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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농사 울력을 하고 업무를 보고 손님 맞이를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6시 30분, 스님은 텃밭을 가꾸며 아침 울력을 했습니다. 텃밭의 빈 공간에 농사팀에서 키운 깻잎 모종을 심었고 다른 곳에도 상추와 쌈채소 모종을 심었습니다. 상추 모종이 한 포트에 여러개 있어서 스님이 쪽가위로 모종을 둘로 조심스럽게 잘라 나눴습니다. 손으로 뜯으려니 뿌리가 상할 것 같아서 가위를 이용했습니다. 금방 자랄 것을 고려해서 둘로 나눈 상추 모종을 듬성듬성 거리를 두고 심었습니다.


텃밭에 쌈채소 모종이 가지런히 심어졌습니다. 스님은 물조리개로 물을 주었습니다.


햇볕이 세서 오늘은 활대를 세워 부직포로 상추 모종 위를 덮어 두었습니다. 활대를 세우지 않고 부직포로 덮으면 상추 모종이 눌리기 때문입니다. 하루만 이렇게 씌워두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뒤쪽 텃밭에 심은 깻잎 모종에도 물을 주었습니다.

스님은 마을 고인돌 근처에 있는 논으로 향했습니다. 향존 법사님과 논둑길을 걸으며 정비할 부분이 어디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대나무를 자른 논둑길로 왔습니다. 논둑길 대나무를 잘랐는데, 자른 장소를 걸을 때마다 대나무 줄기가 삐죽이 올라와 있어서 발에 계속 밟혔습니다. 그 곳을 사람이 다니는 길로 이용하려고 하니, 정비가 더 필요했습니다.

스님은 자동 전지가위로 발에 밟히는 대나무 줄기와 뿌리를 잘랐습니다. 대나무잎으로 덮여 있어서 호미로 긁어내고 대나무 줄기가 보이면 전지가위를 이용해서 지면과 바짝 붙여서 잘라야 했습니다. 대나무가 빼곡히 자란 곳이라 자를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스님은 향존 법사님과 전지가위로 하는 것이 나을지, 원형날 예초기를 활용해서 정리하는 것이 나을지 상의를 했습니다. 원형날 예초기가 도착하기 전까지 스님과 향존 법사님은 전지가위로 땅위로 삐죽이 솟은 줄기를 하나씩 잘랐습니다.

"이야~~ 이 자동 전지가위는 가볍기는 한데, 내가 써봐도 너무 위험합니다. 조심 하지 않으면 손가락 잘리겠어요."
스님은 전지가위를 내려놓고, 대나무숲을 정비할 봉사자가 도착하자 인사를 나누고 일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대나무숲을 정리하다 보니 대나무 뿌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텃밭 쪽에 대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 근처에 심었습니다. 텃밭 한 쪽 벽에는 4~5개의 대나무가 있는데, 스님이 산에서 대나무 뿌리 한 덩이를 가져다 심었던 것이 이렇게 자랐다고 했습니다. 올해 대나무 뿌리를 심었다고 바로 나오지 않고 내년에나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작업복을 갈아 입고,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수련원에 도착해서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INEB(국제참여불교연대) 관련 손님들이 스님을 찾아 오는 일정이 있습니다. INEB 집행위원회 의장인 하르샤 나바라트네(Harsha Navaratne) 님과 사무총장인 솜분 청프람프리(Somboon Chungprampree, 애칭 무 Moo) 님이 한국에 입국하여, 서울에서 KTX 열차를 타고 저녁에 경주역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스님이 경주역까지 마중을 나왔습니다.
스님은 INEB에서 명예 고문(Honorary Advisor) 역할을 하다가 2022년 패트론(Patron)의 위치로 추대되었습니다. 패트론은 INEB 최고 명예직으로 달라이 라마, 틱낫한 스님이 맡으셨습니다. 2022년 INEB 이사회에서 틱낫한 스님이 입적하신 이후 공석이된 패트론 자리에 이사진들이 스님을 추대했고 만장일치로 동의를 해서 스님이 INEB 패트론이 되었습니다. 스님은 매년 정토회에서 진행되는 INEB 스터디투어에서 참가자들이 정토회와 한국 불교에 대해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고 여러 안내를 직접 해왔습니다.
하르샤 님과 무 님이 멀리 한국까지 스님을 찾아온 이유는 INEB의 현재 활동과 향후 계획 전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스님은 경주역 대기실에서 저녁 7시 38분경에 도착 예정인 하르샤 님과 무 님을 기다렸습니다.

