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6.20. INEB 일정 8일 차(정토사회문화회관)
“우리는 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INEB(국제참여불교연대) 스터디 트립 8일 차로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마무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9시부터 정토사회문화회관 9층 강당에서 INEB 방문단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INEB 방문단은 새벽 4시 30분 정토사회문화회관 3층 설법전에서 진행되는 새벽 예불에 참여했습니다.

새벽 6시 15분에는 지하 1층에서 발우공양이 시작되었고, 72명이 함께했습니다.

공양이 끝나고 대중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INEB 방문단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입니다. 참가자들은 발우공양 이후 8시 30분부터 소감문 쓰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에 앞서 INEB 방문단을 대표하여 안챌리 님이 소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명씩 돌아가면서 나누기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하루 종일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각각이 모두 충만하고 행복한 마음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INEB 스터디 트립이 시작되기 전, 참가자분들에게 미리 정토회를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말로는 다 설명드리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여기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이 최고의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어떤 여정 보냈는지 앞서 유수 스님이 말씀해 주셔서 생략하겠습니다. 저희가 이해하고 배운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 구조적인 면에서 전세계 여러나라 공동체에서 괴로움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죽림정사를 방문했을 때 불자로서 어떻게 사회를 도울 수 있는지도 배웠습니다. 죽림정사의 법맥 탱화를 통해 선불교의 가르침이 어떻게 여기까지 전달 될 수 있었는지도 보았습니다. 세상이 어떠한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응할수 있는지 등 INEB 일정을 통해서 받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각자의 나라에 돌아가서 다양한 활동에 적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뿐 만 아니라 저는 참가자들 개인 각각의 변화도 보았습니다. 마치 저희에게 유기농 비료를 주신 것처럼 저희가 잘 받아서 성장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NEB 일정 동안 수많은 봉사자들이 저희를 지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많은 노고를 느꼈습니다. 깊이 감사드리고 정토회 모든 분들이 그냥 봉사자가 아니라 수행으로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저희에게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비전을 가지고 계신 법륜스님께 큰 감사를 드리고 부처님 가르침에 감사 드립니다. 수행하는 길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전 9시부터 9층 회의실에서 참가자들의 소감 발표가 있었습니다. 스님도 자리를 함께하며 소감을 들었습니다.

영어로 소감문이 발표되어 스님은 한국어 통역 봉사자의 통역을 통해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소감 나누기는 지난 8일 동안 이번 방문에서 받은 인상과 경험에 대한 소감, 정토회나 다른 참가자들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과 구체적인 업무 계획에 대한 아이디어, 이번 방문에서 배운 것을 본인의 조직 내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고 미리 적어온 글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이 저에게 정말 좋은 생각들을 가져다주었습니다. JTS는 마치 좋은 열매가 가득 열린 큰 나무 같고, 우리는 그 맛있는 과일을 맛본 것 같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그 씨앗을 우리 땅에 심고 싶습니다. 지식으로만 시작하기보다 사람들을 교육하면서 정토회처럼 검소하고 겸손하게 붓다 담마의 수행을 실천하는 그룹을 만들겠습니다. 특히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먹는 문화를 전하고 싶고, 마음챙김과 수용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고 싶습니다. 피부색과 종교를 넘어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행동으로 친절을 퍼뜨리는 정토회의 세계관을 따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괴로움을 없애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정토회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스로에게는 수행이 되고 남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법륜스님의 가르침은 매우 심플하고 손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일상에 적용하기가 좋습니다. 이번에 대승과 소승 불교의 가르침을 비교해 보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는데, 이 쉬운 붓다 담마를 태국어로 번역해서 아이들과 대중들을 위한 작은 책자로 출판하고 상가에 가르치고 싶습니다. 배운 지식을 공동체와 아낌없이 나누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따르는 주류 문화나 틀린 가르침 때문에 잘못된 수행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고, 권위 있는 사람들은 지위를 잃고 싶어 하지 않아 저항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진짜 붓다 담마인지 구분하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런 직접적인 경험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것입니다. 국가별 참가자들이 5년에 한 번씩이라도 주기적으로 만나 정토회와의 연결을 의논하고 비전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단체 직원들도 모두 여기 와서 경험해 보면 생각이 바뀔 것입니다. 각자 지역사회 연결망을 통해 사람들이 지혜와 자비로 게으름에서 벗어나고 연기법을 볼 수 있도록 붓다담마를 파도처럼 퍼뜨리겠습니다."

