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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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저녁) 광주 청년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스님은 오전에 전남지방경찰청 초청강연과 오후에 목포해양대학교 초청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광주 지역의 청년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nbsp연이어 3번의 강연을 했기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한데 스님은 더 힘을 내어서 전남대학교 컨벤셜 홀로 들어섰습니다. 곳곳에 서 있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자들을 보고선 금새 환한 웃음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 전남대학교 컨벤션홀nbsp이번 강연은 청년정토회와 광주 지역의 청년들이 서포터즈가 되어 한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모두들 3시부터 강연 준비를 시작해 신속하게 일 나누기를 하고 무대 점검과 사전 리허설을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맞이했습니다.nbspnbspnbsp저녁 6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지만 청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들도 많이 참석해 400석의 자리를 꽉 채우고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아야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nbspnbsp강의가 시작되자 스님은 청중들에게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며 안부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청중석을 살펴보더니 늙은 청년들이 보인다고 하면서 웃음을 보인 뒤 오늘 청년 강연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강연은 청년정토회가 주관하는 강연입니다. 일반인들이 매일 시부모 모시는 문제, 고부 갈등, 부부 갈등 같은 이야기만 하니까 청년들한테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런 자리에 청년들이 들어가서 배울 것도 있지만 청년들에게 따로 시간을 내어서 청년들의 고민만 집중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오늘 광주에서 청년 즉문즉설 강연이 잡힌 겁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 중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참관만 하세요. 원래는 참석도 안 시켜야 되지만 자리가 비어서 참석은 허용했으니 그렇게 아시고 오늘은 35세 이하 청년 대학생들만 질문할 수 있도록 양해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괜찮으시죠?”nbsp“예.”nbspnbsp스님이 질문할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총 6명이 손을 들었습니다.nbspnbsp첫 번째 질문자는 21살 남학생이였는데 꿈을 크게 잡았지만 이게 허황된 것인지 아닌지 확인받고 싶어 하였고, 두 번째 질문자는 23살 여학생으로 주변 상황에 의해 마음이 불편해져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생각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전남대학교 1학년 재학중인 남학생으로 부모님께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물었고, 네 번째 질문자는 31살 한국으로 유학 온 중국인 여학생으로 부모님이 있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한국에 남아서 취직을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질문했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매사에 부정적이고 죽음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여성으로써 사주를 보러 가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와 신경이 계속 쓰인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사전에 신청했던 질문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나고 시간이 남자 스님은 즉석에서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자는 남자 교사로써 꿈이 없이 살아왔는데 주변에서 꿈을 갖고 살라는 말 때문에 자신이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고 또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을 물었고, 여덟 번째 질문자는 27살 직장인 여성으로 자신이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이 도인의 길을 가려고 하는데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꿈이 없어서 고민이고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에 대해 물었던 남자 교사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지금까지 꿈이 없이 살아온 게 고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은 장래희망을 쓸 때 다 자기의 꿈이며 진짜 원하는 걸 적던데, 저는 꿈이 없어서 부모님의 기대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그냥 제 꿈이라고 적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할 때도 다른 친구들은 정말 자기가 원하는 전공에 따라 진학하는데 저는 그냥 수능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갔습니다.nbspnbsp어쩌다 보니 제 꿈도 아니었지만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35세인 지금은 학교 교사가 되었는데 이제 와서 딜레마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강연을 다녀봤지만, 흔히 말하는 성공하거나 행복하다는 사람들은 우선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일단 꿈이 없어 고민입니다.nbspnbsp두 번째로, 저는 교사로서 학생한테 ‘너는 꿈을 가져야 된다. 너의 꿈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이런 단계를 밟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지만 정작 교사인 저는 꿈이 없습니다. 과연 꿈을 갖는 것만이 정말 행복한 길인지, 또 꿈을 갖지 않는다면 실패한 삶인지 고민입니다.”nbsp“그렇지 않아요. 꿈은 없을수록 좋아요. 있는 게 병입니다. 질문자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토끼며 노루며 다람쥐는 다 꿈이 있어서 저렇게 살고, 나무는 뭐 꿈이 있어서 저렇게 자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nbsp“그런데 모든 책에서는 꿈이 있는 게 정상이라고 하니까요.”nbsp“그것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nbspnbsp“많은 사람들도 ‘항상 꿈을 가지라. 꿈을 좇아서 살라’고 하니까요.”nbsp“부처님은 그런 이야기 안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질문자가 자기 반에서 조사해보면 ‘선생님, 저는 꿈이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있었나요? 없었나요?”nbsp“사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더 많긴 합니다.”nbspnbspnbsp“그래요,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더 많잖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질문자는 용기를 줘야 합니다. ‘꿈이 있는 게 문제지, 꿈이 없는 건 아무 문제도 안 된다. 선생님도 꿈이 없었지만 이렇게 선생님이 되어서 너희들을 가르치지 않니?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격려를 해 줘야합니다.nbsp현재 한국 사회의 교육이 잘못되어서 많은 젊은이와 아이들이 질문자처럼 ‘저는 꿈이 없어요’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고민이 지금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교육이 잘못돼서 그래요.nbspnbsp질문자는 교사가 되길 잘했습니다. 반에서 조사를 해 보세요. 3분의 1, 심하면 절반 이상은 꿈이 없습니다. 그게 지극히 정상적이에요. 학교 교육이 제대로 있기 전인 옛날에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특별히 따로 꿈이 없었어요. 그냥 자라서 시집가고, 자라서 농사지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못된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병들게 됐어요.nbspnbsp제가 학교 다닐 때 운동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한 반에 한둘씩 있었어요. 소위 딴따라라고 하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도 한 반에 한둘씩 있었고,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이렇게 특별한 아이들이 60명 중 부문별로 1, 2명 꼴로 있었어요. 그런 특기 있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그 특기를 살리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부모가 그걸로 못 먹고 산다며 강력하게 반대해서 그 특기를 못 살리고 다 이과로 진학해 공대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시절에는 문과보다 이과가 우세했거든요.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살 만해졌어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데만 전전긍긍해서는 행복하지가 않으니까 이제 ‘꿈’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 ‘나는 의사지만 사실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는 음악을 해서는 못 먹고 살기 때문에 의사가 되었다’ 이렇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 어릴 때 못 이룬 꿈을 생각해서, 자녀 세대에는 뭘 하고 싶은 사람은 그걸 할 길을 열어주자고 하게 됐어요.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해라’ 이런 분위기가 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최근에 운동이나 예술을 해서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번 사람들이 많다 보니 부모나 교사들이 돈 욕심에 미쳐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골프를 시킨다, 테니스를 시킨다, 피아노를 시킨다 해요. 그러면서 자꾸 꿈이 없는 애들한테 ‘꿈을 가지라고 강요하니까 아이들이 도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억지로 배우고 있는지 몰라요. 집중적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은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쯤 올라가서 진짜 본격적으로 자기 선택을 해야 될 때가 되면 다 지쳐서 나가떨어집니다. 그래서 다시 갈등이 시작돼요. 이게 잘못된 욕심이라는 겁니다. 전체가 미쳐서 ‘꿈을 가져라 꿈을 가져라’ 이렇게 강요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예요.nbspnbsp물론 아이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독특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요. 제가 시골에서 살 때 우리 윗집 총각은 학교도 안 다니면서 그렇게 노래를 잘했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런 걸 아무도 안 알아줬기 때문에 그 재능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런 특별한 ‘끼’는 극소수에게 있고, 다수에게는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거 하라면 이거 하고 저거 하라면 저거 해요.nbspnbsp질문자는 특별한 ‘끼’가 없으니까 뭘 해도 됩니다.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하고,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한 가지밖에 못하는 사람이 좋아요? 이것저것 다 하는 사람이 좋아요? 스님이 딱 불경밖에 모르는 게 좋아요? 성경 이야기도 하고 불경 이야기도 하고 과학 이야기도 하는 게 좋아요?”nbsp“여러 가지 하는 게 좋아요.”nbsp“그래요. 미래의 학문은 융합적인 게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가져라’ 이런 이야기도 절대 하지 마세요. 다른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아이들이 질문자에게 물으면 이렇게 말해주세요.nbspnbsp‘꿈이라는 건 없어도 돼. 그런데 너 뭐 좋아하니?’nbsp‘좋아하는 거 없어요.’nbsp‘너는 욕심이 없구나. 아주 훌륭하다’nbspnbsp이렇게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좋다. 한번 해 봐라’ 이렇게 격려해주면 됩니다. 꿈이 있는 아이가 인생이 괴로운 법입니다. 야구선수 되고 싶은데 집에서 뒷바라지해줄 형편이 안 되면 괴로워해야 하잖아요. 특별히 되고 싶은 게 없는 것보다 좋은 게 없어요.nbspnbspnbsp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질문자는 ‘‘저는 걱정 없는 게 걱정이에요’ 이러는 것과 같아요. 질문자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이 그렇게 ‘꿈이 없어요’ 할 때는 공감하지 못하는 다른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잘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고민은 ‘저는 이런 꿈이 있는데 실현을 못해요’가 아니라 ‘저는 꿈이 없어요’인 사회가 됐습니다. 교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몰라요. 꿈이 없는 게 왜 문제고, 고민 없는 게 왜 고민입니까? 자꾸 ‘고민해라. 꿈을 가져라’ 하고 몰아붙이니까 그래요.nbspnbsp도의 최고 경지는 할 일이 없어지는 거예요. 할 일이 없어진다고 해서 논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자’ 하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안 하겠다’하는 것은 그걸 안 하고 대신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는 뜻이에요. 다시 말하면 이건 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은 ‘가자’ 하면 가고, 가다가 중간에 ‘돌아 가자’ 하면 도로 옵니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고 화내지 않습니다. 다른 할 일이 없으니까 ‘이거 하자’ 하면 이걸 하고, ‘이거 그만 두고 저거 하자’ 하면 이걸 계속할 이유가 없으니 그만두고 저걸 합니다. 그게 도인입니다.nbspnbspnbsp물을 네모난 그릇에 부으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부으면 둥글게 되듯이, 정해진 모양 없이 형편에 따라 되는 겁니다. 이게 최고의 경지입니다. 질문자는 최고의 경지, 도인의 경지에 이를 소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았습니까?”nbspnbsp“예, 알았습니다.” nbspnbsp“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으로서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헛된 생각으로 만들어 놓은 책이니 교육이니 하는 상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없는 꿈을 만들려고 몸부림치는지 모릅니다. 그럴 때 질문자가 ‘나를 봐라. 나는 꿈 없이도 교사가 되었고, 꿈이 없기 때문에 꿈속에 살지 않고 항상 현실에 깨어있다. 괜찮다.’ 이래야 해요. 그래서 질문자는 내일이라도 선생님 하라면 선생님 하고, 공무원 하라면 공무원 하고, 농사지으라면 농사지으면 됩니다. 이게 도예요.nbspnbsp그래서 저도 여러분한테 주제를 정해주지 않고 아무거나 물으라고 하잖아요. 이거 물으면 이거 이야기하고 저거 물으면 저거 이야기하니 얼마나 좋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사세요. 더 이상 엉뚱한 소리는 듣지 말고요.”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연이어 박수가 계속 쏟아져 나왔습니다. 질문자의 인상도 활짝 펴졌습니다. 특히 물이 그릇의 모양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것이 도의 최고 경지라는 설명을 하면서 질문자는 그런 경지에 이를 소질 있다고 하자 청중도 웃고, 질문자도 활짝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잘못된 교육이 얼마나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지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마음이 가벼워진 질문자는 질문이 한가지 더 있다면 또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nbspnbspnbsp“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굉장히 안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억압 속에서 자랐고,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꿈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산 경향이 있었어요. 그런데 20살 넘어 대학생이 되고 자기 정체성이 생기면서 보니까 아버지와 굉장히 안 맞아서 충돌이 잦아졌어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섞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고 말싸움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nbspnbsp“그건 잘못됐어요. 아버지와 말을 안 하면 불효지요.”nbsp“모르겠습니다. 그걸 알지만 말을 하면 더 감정이 악화되니까요.”nbspnbspnbsp“말을 하는데 왜 감정이 악화됩니까?”nbsp“표현방법이 잘못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아니오, 질문자가 아버지한테 감히 주장하고 나서니까 그래요.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네, 알았습니다, 아버지. 네, 네’ 이러면 되지요.”nbsp“그런 말씀을 스님 책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스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서 그런지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nbsp“질문자는 꿈이 없다더니 꿈이 있네요. 아버지하고 싸워서 이기려는 꿈이 있잖아요.” nbspnbsp“그 꿈을 가지고 살면 될까요?”nbsp“아니오, 그 꿈은 헛된 꿈이니까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버지와의 갈등에는 질문자가 배울 점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완고한 게 질문자는 좋았어요?”nbsp“좋지 않았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대할 때 완고한 게 좋을까요?”nbsp“안 좋습니다.”nbsp“그런데 질문자는 아이들한테 완고한 편이지요?”nbsp“예.” nbspnbspnbsp“질문자는 아버지가 완고한 것을 싫어하면서도 그대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아버지를 싫어하면서 아버지를 그대로 흉내 내고 살게 될 겁니다. 질문자가 정말 해야 할 일은 아버지와 싸우는 게 아닙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완고한 게 싫었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에게 완고하지 않아야 하겠다’ 이렇게 자기를 점검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내 인생에 너무 간섭해서 내가 억압을 받았다면 ‘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들에게 절대로 간섭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배울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게 싫었다’면서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그대로 따라 하고 있잖습니까. 