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1.10. 인도네시아 홍수 피해 지역 답사 3일째
“사업을 접은 뒤 50대 중반,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홍수 피해지역 답사 결과에 대해 평가 회의를 한 후 구호물품 확보를 위해 메단으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긴급구호 활동 준비로 밤을 꼬박 새운 후 새벽 6시에 공동체 법사단과 실무자 인사 배치안에 대해 온라인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7시에 아침식사를 한 후 숙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이번 인도네시아 긴급구호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아미르 님과 현지 협력 단체인 FDP 관계자들과 구호물품 배분 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은 어제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단계별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첫째, 주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방용품 등 생필품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둘째, 주거 공간을 정비할 수 있도록 청소도구를 제공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집 주변에 1m 이상 쌓인 진흙을 제거하며, 떠내려간 집은 새로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셋째, 논이 모두 유실된 상황이므로 농토를 복구하거나 모래가 덮인 땅에는 다른 작물을 심는 등 농사를 다시 지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전 답사를 마친 9개 마을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크룽부카 마을 95 가구, 쿠부 마을 235 가구, 판테 바로 쿰방 마을 316 가구, 리세바로 마을 28 가구, 리세투농 마을 47 가구, 리세뚱오 마을 32 가구, 로카자 마을 57 가구, 크롱바로 마을 11 가구, 록바유 마을 23 가구를 포함하여 추가로 요청이 들어온 87 가구까지 총 931 가구에 구호품을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FDP에서 제출한 제안서의 피해 가구수와 실제 답사하면서 파악한 피해 가구수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박지나 JTS 대표님은 FDP에게 정확히 다시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구호물품은 가스버너, 밥솥, 그릇, 대야, 수저, 프라이팬 등 부엌용품과 삽, 괭이, 수레 등 진흙을 퍼낼 수 있는 청소도구로 구성해 JTS가 모든 피해 가구에 직접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배분 장소는 각 마을의 회교 사원인 모스크로 정하고, FDP가 사전에 마을을 방문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FDP에 의료진이 많다고 하여, 물품 배분 시 이동 진료소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의 주된 생계 수단인 논이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어떻게 복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우선 긴급하게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배분한 후 이후에는 집안 청소, 농사 복구 계획을 차차 세워 나가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회의를 마친 후 오후 1시에는 이번 긴급구호 활동을 도와주고 있는 아미르 님이 운영하는 공장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아미르 님은 단주 등 나무로 만든 물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직접 공장을 방문해 보니 물건을 제작하는 공장이 아니라 재료를 납품하는 곳이었습니다.

스님은 아미르 님이 납품하는 향나무의 질이 좋아서 하나를 샘플로 구매한 후 공장을 나왔습니다.

오후 2시에는 인근 도시인 메단으로 이동하기 위해 반다아체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아체 주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생활용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육로로 물품 이동이 가능한 대도시인 메단에서 구호물품을 구해 보기로 했습니다.

반다아체 공항에 도착하여 이번 답사 일정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아미르 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어제는 홍수 피해지역까지 왕복 10시간 거리를 운전해 주었습니다.

아미르 님과 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들어가 출국 수속을 밟았습니다. 박지나 대표님은 반다아체에서 메단으로 바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스님은 표를 구하지 못해서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서 메단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탑승구 앞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기다렸습니다.

오후 5시 30분이 되어 반다아체 공항을 출발하여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해 2시간을 대기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공항에서 삼각김밥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 원고 교정과 여러 업무들을 보았습니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밤 10시 30분에 메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직항 1시간 거리를 5시간 걸려 도착했습니다.

스님은 밤 12시에 숙소에 도착해 박지나 대표님과 함께 구호물품 시장조사 결과를 논의했습니다. 먼저 메단에 도착한 박 대표님은 여러 공장을 방문하며 어떤 구호물품을 구매할지 미리 조사를 했습니다. 장화, 바가지, 괭이, 삽, 망치 등 홍수 피해 주민들이 집 안을 정리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들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그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회의를 마친 뒤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메단에서 구호물품에 대한 추가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공장에서 샘플 몇 가지를 직접 확인할 예정입니다. 오후에는 구호물품 배분 계획에 대한 회의를 한 뒤, 저녁에는 메단 공항을 출발해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경유하여 밤새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민다나오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필리핀 민다나오 답사 일정이 계속됩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작년 9월 수행법회 생방송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업을 접은 뒤 50대 중반,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저는 20여 년간 건설 및 건축 관련 사업을 이어오다가, 올해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경제적으로 무엇을 더 이루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 지에 더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새로운 일을 찾기에 앞서, 고령화 시대라는 흐름 속에서 제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고민과 생각이 많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많다 보니, 뚜렷한 방향과 방법을 찾지 못해 머리가 복잡하고 답답하기도 하며, 때로는 여러 생각과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50대 중반인 제가 앞으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을지, 또 평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스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마음의 편안함은 나이와 관계가 없습니다. 또한 편안한 일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닙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편안함입니다.

군대에 가든, 제대를 하든,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일이 있든 없든, 평상심을 유지하며 일상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군대를 간다면, 어제까지 직장에서 일하던 것처럼 오늘 아침에 출근하듯이 가면 되고, 제대를 한다면 퇴근하듯이 오늘 제대를 하고 내일 일상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오늘 결혼을 했다면 결혼식을 치르고 다음 날 일상을 이어가고, 오늘 이혼을 했다면 내일 다시 일상생활을 하면 됩니다.

