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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님은 선유동 연수원에서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전국지회장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하고 원고를 교정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에 대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160여 명의 전국 지회장 및 지부장, 사무처, 지부법사가 함께 하는 가운데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전국지회장대회 입재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아주 오랜만에 전국에서 결집하는 모임입니다.


정토회 대표 양윤덕 님의 인사말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지도법사님을 모시고 우리의 주요 과제들을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연찬해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가 다 함께 모여 지도법사님을 모시고 집중 토론을 해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이런 시간을 갖기가 참 어렵습니다. 동시에 ‘앞으로 이런 시간이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는 이 시간이 매우 귀하게 느껴집니다. 귀한 자리에 함께해 주신 지도법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지회장 대회를 통해 우리들의 고민이 조금이나마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참석해 주신 지회장님들과 팀장님들, 그리고 여러 소임자분들께서도 이 시간을 통해 그동안 가장 해결하고 싶었던 것 중 한 가지라도 시원하게 해결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참가자 소개가 있었습니다. 전체 16개 지부의 참가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각자 소임을 설명하고 힘차게 지부 구호를 외쳤습니다.

“야야~ 야야야야. 야야야야야야야 행복본부 파이팅”

“가자! 가자! 나아가자~!! 영차! 영차! 영차!”

“오라 비구여, 공동체로 오라~~!”


다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몸살이 나고 피로가 쌓였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재치 있는 구호를 외치고 웃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니 전국 지회장들의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가 한껏 느껴졌습니다. 맨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스님은 지회장들이 준비한 구호들이 조금 민망해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미소만 지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의 입재법문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중은 스님께 청법가와 삼배의 예로 법을 청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국에서 오신 지회장, 지부장 및 지부법사 여러분. 그리고 사무처 실무자 여러분. 오늘 회의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정례 회의의 일종이자, 전법행자대회 사전 준비 모임의 성격도 있습니다. 합동회의에서 정토회의 전체 사업을 공유하고 참가자들에게 질문이나 의견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다시 정리해서 전법행자대회를 진행합니다.