아버지가 뭐라고 했을 때 아버지에게 반발하면 할수록 질문자는 아버지의 붕어빵이 될 겁니다.nbspnbsp아버지를 안 닮으려면 아버지를 안 미워해야 해요. 아버지가 완고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거기에 대응을 한다는 건 질문자가 더 완고하다는 듯입니다. 그 완고한 영감한테 이기려 드니 얼마나 시건방진 생각입니까?nbspnbspnbsp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성격이 저런 줄을 아니까 이제는 기죽지 말고 ‘알겠습니다, 아버지 네, 그렇게 하지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질문자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빨리 들어오너라’ 하시면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일 다 본 뒤에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왜 늦게 들어왔니?’ 하면 ‘아이고, 오늘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내일은 빨리 들어와’ 하면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내일 늦게 들어가면 됩니다. 질문자가 질문자 인생의 주인이니까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부모의 걱정은 질문자가 받아줘야 합니다.nbsp아버지가 나한테 지나치게 간섭해서 내가 어릴 때 참 안 좋았다 본인도 앞으로 아이들한테 간섭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엄마한테 너무 완고하게 하는 게 안 좋았으면 질문자도 결혼하면 아내한테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런데 질문자는 지금 상태로는 그렇게 할 확률이 100예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nbsp“고치겠습니다.”nbspnbspnbsp“오늘 질문 잘 하셨어요. 고치는 방법은 아버지한테 대들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질문자의 마음 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질문자도 똑같은 업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짜 아버지 안 닮았나, 닮았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건 아버지를 대면했을 때 알 수 있어요. 질문자가 아버지를 만났을 때 자연스러우면 안 닮아져가는 것이고, 아버지를 만났을 때 반발이 생기면 똑같이 닮아간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뭐라 그러든 질문자는 ‘네, 알겠습니다, 아버지’ 이렇게 하세요. 옛날처럼 비굴하게 복종도 하지 말고, 반발도 하지 말고, 그냥 아버지 말씀은 아버지 말씀으로 받아들이되 나는 내 인생을 살면 됩니다.”nbsp“감사합니다.”nbspnbsp대화 중에 스님이 ‘결국 아버지의 성질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질문자의 꿈이였군요’ 라고 하자 더 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아버지의 완고한 고집을 꺽으려는 질문자는 아버지보다 더 완고한 고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이 뒷통수를 한 대 툭 치는 것 같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들도 평소에 그렇게 남을 탓하고만 있지 않았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무거운 문제도 가볍게 만드는 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에 질문자는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와 밝아진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청중들도 스님과 질문자가 대화를 나누는 중에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에 시원함을 느꼈는지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평소와 달리 약속한 2시간 보다 10분 일찍 강연을 마친 스님은 마지막으로 지금이 좋은 줄을 아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하면서 청년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청년 여러분, 지금 공부하려니 힘들지요?”nbsp“네.”nbsp“취직도 어렵지요?”nbsp“네.”nbsp“연애도 하고 싶은데, 못하지요?”nbsp“네.”nbsp“결혼도 못하고 있지요?”nbsp“네.”nbspnbsp“아이고, 불쌍하네요. 저는 늙어서 연애 안 해도 되고, 결혼 안 해도 되고, 취직 안 해도 되고, 공부 안 해도 되니 참 좋아요. 그런데 누가 여러분한테 ‘공부도 연애도 취직도 결혼도 할 필요 없는 70대 노인 할래? 아니면 연애도 공부도 취직도 결혼도 해야 하는 20대 청년 할래?’ 하고 물으면 어느 걸 할래요?”nbsp“20대 청년이요.”nbsp“그래요, 그러니까 젊은 여러분들은 저보다 지금 좋은 조건에 있다는 겁니다. 늙은 저도 이렇게 웃으면서 사는데 젊은 여러분이 왜 인상 쓰며 살아요? 지금 충분히 좋은데요. 그래도 저보단 나으니까 저 같은 처지를 하라면 안 하잖아요.nbspnbspnbsp연애 고민, 취직 고민, 공부 고민 모두 다 젊은 시절에 할 수 있는 거예요. 늙으면 그런 고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고민 안 할 수 있는 늙은이가 되라면 다 안 한다잖아요. 그런데 저는 늙은 게 좋아요. 그런 거 하기 싫기 때문이에요. nbspnbsp그러니 늙은 사람은 늙은 게 좋아야 하고, 젊은 사람은 젊은 게 좋아야 합니다. 자기 세대와 자신에 대한 긍정성을 가져야 해요. 우리는 몇 살이고 어떤 처지이든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힘겹게 생각하지 마세요. 도저히 못 하겠으면 와서 저랑 바꿔요. nbspnbspnbsp나이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20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취직도 하겠다. 막노동을 해도 그게 낫겠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면 여러분들은 결코 불행한 세대가 아닙니다. 그러니 다 좋을 때인 줄 알고 행복하게 사세요.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유머가 섞인 따뜻한 격려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며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후 강연장 밖에서는 스님의 책이 구비 되어있는 도서 부스에서 책을 사려는 사람들과 스님의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특히 스님의 신간 ‘야단법석’은 모두 완판이 되어서 책을 구매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강연장을 나가는 한 청년은 중국인 유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서 “자신이 좋다고 생각해서 한 선택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 상황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안 좋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선택만이 꼭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며 소감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 질문을 했던 한 학생은 “질문하기 전에는 매우 답답했는데, 지금은 괜한 것으로 힘들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며 한층 밝아진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nbsp책 사인회가 끝나고 강연을 준비했던 서포터즈들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청년들답게 광주 청년 파이팅을 신나고 우렁차게 외쳤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청년정토회 광주전라 지부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이 수고했다고 악수를 건네자 다들 신나서 스님의 손을 잡아보고자 아우성이었습니다. 스님과의 악수 한 번에 너무나 기뻐하는 봉사자들을 보니 서포터즈 역할을 하느라 강연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주인된 마음으로 강연에 함께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전남대학교를 빠져나온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하루 종일 3번의 강연을 연이어 하느라 많이 피곤하셨는지 차 안에서는 깊은 잠에 드셨습니다.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 밤 12시 30분이 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부터 오전 내내 평화재단에서 실무자들과 회의와 미팅을 가진 후 저녁 7시에는 진주 경남정보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진주 시민들을 위해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7. 56,131 읽음 댓글 31개

2015.11.24 (저녁) 원주 통일의병 강연

nbsp아침에 발우공양을 마친 후 하루 종일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스님은 오후 4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해 원주로 향했습니다.nbspnbsp통일의병에서 주최한 오늘 강연은 원주시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저녁 7시부터 열렸습니다.nbspnbsp▲ 원주시 치악예술관nbspnbsp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기실에서는 6시 20분부터 원주시의 지역 인사 분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간담회에는 특히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강원본부에서 지도부를 맡고 있는 다섯 분이 함께 참석해 통일 문제에 대해 스님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 간담회nbsp간담회에서는 통일이 되면 강원도민들이 얻게 되는 이익, 통일의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북한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내년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어느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스님은 그동안 보고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스님의 생각을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그 중에서 한 분이 “통일의 가능성이나 시기, 조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하자 스님은 이렇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나가야 하는지 일목요연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조금 기울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향후 5년까지는 통일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판도가 아직 다 짜이진 않았거든요. 판이 꽉 짜여버리면 우리 힘으로는 꼼짝을 못하겠지만 아직은 판을 짜들어가는 중이니까요. 이미 미국이 일본을 동아시아의 주력군으로 편재해서 좀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통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nbspnbspnbsp예를 들어 사드 배치 같은 게 아직 확정이 안 났어요. 지금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잘못했다 해도 사드 배치에 사인을 안 한 것 하나는 잘 했어요. 박 대통령 정도의 고집이 있으니까 그걸 버틴 거지, 딴 사람 같았으면 미국에 갔을 때 그 압력에 못 버텼을 겁니다. 만약 이번에 사인을 해 버렸다면 판이 거의 짜여져 버렸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안 한다’고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지만 ‘하겠다’고 결정을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지금 사인을 해버리면 앞으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뒤집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이미 예산이 다 편성되어 버리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직 통일의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문제는 국내입니다. 국제적인 상황은 아직 괜찮지만, 남한에 통일을 하겠다고 확고히 결심한 정부가 들어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통일은 어렵습니다. 북한이 통일하겠다고 아무리 결심해 봐야 북한은 실질적인 통일을 할 능력도 안 되고 국제사회를 움직일 능력도 안 돼요. 그런데 남한이 결심을 하면 우선 미국을 움직일 수가 있고, 중국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nbspnbsp첫째,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되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주적 한미동맹이라는 건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반도 이익문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는 자세가 중심이 돼야 해요. 지금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여기에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반미를 해서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이렇게 미국에 대한 외교적 입장이 분명해야 됩니다.nbspnbsp둘째, 중국에 대해서는 ‘적어도 통일에 방해는 하지 않는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어렵지요.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게 되면 중국과는 어차피 틈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중국을 지나치게 고려하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배척당하기 쉬우니까요. 미국과 벌어지면 국내에서는 정권이 견디지를 못합니다. 미국이 우리를 잘라내는 게 겁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으로 교체해서 자기들의 의도를 관철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nbspnbsp셋째, 북한을 포용해 줘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정책만 세우면 통일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민간과의 경제·문화 교류는 활발하게 하되 ‘어떤 이유로든 한반도에 군사적인 도움은 필요 없다’고 선을 확실히 그어놓는 게 좋습니다.nbspnbspnbsp이런 입장만 확실하면 사실 통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통일이라고 해도 내일 당장 정치·군사적으로 통일하는 게 아니니까, ‘통일하겠다’는 입장만 정하면 북한이 어떻게 하든 조건을 맞춰가면서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nbsp제일 중요한 건 경제적 통합입니다. 중국처럼 경제적인 통합을 해야 남한도 살고 북한도 삽니다. 지금 ‘북한개발’이라는 전략을 안 세우면 남한 경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요. 전에는 통일 안 하고도 남한이 발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통일 없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고 봐야 해요. 북한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에요. 통일 안 하고는 최소한의 생존권 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처럼 해서는 오래 못 갑니다.nbspnbsp제일 큰 변수는 ‘남한이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얼마나 버티느냐’ 하는 것이고, 북한의 변수는 ‘북한정부가 중국에 고개를 안 숙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정부는 버틸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북한 상황이 조금 더 어려워지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그럴 가능성을 이 잡듯이 잡아서 통제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북한의 현재 상황은 중국의 말을 안 듣고는 오래 버티기가 어려워요.nbspnbsp그러니 국제사회가 북한을 봉쇄해도 우리는 인도적 지원이란 이름으로 통로를 열어줘야 만약 북한이 넘어지더라도 우리 쪽으로 넘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압력만 가해서는 북한 정부가 도저히 못 견딜 상황까지 갔을 때 중국으로 넘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지도부는 중국 쪽으로 기울어야 자기네 체제도 지키고, 권력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통일은 어려워집니다. 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는 줄타기를 하는 중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사드 배치 압력에 일단 버티고 있긴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중국에게는 ‘너희가 북핵 문제만 좀 책임지고 관리해주라. 그러면 사드 배치 안 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고, 미국에게는 ‘북핵을 해결하려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되는데,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의 협조를 얻기가 어렵다’며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nbsp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은 스님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다 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다소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총 420명이 객석을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자 통일의병을 소개하는 영상과 스님 소개 영상이 연이어 상영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무대 위로 걸어나오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로 스님을 반겼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오늘 강연을 주관한 단체가 ‘통일의병’이기 때문에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강연처럼 인생 상담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늘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총 4명의 질문자가 인생 상담 및 통일과 관련하여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다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자는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미혼의 남성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다른 분야의 일로 진로를 바꾸면서 살다보니 사는 것이 고단하고 앞으로 힘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 남성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과연 불교의 인연과보의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들의 죽음이 개인의 잘못에서 발생되었다기에는 억울한 점이 있지 않은지를 질문하며 불교의 교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질문자는 통일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통일을 위해서 개인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잘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nbspnbsp오늘은 그 중에서 마지막 통일을 위한 개인의 실천을 질문한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답변 내용이 길었기에 모두 다 소개하지는 못하고 일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예전에는 통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지만 최근 들어서 관심이 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궁금해 졌습니다. 