군대 간다고 쉬고, 제대했다고 쉬고, 결혼해서 여행 다녀왔다고 쉬고, 이혼했다고 쉬고, 가게를 열고 닫는다고 쉬고, 이런 식으로 살기 때문에 평상심이 유지되지 않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50대 중반이 되었으니 특별히 마음 편안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잘못된 관점입니다. 일이 없으면 쉬면서도 편안해야 하고, 일이 있으면 바쁘게 일하면서도 편안해야 합니다. 편안한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에 가면 산이 좋고, 들에 가면 들이 좋으며, 할 일이 없으면 쉬어서 좋고, 일이 있으면 바쁘게 일해서 좋습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항상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충분히 일을 해 왔다면, 이제는 당분간 일을 내려놓고 쉬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는 쉬는 것조차 불안해하며, 보다 편안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일해 왔으니, 집에서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쉬고 싶다면 그렇게 쉬면 됩니다. 30년을 살아왔다고 해서 열흘을 죽었다가 다시 사는 것이 아니듯, 30년간 해온 일을 마쳤다면 오늘은 곧바로 다른 일을 시작해도 됩니다. 쉬어도 되고, 새로운 일을 해도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저의 차이는 일상을 대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외국에 다녀오면 며칠을 쉬고, 떠날 때도 또 쉽니다. 그러나 가고 오는 것과 상관없이, 힘들면 쉬고 아프면 병원에 가며, 몸이 괜찮다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일을 해도 됩니다. 이것이 특별히 대단한 일이어서가 아니라, 일상이 본래 그렇게 흘러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로 ‘편안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일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일이 많으면 불평하며, 함께 있으면 귀찮다고 하고, 혼자 있으면 또 외롭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이 있으면 있어서 좋고, 일이 없으면 없어서 좋으며, 혼자 있으면 조용해서 좋고, 함께 있으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특별히 편안한 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50대 중반이 되었으니 ‘이제는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정해 놓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쉬면 됩니다. 이것은 50대 중반이라는 나이와 특별히 관련된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아파서 일을 쉬거나, 고단해서 잠시 쉬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나이 때문은 아닙니다. 70세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쉬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일을 줄여야 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나이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쉬고 싶을 때는 쉬면 됩니다.

이 일을 하다가 저 일을 하면 새로운 경험이 되어 좋고, 같은 일을 계속하면 익숙해져서 좋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익숙한 일을 하거나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함께하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익숙한 것도 좋고, 새로운 것도 좋습니다. 관점을 그렇게 가져야 합니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몸이 젊을 때보다 힘이 조금 부족하다면 힘을 많이 쓰는 일을 줄이면 되고, 머리 회전이 예전 같지 않다면 일의 양이나 방식을 조절하면 됩니다. 저 역시 요즘 들어 몸이 다소 버겁다는 것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한 달씩 비행기를 타고 다녀도 괜찮았지만, 이제는 몸이 예전만큼 따라주지 않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눈이 잘 떠지지 않고, 걸어야 할 때 발걸음이 무거울 때도 있지만 해야 할 일이기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일을 조금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흔이 넘으니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몸 상태에 맞춰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고 당장 쉬겠다는 뜻은 아니고, 다만 몸에 맞게 일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평소에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 아닌데, 요즘은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자꾸 깜빡하는 일이 생깁니다. 과학적으로 보아도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하나둘 막히고, 뇌세포의 기능 역시 점차 저하됩니다. 신체를 움직이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마비가 오지만, 대뇌의 기능 저하는 그와는 또 다른 영역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과 같은 인지 능력이 조금씩 감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젊을 때는 산에 다닐 때 다람쥐나 토끼처럼 가볍게 움직였지만, 이제는 무릎이 아프고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힘이 듭니다. 이는 단지 늙어 가는 과정일 뿐이며, 오랫동안 사용해 온몸이 하나씩 고장이 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자동차도 오래 쓰면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일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늙는 줄 모르고 일을 하면 과로하게 되고, 미리부터 꾀를 부리면 게으르게 됩니다. 그러니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까지 벌어 놓은 돈으로 먹고살 만하다면 50대 중반인 지금부터는 모아 둔 돈을 아끼며 생활하면 됩니다. 70세가 되면 연금으로 생활이 가능하니, 이제부터는 돈 버는 일은 내려놓고 봉사활동을 조금씩 늘려 가 보시기 바랍니다.

꼭 돈을 벌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좋겠지만, 자녀의 학업을 더 지원해야 하거나 아직 모아 둔 것이 없다면 막일이든 어떤 일이든,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이것저것 해 보면 됩니다. 다만 욕심을 과하게 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0대나 30대에는 다소 욕심을 내도 사람들이 ‘야망이 있다’, ‘실패해도 다시 하면 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50대 중반에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가진 것이 많지 않아 실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켜야 할 것이 생기기 때문에 잃었을 때 아쉬움이 크고 ‘괜히 했네’라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젊을 때는 다소 도전적으로 살아도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나이 그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 스님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만큼 이제는 잠시 쉬면서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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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화

고맙습니다.

2026-01-13 08:46:33

견오행

늘 함께 합니다.고맙습니다.()()()

2026-01-13 08:20:45

오정숙

스님 명쾌하신 말씀 고맙습니다.

2026-01-13 07: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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