"정토회 상가에서 정말 큰 환대를 받았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처음으로 법륜스님처럼 직접적이고 날카롭게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자비심을 가진 스님을 뵈었습니다. 제 마음에 있던 불편함들이 법문을 들으며 해결되었고 미래 불교에 대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불평등과 사회적 어려움이 많아 괴로움이 크지만, 역설적으로 불교가 자라기 좋은 땅이라고 믿습니다. 우선 온라인 영어 정토 불교대학 프로그램에 등록해서 배움을 이어가고, 첫 과정을 마치면 인도네시아 젊은 불자들과 한국 젊은 불자들이 깊이 협업할 수 있는 공식 행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 불교가 개인 명상에만 머물지 않고 공동체와 환경 보호, 농업을 함께 챙기는 모습을 상가와 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벤치마킹하겠습니다.”

"미얀마 만달레이 지진 당시 정토회가 보여준 지원에 늘 존경심이 있었는데, 직접 와보니 불교의 가르침과 실천, 마음챙김이 모든 곳에 조화롭게 합쳐져 있어 깊은 존경심이 듭니다. 미얀마에 돌아가서 '마음챙김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환경 보존, 재난 지원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특히 정토회의 '행복학교'를 미얀마어로 번역해서 꼭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단체 내에서 매일 감사함을 표현하고, 명상과 회의·봉사를 결합하는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고국에 돌아가 이 경험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고, 불교를 현대 사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동체 청소부터 친절하게 한 발자국씩 실천하겠습니다. 전에 초청받았던 미얀마 참가자들과도 함께 대화를 이어가겠습니다."

"수행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배우면서 당장 실천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당장 큰 일을 할 수는 없지만 기본 교육이나 아이들, 노인을 돕는 작은 실천부터 해나가겠습니다. 우리 비구니 사원에도 정토회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젊은 스님들을 격려하고 정토회를 알리겠습니다. 소수의 스님이라도 참여한다면 이 꿈이 벌써 무언가를 다르게 만들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갈등과 환경 문제 속에서 불교가 절에서 명상만 하는 게 아니라, 정토회처럼 '마음과 손에 있는 붓다 담마'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자원이 부족하더라도 우리의 방식으로 마음을 열고 다른 단체에 배우며 천천히 사회를 위해 나아가겠습니다."

발표 내용에는 이번 정토회 방문을 통해 배운 것들로 각자의 자리와 방식에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해보겠다는 다짐과 계획들이 구체적으로 잘 담겨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참가자들의 소감문을 듣고 정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이 출가를 해서 사회운동에 참여하게 된 과정, 불교 안에 민주, 평등과 같은 사상이 이미 담겨 있는데 이것을 사회화하지 못해 불교교육원을 설립해 젊은이들에게 불교를 가르치게 되었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정토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종교적인 기득권이 아닌 젊은 층과 새롭게 시작한 불교운동이었다는 것도 말해주었습니다.

“저희는 현재도 정부의 지원금이나 큰 기업의 지원금, 외국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처음부터 자립을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지금의 정토회를 보기 보다는 정토회가 어떻게 시작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느냐 하는 부분을 더 중요하게 봐야합니다.”

또한 스님은 용성조사께서 불교가 탄압을 받던 조선 말엽, 불교의 지성화, 불교의 대중화, 불교의 생활화를 통해 불교를 다시 알리고 중흥시키하고자 노력했던 것과 본인은 독립운동을 했지만 제자들이 그 독립운동을 계승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를 누군가가 또 계승해서 이어간다고 했습니다.

“담마라는 것은 어떤 물질적인 것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따르는 사람이 많다든지 재산 규모가 크다든지 하는 것으로 담마냐 아니냐를 나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정토회는 사람이 많고 규모가 크다 그래서 우리는 정토회를 따라하기 어렵다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하는 겁니다. 부처님도 혼자 시작을 했듯이 정토회도 한 사람부터 시작이 된 거예요. 어떤 도움도 없이 스스로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의 활동을 보고 지원을 해주는 것이 자립심을 망치는 게 아닌가를 살피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스스로 해나가는 것을 돕는 역할일 때 지원을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돕는 것이 오히려 여러분을 해치게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얼마나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느냐를 늘 살피는 거예요.