전법행자대회는 예전 같으면 문경정토수련원에 모여서 1박 2일이나, 2박 3일 동안 직접 만나서 의견을 나누었을 성격의 회의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하면서 하룻동안 화상회의를 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진행해 왔습니다.
과거에 대의원제로 운영하던 시절에는 정회원들의 의사를 대의원들이 취합해서 공유하고 전국 사업에 반영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한 뒤로는 직접 민주주의 실현한다는 뜻에서 대의원제 대신 전법행자대회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몇 년 해보니 아무리 온라인 회의라고 해도 참가자 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었고, 일부 전법행자들은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회의하는 것이 무리가 된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법행자대회는 우선 시간을 한나절로 줄여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천일을 맞이할 때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계속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폐지하는 것이 나을지도 하나의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회의는 합동회의 대상자 중에서 지회장 소임자들을 중심으로 마련된 자리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오늘 나온 내용을 정리해서 다음 주에 지부별 합동회의를 진행하고, 거기에서 나온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전국 전법행자대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첫째, 현재 정토회 활동이 다소 정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불교대학 입학생 수도 그렇고, 전체 회원 수나 대중의 활동력도 정체된 상황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정체기를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더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보완 장치가 필요할까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면 시스템을 수정하고, 모임 장소가 필요하다면 장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완하면 활동이 조금이라도 활성화될 수 있을지, 그 대안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둘째,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더 투자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현황을 검토해 본 결과, 지금 상태가 우리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 보자는 것입니다. 꼭 오늘 결론을 내야 한다기보다, 현재 정토회가 안고 있는 과제가 이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동안 기획위원들을 중심으로 여러 번 회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아직 원인 분석도 대안도 뾰족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 우리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하고 명쾌하게 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반대로 ‘이렇게 해결하면 되겠습니다’ 하는 뚜렷한 대안이 나온 것도 아닙니다. 아직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거나,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 것은 만일결사(萬日結社)를 기준으로 하면 34년째이지만, 정토회가 처음 시작된 때를 기준으로 본다면 거의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사회에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가 어떻게 실천하는 것이 나와 세상 모두를 이롭게 할 것인가’ 하는 구상을 한 지 어느덧 40년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40년 전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 환경 조건 등 여러 정보를 취합하여 ‘인간이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고,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구상을 했고, 그것이 정토회의 설립 취지이며 지금까지 활동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 설립 취지는 앞으로 백 년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10년 사이 일어나는 사회 변화를 보면, 40년 전에 진단했던 기본 토대를 단순히 조금 수정하는 선에서 끝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4~5년 전에 제2차 만일결사를 준비할 때만 해도 ‘기존 방향에서 조금만 수정하면 되겠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환경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니 기조를 바꿀 필요가 없었고, 절대 빈곤 역시 다소 줄긴 했으나 향후 기후 재앙이 가중되면 더 심화될 소지가 있었습니다. 전쟁과 갈등 문제, 인간의 자아 상실과 고뇌 문제도 개선되기는커녕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았어요. 그래서 정토회의 핵심 과제 자체는 크게 변화할 것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새롭게 추가된 과제가 하나 있는데, 앞으로의 30년은 빈부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질 것이므로, 절대 빈곤의 극복보다는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상위 10%가 90%의 부를 차지하던 시대에서 1대 99의 사회가 되더니, 최근에는 0.1대 99.9로 그 격차가 극단적으로 심해졌습니다. 앞으로는 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는 방향 자체는 올바르게 인식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진행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사회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실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법(傳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각자가 이 좋은 부처님의 법을 만나서 스스로 자기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사회 제도만으로 바꾼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1차 만일결사 때 설정했던 ‘수행, 복지, 평화, 환경’ 네 가지 목표 중 복지, 평화, 환경 세 가지를 ‘사회적 실천’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고, 그 사이에 ‘전법’을 새로 넣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수행, 전법, 실천’으로 방향을 잡고 2차 만일결사를 출발했기 때문에 제1차 만일결사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인공지능(AI)이 우리의 현실적인 삶에 깊숙이 들어왔고, 이것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지금으로서는 예측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도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쟁의 위협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뿐만 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를 중국의 대만 침공,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분쟁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나겠나’ 하고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아니라 이런 위기들이 ‘실제 일어난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대응해야 할 만큼, 변화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동안 말해왔던 ‘미래 문명과 문명적 대안’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더 깊이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국내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기존의 가치관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100여년 전에 형성된 것이며, 이제는 그런 과거의 잣대로 세상을 보아서는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국가 이념이 통일이었습니다.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북한을 통일을 위한 기지로 보고 궁극적인 목표를 통일에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북한이 이 국가의 목표를 포기했습니다. 통일을 위해 남쪽에 공작원이나 간첩을 보내는 것도 다 없애고, 휴전선을 국경선이라 정의하고 각자 살자고 주장합니다, 통일만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같은 민족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과거에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생각 또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감안하여 미래 문명을 향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새로운 설계를 하고 우리가 그에 맞춰 전법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정토회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둔 설계가 아닙니다. 정토회를 포함한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포함한 인류문명 전체에 관한 새로운 설계입니다. 앞으로 우리 인류문명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동창회에 가서 보니 나는 늙어서 머리도 허옇고 허리도 굽었는데 돈 있는 친구는 20대처럼 머리도 까맣고 허리도 꼿꼿하고 아직 한창인 것처럼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이가 90이 되어 죽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는 여전히 회사를 운영하고 조깅도 하며 지냅니다. 이것은 그 친구가 나보다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예전에는 수명과 건강은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모두에게 평등한 문제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좋은 차를 타고 비싼 집에 사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다리를 못 쓰면 인공으로 관절을 바꾸고 눈이 나쁘면 눈도 바꾸고 얼굴 주름도 펴고 몸 곳곳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지금 미용을 위한 성형이 일상이 된 것처럼 말이에요. 이렇게 세상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 때, 우리는 어떤 삶의 가치관을 가져야 할까요?

