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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두부를 만들고, 손님과 경주 일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스님은 새벽정진과 명상을 마치고 원고를 수정했습니다.

원고를 수정한 후 오전 4시 30분부터 두부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한 시간 안에 일을 마칩시다.”
두부를 여러 번 만들다 보니 이제는 두부 만드는 게 물 흐르듯 진행이 됩니다.


오늘은 4kg의 콩으로 두부를 만들었습니다. 불러놓은 콩을 잘 갈아서 큰 솥에 넣고 넘치지 않게 끓인 후, 콩물을 자루에 넣어 두유를 잘 짰습니다. 자루 안에 비지는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에 보내기로 하고, 두유에는 간수와 식초를 넣어 응고를 기다렸습니다.



두유가 몽글몽글해지자 삼베천을 덮어 물을 떠냈습니다. 한참 물을 떠내다 보니 순두부만 남았습니다. 순두부를 두부판에 옮겨 담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 단단한 두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고소한 스님의 손두부가 완성되었습니다.

스님은 따뜻하게 만들어진 손두부를 만들어 손님의 아침상에 대접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 스님은 운문사, 석남사와 경주 일원을 손님들과 둘러보았습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어 지난 세종 행복한 대화 강연의 즉문즉설을 한 편을 전합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인 두 딸이 있습니다. 금전적인 요구가 잦은 편인데, 제가 다 들어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부모로서 뭐든 해주고 싶지만 경제적 한계가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다 해준다면 아이 버릇이 나빠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관점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할까요?”
“내 돈이니까 질문자 마음대로 결정하면 됩니다. 아이 돈이 아니라 내 돈이잖아요. 돈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대로 해줘도 되고, 돈이 없다면 해주고 싶어도 못 해주는 거죠. 그러니 내 형편에 맞게 결정하면 됩니다.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예를 들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시겠어요?”
“3년 전에 아이가 고등학생일 때 고가의 핸드폰을 사줬습니다. 그때 ‘대학생이 되면 핸드폰은 스스로 사는 걸로 하자.’라고 서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가족 소통방에 아이가 핸드폰 배터리가 수명이 다 된 것 같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아빠는 배터리를 한 번 교체해서 5년을 쓰고 나서야 핸드폰을 바꿨다.’라고 답을 남겼어요. 그랬더니 딸이 ‘아빠는 핸드폰 사주기 싫어서 그런 식으로 말한다.’라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잖아요. 새 핸드폰을 사주기는 싫고 아이한테 나쁜 소리는 안 듣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아빠가 핸드폰 사주기 싫어서 그런 소리 했다.’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혹은 ‘돈을 버는 아빠도 핸드폰을 5년씩 사용하는데 너도 좀 더 아껴 써야 하지 않겠니?’라고 이야기해 줄 수도 있어요. 이게 솔직한 마음이잖아요. 딸과 이야기하면서 굳이 가식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잘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딸들이 가끔 더 큰 압박을 줄 때가 있어서요.”
“그것은 서로의 요구가 안 맞을 뿐입니다. 아이들 잘못도 아니고 질문자의 잘못도 아니에요. 내가 해줄 수 있는 한계와 아이들의 요구가 서로 다를 뿐이에요. 그런데 그 요구를 다 못 들어주니까 내가 잘못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아이들 요구를 보면 또 그쪽이 잘못된 것 같지요. 그런데 사실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이죠. 질문자와 아이들의 생각이 다른 이유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도 있고, 각자의 소신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어찌 되었든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너는 왜 그렇게 요구가 많니?’라고 하는 건 옳지 않아요. 아이들은 스스로 요구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변에 훨씬 더 큰 요구를 하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빠를 생각해서 줄이고 줄여 이 정도만 요구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아빠로서는 주변에 이렇게까지 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죠. 그래서 ‘나는 널 생각해서 이렇게 많이 해주는데, 넌 왜 불만이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미안하다. 아빠는 지금 그만큼의 역량이 안된다.’ 혹은 ‘역량은 되지만 아빠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해주고 싶지만 능력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능력은 되지만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거죠. 능력이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5년 전에 다음부터는 스스로 사겠다고 약속했잖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 이야기를 꺼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남북 간에도, 북미 간에도, 여야 간에도 옛 합의가 다 지켜지지는 않잖아요. 결혼한 부부도 ‘당신 결혼할 때 약속했잖아.’라며 싸우곤 하죠. 이미 지나간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그런 마음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은 바뀌게 마련이에요. 마음이 한결같기를 바라는 건 자연의 이치에도 어긋납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하여 변하는 것이 마음의 본성이에요. 그때는 그렇게 아빠와 약속했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어보니 자기 역량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부부간의 약속과 부모와 자식 간의 약속은, 사회적 약속처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 않습니다. 약속은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르게 생각하지요.

질문자는 아이에게 ‘새 핸드폰을 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런데 아빠는 돈이 없단다.’ 또는’돈 버는 아빠도 구형 핸드폰을 쓰는데, 네가 아빠보다 더 좋은 걸 쓰는 건 동의하기 어렵단다.’라고 말하면 돼요. 만약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묻는다면 ‘그건 사랑과는 별개란다. 아빠는 너를 사랑하지만, 휴대폰은 사주고 싶지 않다.’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조금 더 솔직하고 때로는 재치 있게 대응하면 됩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상대에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라고 묻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인간은 어떤 생각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하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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