지금 제가 경계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저는 정토가 너무 강조되거나, 불교가 너무 강조되거나, 한국이 너무 강조되는 것을 늘 경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도에 학교를 지어서 3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그곳에서는 불교도 가르치지 않고 한국어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불교단체에서 설립한 학교인데 불교를 안 가르치느냐고, 한국인이 설립한 학교인데 왜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불교를 선택하는 것은 그들이 성장한 후 결정을 할 일이고, 한국에 대해서도 우리의 지원이 그들에게 문화적인 압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여기서 느낀 것들을 여러분들의 사회와 상황에 맞추어 어떻게 적용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들에게 달렸습니다. 여러분들이 크든 작든 일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런 부분에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한다면 저는 기꺼이 살펴보고 함께 협력을 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동남아에 가는 것은 대부분 인도적 지원을 하러 가지만 미국이나 유럽, 호주에 가는 것은 대부분 법문을 하기 위해서 갑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인도적 지원을 받는 것보다도 스님이 법문을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자리를 마련한다면 저는 기꺼이 응할 것입니다. 저는 법문이 인도적 지원보다 백 배, 천 배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토회의 모든 활동은 붓다담마와 그것에 기초한 수행의 힘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로 법문을 마무리 하고, 점심 식사 후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 점심 식사 시간이 되어 모두 지하1층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점심은 정토사회문화회관특별지부 봉사자들이 정성껏 마련해 주었습니다. 개인의 배식이 끝나고 봉사자들이 테이블로 오자 남방 불교 스님들이 축원을 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한국식 공양게송을 참가자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물 한방울 속에도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있고, 밥 한톨 속에도 만인의 노고가 깃들어있고, 실타래 속에도 베짜는 사람의 피땀이 서려있습니다. 이 물을 마시고 이 음식을 먹고 이 옷을 입고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여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을 구제하는 보살이 되겠습니다.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공양 게송을 하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식사 후, 휴식을 하고 오후 세션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다음 세션이 시작되기까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후 1시부터 오후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INEB 일정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스님의 마무리 말씀과 참가자들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명상을 하고 스님이 마이크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점심 식사 잘 하셨습니까? 테라바다에서 오신 분들은 계속 채식만 해서 괜찮아요?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해요? (웃음)”

“채식을 하고 있었고 문제 없습니다.”

“세션이 끝나고 선물을 드릴려고 했는데, 일본에서 오신 치사 님이 끝나자마자 바로 가게 되어서 치사 님한테 선물을 먼저 드리고 프로그램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선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풍경입니다.”

스님이 예쁜 주머니 안에 있던 풍경을 꺼내서 보여주고 소리를 들려주니 참가자들이 ‘와~’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스님은 풍경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주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이렇게 소리가 납니다. 처마에 걸어 놓는 것입니다. 풍경은 세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의 소리만 듣지 말고 자연의 소리도 들어라. 지도자들 소리만 듣지 말고 민중,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들어라. 자기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의 이야기도 들어라.’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또 다른 선물은 <혁명가 붓다> 영문책입니다. 제가 쓴 처음 책은 <인간 붓다-그 위대한 삶과 사상>입니다. 그 책이 너무 두껍다고 사람들이 요약해서 새롭게 나오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책을 쓸 때, 근거 자료가 없으면 ‘네 마음대로 생각하고 해석하냐?’ 이렇게 볼 수 있어서 경전에 근거해서 자료를 넣다보니 책이 두꺼워졌습니다.

EBS(한국교육방송)에서 붓다의 일생에 대해서 짧게 강의를 해주시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인간 붓다에 대해 15회 20분씩 강의한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강의를 듣은 사람들이 ‘와, 붓다는 혁명가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성평등을 이야기하고, 계급 차별이 있는 곳에서 계급 평등을 이야기하고, 신에게 공양을 올리고 예배를 올려서 해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해탈을 한다고 했습니다. 이건 정말 혁명이다, 그래서 책 이름이 인간 붓다에서 혁명가 붓다로 바뀌었습니다. 자세하게 공부를 하려면 두꺼운 책인 <인간 붓다>를 참고하면 됩니다.”

선물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전체 참가자들에게 선물 증정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참가자들 한명 한명에게 눈을 맞추고 풍경과 <혁명가 붓다> 영어책을 선물했습니다.


선물을 받은 참가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개인적으로 준비한 선물을 스님께 드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가져온 선물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스님께 설명했고 함께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미얀마에서 온 자네인다 스님은 공양물을 올릴 때 사용하는 불기를 스님께 드렸습니다. 스님은 이것을 보고 농담을 했습니다.

“사리를 넣는 것 같네요. (웃음) 제가 죽고 나면 여기 넣으라는 건가요? (웃음)”

“스님 죽지 마세요. 오래 사십시오.”

선물 증정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스님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했습니다.