이것을 오늘 당장 논의하자는 게 아니고 우리 앞에 이러한 과제가 놓여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여 현실을 바라본다면 지금 남북이니, 진보 보수니 하는 이야기는 작은 쟁점에 불과합니다. 어린 형제가 장난감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데 강도가 들어와서 집의 보물을 다 가져가는데도 계속 장난감 타령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두 바쁜 세상살이지만 그중의 1퍼센트의 사람이라도 세상의 변화를 알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변화가 몰아치고 있는데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삶의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오늘 우리가 실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정토회를 더 활성화 할 수 있을것인가’입니다. 온라인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집에서 회의나 교육을 할 수 있기때문에 시간이나 공간의 부담이 없습니다. 그런데 전원 스위치만 끄면 끝납니다. 다시말해서, 정토회는 실천을 중시하는데 온라인으로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에 다닌 사람들이 실천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습니다.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실천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일을 많이 하자는 뜻이 아니라 수행자로서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실천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 상황은 마치 책만 보고 있지 일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보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읽던 책을 잠시 덮어두고 실천 활동도 해보자는 것입니다. 2-2차 천일결사에서 새롭게 지회장이나 모둠장이 된 사람들도 이런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실천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막상 뭘 실천해야 할지 모릅니다. 과거 법당이 있던 시절부터 활동한 오프라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법당이 없어서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말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모둠을 중심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한 것인지, 도시 단위로 하나의 실천 공간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처럼 지부 단위로 법당도 있고 찻집도 있고, 강당과 사무실도 있는 큰 규모의 종합적인 회관이 필요한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공간이 있으면 실천 활동을 위해서는 좋겠지만, 관리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우선으로 필요한지를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해 보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말 하는 ‘공간’은 법당을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적인 용도의 공간이 아니라 ‘실천 활동을 위한 공간’이 핵심입니다. 과거 법당을 정리할 때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열기로 약속했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 문제를 활발하게 논의해 주면 좋겠습니다. 모두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오늘의 제 역할은 토론의 사회자입니다.”

법문을 마치고 사홍서원을 하며, 전국지회장대회 입재식을 마쳤습니다.
곧바로 전국지회장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설문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해외와 국제지부를 포함하여 총 165명의 소임자가 설문에 응답해 주었습니다.

먼저 ‘전국지회장대회를 통해 가장 해결하고 싶은 과제나 어려움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 결과, 단연 ‘지회장으로서의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활동에 소극적인 모둠장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 나가야 하는지, 지회장으로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기다려줘야 모둠장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역량이 강화될까 하는 고민, 모둠활동을 할 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반적으로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소임을 하는 일상에서의 개인의 수행에 대한 균형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 행복학교와 불교대학을 어떻게 홍보해서 지회에 새로운 활동가를 유입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꺼내었습니다.

각자의 지회를 운영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지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지회장님들의 헌신적인 고민 속에서, 지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늘 앞장서서 우리 지회를 이끌어주는 든든한 지회장님들의 어깨너머에 이러한 고민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마음속 깊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전 설문결과를 들은 후, ‘모둠 활성화 방안’에 대한 그룹별 사전 토론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사전토론 결과 발표까지 모두 마치고, 스님과 함께 전체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자, 잘 들으셨습니까? 현재 점심시간까지 20분이 남았네요.(웃음) 20분으로 토론하기에는 어려우니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을 듣고, 발표자들에게 질문할 사람 손 들어보세요.”

