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8.21. 부탄활동가들과 회의, 금요즉문즉설
“외모, 유명세 같은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일상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울에서 부탄 실무자들과의 회의를 하고, 금요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두북수련원에서 새벽 2시에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새벽 수행과 명상을 한 후, 오전 10시부터는 부탄 실무자들과 함께 현장 운영을 점검하고 2027년도 스님의 부탄 방문 일정에 대한 계획, 향후의 동남아 지원 사업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2027년 부탄 방문 일정을 논의하는 중에, 인도 성지순례 기간과 일정이 겹쳐서 시간이 빠듯한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스님은 이동 시간을 줄여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비행기 편을 확인해 봐야겠어요. 성지순례 후에는 인도 사업을 점검해야 하는데, 2월 8일에 부탄에 들어가면 수자타아카데미에서 전체 사업을 점검할 시간이 부족해요. 그렇다고 12일에 들어가면 부탄 일정이 너무 빠듯해집니다. 가야에서 콜카타를 거쳐 겔레푸 공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노선이 새로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로로 외국인 입국이 가능한지 확인해 봐 주세요. 그 방법이 가능하다면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거예요.”

“네, 스님. 겔레푸 공항의 국제선 운항 사항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회의를 하면서 부탄 활동가가 스님에게 품졸 마을의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 품졸 마을은 높은 지대부터 마을 아래쪽까지 물이 흐르고 있어서 수로를 조금만 정비하면 마을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만 집 짓는 프로젝트가 진행에 조금 문제가 있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완공을 못 하는 집들이 있습니다.“

"품졸 마을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모인 마을이죠? 집을 완전히 마무리 짓도록 도와주세요. 자재가 필요하다고 하면 추가 지원해서라도 지붕을 덮어주고 문과 방충망, 바닥, 싱크대까지 모두 챙겨서 완성해야 합니다. 집은 80퍼센트만 지어져도 당장 사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그냥 살기 쉬운데, 집을 짓다 만 것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준공식은 반드시 백 퍼센트 완공된 곳에서만 하고, 사후 모니터링도 철저히 하면 좋겠어요.”

현지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전문가 결합에 대한 이야기와 부탄 사람들의 소득증대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탄은 인구가 적은 데다 청년들이 외국으로 많이 나가 소비할 사람이 없습니다. 살생을 꺼리는 문화라 축산도 쉽지 않고, 인도에서 저렴한 농산물이 수입되기 때문에 농업 으로도 소득 증대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주거와 식수, 도로 등 기본적인 생활 환경 개선에 우선 집중해 봅시다”

이어서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이야기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해외 원조가 크게 줄어들면서 동남아의 어려운 나라들도 자립하기 위한 모델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재 구상은 내년 상반기에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현지 청년 활동가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견학을 시키고, 하반기에는 방콕에서 서른 명 정도 모여서 지속 가능한 개발 워크숍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이 사업은 단순 구호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 지방정부와 협의하고 프로젝트를 만들 줄 아는 역량 있는 시민 활동가들이 결합해야 실질적인 주민 자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JTS 활동가들은 스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부탄 현장 보완 계획과 동남아 연수 일정을 면밀히 다듬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약 2시간가량 부탄 실무자들과 회의를 마치고 점심공양을 한 후 여러 업무들을 처리하고 잠시 휴식을 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 온라인 금요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3천여 명의 유튜브 접속자가 함께하는 가운데 스님의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한줄기 비가 지나가고 조금 시원해 졌지만, 8월 하순인데 다시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거제도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많은 수해를 입었습니다. 어제는 제가 거제 지역을 답사하고 왔고 내일은 우리 정토회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나갈 계획입니다.

지하에 위치한 곳은 대부분 물에 잠겨서 피해를 입었고, 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생활 물품과 시설물을 전부 밖으로 꺼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구는 사실 물에 한번 잠기면 대부분은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이 모두 잠겨서 그것을 정리하려면 피해 입은 가족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노인들만 사는 가구는 더 어렵겠죠. 수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며, 경상남도에 계신 여러분들은 거제 지역에 조금씩 도움을드리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계속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복구작업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페루에서 다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저희들도 긴급 구호를 나가지만 이렇게 해서는 감당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세계를 지역으로 나누어서, 지역별로 정토행자들이 긴급 구호를 해야 하겠어요 (웃음)

이렇게 우리가 돕고 지원하는 목적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립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립해서 살아야 합니다. 벌레도 자립해서 살고 토끼나 다람쥐도 다 자립해서 살 듯이 사람도 당연히 자립해서 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특별히 남을 돕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 있는 어린아이 즉, 미성년자는 우리가 도와야 하고, 연세가 들어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분들은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어려움에 처한 분들은 도와야 합니다.

자, 이 정도로 근황을 나누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총 4명의 사전 질문자가 있었는데, 그중 한 질문자가 3년 전에 고등학생으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스님께 어려움을 질문했었습니다. 그때의 청소년이 이제 대학생이 되어서 예전의 고뇌가 해결되지 않아 다시 스님께 질문을 하러 오늘 찾아왔습니다.