지연 없이 하르샤 님과 무 님이 도착했습니다. 스님과 손님들은 차량에 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면서 하르샤 님과 무 님이 스님께 안부를 물었습니다.
"스님, 요즘도 바쁘시지요? 건강은 어떠세요?"
무 님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며 안부를 물었습니다.
"썩 좋지는 않습니다. 요즘에 어깨가 아파서 병원 갔더니 목 디스크라고 하고, 다리가 아파서 병원 갔더니 요추에 협착이 있다고 했습니다. 치료 받으러 다닙니다.
하르샤 님은 건강이 어떠세요?"
스님이 하르샤 님에게 건강 안부를 묻고, 하르샤 님이 대답했습니다.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신장 이식 수술 이후에 신장 약을 먹고 있는데, 근육에 문제가 좀 있네요. 오르막 길을 걷는 것에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신장 약이 면역 체계 기능을 낮추는 역할을 해서 조금 힘드네요."
"저도 심장 동맥이 막혀서 오르막을 오르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팡이를 짚고 다닙니다."
"부탄은 고도가 높은데 해외 출장 가시는 것은 문제 없나요?"
하르샤 님의 질문에 스님이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의사는 가지 말라고 합니다. 부탄에 도착해서 마을 마다 이동해야 하니까 차로 가는 이동거리가 멉니다.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가는 것은 가는 것입니다. (웃음)"
"고도가 높아서 괜찮으신가요?"
"높아야 2000미터입니다. 고개를 넘으면 3000미터 되고요. 부탄 주민들이 사는 마을을 답사하려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비포장 도로인 경우가 많아요. "
"공항도 높아서 부탄행 비행기가 착륙하는 것이 괜찮나요?"
"한 번은 착륙이 안되고 인도로 갔다가 5시간 후에 다시 착륙을 몇 차례 시도했다가 겨우 내린 적도 있습니다. 고도가 높아서 날씨도 변화무쌍합니다. (웃음)"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스님과 하르샤, 무 님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두북수련원을 지나가면서 이곳이 스님이 어렸을 때 다니던 초등학교라고 하니 손님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신기해 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 어둠이 내렸습니다. 산 위로 둥근 보름달이 떴습니다. 달력을 확인하니, 내일이 보름날이었습니다.
스님과 손님들은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최근 근황을 물어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근 있었던 부처님 오신날 정토회 행사, 도문 큰스님 이야기, 최근 방송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법륜로드-스님과 손님> 이야기, 6월 예정인 스리랑카 방문 이야기, 스리랑카와 한국의 아시아 이주민 이야기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밤이 깊어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하고 스님과 손님들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 스님은 아침에 농사 울력을 하고 손님들과 하루 일정을 보낼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4월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설 내용 중 진로에 대한 짧은 2편의 대화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저는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요. 친구들은 모두 미래에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저는 아직 없습니다. 학교에서 진로 관련 질문을 자주 하는데, 그때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만 꿈이 없는 것 같아서 불안한데,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지금부터 질문자가 아주 좋은 조건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게요. 만약 본인이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의과대학에 떨어져서 못 간다면 괴로울까요, 안 괴로울까요?"
"괴로워요."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키가 안 커서 못 하게 된다면 괴로울까요, 안 괴로울까요?"
"괴로워요."
"이렇듯 꿈이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괴로움의 씨앗을 품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직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모르는 나이라면, 꿈이 없어도 괜찮아요. 키가 크는 만큼 그 키에 맞는 일을 찾으면 되고, 실력이 쌓이는 만큼 그 실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요. 그러면 괴로울 일이 없겠죠. 그렇다면 꿈이 없는 건 좋은 일일까요? 나쁜 일일까요?"
"좋은 일이에요." (웃음)
"그래요, 좋은 일이에요. 꿈이 있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어요. 원래 옛날에는 '네 꿈은 무엇이니?'라는 질문 자체가 없었습니다. 요즘은 부모나 선생님이 진로를 물으면서 꿈이 없으면 무언가 부족한 사람인 것처럼 여기는데, 그건 잘못된 겁니다. 앞으로 누가 진로를 물으면 당당하게 '아직 모름'이라고 적으세요." (박수)
"알겠습니다."
