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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북한 전문가들, 외교 안보 전문가들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대화를 나누기로 한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7시부터 북한 전문가들과 조찬 모임을 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물가 동향을 점검한 후 북한 주민들의 생활 상황과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환율이 1달러당 북한 돈 8천 원에서 현재 4만 2천 원까지 올라서 서민들이 살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환율이 폭등한 이유는 북한이 화폐 개혁을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소문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생활은 곤궁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무역 거래 수치를 분석하면 국가 경제는 괜찮아 보인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오전 10시부터는 외교 안보 전문가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법으로 북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2시간 동안 논의를 한 후 다음 모임 약속을 잡고 미팅을 마쳤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2시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난민 지원 사업을 함께 했던 분들이 27년 만에 찾아와서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당시 ‘통일 강냉이 모임’을 이끌었던 김재오 전도사 일행은 스님을 보자 얼싸안으며 반가워했습니다.
옛날 북한 난민들을 도우며 겪었던 일화들과 근황을 나누다 보니 2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오후 4시에는 정성헌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이 찾아와 미팅을 했습니다. 지난봄에 양삼을 나누어 주셔서 두북수련원 농장에 심었는데, 어느 정도 자랐는지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정성헌 이사장은 '나무는 자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양삼은 1년생이라 금방 자라고 광합성도 활발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며 더 많이 심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오후 5시 30분이 되어 스님은 8월 말에 부탄으로 파견되는 JTS 활동가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JTS 활동가들이 스님에게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부탄에 가면 9월부터 샘플 하우스 제작과 답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래요. 뭐든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알리면서 일을 해야 됩니다. 참고 견디면 안 돼요.”
“네, 참지 않겠습니다.” (웃음)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외부에서 사회 인사와 미팅을 한 후 저녁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이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12일 포항 해군 항공 사령부 초청 강연에서 스님이 군장병들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개인적인 여러 사정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과거에 시집살이를 심하게 겪으셨다고 지난 7년 동안 늘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가 세 명인데, 아이들을 돌봐주시겠다며 저희와 합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동의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라 ‘계속 같이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커져 힘듭니다. 그래서 지혜를 얻고자 질문을 드립니다.”
“그럼 따로 살면 됩니다. 남편과 먼저 대화해 보세요.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 하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자녀가 생긴 것이고요. 부모님은 낳아 주고 길러 주셨으니 고마운 분들이지만, 스무 살이 넘으면 독립하는 것이 자연의 원칙이에요. 자연계의 동물도 성년이 되면 부모와 떨어져 삽니다. 같이 사는 것이 원칙이 아니라, 따로 사는 것이 원칙이고, 그게 자연스러움이에요. 다만 상황에 따라 편의상 함께 살 수도 있지만, 그건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부부는 같이 사는 게 원칙입니다. 직장 문제로 떨어져 사는 경우가 있지만, 결혼은 애초에 함께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 부모님과는 따로 사는 게 원칙이고, 아이 돌봄이나 집안일 같은 이득 때문에 함께 사는 경우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함께 사는 게 손해가 더 크다면 따로 살면 됩니다. 왜 따로 못 삽니까?”
“시어머니가 이전에 살던 집을 정리하셔서 갈 곳이 없으세요.”
“그럼 돈을 모아 집세를 내드리면 되죠.”
“맞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어머니를 모시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합니다.”
“그렇다면 ‘둘이 나가서 사세요.’ 하고 말하면 되죠.”
“저도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하세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당신은 나와 살려고 결혼한 거지, 엄마와 살려고 나와 결혼한 게 아니잖아요. 엄마 모시고 살려면 결혼하지 말았어야죠. 엄마와 살지, 나와 살지 결정하세요.’
아이가 셋이나 있는 성인이 왜 이런 문제로 고민합니까? 질문자의 얘기를 들어 보면, 시어머니와 살게 된 이유는 부부가 모두 직장에 다니고 세 아이를 키우기 힘드니, 시어머니가 아이도 돌봐주고 청소도 해주셔서 편리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이점이 공짜로 생깁니까? 이득이 있으면 대가를 치러야죠.”
“맞습니다.”
“질문자는 이득만 누리면서 대가는 지불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부모가 자기 아들이 사는 집에 와서 손주를 돌보면서 보모처럼 월급만 받고 말까요? 만약 월급을 받는 보모라면 집안일에 간섭하지 않고 아기만 돌볼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시어머니께 월급을 드리나요?”
“시어머니의 빚을 갚아 드리는 조건으로 모시는 거라 따로 돈을 드리지는 않습니다.”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식으로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월급을 안 드렸으니 시어머니는 자기 혼자 아이들을 다 키웠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래서 잔소리를 하시는 겁니다. 질문자는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조금 듣는 게 나아요? 아니면 혼자 아이 셋을 돌보는 게 나아요?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아이 셋을 독박 육아하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그러니 항상 시어머니를 향해 ‘애들 돌봐주시고, 청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잔소리는 별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질문자는 감사할 줄 몰라서 힘든 겁니다.”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은 부부든 부모 자식이든 공짜가 없습니다. 누가 공짜로 무언가를 해주면, 그건 결국 갚아야 할 빚이에요. 예를 들어, 월급이 100만 원인데 매달 200만 원을 빌려 쓰면 당장은 좋겠죠. 하지만 1년 뒤에는 2천 400만 원을 갚아야 합니다. 반드시 대가가 따라요. 시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시면 그 대신 잔소리를 하는 게 당연해요. 질문자도 아이들에게 ‘왜 늦게 일어나니?’, ‘왜 공부 안 하니?’ 하며 잔소리를 하잖아요. 그것처럼 시어머니도 ‘왜 반찬을 이렇게 하느냐.’, ‘왜 아이를 야단치느냐.’ 하고 잔소리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럴 때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두 마디만 하면 됩니다.
어른을 모시고 살 때 필요한 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고맙습니다.’입니다. ‘남편을 잘 키워 저에게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을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죄송합니다.’입니다. 질문자도 아이를 키워 놨더니 나중에 어떤 젊은 여자가 데려가면 좀 섭섭하지 않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 아들을 데려가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시어머니가 조금 까칠하시다면 ‘죄송합니다.’를 먼저 하고, 평소에는 ‘고맙습니다.’를 자주 하면 돼요. 그렇게 몇 번 대하다 보면 아이들도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게 점점 편해지고, 남편의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그래도 정말 싫으면 시어머니와 남편을 내보낼 수밖에 없겠죠.”
“감사합니다.”
“귀찮은 점만 보지 말고, 고마운 점을 좀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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