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14. 필리핀 민다나오 답사 3일째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은 왜 없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필리핀 민다나오 답사 3일째입니다. 원주민 학교 1곳과 장애 아동 특수학교 3곳을 방문하여 학교 건설 부지를 답사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5시에 명상과 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5시 50분,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친 후 6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오전 7시, 차에서 내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이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 강 건너편 보이는 마을로 걸어서 갈 거예요.“

해가 쨍쨍 내리쬐는 가운데 1시간가량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을로 향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흘렀습니다. 스님은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으며 걸었습니다.

"새벽에 깜깜할 때 출발했어야 하는데 잘못했네요.“

JTS 활동가들이 염려했습니다.

"스님, 이 길은 너무 험해서 가시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스님이 웃으며 답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정도는 문제없어요.“

산길을 내려서자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강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스님은 승복을 걷어 올리고 차가운 물 속으로 천천히 발을 들였습니다.


마지막 사람까지 무사히 강을 건넌 후 다시 묵묵히 산길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전 8시, 마침내 싸방 원주민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땀에 흠뻑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천천히 닦으며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 코코넛, 고구마, 바나나를 대접받았습니다. 잠시 의자에 앉아 목을 축이고,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스님이 고구마를 먹으며 말했습니다.


"어렸을 때 먹던 고구마 맛이네요.“

요기를 하고 합판으로 만든 임시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현재 35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유치원 10명, 1학년 6명, 2학년 6명, 3학년 4명, 4학년 6명이었습니다. 스님은 낡은 합판 벽과 흙바닥 등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필리핀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어요. 시골에 젊은이들이 줄어들면 아이들이 더 이상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스님은 기존 건물을 살펴보며 엔지니어와 진지하게 논의했습니다.

"자재를 운반하기 어려우니 새로 짓는 것보다 우선 리모델링하는 게 낫겠어요. 벽 기초를 벽돌과 시멘트로 보강하고 바닥을 시멘트로 하면 되겠네요. 만약 도로가 새로 생겨서 마을이 커지고 학생이 100명이 되면 그때 학교를 지어주겠습니다.“

부족장과 마을 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스님 말씀이 맞습니다. 일단 보수해서 쓰다가 나중에 필요하면 새로 지으면 좋겠습니다.“

교실 옆에는 교사 숙소가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선생님 두 분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완전히 시골이에요. 선생님들이 여기서 사는 게 쉽지 않겠어요.“

교사 숙소와 부엌, 교실 등에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건물을 새로 짓는 대신, 책걸상, 수납장, 전기 시설 등을 보완해 주기로 했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마을을 나왔습니다.

다시 강을 건너 돌아오는 길에 부키드논 주 교육청 원주민 교육 담당관인 에드윈 님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원주민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통합 중학교에 가면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가정 형편도 어렵고 학교도 멀다 보니 중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일찍 결혼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서 차별을 받기 때문에 원주민 신분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님이 답했습니다.

“원주민 아이들의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중고등학교도 필요하겠네요. JTS는 초등학교 건립만 지원해 왔는데, 원주민 학생들을 위해서는 중학교도 지어야겠네요. 다만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학교를 지어주면 전통문화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전통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에드윈 님이 깊이 공감하며 답했습니다.

"네, 스님 말씀이 정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교육과 전통 보존의 균형을 잘 맞춰야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차가 세워져 있는 곳까지 도착했습니다. 차를 타고 다음 학교까지 두 시간을 달렸습니다.

오후 12시 20분, 끼바웨 중앙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장애 아동 특수학교 건물을 지을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반갑게 스님과 JTS 활동가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실을 둘러본 후 줄자를 들고 직접 특수학교 부지를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엔지니어와 함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걸어가며 거리를 쟀습니다. 학교 측이 지정한 곳은 학교 외진 곳이었습니다.

"장애인 학교를 저 안쪽에 지으면 너무 외져서 안 됩니다. 가능하면 학교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교장 선생님이 제안했습니다.

"건물을 도로 쪽을 향하게 지으면 어떨까요?“

스님이 고민하며 답했습니다.

"도로 쪽은 너무 시끄러워서 안 됩니다. 아이들이 집중하기 어려워요.“

엔지니어와 협의한 끝에, 기존에 사용하던 특수학교 교실 한 칸의 양옆에 교실을 추가로 증축하기로 했습니다.