“선물 주신 것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이 시간에는 붓다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려고 합니다. ”

스님은 화이트보드 앞으로 가서 필기를 하며 설명을 이어나갔습니다. 부처님의 탄생부터 출가, 수행, 마왕의 유혹, 깨달음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인 '중도'와 '연기법'에 대해 여러 예시를 들며 설명해주었습니다. 중도를 설명할 때는 서울 가는 길, 동산과 서산에 대한 예를 들었고, 연기를 설명할 때는 자동차 부품, 물 분자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상과 무아를 설명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가르침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유익함이 있는지도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우리는 부처님의 무상과 무아를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연기법(緣起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부처님의 연기법은 오늘날의 자연과학, 사회과학, 뇌과학에서 밝혀낸 어떠한 법칙과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과학 역시 물질, 생명, 정신이 서로 연관되어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연기법을 체득하면 모든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이걸 ‘열반(涅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연기법을 깨닫지 못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고(苦)’라고 합니다. 그래서 무상, 무아, 열반, 이 세 가지를 깨달음의 삼법인(三法印)이라고 하고. 무상, 고, 무아를 중생의 삼법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연기법을 깨달으면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교화에 적용한것이 바로 사성제(四聖諦)입니다. ‘괴로움이 있다.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이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은 사라진다.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지속하려면 여덟 가지에 바르게 깨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팔정도(八正道)입니다.

부처님의 첫 설법이 사성제와 팔정도였던 것처럼, 이것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사용하신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부터 처음 깨달음을 얻은 콘다냐(Kondanna)는 이 법을 이해하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용어들은 부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 괴로워하고 있다면 그 괴로움의 원인을 탐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토회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어떤 근본주의 종교인들이 말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오늘날 세상이 안고 있는 여러 아픔을 치유하는 데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이 가장 유용하기에 그 가르침을 근간으로 삼는 것입니다. 당시의 수많은 바라문이 ‘어떤 사람이 어떤 어려운 문제에 처하면 어느 경전을 암송해 주면 된다’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문제의 원인을 탐구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지금 우리 승려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과거에 바라문들이 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어느 신도가 돌아가시면 경전을 독송해 드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축원을 해주고, 건물을 지으면 또 다른 의식을 행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승려는 과거 바라문이 했던 것과 같은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과는 아주 동떨어진 모습입니다. 그저 여러 종교의식 중의 하나로 변형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종교의식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런 종교 의식도 세상에서는 하나의 관습이자 문화로서 필요합니다. 실제로 부처님 당시에도 많은 바라문이 이런 종교의례를 행했습니다. 다만 오늘날의 승려들도 그런 종교의례만을 중심으로 살아간다면 과거의 바라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오늘날의 승려들을 ‘뉴 브라만(New Brahman)’이라고 불러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웃음)

우리가 어떤 종교의식을 행하며 살아가더라도 본분은 수행자이기 때문에, 수행자의 본분을 지키며 활동하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본래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해서 살아가던 수행자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스님의 정리 강연을 듣고 궁금함이 있던 참가자는 질문을 했습니다.

중도는 아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입니다

“중도를 통해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중도를 행할 수 있을까요?”

“중도를 이해 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그러나 실천은 매우 어렵습니다. 말로 설명하면 간단해요. 중도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른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며 똑바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그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치우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어제 실상사 작은학교에 갔을 때 줄타기 보셨죠? 마당에 줄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줄을 어떻게 타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몸의 균형을 잡고 이쪽으로도 치우치지 말고 저쪽으로도 치우치지 말고 똑바로 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설명은 간단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어떻습니까? 이쪽으로 넘어집니다. 이쪽으로 안 넘어지려고 하면 또 저쪽으로 넘어져요. 대부분은 한두 걸음도 못 갑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수없이 넘어져 보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우리는 늘 치우치기 쉽기 때문에 끊임없이 균형을 잡으려고 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도를 아는 것은 단박에 될 수도 있지만, 중도를 행하는 것은 단박에 되지 않아요.

붓다도 중도를 깨닫기 전에는 수도 없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니에요. 극단적인 고행도 해보고 여러 수행도 해보면서 수없이 실패한 끝에 중도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정진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수많은 수행자와 종교인들이 와서 질문을 했지만, 어떤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가 이미 그런 문제들을 다 겪어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수준과 처지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었습니다.

