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8.30. 사회 인사 미팅, 출국
“남편의 중국 주재원 발령, 가족이 함께 가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스님은 오늘 평화재단에서 여러 차례 미팅을 한 후 튀르키예로 출국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정진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 7시에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태호 소장과 조찬을 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평화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강대국의 주변국 침공이 일어나고 있는 현 국제 정세에서 한반도에서의 갈등 구조를 평화 체제로 바꾸기 위해 시민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서로 협력 할지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오전 9시부터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과 미팅을 했습니다. 김준형 의원님은 국립외교원장을 지내신 분으로 국제관계, 특히 미국 전문가입니다. 스님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제안,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 등 최근의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북·미대화의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의원님의 고견을 경청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부터는 민주평통 미주 부의장 이재수 님, 평화재단 연구위원 김영준 님과 점심 식사를 함께한 후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 의회에 한인사회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살펴보고, 미국의 정치 상황 속에서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미팅을 마친 스님은 2027년 인도 성지순례를 준비하는 실무진과 회의를 했습니다. 참가 인원과 항공권 확보 문제, 성지별 순례 일정과 이동 방법 등을 점검했습니다.

오후 4시에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과 미팅을 했습니다. 황희 의원님은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기에 내년 교황 방문 시기를 이용해 BTS 등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평화 음악회를 마련해서 한반도의 평화 필요성을 세계에 알리면 좋겠다는 참신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그런 제안을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 및 시민사회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함에 함께 동의하였습니다.

미팅을 마치자마자 JTS와 국제협력팀 실무자들을 만나 내년에 진행할 해외 프로그램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오후 6시에도 저녁식사를 하며 미팅을 이어 나갔습니다.

오늘 스님은 세 끼 식사 시간에도 미팅을 이어가며 하루 종일 연달아 회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쉴 틈도 없이 저녁 8시가 되어 스님은 지진 피해 복구 활동 점검 차 튀르키예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배웅나온 일행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스님”

“네.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6월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즉문즉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남편의 중국 주재원 발령, 가족이 함께 가야 할까요?

“우리 가족은 2013년부터 5년간 중국에서 살다가 첫째가 초등학교 3학년, 둘째가 유치원에 다닐 무렵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다시 중국 주재원으로 나가는 게 어떠냐고 종종 물었지만, 저와 아이들은 한결같이 싫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남편이 4년간 중국 주재원으로 다시 발령받아 다음 주 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고등학생인 첫째의 학업 때문에 남편만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 낫겠다고 마음을 바꿨지만, 첫째가 선생님과 상담한 뒤 한국에 남겠다고 하면서 결국 남편 혼자 가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편과 저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직책을 맡아 주재원으로 가는 만큼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 맞고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가지 않겠다고 했고, 남편이 가겠다면 혼자 가되 그로 인해 우리 관계가 끝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평소 부부싸움의 가장 큰 원인이 남편의 술 문제였기 때문에, 혼자 보내는 것이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결국 남편 혼자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출국을 앞두고 환송회를 핑계로 거의 매일 술에 취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족과는 떨어져 살아도 술 없이는 못 사는 사람처럼 보여 짜증이 나고 정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한국에 남아 공부하겠다던 첫째도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는 모습을 통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 스님께서 ‘기러기 아빠로 지내면 가족이 해체될 수도 있다’라고 하신 즉문즉설이 떠올라 걱정이 큽니다. 이러다 결국 남편과 아들 탓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저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저는 스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는데, 스승님에 의해 반강제로 스님이 되어 56년간 승려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막상 살아보니 그런대로 괜찮네요, 이처럼 세상일은 늘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되지 않습니다. 원치 않는 상황이 주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소풍 가는 날 비가 오면 안 좋지요. 그런데 시골에서는 모내기 철에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도 일을 해야 합니다. 비 맞으면서 일하는 게 쉬워요, 비 맞으면서 소풍 가는 게 쉬워요? 비 맞으면서 노는 게 더 쉽지요. 하지만 비 맞으면서까지 놀러 가는 것보다는 안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면 안 가면 그만입니다. 그게 뭐가 문제예요? 문제는 ‘간다’라는 계획에 내가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사실은 아무 문제도 아니에요. 그냥 안 가면 됩니다. 버스를 예약했다면 취소하고 수수료를 내면 돼요. 그것처럼 이 문제도 별문제가 아닙니다.

