는 요구도 커질 것 같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자립을 위한 사회개발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인간 해방을 위한 근본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요구도 매우 높아지고 있어요.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서양 중심이었던 세계 전법의 방향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정토회가 해야 할 역할이 국내외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고 이런 요구를 우리가 모두 들어줄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 다만 우리가 세상 사람에게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묻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이것 좀 도와주세요’ 하고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도와줄 수 있도록 준비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실천과 삶의 방향

오늘 아침에도 JTS의 국내 사업 책임자가 저에게 걱정을 토로했어요. 그동안 JTS는 방학 동안 빈곤층 아이들을 위해서 영양꾸러미를 지원했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직접 아이들에게 결제 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직접 사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겨울철 난방을 위한 연탄도 사회 복지 차원에서 지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방식으로는 JTS가 국내에서 아무 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국내 사업을 해가면 될까요?’라고 물어왔어요. 이건 좋은 소식이에요. 다만, 우리가 미처 지원하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곳을 더 찾아보는 게 필요합니다. 반면에 국제 사회에서는 이러한 지원의 필요성이 훨씬 더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점점 더 불공평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 안에서 우리 개개인의 삶만 불공평한 게 아니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이렇게 불공평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국내에서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도 대상을 찾기 어려운데, 다른 나라에서는 서로 도와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최근에 큰 사고가 났던 네팔에는 현재 민간 단체가 접근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네팔 정부가 민간 단체의 사고 현장 접근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구호품을 전달하려면 네팔 정부에 전달해야 하고, 정부가 알아서 배분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인도에서 긴급 구조단을 구성해서 파견하려다가 지금은 파견을 멈춘 상태입니다.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는 됩니다. 네팔 정부 입장에서는 사고 현장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민간인의 접근을 금지하고, 정부 차원에서 구호품을 배분하겠다는 거겠죠. 그러나 민간단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네팔 정부에 구호품과 돈만 전달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는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빈부 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지면서 상대적 빈곤이라는 문제가 젊은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어요. 이 문제는 물질적 지원보다 정신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행과 전법을 펼치는 게 더욱 필요합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다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을 편안하게 살아가면서 타인의 삶도 편안해지는 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보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여러 문제를 살펴보면서 여러분도 이런 보람 있는 일들을 좀 가볍게 했으면 좋겠어요. 얼굴에 인상을 쓰지 말고 가볍게 좀 하세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삶을 조금 단순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외모를 꾸미고, 먹고 마시는 온갖 것에 지나치게 정신을 쏟아서 번뇌를 일으키기보다는,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조금 더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그것이 계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삶의 방향이 없으면 계율은 우리를 속박하는 게 됩니다. 그러나 삶의 방향이 뚜렷하면 계율은 내가 괴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나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가 될 수 있어요. 여러분이 계율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건 삶의 방향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율이 나를 속박하는 것처럼 느끼기 쉬워요. 지금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청년 전법에 좀 더 힘을 기울여서 이런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합동회의를 마치고, 저녁 7시부터는 석찬 미팅이 이어졌습니다.

합동회의와 다섯 건의 미팅을 마치고 나니, 쉴 틈 없이 이어진 스님의 하루도 어느덧 저물어 있었습니다.

내일 스님은 전법행자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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