생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동을 하면 통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드립니다.”nbspnbsp“일본 제국주의와 싸우는 독립운동을 한다면 내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요. 우선 내가 독립군이 되는 길이 있어요. 그런데 독립군이 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다 독립을 원한다 해도 다 목숨을 걸 수는 없어요. 100명 중 1명도 목숨을 걸지 못 할 겁니다. 우리가 2천 만 동포인데 개중 1인 20만 명만 목숨을 걸었다면 독립되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20만 명이 목숨을 못 걸었기 때문에 200만 명이 넘게 희생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위안부로 20만 명, 학도병으로 20만 명, 징용으로 100만 명이 끌려갔고 그 외에도 희생된 사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nbspnbspnbsp그런데 그렇게 수학적으로 계산이 안 되는 게 인간이잖아요. 실질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은 인구의 1가 안됐습니다. 물론 일제 식민지 36년 동안 전체적으로 보면 1가 넘지만, 계속 유지됐느냐가 문제였습니다. 초기의 1920년까지는 저항이 심했지만 민족주의자들의 저항이 실패로 끝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어요. 그 다음에 사회주의 계열이 독립운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 계열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독자적 군대를 조성해 싸운 부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 동북항일연군이나 러시아, 혹은 장개석 군대의 일부로 참여했기 때문에 광복이 되었어도 연합군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은 겁니다. 그래서 신탁통치인 미·소 군정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결국 분단이 됐어요.nbsp독립운동은 그만큼 어려웠어요. 그러나 독립된 후에는 당시에 그렇게 어렵게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을 우리가 추앙합니다. 일제침략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는 건 쉬운 일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모두 독립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어요. 농사짓는 사람은 독립보다 한해 농사가 더 중요하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더 중요하고, 기업하는 사람은 기업이 더 중요하고, 학생은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직업을 어떻게 갖든 우리의 시대적 과제는 나라의 독립이다’라는 인식을 대부분이 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각자 경제도 발전시켜야 하고 복지도 해야 하고 교육도 해야 하는 등 온갖 할 일이 있겠지만, 50년 뒤 혹은 100년 뒤에 돌아보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의 시대적 과제가 뭘까요? 제가 볼 때는 통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을 사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게 잘 눈에 안 띄어요. 그래서 시대인식, 역사인식이 필요합니다.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 이 문제를 볼 수 있거든요.nbspnbsp통일이 시대적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우리 한국 정부의 문제나 한국 교육의 문제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 동안 분단된 상태에서도 남한이 계속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분단된 상태로도 우리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 문제예요. 지금 1인당 GDP가 1960년의 100불에서 30,000불 정도로 300배 성장을 했고, 정치 민주화도 발전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모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건 사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196070년대에 비해서 국방력도 엄청나게 증강됐어요. 한 나라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정치, 경제, 안보가 통일을 안 하고도 모두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nbspnbsp이렇게 지난 50년 간 꾸준히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 분단된 상태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사고의 관성을 갖게 됐어요. 지금은 조금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분단된 상태로 더 이상 성장은 안 된다, 정치, 경제, 안보, 모든 측면에서 더 이상 발전은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많은 사람들이 통일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지난 50년간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분단된 상태로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쪽의 주장이 결과적으로는 승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우경화된 겁니다.nbspnbsp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계가 보입니다. 우리 경제는 박정희 정권 18년간 연 평균 11, 전두환 정권 7년 동안 연 평균 10, 노태우 정권 때 연 평균 9, 김영삼 정권 때 연 평균 7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때는 5, 노무현 정부 때는 4 성장했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성장 7를 들고 나온 이유가 여기 에 있습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을 보면 최소한으로 잡아도 김영삼 정부 때 7 성장했으니까 자기가 하면 다시 최소한 7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거예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성장율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답답해 했거든요. 이명박 대통령이 청렴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돈이 우선이라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맡겨보자’ 했던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747을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7 성장하면 앞으로 4만불 시대가 도래하고 세계경제 7위에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까지 5년 동안 성장률은 2.8였습니다. 그리고 세계경제 11위에서 14, 15위로 밀려났어요.nbsp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거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성장 동력이 소진된 거에요. 앞으로 누가 대통령을 해도 3 성장하기가 어려워요.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3.8 성장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가 3.1로 수정하고, 다시 3 이하로 수정하고 있잖아요. 임기 마칠 때까지 평균 2.5 성장하면 잘했다고 평가받을 겁니다. 절대로 못 올라갑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 때는 성장율이 2로 내려갈 거예요.nbspnbsp지금 국제기구에서 2020년 내지 2025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최대 2.5로 잡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장동력이 소진되어서 더 이상 성장은 없다고 보는 거예요. 우리가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성장해 오던 습관이 있다 보니, 성장을 안 하니까 지금 힘들어 해요. 이건 우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일본도 옛날에 이랬습니다. 일본이 한참 성장할 때는 미국을 능가하리라고들 했는데 턱걸이에 걸려서 20년 동안 저성장을 해왔고, 우리는 20년 전 일본의 전철을 밟는 초입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김영삼 정부 시절 성장률이 6.8였는데, 두 자리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이 우리가 그랬던 때로 지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모방해서 따라 배우기한 결과예요. 간격이 많이 벌어질 땐 고속으로 따라가지만 근접할수록 자꾸자꾸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자연의 이치예요.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저성장에 있는 와중에 재벌, 즉 대기업들은 자기네만 고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는 저성장인데 그 안의 일부 세력은 고성장을 하니까 우리가 2.22.4의 성장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마이너스입니다. 돈이 그 일부 세력 쪽으로 몰려버리니까 나머지는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잖아요. 빈부격차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나라 안에서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은 내 수입도 늘면서 격차가 생기는 것이니까 괜찮은데, 내 수입은 줄면서 빈부격차가 생기니까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2030년 전보다 훨씬 먹고 사는 게 나은 지금 느끼는 불안이 오히려 그 때보다 훨씬 큽니다. 이렇게 정체된 성장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유일한 길은 통일 밖에 없습니다.nbspnbsp그러나 만약 통일을 하게 되면 남북한의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요. 전에는 하나의 민족이니까 통일하자고 하고, 이산가족 만나서 한을 풀자는 식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봐도 큰 이익이에요. 요즘 젊은이들은 손해나는 건 안 하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통일은 돈으로 따져도 손해가 아니라 엄청난 이익이 됩니다. 그런데 이 통일은 미래의 일이니까 이익이라 해도 가능성이지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망설이는 거예요. 적대관계로 지내온 상대에 대한 한도 아직 가슴에 남아 있고요. 그러니 우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됩니다.nbspnbsp우선 북한 돕기도 해야 하고, 북한에 나무도 심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많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금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는데 돈을 공짜로 주지 말고 1인당 하루에 2천원만 주면 하루 종일 나무를 심을 수 있어요. 그런데 통일된 뒤에 그만큼 나무를 심으려면 하루 일당을 10만원씩 줘야 해요. 그러면 나무 심는 시기를 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그 비용이 지금 심는 것에 비해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나요. 그러니 지금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건강을 회복하는 역할도 하지만 엄청나게 효과적인 선투자가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할 게 엄청나게 많아요.nbspnbspnbsp문제는 우리의 감정입니다. ‘저 자식들 좋아하는 꼬라지 보기 싫다’는 겁니다. 태국이나 하와이 가서 돈 쓰는 건 괜찮고, 북한 가서 돈 쓰는 건 ‘저 자식들 그 돈 갖고 군대는 무기 만들고, 지도자는 호화판 요트 사는 거 아냐? 기분 나빠서 주기 싫다’ 이래요. 꼭 돈을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어차피 놀러갈 거 금강산 놀러가서 쓰면 그 돈이 다 투자로 사용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감정이 문제가 돼요. 그리고 못 믿겠다고 하는 불신이 문제가 됩니다.nbsp이런 문제는 민간에서 아무리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 봐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통일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해서 통일을 하겠다는 쪽으로 확실히 방침을 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 통일은 5년 후에 되든, 10년 후에 되든, 20년 후에 되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우선 인도적 지원과 산림 회복 등을 비롯해 서로 상부상조하는 투자로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nbsp통일은 첫째로 정치적인 문제이고, 둘째로 외교적인 문제입니다. 미국을 어떻게 하고 중국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예요. 이 모든 것은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만 딱 중심을 잡으면 돼요.nbspnbspnbsp그럼 우리 국민이 할 일은 없을까요? 지금 정부가 제대로 안 해서 통일의병이 일어난 것이잖아요. 그러니 첫째는 현 정부가 통일을 추진하도록 견인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음 정부라도 통일을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진보니 보수니 따지지 말고, 옛날 이야기도 그만합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지금과 미래의 관점에서 강력하게 통일을 추진할 정부를 우리 손으로 구성하자. 이것만이 우리가 재도약할 길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자는 거예요.nbspnbsp독립운동할 때는 총 들고 싸우다가 죽었고, 민주화 투쟁할 때는 잡혀서 감옥 갔지만,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운동은 헌법에 보장이 돼 있어요. 손가락을 어느 쪽에 찍을지만 문제일 뿐 이걸로 불이익을 당할 이유도 없고 감옥 갈 이유도 없습니다. 이 정도도 하기 싫어서 안 하겠다면 통일을 못 해요. 우리 선조들이 일제 강점기 때 목숨 걸고 싸워서 나라를 독립시켰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준 덕분에 지금 우리가 웬만큼 밥 먹고 살면서 투표만 해도 되는 거예요. 그런데 투표조차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죠.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감이 떨어져도 안 집어먹겠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nbspnbspnbsp찍어도 나만 가서 찍는 것에 그치지 마세요. 우리는 한표 밖에 없는 소액주주예요. 재벌이나 권력자들은 언론매체를 쥐고 흔들면 한꺼번에 수십만 표를 움직일 수 있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야 합니다.nbspnbsp그러니 질문자가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우선 북한 돕기나 북한에 나무심기 이런 운동이 있으면 돈을 좀 내세요. 두 번째, 지금부터 통일지향적 정부를 수립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을 100명이라도 모으는 게 필요합니다. 이념적으로 설명하면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평소에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잘 해주세요.nbspnbsp애인이 있다면 우선 애인의 표부터 얻으려면 애인한테 잘 보여야 해요. 그래야 나중에 ‘네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니 나는 뭐해 줄까?’ 그러면 ‘다른 건 필요 없고 투표만 잘 찍어줘’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nbspnbsp투표할 때 어느 당 밑에 줄서라고 하면 정치운동이 돼버려요.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면서 ‘누가 가장 통일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느냐’를 잣대삼아 평가를 하면 됩니다. 통일정책을 가지고 오면 보고 ‘이건 부족하니까 좀 고쳐라’ 지적해서 조금씩 고쳐가다 보면 경쟁하는 양쪽이 점점 비슷해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세력만 있으면 어느 쪽을 찍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둘이 비슷하면 둘 중 누가 되든 상관이 없잖아요. 국민이 주인인데 무엇 때문에 정치인 밑에 붙어서 하수인 노릇을 하겠어요?nbspnbsp이런 자세로 질문자가 마음을 딱 굳히면 지금부터 사는 게 달라집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도움도 주면서 공덕을 많이 쌓으세요. 답례로 뭐 해줄까 물으면 2년 뒤에 도와달라고 하고요.nbspnbsp생각해 보면 강원도는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통일되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에요. 그런데 왜 강원도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합니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nbspnbspnbsp그리고 앞으로 지방분권이 확대되서 8도 연방제까지 가야 합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경기도도 크다 싶으면 2개로 자르든지 해야 하는데, 강원도는 오히려 남북 통합을 해야 돼요. 나라만 통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도 통일해야 합니다. 인구가 남쪽은 120만인데 북쪽은 180만입니다. 모두 합친 300만도 전라도나 충청도에 비하면 적긴 하지만, 엄청난 관광자원이 큰 힘이 될 거에요. 앞으로 강원도가 금강산까지 연계가 잘 되어서 원산 명사십리부터 죽 이어지면 중국관광객이 엄청나게 올 겁니다. 중국 사람만 와도 먹고 살아요. 그러니 우리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도,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도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nbspnbsp또 남북한이 통일되면 우리나라의 이익으로 끝나지 않아요. 일본과 중국이 다 협력하면서 동북아 3국은 물론 나아가 세계인류 전체에 이익이 됩니다. 