남편이 주재원으로 가고 싶다고 하니까 질문자가 ‘이런 식으로 당신 마음대로 하면 난 당신하고 못 살겠다’라고 했다는데, 정말 이 일 때문에 못 살겠다면 이혼하면 됩니다. 그런데 과연 이혼할 만큼 큰 이유인지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이 살려고 결혼한 거잖아요. 남편이 중국에 간다고 해서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남편이 싫고 짜증이 났는데 ‘중국에 간다니 잘됐다. 이참에 이혼하자’ 하는 핑계가 되는 겁니다. 남을 원망할 일이 아니라 결정은 질문자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키지 않더라도 남편이 승진해서 가는 것이라면 ‘같이 가자’하고 따라나서면 됩니다. 아들이 안 가겠다고 버티면 놔두고 가도 됩니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남편만 가고, 저와 아이들은 한국에 남기로 했거든요.”

“그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절대 안 되는 일은 아니지만, 가정에 틈이 생기고 가족이 해체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남편은 아직 젊고 술도 좋아하는데, 중국에 가서 혼자 살면 밤에 외롭겠지요.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남편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외롭겠어요, 안 외롭겠어요?”

“그래서 걱정이 돼서 같이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기어코 안 가겠다고 해서요.”

“놔두고 가면 됩니다.”

“애만 놔두고요?”

“그럼요. 그런데 왜 질문자는 내 남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남의 남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질문자가 평생 같이 살 사람은 늙은 남자지, 젊은 남자가 아니에요. (웃음) 아들은 아직 미성년자니까 반강제로라도 데리고 가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가 완전히 엇나갈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중국에 가면 엇나갈 수가 없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권력이 강해서 엇나갔다가는 큰일 납니다. (웃음) 중국에 가서 엇나가는 아이라면, 한국에 있어도 엇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첫째 아이와 저도 부딪히는 점이 있습니다. 아이가 만약 중국에 가게 되면 새벽 1시든 2시든 언제 들어오든 엄마가 전화도 하지 말고 간섭도 하지 말라는 조건을 걸더라고요.”

“그럴 땐 안 된다고 해야 합니다. 아들이 밤늦게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연락을 안 할 수가 있니?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해야지요.”

“네. 그래서 제가 그런 조건이라면 그냥 중국에 가지 말라고 했거든요.”

“왜 그런 결정을 질문자가 합니까? ‘너 혼자 여기 남으면 무슨 돈으로 밥을 먹고 방을 구할 거냐?’라고 해야지요. 남편이 술 마시는 건 그렇게 따지면서 왜 자식의 요구는 그렇게 잘 들어주나요? 두 남자 사이에서 너무 불공평한데요. (웃음)

‘아빠가 회사 일로 중국에 가게 되었으니, 엄마는 아빠와 함께 가야 한다. 엄마 아빠가 이혼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엄마는 갈 수밖에 없어. 그러니 너도 가야 한다. 정 안 가겠다면 너 혼자 여기서 알아서 살아야 하는데 가능할까?’라고 딱 선을 그어야 합니다. 아들은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가 해주는 밥을 먹고 학교에 다니는 게 맞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부모가 가면 따라나서는 게 맞고, 정 안 가겠다면 놔두고 가면 됩니다.”

“그렇게 말이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지나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대처하면 됩니다. ‘엄마가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안 되겠더라. 너도 함께 가야 한다. 한국에 남겠다면 혼자 알아서 살아라’ 하고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 때문에 엄마가 안 갔다가 아빠와 이혼하게 되면 네가 책임질 거냐? 생활비는 네가 댈 거냐?’라고 따져보세요.

일단 남편이 가기로 결정됐다면 온 가족이 함께 중국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게 싫다면 죽기 살기로 싸워서라도 남편을 못 가게 막았어야죠. 하지만 이미 가기로 결정이 났고 이혼할 생각이 아니라면, 질문자가 함께 가고 아이들도 데려가는 것이 맞습니다. 만약 아들이 끝까지 가지 않겠다고 하면 한국으로 유학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너 혼자 한국에서 자취하며 공부해라’ 하고 두고 가면 됩니다. 그렇게 해도 별문제 없습니다. 저도 중학교 1학년 때 도시로 나와 고등학생 때까지 혼자 밥을 해 먹으며 학교에 다녔어요. 지나고 보면 아무 문제도 아닙니다.”

“저희 아들은 그 정도의 정신력이 안 됩니다.”

“그만한 정신력이 안 되니까 더 내버려둬야 합니다. 안 된다고 계속 도와주면 더 안 됩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데려가는 것이 제일 좋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상관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데려가는 것이 가장 좋고, 정 안 가겠다고 하면 놔두고 가도 괜찮다는 겁니다. 결국 질문자는 ‘아들을 혼자 남겨둘 것인가, 남편을 혼자 보낼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남편을 혼자 둬서 매일 술을 마시고 딴짓할 위험을 감수할지, 아이를 혼자 둬서 겪을 어려움을 감수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남편을 혼자 두는 것이 더 위험해 보입니다. 선택은 질문자의 몫입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 9월 정토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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