"이쪽에 7미터×9미터로 한 칸, 저쪽에 6미터×7미터로 한 칸. 화장실도 함께 설치하고요.“

스님이 아이패드를 꺼내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습니다. 기존 건물과 새로 지을 건물의 배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화장실 위치까지 표시했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이 밝은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오후 1시 15분, 학교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모두 고기반찬이라 스님은 맨밥만 드셨습니다. 선생님들이 미안해했지만 스님은 괜찮다며 웃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1시 40분에 끼따오따오 초등학교로 출발했습니다. 가까운 곳이라 2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도 학교 안에 장애 아동 특수학교를 새로 지을 예정입니다. 11명의 장애 아동이 임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둘러본 후 스님은 특수교육 선생님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의 장애 유형이 어떻게 되나요?“

선생님이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청각장애 3명, 언어장애 1명, 지체장애 1명, 지적장애 4~6명입니다. 아직 정확한 의사 진단은 받지 못했지만 교사들이 관찰한 결과입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20년 된 건물을 살펴본 스님이 말했습니다.

"이 건물을 수리해서 쓰면 안 될까요? 교실 두 개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필요한 것들을 말했습니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고무판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자주 넘어져요. 화장실도 너무 좁아서 확장이 필요하고,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져 환기가 안 됩니다. 창문도 유리가 깨질까 봐 걱정이에요.“

스님이 엔지니어와 상의한 후 결정했습니다.

"지붕과 천장 전체를 교체하고, 전기선도 새로 설치하고, 화장실도 철거 후 확장하겠습니다. 바닥에는 고무판을 깔겠습니다. 창문은 우선 모기장을 설치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 교체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정말 이 모든 것을 다 해주신다는 말씀인가요?“

"네, 나중에 학생이 늘어나면 새 건물로 지어드리겠습니다.“

선생님들이 감격해하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학교를 나왔습니다.

다음 학교도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오후 3시 10분, 돈 카를로스(Don Carlos) 군에 위치한 복복 중앙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도 학교 안에 특수학교를 짓기 위해 답사를 하러 왔습니다.


부지를 답사하기 전에 선생님들과 몇 가지 의논을 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장애 학생이 몇 명입니까?“

"12명인데, 11명이 학습장애이고 1명이 시각장애입니다.“

"특수교육 교사는 있나요?“

교장 선생님이 난처한 표정으로 답했습니다.

"아직 없습니다. 교육청에 요청은 했는데 아직 답이 없어요.“

스님이 현실적인 조언을 했습니다.

"교육청에 먼저 특수교육 교사를 요청하세요. 시각장애 전문, 청각장애 전문 이렇게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와서 일반 교실에서 가르치기 시작하면, 다른 장애 학생들도 모여들 겁니다. 그때 교실 짓는 것을 의논하는 게 좋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처음에는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곧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네. 스님 말씀이 맞습니다. 먼저 교사를 확보하고 학생들이 모이면 그때 건물을 짓는 게 순서겠네요.“

엔지니어도 동의했습니다.

"그게 더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학생이 늘어나면 그때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짓게 된다면 어떤 위치에 지으면 좋을지 장소를 답사하고, 줄자로 크기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들,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학교를 나왔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차로 돌아가는 길에 교육청 관계자가 스님께 말했습니다.

"스님의 조언이 정말 현실적입니다. 무작정 건물부터 짓는 것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오후 5시, 모든 답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차 안에서 활동가들이 오늘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스님, 오늘 정말 많이 걸으셨는데 괜찮으세요?“

"조금 힘들지만 이 정도는 괜찮아요. 현장을 직접 봐야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있으니까요.“

5시 30분, 숙소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원주민 마을을 방문했고, 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수학교 3곳을 답사했습니다. 특히 원주민 아이들이 겪는 차별과 전통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의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까아뚜안(Kaatuan) 원주민 학교, 끼누수한(Kinusuhan) 원주민 학교, 산 미구엘(San Miguel) 국립 고등학교, 깔라빳(Kalapat) 원주민 학교, 퀴줌빙 임빨루따오(Quisumbing Impalutao) 원주민 학교 등 5곳을 답사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11월 천안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은 왜 없는 걸까요?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어릴 때부터 반장이나 부반장을 해왔을 정도로 외향적이고 사람 사귀는 것도 좋아해서 처음 만나면 누구와도 잘 지내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저를 좀 우습게 여기거나 피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친구도 꼭 세 명이 함께 무리를 지어서 친하게 되는데요. 그럴 때면 저 빼고 둘이서만 더 친하게 됩니다. 회사에서도 자꾸 사건에 휘말리는 느낌이 들고, 많은 사람한테 연속으로 욕도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를 욕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이미 망가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하고는 잘 지내고 싶어서 친절하게 대하는데, 오히려 더 괴롭기도 하고 가끔은 숨도 막힙니다. 그냥 ‘혼자 지내지 뭐’ 하는 생각이 들지만, 다들 무리 지어 다닐 때 왕따 아닌 왕따처럼 혼자 있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속이 울렁거립니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게 된 것이 좀 슬픕니다. 가족 외에 제 진심을 이해해 주거나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이 없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마음이 너무 외롭고 허전합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할까요?”