외모, 유명세 같은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일상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안녕하세요? 스님. 저는 몇 년 전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울증과 학업 고민으로 즉문즉설에서 질문드렸던 학생입니다. 질문을 드린 이후 꾸준히 약물치료 받았고,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대학에도 진학하고, 지금 3학년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때의 제 고민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질문드렸을 때, 스님께서 대학 공부가 맞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에 아르바이트를 하든 인도에 가서 봉사를 하든 여러 방법을 함께 의논해 보자고 하신 말씀이 기억나서 다시 질문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공부를 하면 외모, 유명세, 예술 같은 특별함에 대한 생각이 계속 듭니다. 상담심리 전공도 의미 없게 느껴지고 공부도 버거워서 막막합니다. 앞으로 진로와 미래를 생각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선택을 해나가면 좋을지 방향성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네.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을 꾸준히 먹고 대학까지 갔다니 정말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미모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고 유명세도 아니고 내가 건강한 게 제일 중요해요. 건강은 육체적 건강이 있고 정신적 건강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목과 허리에 협착도 있고, 심장도 안 좋다고 합니다. 그래도 제 일이 있다 보니 하던 일을 계속하려고 해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제가 농사를 짓고 외국에 가서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길까요, 아니면 건강을 먼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스님 건강을 더 돌보셔야 한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그렇겠지요. 제가 남의 일은 뭐가 중요한지 잘 보이는데, 자기 일이 되면 몸이 아파도 자꾸 하던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웃음) 저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일을 조금 줄이고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잖아요. 질문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졸업을 하느냐, 휴학을 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게 아닙니다. 건강을 챙기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현재 건강 상태를 봤을 때 약을 잘 먹고, 절도 하면서 학교에 다녀보세요. 그리고 졸업 때까지 큰 문제는 없겠다고 판단되면 우선 졸업을 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졸업하기 전에 다른 결정을 하면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학교 잘 다니다가 갑자기 무슨 휴학이냐, 백일 출가는 왜 하느냐, 문경살이는 왜 가느냐?’ 할 거예요. 부모는 자식이 앞으로 다른 것을 하더라도 다니던 학교는 졸업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모에게 말한다면 ‘그냥 두세요, 성인인데 학교에 다니든 말든 두세요’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부모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혼도 그래요. 자식이 결혼을 안 하고 있으면 부모는 계속 결혼하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은 결혼해서 잘 살지 못했어도 자식에게는 결혼하라고 해요. 자신은 살다가 못 살겠다고 이혼하겠다며 힘든 과정을 겪어 놓고도 딸이나 아들에게는 결혼하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 세대에는 결혼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다릅니다. 결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해도 자식을 낳을 수도 있고 안 낳을 수도 있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질문자가 지금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스무 살이 넘어서 집을 나와 독립해서 산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한집에 살고 학비 지원을 받아서 학교에 다닌다면 부모의 요구도 들어줘야 합니다. 도움은 다 받고 내 인생은 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안 되는 거예요. 제가 만약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데,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한다면 내가 장학금을 끊어버릴까요 계속 줄까요?”

“끊어버릴 것 같아요.”

“그렇겠지요. 그게 세상살이입니다. 질문자가 지금처럼 약을 잘 먹으면서 1년 반 정도 학교를 다니면 졸업이 됩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하면 부모의 간섭이 좀 줄어듭니다. 그래서 첫째, 건강이 괜찮으면 졸업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는 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못 견디겠다고 하면 건강이 제일 우선이니까 휴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건강상의 문제로 먼저 휴학을 하는 겁니다. 휴학을 하면 시간상으로 자유로워지잖아요. 그때 ‘휴학한 김에 문경 가서 49일 수행이나, 백일출가 하면서 마음을 좀 더 다지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려보세요. 그러면 ‘그래, 잘 생각했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절차 없이 처음부터 문경살이하러 가겠다고 하면 좋은 말 듣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잘 밟아야 합니다. 우선 학교 다닐 수 있으면 학교에 다니는 게 첫 번째이고, 건강이 안 좋아서 도저히 학교 다니기 어렵다면 건강상의 이유로 휴학하는 게 두번 째입니다. 그리고 휴학한 뒤에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서 문경살이를 하든지, 인도나 부탄, 필리핀으로 봉사를 가도 됩니다. 다만 해외 봉사를 가고 싶다면 반드시 백일출가 같은 공동 생활을 경험해야 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동체 생활을 안 하고 해외에 가면, 해외 생활을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생활이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그러니 공동체살이를 먼저 경험해 보면서 내가 해외 봉사를 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 보세요.

휴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핵심이 아닙니다. 질문자의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건강이 도저히 안 되면 휴학 아니라 자퇴라도 해야 합니다. 학교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말입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이 관점을 분명히 세우고, 앞으로 어떤 일을 선택할 때도 이 기준으로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즉문즉설을 마치고 스님은 숙소로 이동해서 원고를 교정한 후 휴식을 했습니다. 내일은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 졸업식을 하고, 강원용 목사님의 추모식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2026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0

0/200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