남북이 합의통일을 하면 통일된 한국은 중국과 일본과 협력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세계 최대 경제 규모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국에 영향을 줬듯이 한국의 통일과 민주주의 발전은 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우리의 꿈은 통일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통일을 딛고 동아시아 공동체로, 동아시아 공동체의 발전에서 다시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한 세기 정도 기간을 잡아 세워볼 수 있어요. 그게 ‘새로운 백년’입니다.nbspnbsp그런데 통일을 못하면 미중의 패권 다툼 속에 남북이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또 분쟁의 백년을 겪어야 하니까 지난 백년과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어떤 백년을 우리가 선택해야 되겠습니까?nbspnbspnbsp핵심은 통일이고, 그 통일을 향한 열쇠는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대한민국 정부를 만들어내는 게 출발점이 됩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nbsp“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통일 비전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막힘없이 쏟아지는 스님의 통일 이야기 속에서 간절한 염원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강연장은 열기가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청중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 통일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nbspnbsp▲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합창nbsp강연 후에는 스님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기를 기다리며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한쪽에서는 원주 통일시민학교 참가신청서와 통일의병 후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봉사자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은 많은 분들이 오늘 강연을 듣고 통일시민학교 신청서를 썼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nbspnbsp▲ 원주시에서 열리는 통일시민학교를 알리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끝으로 봉사자들은 스님과 함께 오늘 강연 날짜인 11월 24일이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서 스님과 단체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다 같이 주먹을 불끈쥐고 “통일 의병 의병 의병” 외치며 통일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여러차례 하면서 감사 인사를 하고, 강연장을 나왔습니다.nbspnbsp곧바로 원주를 출발한 스님은 밤 11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오후 3시에는 목포해양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저녁 7시에는 전남대학교에서 청년대학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하루 종일 연이어 세 차례나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38,195 읽음 댓글 27개

2015.11.23 (저녁) 강서구 즉문즉설 강연

nbsp오전에 인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강서구민회관에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후 5시 30분에 평화재단을 출발한 스님은 6시 30분에 강서구민회관이 위치한 우장산 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전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았지만 건강이 계속 좋지 않으신지 차 안에서는 내내 쓰러져 주무셨습니다.nbspnbsp▲ 강서구민회관nbsp이번 강연은 양천정토회 산하 강서, 양천, 구로, 영등포 4개의 정토법당에서 110여 명의 봉사자가 함께 모여 준비를 하였습니다. 강연장 앞에서 봉사자들은 안내, 접수, 책 판매, JTS 모금 활동 등 각자의 역할을 분주히 하는 가운데 환한 미소로 강연장을 찾는 시민들을 반겼습니다.nbspnbsp▲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스님은 강연 전 내빈실에서 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국 현안에 대해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새책 ‘야단법석’을 사인해서 선물한 후 강연장으로 들어왔습니다.nbspnbsp▲nbsp노현송 강서구청장과 상해 총영사를 지냈던 구상찬 전 국회의원님nbsp강서구민회관에는 1100여 명 이상의 청중들이 몰리는 바람에 2층까지 좌석을 다 채우고도 사람이 넘쳐나 어쩔 수 없이 일부는 돌아가고 많은 분들이 뒤쪽에 서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의 인사말씀에 이어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고 드디어 법륜 스님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장했습니다.nbspnbsp▲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nbsp청중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치며 스님을 맞았습니다. 스님은 “저녁식사는 하셨어요?”라고 인사말을 가볍게 던진 후 “뒤에 서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저도 서 있는데요”라며 청중들을 웃게 한 뒤 서있는 청중을 앞으로 오게 와서 바닥에라도 앉게 하여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만든 후 강연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nbsp“즉문즉설이란 부처님을 이야기한 다음에 그걸 중생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우리 이야기, 즉 중생의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살아가면서 고뇌하는 게 곧 부처의 세계로 통합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번뇌즉보리’라고 말합니다. ‘번뇌’라는 것은 우리들의 고뇌이고, ‘보리’라는 것은 깨달음을 뜻합니다. ‘번뇌에서부터 깨달음의 길이 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예토즉정토’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의문이나 괴로움에 대해서 망설이지 말고 편안하게 무엇이든 서슴없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nbsp스님이 시작을 알리자 총 6명의 질문자가 차례로 질문을 하였습니다. nbsp첫 번째 질문자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진짜 이해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는 직장생활하면서 상사 때문에 욱하고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물었고, 세 번째 질문자는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닥치지도 않는 일에 대한 불안이 많았는데 어떻게 하면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떨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nbspnbspnbsp네 번째 질문자는 주부인데 2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첫째 질문은 최근에 아버지 같은 오빠를 잃었는데 그것이 요즘 제일 괴롭고 둘째 질문은 두 번째 질문자가 상사와의 관계가 괴롭다고 했는데 그것이 부부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질문을 하였고, 다섯 번째 질문자는 미혼 여성인데 처음에는 적극적이었던 8세 연하 남친이 점차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을 알 수 없어서 괴롭고 답답하다고 질문을 하였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40대 주부인데 예민해서 잠이 잘 안 오고 자다가도 자주 깨니 건강도 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잡념과 잡생각을 떨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지를 질문하였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자기에게 기분을 맞춰줄 것을 강요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화날 때가 많은데 참는 것이 능사인지 질문하였던 남성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nbspnbspnbsp“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욱’ 하고 화나는 일이 많습니다. 참을수록 화는 더 쌓이는데, 꼭 참는 것만이 화를 다스리고 직장생활을 잘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nbspnbsp“질문을 들어보니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묻고 있어요. 질문자는 지금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지요?”nbspnbsp“네.”nbsp“그런데 왜 저한테 물어요?”nbsp“직장은 계속 다녀야 되니까요.”nbsp“직장에 안 다니면 되잖아요. 미우면 직장을 그만두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라고 스님이 늘 이야기하잖아요.nbspnbsp그런데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할 상황이 안 되면 그 상황을 수용해야 합니다. ‘사람은 좋은데 술을 먹고 가끔 주정을 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상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정하는 사람이 정말 싫으면 저한테 묻기 전에 알아서 헤어졌겠지요. 다른 건 다 좋은데 주정하는 것만 싫으니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는 거예요.nbspnbsp그러니까 질문자가 결정을 해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고쳐가지고 살겠다’, ‘이것만 고치면 살겠다’고 미련을 갖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기 천성을 고치면 그걸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예요. 고치는 걸 전제로 하면 죽을 때까지 거기에 매달려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안 고쳐진다는 걸 미리 알아야 합니다. 고쳐서 살겠다, 혹은 고치면 살겠다는 건 그냥 질문자의 바람이에요. 안 고쳐진다고 딱 전제했을 때 ‘못 살겠다’ 싶으면 빨리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안 고쳐진다’고 전제해도 아직 다른 게 좋은 게 많아서 ‘이건 손실이지만 좋은 게 많다’ 싶으면 수용해야지요. 이것도 저것도 다 내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세상살이가 안 그래요. 이것이 좋으면 저것은 문제가 있는 법입니다. 내 마음에 드는 이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에 안 드는 저것까지도 수용을 해야 됩니다.nbspnbspnbsp‘주정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같이 살겠다’고 결론을 냈다면 이왕 사는 거 괴롭게 사는 게 좋아요? 행복하게 사는 게 좋아요?”nbspnbsp“행복하게 사는 게 좋겠지요.”nbsp“행복하게 살려면 술 마시는 걸 그냥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해 버리면 오히려 상대가 술을 마셔도 안 괴롭거든요. 술을 마시는 게 좋다는 게 아니라, 어차피 같이 살기로 결정을 했으면 술 마시는 걸 수용하라는 겁니다. 이걸 잘못 듣고 ‘스님은 자꾸 술 마시는 걸 놔두라고 하냐’ 이렇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그걸 안 놔두겠다면 매일 싸워야 해요. 어차피 같이 살 거면 싸우면서 사는 것보다 안 싸우고 사는 게 낫잖아요. 질문자는 회사에서 누구 때문에 화가 나요? 회사 때문에 화가 나요? 동료나 상사 때문에 화가 나요?”nbsp“상사 때문입니다.”nbsp“상사를 쫓아낼 방법이 있어요?” nbspnbspnbsp“아니요. 없습니다.”nbsp“그러면 질문자가 회사를 나오면 되겠네요. 나오는 건 질문자가 결정할 수 있잖아요. 그게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겁니다. 그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전략이자 최후의 전략입니다. 36가지 전략 중에 온갖 것을 다 해봐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에 그 카드를 미리 꺼낼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질문자는 가장 먼저 ‘수용하는 전략’을 써봐야 해요. 그 상사가 밉다고 회사를 그만 둘래요? 아니면 그래도 다닐래요?”nbsp“다니겠습니다.” nbspnbspnbsp“회사를 다니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상사를 쫓아내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바꾸는 방법이 있고, 그 상사를 수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첫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쫓아낼 수 있어요? 없어요?”nbsp“없습니다.”nbsp“둘째, 질문자가 그 상사를 바꿀 능력이 돼요? 안돼요?”nbsp“안 됩니다.”nbspnbsp“그러면 수용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스님은 뭐든지 다 수용하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제가 현실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길도 있고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거나 수용하는 길도 있어요. 지금 질문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길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그 다음으로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꿔보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니 남은 길이 수용하는 길뿐이에요.nbspnbspnbsp질문자도 생각해보세요. 본인이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지 못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를 내보내거나 바꾸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 하면서 계속 그만두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러니 본인만 피곤한 겁니다. 그 상사가 뭐가 문제예요?”nbsp“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nbsp“말해도 관계없어요. 질문자가 그 상사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도 그건 ‘그 상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질문자하고 어떤 점이 안 맞는다’는 뜻이니까요.”nbsp“모든 게 다 안 맞습니다.” nbspnbsp“그 사람과 모든 게 다 안 맞다는 건 질문자 본인이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안 맞는 건 뭐예요?”nbsp“기분을 못 맞추겠습니다. 저에게 자기 기분을 맞춰줬으면 하고 바랍니다.”nbsp“상사가 바라든지 말든지 내가 안 맞추면 되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기 싸움에서 지고 있네요. 상사의 기분을 질문자가 맞춰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상대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질문자는 오히려 빙긋이 웃어야 해요. 그러면 그 사람이 질문자 때문에 나갈 거예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뭐라고 하면 질문자가 죽을만치 괴로워하니까 결국은 질문자가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사가 화를 내면 질문자는 ‘화를 낼 일이 있나 보다. 오늘 집에서 마누라랑 싸웠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 사람이 웃으면 ‘뭐 좋은 일이 있나? 어젯밤에 애인 만났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그냥 ‘그 사람의 성질이 그렇구나’ 이렇게만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질문자한테 화를 내도 ‘좋다’, ‘나쁘다’를 따지지 말고 ‘오, 화가 나셨네.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신가 보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그 사람이 ‘이리 가져와라’ 그러면 가져오고, ‘가져가라’ 하면 다시 가져가고, 갖고 가는데 ‘다시 가져와라’ 그러면 또 다시 가져오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왜 가라 그랬다가 오라 그랬다가 변덕을 부리나’라고 생각하니까 피곤한 겁니다. 그냥 ‘가라’고 하면 ‘네’ 하고 가고, ‘오라’고 하면 ‘네’ 하고 오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이 자기 성질을 못 견디고 그 사람이 오히려 제게 상담을 하러 올 겁니다. nbspnbspnbsp‘밑에 들어온 직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도저히 못 살겠다’ 하고 상담하면 제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라고 조언해줄게요. nbspnbsp질문자는 지금 기에서 밀려서 그러는 거예요. 그건 윗사람이니 아랫사람이니 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그냥 ‘아, 성격이 저러시구나. 오늘 기분이 좀 저러시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nbsp오늘 가서 한번 연습해 보세요. 그렇게 이해를 하면 내가 답답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가 빙긋이 번지게 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기분이 나쁘신 걸까?’ 하면서요. ‘이 분은 감정기복이 심한 분이구나’ 하고 알고, 그냥 연구를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이 분의 성향은 이렇구나. 이 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본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서 기분파가 되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널을 뛰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게 돼요.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겨서 그 사람도 자기를 어떻게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아니라 질문자한테 좋아요. 절에 다녀요? 교회 다녀요?”nbsp“교회 다닙니다.”nbspnbsp“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모든 교회에 예수님이 매달린 십자가를 걸어놓는 것은 그걸 보고 크리스천으로서 삶의 기준을 삼으라는 겁니다. 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어요. 재판정에서 ‘혹세무민한다’고 하여 사형판결을 내리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아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을 비난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을 향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라고 하셨어요. 우리 같으면 그런 마음을 못 내요. 