붓다의 열 가지 명호 가운데 ‘세간해(世間解)’라는 이름이 있어요. 타타가타, 아라한, 삼먁삼불타와 같은 명호들 가운데 하나가 세간해예요. 세상의 이치를 두루 알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맞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까 그림으로 설명했듯이 서울이 어디 있는지 알고, 또 질문하는 사람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면 얼마든지 방향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붓다는 중생의 마음을 다 알았기 때문에 그가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적절하게 가르침을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붓다의 가르침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깨달음을 얻었을까요? 그렇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결국은 자기가 걸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길을 안다고 해서 저절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연습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본인이 가지 않겠다면 그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스님은 붓다담마의 핵심 내용인 중도와 연기법에 대해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중도와 연기를 설명할 때는 상대의 언어로 하기

“현대인들은 다양한 학문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고등학생에게 연기법을 설명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아마 수학으로 설명할 것입니다. 집합이나 함수 개념을 활용할 수 있겠지요. 함수 관계라는 것도 연기법입니다. 함수에서 미분과 적분이 나오듯이 모든 것은 서로 관계 속에서 성립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사용하는 언어로 대화하면 됩니다. 만약 기독교인과 대화한다면 성경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성경 안에도 붓다담마와 통하는 내용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불교 용어를 사용할 필요 없이 ‘성경 몇 장 몇 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고 설명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 이야기와 수학의 벡터(Vector) 개념을 예를 들며 불교를 가르칠 때도 중도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중도와 연기적 관점을 가지도록 지도하기

“지금의 상태가 어떠한지, 상대의 생각과 처지가 어떠한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적절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황을 있는 그대로 환하게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것이 곧 연기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불교를 가르치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아직 고정관념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을 가르치는 것은 훨씬 어려워요. (웃음) 우리는 연기(緣起)나 중도(中道)를 초등학생에게는 초등학생의 언어로, 중학생에게는 중학생의 언어로, 그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야 합니다.

중도나 연기라는 용어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도와 연기적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후 첫 번째 세션을 마쳤습니다. 15분 휴식 후에 두 번째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지난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한번 더 강조했습니다.

“나쁜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니고, 좋은 것이 꼭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항상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같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떤 사물에도 좋고 나쁨이 본래 없습니다. 다만 상황이 이렇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것인가? 그것이 지금 내가 가야 할 길입니다. 붓다담마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지금 여기 깨어있기 입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만약에 3년 후에 제가 여러분들이 활동하는 곳에 방문한다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려고 했고 무엇을 이루었는지, 그렇게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스님이 던져주신 주제에 대해서 자신의 계획을 나누었습니다.

  • 소외계층의 주민들을 지원하고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교육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 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절 시설을 개방하고, 정규 학교 시스템 밖에 있는 사미들을 위한 교육 센터를 운영하겠습니다.
  • 도시민들이 자연을 접하고 농업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습니다.
  • 여성 불자들과 비구니 상가의 역량을 강화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여성 수계 문화를 확산하겠습니다.
  • 네팔 등 타 지역에 넌너리들이 붓다담마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사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청년 봉사자 20여 명과 함께 붓다담마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활동,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
  • 도시 소외계층 200여명과 절에서 보호 중인 아이들의 자립을 도울 예정입니다. 자립을 위한 센터를 건립해서 수행하고 그들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사회참여불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INEB 프로그램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공유하고 연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담마 센터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스님은 참가자들이 계획를 듣고 박수를 치며 격려했습니다.

“여러분들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 제가 3년 안에 언젠가는 여러분들 활동지에 방문할 것입니다. 안 죽는다면요. (웃음) 그때까지 정진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가자들은 스님께 감사의 삼 배를 드리며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촬영이 끝나자 마자 참가자들이 선물로 받은 <혁명가 붓다> 책을 가지고 와서 스님께 싸인을 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순식간에 사인회 현장이 되었습니다.

미얀마 참가자가 스님께 미얀마 전통식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신발을 벗고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대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했습니다.

그러자 참가자들이 모두 한 명씩 스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맨땅에 절을 했습니다. 스님은 부탄식으로 머리에 손을 얹으며 축복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참가자들이 충분히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강당을 나왔습니다.

스님은 사무실로 올라와서 간단하게 업무 정리를 하고 두북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습니다.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정토회관에서 두북수련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두북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짐을 풀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업무를 보며 휴식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

0/200

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6-23 07:10:45

정태식

“정토회처럼 검소하고 겸손하게 붓다 담마의 수행을 실천하는 그룹을 만들겠습니다.”

“정토회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스로에게는 수행이 되고 남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활동을 기쁜 마음으로 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
8개국 16명의 INEB 스터디 트립 참가자 모두가 큰 영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2026-06-23 07:08:12

이수정

고맙습니다.

2026-06-23 06:33:43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