“질문자와 같은 유형의 사람을 흔히 농담으로 ‘관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웃음) 늘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목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강한데, 이것 역시 하나의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자신을 대수롭지 않게 대하면, 마치 심각한 왕따를 당한 것처럼 느끼며 크게 괴로워합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유독 나에게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주목 받으며 살아온 경험이 이런 마음의 습관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타인에게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이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질문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현실과 어긋난 기대, 다시 말해 허황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느냐는 물음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예인들을 상담하다 보면 크게 두 가지 어려움이 드러납니다. 하나는 공공장소에 나가면 사람들이 몰려와 인사를 하고, 사인을 요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것이 너무 번거롭고 힘들다는 점입니다. 정토회에도 연예인들이 종종 찾아오는데, 그래서 저는 회원들에게 늘 이렇게 당부합니다. 연예인을 보더라도 관심을 두지 말고, 말을 걸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거나 사인을 요청하지 말아 달라고 말입니다. 그저 평범한 한 사람으로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는 부탁이지요.

그러면 연예인들이 편안해하고 좋아할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연예인들은 어디를 가든 일정한 관심을 받아야만 합니다. 아무도 알아보지 않고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그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어디를 가든 누군가는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주길 바라고, 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관심을 두되, 귀찮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게 과연 쉬운 일일까요? 관심을 갖는 순간,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부탁하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기로 오던 길에 배가 고파 국숫집에 들러 국수를 먹고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다가와 사인을 부탁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웃으며 ‘노 땡큐’라고 답했습니다. (웃음)

이른바 ‘관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주위의 관심을 받지 못해도 괴롭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관심을 받으면 또 그것을 부담스럽고 귀찮게 느낍니다. 그래서 이를 하나의 병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자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들이 질문자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사실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긴다’고 말할 때, 그것은 상대를 좋아한다는 의미라기보다 잠시 호기심이 생겼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 호기심은 오래가지 않으며, 궁금증이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립니다. 결국 관심이란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왔다가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입니다.”

“관심의 문제라고 생각을 안 해봐서요.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질문자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사실 하나도 없습니다. 친구 셋이 함께 만났을 때 두 사람이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서로를 더 좋아해서라기보다 종교나 고향, 취미처럼 공통의 관심사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누군가를 왕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단지 관심사가 맞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럴 때는 ‘저 사람들은 관심사가 비슷하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되는데, 이를 ‘나를 일부러 소외시킨다’, ‘왕따를 시킨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관종’입니다. 이런 사고방식 자체가 괴로움을 만들어 냅니다. 어디를 가든 늘 주인공이 되려고 하고, 관심의 중심에 서 있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질문자는 인기 가수도, 유명 배우도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항상 주목받는 존재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할 때,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불필요한 고통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갖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특별한 재능이 없다면 결국 돈을 써야 합니다. ‘차 한잔 하자’고 하며 찻집에 데려가고, ‘밥 한 끼 살게’ 하며 식당에 데려가고, ‘술 한잔하자’고 하며 술집에 데려가는 것이지요. 술을 산다고 하면 일단 따라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술자리에 가 보면, 또 그들끼리 이야기합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겠지요.

그래도 어떻게든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고 싶다면, 내가 먼저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피곤한 일입니다. 질문자도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했더니 오히려 더 피곤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말의 속뜻은,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잘 지내?’ 하고 묻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행사가 끝나면 셀카를 찍자고 하거나 사인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를 모르는 곳에 가면 그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인도에 가면 아무도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인도에서 기차를 탔을 때 자리가 없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있어도 옆에 와서 말 한마디 걸거나 자리를 권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모르는 곳에 가면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때 비로소 ‘아,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남들이 나에게 관심을 갖든 말든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질문자처럼 마음의 병이 생깁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삶을 꾸려 가기에도 벅찹니다. 남에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습니다. 이 현실을 먼저 인정하게 되면, 질문자도 훨씬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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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1-17 07:17:42

정태식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타인에게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이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삶을 꾸려 가기에도 벅찹니다. 남에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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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갑니다.

2026-01-17 06:50:01

최영관

고맙습니다...

2026-01-17 06: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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