평상시에 용서 잘 하더라도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들에게는 ‘주여, 다른 건 몰라도 저 두 놈은 지옥에 확 처넣어 주십시오’라고 할 거예요. 감정으로 하면 그렇게 할 텐데, 예수님은 그 감정을 뛰어넘으셨던 겁니다. 그러니까 성인이시지요.nbspnbspnbsp그런데 그 두 사람은 그냥 사형집행인이었습니다. 아침 먹고 나와서 하는 일이 판결 받은 사람을 십자가에 매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십자가에 매단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창으로 찔러보기도 하지요. 매단 사람이 죽었으면 십자가에서 내린 뒤 거기에 다른 사람을 또 매달고요. 그 두 사람은 아침마다 출근해서 하는 일이 그런 일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두고 감정에 휩싸이면 내가 그 사람들을 미워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감정에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 지은 죄를 모르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십자가에 자신을 매단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미움이 없었던 겁니다. 그들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셨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으셨던 거예요. 이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증오할 텐데, 예수님은 증오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습니다.nbspnbsp예수님 이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을 안 들었다고 유황불로 지져버리고,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이야기잖습니까. 그런데 예수님 이후의 하나님은 징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용서의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잘못한다고 벌을 주는 하나님이 아니라 다 용서해주는 하나님입니다. 용서를 해 주시니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어요.nbspnbsp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크리스천인데, 크리스천들이 저한테 와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이러면서 ‘네가 아무리 좋은 일하고 돌아다녀도 하나님 안 믿으면 지옥 간다’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도 용서해 주시는데, 제가 뭘 잘못했다고 용서를 안 해 주시겠어요? nbspnbspnbsp그 사람이 말하는 하나님은 예수님 이전 유대교의 하나님입니다. 즉 구약의 하나님, 징벌하는 하나님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제가 끄떡도 안 하는 이유는 저와 종교가 달라서가 아니라,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이 크리스천 흉내를 내는 게 우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빙긋이 웃을 수밖에요.nbspnbsp질문자가 크리스천이라면 십자가 정신을 살려야 해요. 질문자가 예수님을 털끝만큼이라도 따라가려면 상사가 질문자의 목을 쳐도 ‘주여, 저 사람을 용서하소서’ 이래야 합니다. 상사가 가끔 짜증 좀 냈다고 해서 ‘저 인간 팍 지옥에 처넣어버릴까?’라고 생각한다면 질문자는 교회를 다닐 필요가 없으니 개종을 하세요. nbspnbspnbsp그러니 그 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를 안 하면 결국 질문자가 손해예요. 본인이 괴로워지는 거예요. 어차피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할 처지이고, 그럴 용기도 없고, 상사를 쫓아내거나 고칠 능력도 없잖아요. 질문자의 처지에서는 용서해 주는 길밖에 없어요. 질문자의 처지가 형편없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자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나는 뭐도 못하고 뭐도 못하니까 할 수 없이 용서해 줘야겠다’가 아니라 ‘나는 크리스천이니까 그를 이해하고 용서해야지’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세요. 그래서 상사가 화낼 때마다 ‘아이고, 화나셨구나. 저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타고난 성질이, 직위가 저러니까 어떡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빙긋이 웃으세요.nbspnbsp그게 잘 안 되면 십자가 붙들고 계속 기도하세요. ‘주여 주님은 당신을 죽이는 사람도 용서하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게 화내는 사람 하나도 용서 못하고, 사랑도 못해서 오늘 또 성질내고 짜증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이 수준밖에 안 되지만 내일은 제가 주님의 제자답게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또 하고, 안 되면 또 하면 됩니다. 안 된다고 드러누워서 울면 안 돼요. 그렇게 해 보세요.”nbspnbsp“감사합니다.”nbspnbsp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자기를 죽인 자조차 용서하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마음을 화 좀 내는 직장 상사에게 적용하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명쾌하게 답변하였습니다. 종교를 초월하여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조한 스님의 답변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고 질문자의 환해진 얼굴을 보면서 함께 감동받은 청중들도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치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닫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다보니 그 의미에 갇혀서 괴로움을 자초할 때가 많다고 하면서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재미있었어요? 사는 게 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울고불고 난리지만 그렇게까지 살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인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의미는 내가 만들어서 부여하는 거예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예수님, 천당’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불교신자들은 ‘깨달음, 극락’ 이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매달려서 사는 겁니다. 마치 누에고치가 자기 입에서 낸 실로 고치를 만들어놓고 그 속에 갇혀가지고 ‘죽네, 사네’ 하듯이, 우리는 자기 생각으로 일으켜서 만든 상에 갇혀서 스스로 속박 받고 살아요. 그러나 고치를 뚫고 나오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이 상을 깨고 나가면 이 세상은 자유로운 세상입니다.nbspnbspnbsp토끼도 살고 다람쥐도 사는 세상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토끼나 다람쥐보다는 더 재미있게, 더 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데 다람쥐보다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드물어요. 얼마나 사는 게 괴로우면 날아가는 새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훨훨 날아가서’ 이러고, 다람쥐를 보고 ‘아이고, 너는 좋겠다. 근심, 걱정이 없어서’ 이러고 부러워하겠어요?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면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내가 아무리 못 살아도 새보다는 낫고, 다람쥐보다는 나아야 돼요.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일으킨 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 환상 속에 묶여서 고통 받고 삽니다.nbspnbsp과거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건 다 지나간 일이에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내가 사생아로 태어났든, 고아로 자랐든, 남편과 사별했든 어쨌든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수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그 행복을, 내 권리를 찾는 게 중요해요. 자꾸 지난 이야기하면서 ‘내가 태어날 때 어땠고, 아버지가 어땠고, 남편이 어땠고, 부모가 어땠고’ 이러면서 자기 괴로움을 합리화하지 마세요.nbspnbspnbsp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제가 몇 번씩 이야기해줘도 자꾸 괴로워하면 ‘그래, 괴로워해라. 자기가 괴롭고 싶다는 데 뭐 어떡할 거야?’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면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 점을 명심해서 모두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nbsp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말씀에 감동을 받은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치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스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강연을 마쳤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책 사인을 받고자 북새통을 이루는 바람에 사인회는 30분 이상 계속되었습니다.nbspnbsp▲ 책 사인회nbsp조용히 미소 지으며 사인 받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든 스님에게 말 한번 붙여보려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온 가족도 많았습니다. 모두 활짝 웃으며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생각과 마음의 차이를 질문하였던 첫 번째 질문자에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어땠는지 소감을 물어보니 “평소 궁금했던 것이 풀렸고 유튜브로 즉문즉설 영상도 많이 보았지만 직접 질문하니 속이 더 편안하고 후련하고, 직접 온 보람도 느껴진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이 분은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스님에게 책 사인도 받았습니다.nbspnbsp사인회를 마치고 스님은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한 미소로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너무 많아서 사진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봉사자들 모두가 스님을 중심에 두고 가운데로 마구 몰려들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양천정토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nbsp봉사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꽃을 터뜨리면서 강연장을 나가는 스님에게 마지막까지 악수라도 한번 더 해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nbsp스님이 떠난 뒤 봉사자들은 끝까지 남아 뒷마무리를 깔끔하게 하고 행사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늘은 즉문즉설을 들었던 청중과 자원봉사자들이 스님을 직접 뵌 감동과 함께 행복이라는 선물도 가득 가져갈 수 있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nbspnbsp▲ 강연장 뒷정리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스님nbsp강서구민회관을 빠져나온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밤 10시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를 체크하며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하루 종일 새책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부터는 원주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원주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5. 51,735 읽음 댓글 56개

2015.11.21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108배 정진을 하며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에 외부 손님과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8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문경 정토수련원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전국 대의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출발해 문경으로 모인 100여 명의 정토회 대의원들은 삼귀의 반야심경을 봉독한 후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해 듣고자 기다렸습니다.nbspnbspnbsp원래는 전국 대의원 회의가 대전 정토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간에 가을 불교대학 특강수련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법륜 스님을 비롯해 법사단이 강의를 해야 해서 이동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문경에서 회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nbspnbsp그런데 교통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가 계속 막혀서 스님은 11시가 넘어서 겨우 문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이 늦어진 채 곧바로 입재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 입재식nbsp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 대의원 회의는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토회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회원을 정회원으로 임명하고, 정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국 대의원 회의는 국회와 비유하면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nbspnbsp지금도 정기 국회가 지난 9월부터 열려서 12월 초까지 예산 심의를 하고 있는데 여야가 서로 갈등하는 바람에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죠.nbsp스님은 이런 국회의 모습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곧 정토회의 대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대의원은 어떤 자세로 활동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 전국 대의원 회의nbsp먼저 대의원은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토회는 어떤 일을 하고자 설립된 단체인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발전이라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는 개중에서도 특히 고속으로 발전한 나라다 보니 발전을 하면서 나타나는 ‘환경 파괴’, ‘공동체 붕괴’, ‘자아 상실’ 등의 부작용 또한 세계에서 손꼽히게 심한 상태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더없이 혼란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고,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문제를 풀면 세계인의 문제를 푼다고도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제일 모순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를 풀면 세계의 문제가 풀립니다. 진흙탕 속에서 한 송이 연꽃을 피우듯이 가장 모순과 혼란이 극심한 이곳에서 우리가 세계의 문제를 풀 답을 찾아야 해요.nbspnbspnbsp더 이상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서 여기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외형의 발전은 다른 곳에서 모방해 와서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거의 끝에 도달해서 성장이 정체됐어요. 우리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모순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모순보다 훨씬 더 극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답을 가진다면 다른 곳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곳이 가진 답은 우리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nbspnbsp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급속도로 붕괴될 것인가? 아니면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할 창조적인 대안을 찾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전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양약으로 삼을 것인가? 이것은 위기이자 기회예요. 이 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세계 문명의 새로운 꽃을 피울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nbspnbsp정토회는 이런 진단과 가능성 위에 창립되었습니다. 출발 자체가 ‘단순한 불교 단체를 하나 만들자’, ‘불교계가 어려우니 좀 잘 해보자’, ‘좀 나은 시민 단체를 하나 만들자’, ‘우리나라를 좀 잘 만들어보자’, 이런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문제의식이에요.nbspnbsp그런데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설립취지를 꼼꼼히 읽지 않아요. 정토회가 어떤 포부와 문제의식, 가능성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어떤 것을 계승해야 하고 어떤 것을 시정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부족해서 보충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토회 안에서 새로운 방향, 개선점, 보충하는 역할에 대해 지도법사인 제가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한 이유가 ‘스님의 역량이 탁월해서다’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신비주의에 빠져서 결국에는 ‘스님 없으면 못 한다, 정체된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제가 가진 역량은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부처님이 저만 사랑해서 뒤에서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nbspnbspnbsp다만 저는 목표의식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면 여러분은 그 문제의식이 덜 뚜렷하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그냥 좋으니까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 이걸 꼼꼼히 살펴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부족하고 작은 씨앗이지만 그런 목표를 추구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또한 수용해야 합니다. 