총 3명의 질문자가 손을 들어 질문을 했고, 그중 한 질문자는 일반회원의 오프라인 활동 참여 유도가 어려운데 회관특별지부는 어떻게 해서 일반회원의 활동이 활발한지, 비결을 묻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공양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토론 시간에는 비가 쏟아지더니 하늘이 맑게 개었습니다. 다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공양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 1시 10분, 전체토론 두 번째 시간을 진행하기 위해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한창 졸릴 시간입니다.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했습니다.


청년들이 ‘새천년 체조’를 준비해 와서 오랜만에 다 같이 어우러져서 체조를 했습니다.

새천년 체조 음악 소리에 맞추어 뻣뻣한 몸을 쭉쭉 펴고, 스트레칭이 잘 안돼서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하는 도반의 모습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행복본부에서 준비한 신나는 율동까지 따라 하고 나니, 졸음도 싹 달아나고 분위기도 한결 북적북적해진 상태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시간에 앞서 1분 스피치를 했습니다. 부산지역의 한 지회장이 손을 번쩍 들고 나왔습니다.
"저는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지난주 서울 설법전에서 스님께서 생방송으로 법문을 해 주실 때, 부산 회원들이 많이 부러워했습니다.(웃음) 스님, 부산 해운대 법당에서도 수행법회를 해주시면 저희들이 힘이 나겠습니다!”


지회장님의 당찬 제안과 씩씩한 목소리에 현장에서도 부산에 있는 도반들을 응원하는 박수가 터졌습니다.

이제 잠시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입정을 하고, 두 번째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이 발제를 했습니다.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참 많은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도 계속 온라인으로 가다 보니, 정토회의 가장 큰 장점인 실천력과 활력이 약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프라인 활동을 늘리고 활동할 공간을 마련하자'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면 무엇보다 '관리'라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편리함에 습관이 들었는데,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면 잘 쓰이겠는가?, 오히려 관리 부담만 커지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분명히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요구가 단지 몇몇 사람의 요구인지, 아니면 대다수 회원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눌 핵심 주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오프라인 거점 공간이 정말로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지부별 회관' 형태인가, 아니면 '지회 단위의 작은 공간'을 마련할 것인가? ’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여러분의 솔직한 생각과 현장의 의견을 편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회장들은 각 지회의 상황을 설명하고, 열띤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전체 토론시간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한 후, 세 번째 전체 토론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세 번째 토론 시간에서는 현장 활동가들의 고민과 정토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먼저 온라인 체제를 정형화 하면서 떨어진 활력을 되찾기 위해 오프라인 거점 공간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소임자들의 잦은 회의와 업무 피로도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도 활발하게 이어갔습니다.

또한 정토회 사업과 규모가 날로 확장되는 것에 비해 활동가가 부족한 문제가 꺼내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들도 논의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토회가 본래 지녔던 사회적 실천의 활력을 되찾자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세 번째 전체 토론 시간을 정리하면서 스님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갈수록 높아지는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짚으며, 정토회가 단순한 마음공부 모임을 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지켜내는 ‘의병’으로서의 창립 사명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래 사회는 많은 사람보다는 소수라도 결속력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법행자는 ‘의병’으로 임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통일의병이 결속력이 있어야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변화가 오면 올수록 결속력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행복학교를 만든 이유도, 시민의식이 있는 사람을 발굴하려고 만든 거예요. 즉 행복시민의 원래 목표가 사회의식이 있는 사람을 세상 속에서 걸러서 모아보자 했던 거였죠. 정토회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대한민국의 건강한 국민이 되는 것’이 창립 선언문에 들어 있어요. 이러한 창립 취지를 바꾸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 일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스님이 왜 미국에 가고, 일본에 가고, 중국에 가고 하겠어요? 한반도에 전쟁이 나지 않도록 어떻게라도 해보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란이나 우크라이나처럼 되면 안 되잖아요. 만약에 북한과 전쟁을 해서 북한이 원자력발전소, 삼성, 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모두 폭격하고 난 뒤라면 우리가 전쟁에서 이긴들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우리가 전후 피해를 복구하는 동안 중국은 우리를 훨씬 앞질러 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영원히 중국을 따라잡을 수가 없고, 우리는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하는 것이지, 전쟁을 해서 이기고 지는 게 핵심이 아니에요.