"'모름'이라고 적는 게 부끄럽다면, '뭐든지 다'라고 적으세요. 나는 뭐든지 다 될 수가 있다는 뜻으로요. 그래도 꼭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좀 더 경험 해보고 정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돼요. 저도 어릴 때는 과학자가 꿈이었는데 지금은 스님을 하고 있어요. (웃음) 살다 보면 꿈이 있어도 그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꿈을 갖는 것은 괜찮지만, 뜻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 그런데 대부분은 꿈에 집착하다가 낙담하곤 하죠. 질문자처럼 꿈이 아예 없다면, 낙담할 일도 없습니다. 자유롭게 살다가 형편 되는 대로, 인연 닿는 대로 그때 가서 정해도 됩니다. 알겠죠?"
"네."
"직장도 꼭 어디를 다니겠다고 미리 정하지 말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지 살펴보고, 맞는 것이 있을 때 정해도 됩니다. 다른 사람들 눈치 보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편하게 생각하며 지내세요."
"네. 고맙습니다." (박수)
같은 강연장에서 대학생 질문자가 진로에 대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대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기업에 취직하는 등 졸업 후 진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1년이나 고민했는데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기는 한데,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라 실패가 걱정됩니다. 조급함과 불안함으로 시야가 너무 좁아진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이럴 때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요?"
"길을 가다가 세 갈림길이 나왔어요.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왼쪽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앞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웃음)
"누구하고요?"
"친구와요. 아니면 동전 던지기를 하거나요."
"세 갈림길이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기다리면 돼요. 그 자리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겁니다."
"스님, 그런데 기다리기에는 마음이 너무 조급하고 불안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다가 청년 니트(NEET)처럼 취업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잘못된 길로 한참 갔다가 돌아오는 것도 괜찮아요. 운동 삼아 다녀오면 되니까요. 길을 모를 때는 그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첫째입니다. 누군가에게 묻거나, 스스로 신념이 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죠. 그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에요. 오히려 낭비를 막는 방법입니다. 모르면서 한참 갔다가 아니라고 돌아오는 것이야말로 낭비일 수 있습니다. 주식을 사서 천만 원 손해를 보고 그만두는 것이 나을까요, 아예 안 하는 것이 나을까요?"
"안 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요. 기다리는 것은 낭비가 아니에요. 1년쯤 쉬다 보면 대학원에 진학할지, 회사에 취업할지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그런데 이때 가장 효과적으로 쉬는 방법이 있어요. 오히려 몸이 고된 일을 해보는 겁니다. 막노동이나 청소 같은 일을 해보면 결정이 훨씬 빨라져요. '이것보다는 대학원이 낫겠다.', '이것보다는 취업이 낫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거든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 결론이 좀 늦게 나옵니다.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는 일단 멈추는 것, 결정이 설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기다리기 싫다면 아무 데나 일단 가보는 거예요. 아직 젊으니까 시행착오를 겪어도 괜찮아요. 가보고 '아니네' 하고 돌아오면 됩니다. 세 갈림길 중 하나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 남은 길은 두 개잖아요. 또 다른 길을 가보고, 거기서도 아니면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이것이 낭비일까요, 바른길을 찾아가는 과정일까요?"
"과정이요."
"그래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수록 가야 할 길의 범위가 좁혀집니다. 낭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인 거예요. 그래서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몇 살이에요?"
"스물세 살입니다."
"1년을 쉬어 보거나, 2년 동안 이것저것 시행착오를 한다고 해서 꼭 친구보다 뒤처지는 것은 아니에요. 친구는 운 좋게 길을 찾아간 것이고, 나는 여러 길을 직접 확인하며 내게 맞는 길을 찾아간 것이기 때문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민 없이 길을 택한 친구는 한참을 가다가 뒤늦게 흔들리는 순간이 생길 수 있어요. 멀리 가서 돌아오는 것이 나을까요, 가까이서 돌아오는 것이 나을까요?"
"가까이서요."
"젊을 때는 갔다가 돌아와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스님처럼 나이 들면 좀 곤란하지만요. 갔다가 돌아왔더니 죽을 때가 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 그래서 나이 들수록 안전한 쪽을, 젊을수록 도전하는 쪽을 택하는 겁니다. 성공과 실패를 너무 따지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세요. 실패는 절대 실패가 아니에요. 다만 연습일 뿐입니다." (박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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