현실을 수용한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되지만, 목표만을 앞세우느라 비현실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이론이나 말로만 가지 말고 이 현실에서 실현해나가야 해요.”nbsp목표의식을 뚜렷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뚜렷한 목표의식을 어쩌면 ‘원’이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일을 하는 정토회 회원들은 어떤 자세로 이 활동에 임해야 하는지 수행적 태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즉, 이런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은 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nbspnbsp“늘 강조하지만 수행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수행자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그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도 아니고, 모인 우리만 행복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국가는 발전해야 하고 국민은 행복해야 한다는 목표처럼, 공동체인 정토회는 발전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정토회 회원들은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첫째, 정토회 회원들이 행복하려면 개개인이 수행이 되어야 해요. 둘째, 정토회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모순들을 우리가 해결해내야 합니다. 대안을 내야 대중이 지지를 해줍니다. 지친 대중에게 어떤 수행법을 전달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참여하면 행복한 개인들은 늘어나지만, 그들이 사는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려면 제도적 모순과 잘못된 관습은 개선하고 좋은 것은 계승·발전시켜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실천을 피할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회적 실천을 하는 개인은 수행자가 돼야 합니다.nbspnbsp우리가 세상을 좋게 바꾸고 정토회를 발전시키고 법당을 늘리고 회원을 확충시키고 통일운동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기 쉬워요. 가정생활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고 정토회 활동도 해야 하다 보니 몸도 지치고 가족들의 불만도 생깁니다. 이걸 극복하는 게 바로 수행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더 힘을 얻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수행이에요. 아침마다 매일 절은 하지만 활동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다면 그건 절만 했지 수행을 한 건 아니에요. 이런저런 과제가 닥치지만 수행적 관점을 딱 유지하고 해나간다면 내가 거기에 구애받지 않는 자가 되거나 그것들이 융합돼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장애로 남아 있더라도 내가 거기에 쓰러지지 않고 넘어설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것들이 융합되어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토대가 되어줍니다. 반대하는 남편에게 내가 억눌리는 게 아니라 구애받지 않는 존재가 되고, 나아가서는 반대하던 남편이나 자식이 오히려 나의 협력자, 후원자, 동지가 되는 과정을 거쳐나가는데 그 핵심이 수행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관점을 확실히 잡아서 행복해야 합니다.nbspnbspnbsp내일 하다 그만두든, 내일 죽든,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보람차고 의미가 있어야 해요. 붓다의 길을 따르다가 중간에 희생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련존자도 이교도들에게 희생됐고, 앙굴리말라도 희생됐고, 병이 나서 중간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어요. 경전을 보면 그렇게 마지막을 맞는 제자들이 부처님의 손을 잡으면서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부처님, 저는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였습니다.”nbsp불법을 전하면서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는 순간까지 아무런 후회가 없었다는 부처님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작은 일에도 대가를 바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많이 되돌아봐 졌습니다.nbspnbsp그러면서 스님은 이런 수행의 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 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그 모델을 토대로 인류의 위기도 극복해 나가보자는 큰 비전을 그려주었습니다.nbspnbsp“우리는 이런 수행의 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순, 즉 우리나라가 처한 분단의 모순과 통일의 과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처한 절대빈곤의 문제, 온갖 차별의 문제, 인권 문제, 평화 문제, 환경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해결할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건 아니지만 모델을 만들자는 거예요. 좁게는 우리 정토회가 운영되는 이 방식이 작은 모델입니다. 이것이 실험실의 모델이라면 밖에 가서 실천가능한지를 봐야 해요. 정토회는 운전 교습소에서 하는 연습과 같다면 사회적 실천은 도로주행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저는 그런 실천 모델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될 수 있는지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만 잘 되면 된다’는 애국주의나 ‘우리는 민족과 나라를 초월했기 때문에 나라 일에는 관심을 안 갖는다’는 초월주의가 아니라, 우리가 인연되어 살고 있는 이 나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과연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지, 평화를 유지해낼 수 있는지, 극단의 모순을 우리가 얼마나 해결해낼 수 있는지 조금 더 큰 실험을 해보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는 우리끼리 하니까 조금 힘들어도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어요. 그러나 온실에서 실험한 것은 밖의 노지에 나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고 성공해야 농민들에게 널리 보급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좀 더 큰 실험을 해 봐야 인류에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모델이 돼요. 그래서 우리가 대한민국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애국심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여기 났기 때문에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저 제 나라만 사랑하는 애국심이 아니라 우리가 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모델로 이 나라를 잘 만들어보자는 거예요.nbspnbsp정토회의 설립취지는 불교중흥과 민족중흥입니다. 불교중흥이라는 것은 정토회가 새로운 불교의 모델이 되자는 뜻이고, 민족중흥이라는 것은 단순히 국수주의적인 애국주의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이런 모순을 극복할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실험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이것을 좀 더 보편화시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 쪽으로 확산시켜보자는 거예요. 이것이 제1차 만일결사의 목표이고, 인류애를 실현해보는 것이 제2차 만일결사의 목표입니다. 그런 큰 목표 속에서 지금 제8차 천일결사에 다다랐고, 그 8차 천일결사의 목표를 달성하고 마무리하는 내년도의 사업계획이 있습니다.”nbsp대한민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곧 인류 문명의 새로운 대안이 된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습니다. 스님은 정말 큰 그림을 그리고 이 일을 하고 해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이런 큰 목표를 실행해 나가기 위한 대의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첫째, 대의원 회의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행정처가 결정된 의사를 집행하는 기능을 한다면 여러분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능을 해야 해요.nbspnbspnbsp둘째, 대중의 의견을 수렴만 한다면 민주주의가 갖는 최대의 위기인 대중 추수주의, 즉 세상을 바꿔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따라가는 쪽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다시 그 회원들이 정토회의 목표를 끊임없이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연수원에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만 여러분도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해요. 회의할 때도 내 의견을 갖고 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대중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줘야 합니다. 또한 대중이 정토회의 이상과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가도록 돕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이런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nbspnbsp셋째, 정토회 안에서는 앞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 그래서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또 한 해를 마치면 결산을 하고 일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를 해야 돼요. 아직 감사 기능이 제대로 없는데 앞으로 중간 과정에 감사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렇게 계획 수립을 승인해주고, 중간에 제대로 되는지 감사 기능을 해주고, 결과가 나오면 결산을 해주고요. 결산은 사업결산 뿐 아니라 예산결산도 해줘야 합니다.nbspnbsp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의 현안 처리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것 역시 연습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세상에 모범이 될 만해야 합니다. 과정을 좀 잘 못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수도 있어요. 독재를 해서라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만들어낼 수도 있잖아요. 그럴려면 성인 군자가 정치를 해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성인 군자가 아니고 모자이크 붓다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모여서 일한 결과가 부처님이 하시는 일처럼 되는 거예요. 부족한 우리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최종 의결기구가 바로 대의원회입니다. 그래서 정토회가 하는 일은 그 과정도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는 모델이 될 만해야 해요.nbspnbsp그런데 지역에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정에는 아직 일방통행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효율성이라는 문제와 과정의 민주성이라는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상층은 그래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아요. 법사단 회의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의원 대회도 어느 정도 그렇고, 집행위도 거의 민주적으로 진행되고요. 그런데 법당 수준으로 내려가면 거의 독재 수준입니다. 의견 수렴도 잘 안 되고, 집행도 상명하달식이이에요. 수행의 과제인 ‘예 하고 합니다’가 행정 집행의 명심문으로 쓰여서 뭔가 문제제기를 할라치면 ‘명심문이 뭐라고요?’ 이렇게 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어요. nbspnbspnbsp그렇다고 의견을 다 수렴해주는 쪽으로 하다보면 집행이 안 되죠. 목표가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데, 대의원들이 이제는 법당 단위에서도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풀라는 게 아니에요. 민주적으로 하면서도 집행이 일사불란한 길을 찾아야죠. 이게 모순이에요. 민주적으로 하려면 집행이 어렵거든요. 집행을 잘 하려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전제적인 방식이 효율적이에요. 중국은 전제적인 방식을 따라서 집행은 잘 되지만 민주주의가 잘 안 되고, 미국은 민주적인 건 잘 되지만 그러다보니 포퓰리즘에 빠져서 효율적이지 못하고 나눠먹기식이 됐어요. 그래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만든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에서는 동양식 정치의 전통, 즉 유교적 정치의 전통인 전제 정치 혹은 왕도 정치와 서양에서 전통으로 내려온 민주 정치를 서로 어떻게 보완·융합해서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마련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는 그 사람보다 이걸 먼저 고민한 거예요. nbspnbsp정토회가 창립되기 전에 ‘서원과 연대’라고 하는 잡지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서원’이라는 것은 개인이 철저하게 수행을 해서 우리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면서 이 땅을 정토화하는 실천을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연대’라는 것은 그것을 상호 민주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합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되 수행자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압에 의한 일사불란함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합니다’ 하면 ‘네’ 하고 받아들여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나 회의를 할 때는 민주적으로 연대하고요. 이런 ‘서원과 연대’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두 가지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거냐’에 대한 초보적인 문제의식이었어요. 정토회는 처음부터 그런 입장과 목표를 두고 창립되었습니다.”nbsp정토회를 창립하기 전부터 효율성과 민주성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문제의식을 가졌었다는 이야기에 모두 감탄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도 함께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 그 실험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입재 법문을 마치면서 스님은 이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개개인들이 수행자적 관점을 확실히 갖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이런 토대 위에서 효율성과 민주성을 어떻게 융합해 내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쉬우면 다른 데서 이미 다 했을 테니까요.nbspnbsp제가 보기에 이 일은 수행자라는 관점만 확실히 가지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행자적 관점을 갖지 않으면 어떤 질서를 만들거나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부담이 되고 억압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지니까 수행의 본분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해요. 행복하려고 여기 왔는데 다시 괴로워지고,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 여기 왔는데 더 힘들어져버려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대승보살의 수행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nbspnbsp명상하고 절하는 것만 수행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런 과제를 수행으로 돌려서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한다는 수행적 관점을 가질 때에만 우리의 이런 이상을 실현할 최소한의 모델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꽃을 피우는 건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럴려면 우리가 우리 시대에 그 씨앗을 심고 싹을 틔워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nbspnbsp수행적 관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왜 스님이 항상 수행을 강조하는지 더 큰 시각에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입재 법문을 듣고 있는 대의원들의 눈빛은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는 공감의 뜻과 실천에 대한 의지가 가득 묻어 났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그려주는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삼으며 마냥 설레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목표, 대의원의 역할에 대해 자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 대의원들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분과별로 흩어져서 꼼꼼히 검토를 해보고 같이 토론도 해보는 등 다양한 문제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며 함께 의견을 모아 나갔습니다. nbspnbspnbsp대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는 사이에 스님은 집무실에 머물며 오후 내내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했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9시까지 경전반 특강수련 참가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에는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야단법석을 지금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14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 만난 2만 2천여 명 세계인과의 행복한 대화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nbspnbsp지금 구매하기nbsp

2015.11.22. 34,092 읽음 댓글 32개