여러분은 아직 체감이 안 되겠지만 지금 한국에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노력을 해야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국민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라도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 해야 해요. 여러분들의 결속력이 단단해서 누군가 ‘이렇게 하자!’ 하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우선 여러분들에게 ‘역사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의식 있는 정토회원만 많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이 있는 사회원로, 정치인, 전문가등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을 만나는 활동을 하는 것이에요. 깨어있는 사람들을 찾고 교류하는데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정토회의 회원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종교단체 회원이 된다는 것을 넘어서서 대한민국을 살리는 애국적 대열에 참가한다는 이야기예요. (웃음) 정토회의 창립 취지가 그래요.
그런데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이 일을 맡아서 해야합니다. 마음을 가볍게 내고 결사적으로 해야 해요 (웃음). 마음을 무겁게 내지 말고 ‘가볍게 결사적’으로요. (웃음)”
이어서 곧바로 회향식이 이어졌습니다. 다 함께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청법가와 삼배의 예로 스님께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의 회향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로히니강을 사이에 두고, 석가족과 꼴리족이 서로 악감정에 치우쳐서 전쟁을 하려고 할 때 부처님께서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물이 더 중요하느냐, 사람의 피가 더 중요하느냐?’ 이 질문으로 문답을 주고 받으면서 석가족과 꼴리족은 악감정을 버리고 서로 협력하여 그해 가뭄을 이겨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든, 노사 간이든, 당과 당 사이든, 남북 간이든 우리는 물을 얻기 위해서 피를 흘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갈등이 있는 곳에서 갈등 없이, 미움이 있는 곳에서 미움 없이, 병이 있는 곳에서 병 없이, 우리 행복하게 살아가자.’
오늘 우리 사회에는 희망적인 요소도 있고, 절망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요즘 신기술 AI에 너무 기대해서 미래는 신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기후 위기나 신기술의 위험 같은 절망적인 요소를 보고 인류가 곧 멸망한다고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양쪽을 떠나야 합니다. 가능성과 어려움을 함께 보면서 ‘어떻게 하면 그 가능성을 실현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그 어려움을 극복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 서야 합니다. 이것이 ‘중도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토회는 조금 더 나은 세상, 나은 삶을 위해서 여러 가지 규칙을 정하고 지금까지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의도가 좋았더라도 현실에서 다시 돌아보면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보기에 ‘정토회가 이런 점은 개선되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으면 기꺼이 제안해 주세요. 반대로 ‘정토회에 이런 것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의견이 있다면 기꺼이 제안해 주세요. 우리가 한번 정했다고 해서 이미 정해졌으니까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지 다시 검토해서 필요하면 수정할 기회를 얻어야 합니다. 우리가 정한 올가미에 스스로 걸려서 발버둥 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웃음)

그러니 여러분도 움츠러들지 마시고 가슴을 쭉 펴세요. 2-2차 천일결사가 이제 백일정도 지났습니다. 지금은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마음을 내서 하다 보면 능력이 생깁니다. 어떤 사람도 처음부터 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정토회에는 이런 말이 있어요. ‘소임이 복이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소임을하고 나서 돌아보면 수행도 되고, 능력도 향상 됐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소임을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복이라고 생각하시면서 조금 힘들더라도 기꺼이 역할을 해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지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웃음) ”

오후 6시 10분, 전국지회장대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온라인 화면 너머로 혼자 일하며 느꼈던 무게감이 훌훌 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도반들과 한자리에서 모여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응원하고 박수 쳐주며 함께 하루를 보내다 보니 ‘나와 같은 도반들이 이렇게 많구나’하는 것을 새삼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지회장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이동하여 오후 8시 15분경 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저녁공양 후 원고를 교정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4건의 미팅과 1건의 회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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