2015.11.18 (저녁) 과천 즉문즉설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전에 용인시청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 이어서 저녁 7시부터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nbspnbsp오전에 용인시청에서 강연을 마치고 오후 3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스님은 원고 집필 업무를 보다가 오후 5시 30분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과천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잠시 안경점에 들러 안경 수리를 한 후 언제나 성심성의껏 안경을 보시해주는 사장님께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고 가게를 나왔습니다.nbspnbsp▲ 안경점 사장님nbsp오늘 과천 즉문즉설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봉사자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부터 강연장에 모여서 강연 준비와 점검을 했다고 합니다.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라는 명심문을 갖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강연 준비를 마친 봉사자들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시민 분들을 맞이했습니다. nbspnbsp▲ 과천 시민회관nbspnbsp아침부터 비가 와서 참가인원이 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강연 시작 한시간 전인 6시부터 빗방울이 약해지더니 30분 전에는 비가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춥지 않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날씨였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스님과 봉사자들을 위해서 찹쌀케?을 손수 만들었다며 한 상자를 건네주고 간 분이 있었습니다. 세 분의 여성이었는데 성함과 사는 곳을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고 스님의 법문을 감사히 잘 듣고 있다는 말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nbspnbsp한편 스님은 저녁 6시 30분에 과천 시민회관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지역 인사 분들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먼저 이 지역 국회의원인 송호창 의원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몇 분이 함께 찾아와 스님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송 의원은 매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즉문즉설 강연을 하고 있는 스님의 건강에 대해 안부를 물었고, 스님은 바쁜 일정이지만 즐겁게 하고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 송호창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들nbspnbsp이어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이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과천시에서는 ‘과천아카데미’라는 시민 교양 강좌를 올해로 13년째 운영해오고 있는데, 오늘은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서 특별히 스님을 초청했다고 하면서 초청에 응해준 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또 시장님은 오늘이 과천아카데미의 올해 마지막 강연인데 스님을 모시게 되어 무척 영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과천 시장님과 담소를 더 나누다가 기념사진을 찍고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신계용 과천시장nbsp이렇게 오늘 강연은 과천시와 정토회가 공동 주관으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장에는 과천아카데미 수강생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복도와 계단, 2층에도 사람들이 빈틈 없이 앉은 가운데 1100여 명이 강연장을 찾았습니다.nbspnbsp더 이상 수용을 하지 못해 강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분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로비에서 TV 화면을 통해 강연을 보았습니다.nbspnbsp▲ 만석이 되어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해 로비에서 TV를 통해 강연을 시청하는 시민들nbsp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신계용 과천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과천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시민까지 많이 참석하신 것 같다며 귀하고 좋은 만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의 소개 영상이 끝나자 대중들의 환호와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스님이 무대로 올랐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먼저 즉문즉설에 대해 설명을 짧게 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면서 겪는 이런 저런 고민들이 한편으로 보면 번뇌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것이 곧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라는 얘기를 들려주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지 물어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 후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오늘은 총 6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늘 불안함을 느낀다며 편안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해법을 물었고, 두 번째 질문자에게는 스님이 광신도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분위기 전체를 활기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분은 남편과 이혼하면서 딸과 헤어져서 살았는데 딸을 다시 만나서 같이 살아야 할지, 직장을 여러번 이직을 하였는데 다닐 회사를 더 구해봐야 할지 수련 프로그램을 참가해보는 것이 좋을지 물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50대의 여성 분이었는데, 술을 많이 마시고 늘 취해서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라고 하였고, 네 번째 질문자는 젊은 여성 분이었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가정불화로 자주 다투시고 오빠와 사이도 안 좋다고 하면서 앞으로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nbspnbspnbsp다섯 번째 질문자는 20대의 여자분으로 스님이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한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서 그 뜻을 물었고, 여섯 번째 질문자는 남편이 직장에서 짤릴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해서 본인도 불안하고 남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해 했던 마지막 질문자를 위한 명쾌하고 시원한 답변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nbspnbsp그 중에서 오늘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맺는 방법을 물었던 첫 번째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스님은 어렸을 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청중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친구나 직장동료뿐 아니라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행여나 저를 싫어하거나 저에게 실망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제가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럴 때마다 자신에게 미안하고,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될 만한 조언 부탁드립니다.”nbsp“질문자는 잘난 사람이에요? 못난 사람이에요?”nbsp“저 스스로는 많이 못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그게 무슨 말이에요? 잘났다는 거예요? 못났다는 거예요? 잘났다는 거네요. 그런데 부처님보다는 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그런데 부처님도 당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을까요? 안 받았을까요?”nbsp“받으셨을 것 같아요.”nbsp“예수님보다는nbsp잘났어요? 못났어요?”nbsp“못났습니다.”nbsp“예수님은 그 당시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어요? 안 받았어요?”nbsp“받으셨습니다.”nbsp“받은 정도가 아니에요. 그렇게 훌륭하신 분도 혹세무민한다는 누명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 주겠다고 해요?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면 안 돼요. 법륜 스님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아요.nbspnbspnbsp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비난하거나 칭찬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규제할 권리가 없어요. ‘너는 나보고 항상 칭찬만 해라’ 이러는 건 독재예요. 그러면 북한처럼 돼요. 99퍼센트 다들 칭찬만 하잖아요. 그렇다고 북한 가서 살고 싶지는 않잖아요.nbsp사람은 다섯 가지만 잘 살피면 됩니다. 첫째, 남을 해치면 안 됩니다. 내가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둘째, 남을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것이 여기 해당됩니다. 셋째, 남을 괴롭히는 것은 안 됩니다. 즉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것은 안 됩니다. 넷째, 말로도 남을 괴롭히거나 손해 끼치는 건 안 됩니다. 거짓말하거나 욕설하는 게 여기 들어가요. 다섯째, 술 마시는 것까진 괜찮지만 술을 마시고 취해서 주정하거나 행패를 부리면 안 돼요. 술 마시고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이 다섯 가지를 제외하면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됩니다. 또 남이 어떻게 살든 내가 간섭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기 때문이에요.nbsp질문자가 만약 학교 선생님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조는 것은 이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까 야단치면 안 돼요. 공부를 못해서 이번 시험에 성적이 떨어진 것도 다섯 가지에 안 들어가니 야단치면 안 돼요. 야단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칭찬해줘야 해요. 다른 아이 성적을 올려줘서 남에게 이익을 줬잖아요. nbspnbspnbsp그런데 지금 선생님이나 부모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기 때문에 우리 교육이 문제예요. 수업 시간에 떠드는 건 이 다섯 가지 안에 들어가니까 이야기해야 해요. ‘수업 시간에 떠들지 마라. 네가 말할 자유는 있지만 남의 공부를 방해할 자유는 없다.’nbspnbsp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때려야 할까요? 방금 전 1번에서 때리지 말라고 했으니 선생이라 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 4번에서 이야기했으니 욕해도 안 돼요. ‘계속 이야기하려면 운동장에 나가 놀아라’ 이래야 해요. nbspnbsp그런데 수업시간에 조는 것은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자기가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은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야단치는 게 아니라 깨우쳐줘야, 즉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래서 조는 아이는 깨워줘야 합니다. 깨울 때 야단치거나 짜증내거나 성질내며 깨우면 안 됩니다. 나쁜 짓이 아니니까요. 깨워도 깨워도 못 일어나면 담요 덮어주면서 더 자라고 둬야 합니다. nbspnbsp관점을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세 살짜리가 이웃집에 가서 놀다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으면 세 살짜리라 해도 야단쳐야 해요. 세 살짜리라도 다른 아이를 밀쳐서 넘어뜨리면 야단쳐야 해요. 그럴 때 성질을 내면 안 돼요. 잘못된 행동이라고 확실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여러분들은 자녀를 키울 때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야단치고 잘못한 것은 야단을 안 치기 때문에 교육의 가장 핵심인 가정교육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제멋대로들 하는데, 학교 교육으로 이걸 되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도 무너지고 사회적 질서도 무너지고 있어요. 청소년 폭력, 학교 폭력이라는 게 살펴보면 다 위에서 말한 것들이에요. 다른 아이 때리는 것, 물건 빼앗는 것, 성추행하는 것, 욕설하는 것이잖아요.nbspnbsp그러니 질문자는 위에서 말한 이 다섯 가지가 아니면 남의 눈치 볼 것도 없고 남한테 간섭할 것도 없이 당당하게 살면 돼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그 사람의 자유예요. 오늘 강연만 해도 그래요. ‘스님 법문 듣고 감동했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부처님 이야기 들으러 왔더니 스님이 2시간 내내 부처님 이야기는 안 하고 애 키우는 이야기며 부부 관계 이야기만 하더라’ 하고 실망해서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그건 그 사람의 자유예요. 사람마다 요구며 취향이며 취미며 기대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nbspnbsp“돌아보면 어릴 때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친구가 생각나요. 초등학교도 같은 반에 들어갔는데 이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걸 제가 봤어요. 그때 같이 놀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혹시 그런 상황에 내가 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nbspnbsp“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요즘 의학적인 용어로 ‘트라우마’라 해요. 어릴 때 상처받은 기억이 다 커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 지배를 하는 거예요. 그때의 내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몸은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의 기억이 뇌리에 남아서 현재의 삶을 두렵게 만들고 있어요.nbspnbspnbsp질문자가 그 아이와 놀아줬다면 좋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질문자의 과대망상이에요. 자기가 어른이 되어서야 생각할 수 있는 걸 아이였던 당시의 자신에게 요구하잖아요. 지금 어른인 질문자는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기란 천 명 중 한 명도 힘들어요.nbspnbsp저도 어릴 때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초등학교 때 구슬치기며 딱지치기를 굉장히 잘 했는데, 산더미같이 딴 게 지금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하나도 없어요. 시합해서 따는 건 좋지만, 다 놀고 집에 돌아갈 때는 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어차피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는 게 없는 걸요. 만약 그랬다면 스님을 취재하는 기자가 어릴 적 친구들을 인터뷰하면 ‘야, 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랐다. 구슬치기해서 따고도 집에 가기 전에 다시 나눠주더라’ 이렇게 말해줄 텐데요. 그런 걸 돌아보면 저도 얼마나 아쉬운지 몰라요. nbspnbspnbsp그런데 그때는 내가 어리기 때문에 그런 지혜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 가서 인터뷰하면 제 친구들이 해줄 말이 ‘법륜 스님은 어릴 때 딱지 잘 쳤다. 그래서 우리 딱지 다 따 가버렸어’ 이것밖에 없어요.nbsp그런데 그게 어릴 때의 나입니다. 그런 나를 너무 미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의 나는 어린아이니까 어른의 생각을 못 하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언젠가 인도에서 장기간 명상을 할 때의 일입니다. 명상하다가 어떤 생각이 딱 떠올랐어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우리 학년 전체가 36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학교였지만 어쨌든 거기에서 제가 공부를 1등 하고 한 친구가 2등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6년 내내 1등이었으니 그 친구는 1등을 한 번도 못 해봤잖아요. 그런데 그 어린 아이가 1등 해보고 싶어 하는 그 간절한 마음이 그 때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nbspnbsp제가 지금이라면 아마도 친구가 1등 하고 싶다 하면 ‘그래, 너도 한번 해라’ 하겠죠. 그거 1등 계속 해서 뭐 하겠어요? 그때 제가 그런 지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계속하는 건 과대망상입니다. 자기를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그런 망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을 할 줄 모르니까 어린애인 겁니다. 질문자가 그럴 때 딱 나서서 왕따 당하는 친구를 감싸주고, 때로는 대신 맞아가면서도 보살피고 놀아줬다면 질문자는 예수님의 반열에 올랐을 거예요. nbspnbspnbsp그래서 제가 질문자더러 부처님이며 예수님보다 낫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때 못해준 게 미안한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어려서, 어리석어서 그런 거예요. 어리다는 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 어리석음을 깨우쳐야 해요. 내가 그때 딱지나 구슬을 못 돌려줬다고 늘 후회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때의 나, 어린 나의 모습입니다.nbspnbsp다만 이 경험을 갖고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그 구슬이나 딱지 같은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여든이 되어 또 지금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의 딱지며 구슬 같이 지금의 내가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보일 겁니다. 과거의 경험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서 지금 나에게 그 구슬 같은 것이 없는지 살펴야 해요. ‘지금 내 생각에는 굉장히 중요하다 싶지만 내가 죽을 때 되돌아보면 아무 필요 없는 것을 혹시 움켜쥐고 있는 건 없을까?’ 하고요.nbspnbsp예를 들어 제가 스님이랍시고 목에 힘주고 다닌다면 죽을 때 돌아보면서 좀 부끄러울 거예요. 목에 힘 빼라고 스님이 됐는데 스님이라고 힘줄 게 뭐 있어요? 이렇게 자기 잘났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는 걸 ‘아상’이라고 해요. 아상을 버리겠노라며 머리 깎고 스님이 되는데, 스님이 되면 아상보다 더 센 ‘중상’이 생깁니다. 절에 가면 여러분도 은연 중에 스님들에게서 권위주의적인 것을 느끼잖아요. nbspnbsp후회는 반성이 아닙니다. 후회는 ‘내가 잘났다’ 하는 것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나처럼 잘난 인간이 어떻게 바보처럼 그때 그걸 못 했을까?’ 이게 후회예요. 그때 그런 수준이 나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다 커서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에게 그때의 구슬 같고 딱지 같은 게 무엇일지를 늘 살피면서 나중에 또 20년쯤 세월이 지나 돌아봤을 때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지요. 이게 과거의 실패가 현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nbspnbsp질문자는 이제 다 컸으니 지금 우리 가족이나 내 주변에 혹시 왕따 당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살펴주세요. 예를 들어 친정에서 올케 언니를 누가 구박한다면 내가 편이 되어 주고, 시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으면 또 편이 되어줄 수 있어요. 과거 나의 어리석었던 행동을 반성한다면 지금 그것이 교훈이 될 때 의미가 있지, 후회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기 잘났다는 생각을 못 버려서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 거에요. nbspnbsp왜 그런 걸 물어서 제 과거 치부를 다 드러내게 만들어요. 하하. nbspnbsp후회는 내가 잘난 맛에 생긴 거예요. 부모가 죽으면 불효자가 더 많이 울고 후회한다고들 하죠. 후회는 참회가 아닙니다. 교회 표현을 빌리자면 회개가 아니에요. ‘잘난 내가 왜 그때 바보같이 그랬을까?’ 이렇게 ‘잘난 나’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예요. 남을 용서 못하는 게 미움이라면 자기를 용서 못하는 게 후회입니다. 후회를 반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후회는 또 다른 집착입니다. 정말 반성을 했다면 ‘아, 그때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앞으로 다시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야 해요. 넘어지면 앉아서 울지 않고 다시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넘어지지 말아야지’ 하는 걸 참회라고 해요. 육조 혜능대사는 참회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nbspnbsp‘참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요, 회란 다시는 허물을 짓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nbsp그냥 ‘내가 잘못했구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지’까지 가야 참회입니다. 그래도 또 잘못할 수 있어요. 그러면 또 이런 나를 나무라지 말고 ‘잘못했구나’ 하고 알아차려서 ‘다음에는 잘못하지 말아야지’ 해야죠. 이렇게 인생은 연습입니다.”nbsp“명쾌한 답변 감사합니다.”nbsp스님의 말씀에 청중들도 크게 감동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후회는 또 다른 집착이지 진정한 참회가 아니라는 말씀이 큰 울림으로 가슴에 남았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남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상대와 세상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nbspnbsp“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들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자기 뜻대로 하려고 들기 때문에 받는 거예요. 그게 잘 한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들이 내 친구, 내 배우자,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들어보면 다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해가 되면 스트레스를 안 받고 화가 안 납니다. 그게 옳다는 말이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생각이 다르다면 우리는 자기 생각대로 살 권리가 있고, 자기 생각을 밝힐 권리가 있고, 자기 견해를 주장할 권리도 있습니다. 자기 권리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이해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러나 남을 고치려고는 하지 마세요. 쉽게 안 고쳐집니다. 내 자식도 못 고치는데 어떻게 남을 고치겠어요? 남을 고친다면 제일 쉬운 게 내가 낳아서 내 마음대로 키운 내 자식일 텐데 못 고치잖아요. 그보다 더 쉬운 건 자기 자신이고요. 그런데 다들 자기도 못 고치잖아요. 자기 고치기도 쉽지 않고, 제 자식 고치기는 좀 더 어렵고, 제 배우자부터는 고치기가 정말 어려워요. 남의 자식인데 내가 어떻게 고치겠어요? nbspnbspnbsp그러니 너무 그렇게 남을 고치려 들지 말고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냥 안주하라는 게 아니라, 그러면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그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하더라도 위험을 관리하면서 평화통일을 만들어가야 하고, 일본이 저렇게 하더라도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잘 풀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와 정치의 상황이 이러저러하더라도 이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몫이에요. 화내고 짜증내면 폭력적인 분풀이밖에 안 나옵니다. 화가 나면 폭력적으로 가게 돼요. 이것은 개인적으로도, 수행적인 차원에서도, 민주사회에서도 올바른 방식은 아닙니다.”nbsp나의 행복과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 스님에게 청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과천 강연도 무거운 인생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행복의 길로 안내한 정말로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nbspnbsp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로비에서 책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들고 있는 책은 이번에 새로 나온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강연 소감을 물어보니 “시원하고 좋았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 문제가 가벼워 진 것 같다”며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질문을 했던 분에게도 소감을 물어보니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었어요. 해답을 얻은 것과 숙제로 얻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고 하였습니다. 표정이 가볍고 밝아보였습니다nbspnbspnbsp▲ 책 사인회nbsp이번 강연은 안양정토회가 주관이 되어 안양 정토법당과 안산 정토법당, 군포 정토법회, 그리고 과천에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과 환한 웃음으로 사진 촬영을 함께해 주었습니다.nbspnbsp▲ 오늘 강연을 준비한 안양정토회 자원봉사자들nbsp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각 지역의 봉사자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하며 일일이 챙기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nbspnbspnbsp과천 시민회관을 나온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합장하고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0시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해 늦은 밤까지 업무를 보다가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에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에 참석해 공동체 수행자들을 위해 짧은 법문을 해준 후 하루 종일 서울 정토회관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nbspnbsp※nbsp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52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을 확인한 후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강연장으로 오세요.nbspnbspnbsp강연은 선착순 무료 입장이며, 질문을 하고 싶은 분들은 강연장에 직접 오셔서 사전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nbsp

2015.11.20. 116,013 읽음 댓글 60개

2015.11.17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

nbsp안녕하세요. 오늘은 평화재단 창립 11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통일코리아를 위한 한국 사회의 성찰과 변화’에 대해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블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시작으로 연이어 미팅과 회의를 한 후 오후 1시에 평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는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nbsp먼저 도착한 윤여준 전 장관님을 비롯한 내외빈 분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1시 30분이 되자 식이 시작되었습니다.nbspnbsp▲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nbsp행사를 시작하면서 사회자가 “다함께 평화재단의 11주년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고 하자 모두들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평화재단의 11주년을 기념하는 인사 말씀을 법륜 스님이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11년 전 보다 오히려 전쟁의 위기가 더 심해졌고 평화 지수도 더 낮아졌다며 지난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했고, 대한민국이 발전했지만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한지 원인을 분석하며 그 대안으로 통일이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nbspnbsp“지금부터 11년 전에 ‘앞으로 중국이 급격하게 부상하게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새로운 패권경쟁이 생기면서, 힘의 재편성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그러한 세력 변환기에 우리가 잘하면 이 현상 변경을 통해서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잘못하면 분단 고착화로 갈 위험도 있다. 그래서 다가올 10년 내지 20년은 우리에게 갈등의 위기이자 통일의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 평화를 딛고, 우리의 비전인 통일한국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라도 기여해 보자’고 해서 민간 차원의 평화재단을 창립하게 된 것입니다. nbspnbspnbsp그런 후 11년이 흘렀는데 예측한 대로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여 소위 G2시대라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측은 잘 했지만 그것을 극복할 실천력은 담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10년 전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 안보 위기의 지수는 높아졌고, 남남갈등은 더 심해졌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면, 저희들 활동의 미약함을 반성하게 됩니다.nbspnbsp올해로 분단 70년이 되었는데, 지난 70년을 돌아보면 전쟁과 분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많은 발전을 해 왔습니다.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달성했고, 안보적으로 국방력도 많이 강화됐습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발전했다’ 이렇게 평가하는데 우리가 인색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는가 하면 여러 지표상 그렇지 않습니다. 가난했던 한국이 국가 GDP 세계 13위, 1인당 GDP 세계 28위 정도의 양적 발전을 했음에도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17위라고 합니다. 우리와 순위가 비슷한 나라들은 우리가 이름도 잘 모르는 아프리카의 나라들입니다. 자살률은 세계 1위,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소위 ‘행복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nbspnbspnbsp대한민국은 발전했는데 왜 국민들은 행복하지 못할까요? 첫째, 경제적으로 보면 절대빈곤에서는 벗어났지만 상대적 빈곤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양극화가 지나치게 심화돼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빈곤감은 오히려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던 한국 경제가 정체국면에 들어서서 ‘성장의 활로를 잃었다’,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됐다’고 평가되면서, 20년 전에 시작된 일본의 장기불황의 초입에 우리가 진입해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이 멈추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nbspnbsp둘째, 여러 지자체 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치적 민주화가 달성됐음에도 권력이 너무 중앙에 집중돼 있으니,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양당이 지역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남북이 적대적 공존을 하듯, 양당도 적대적 공존을 하는 형국이 정치 발전에 큰 장애라는 것입니다. 또 일부에서 비판하듯이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3권 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넘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도 있습니다.nbspnbsp셋째, 국방력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최근 몇 년을 돌아보면 6.25전쟁 이후 ‘전쟁위기’라는 말이 여러 번 제기될 만큼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보 불안감이 오히려 커졌습니다.nbspnbspnbsp이렇게 보면 양적 성장에 비추어서 질적으로는 오히려 불량해졌다는 평가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우리의 실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 이 현실을 딛고 경제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요? 또 빈부격차를 해소할 길은 무엇일까요? 정치적으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또 남북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그런 길은 무엇일까요? 미.중이라는 양강의 패권경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우리의 옛 친구인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인 중국과도 협력하면서 우리의 안보도 유지하며 경제적 성장도 지속할 수 있을까요?nbspnbsp우리는 지난 50년간 대한민국만 발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달려왔고 일부 성과도 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만으로, 즉 분단체제 하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의 발전은 없습니다. 또 대한민국만으로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남북을 통합한 하나의 민족적 관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통일대한민국을 그릴 때만 경제적 성장도, 정치적 발전도, 안보문제도 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통일은 단순히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하자’는 뜻을 넘어서서 통일은 우리의 경제적인 문제이고, 우리의 정치적 질을 높이는 문제이고, 우리가 발전과 평화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고 있습니다. nbspnbspnbsp통일코리아로 가는 길에 결국 한국사회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사회는 어떤 자기성찰과 변화를 통해서 통일의 주역으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문제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nbspnbsp스님의 현실 진단과 통일한국의 비전에 대해 참석한 전문가들과 청중들 모두 공감을 표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인사 말씀 속에는 오늘 1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각 전문가들이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모두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이어서 지난 1년 동안의 평화재단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하루 빨리 평화통일을 이뤄서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11년 전에 설립되었습니다. 평화재단에는 평화통일 연구를 하는 평화연구원과 우리 사회에 깨어있는 시민을 배출하는 평화교육원, 그리고 사회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직접 활동을 하는 평화운동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특정 사상이나 이념,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과 구조적인 폭력이 이뤄지지 않도록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평화통일 활동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졌습니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대중들은 평화재단의 이와 같은 노력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 평화재단이 걸어온 지난 1년을 보여주는 영상nbsp그리고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의 축사와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의 여는말이 이어졌습니다. 두 분 모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지금의 남북 관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11년 동안 한결 같이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평화재단의 활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nbspnbsp▲ 축사를 하고 있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님nbsp▲ 여는말을 하고 있는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님nbsp이어서 오늘 사회와 발표를 맡은 분들 모두가 무대 앞으로 나와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nbspnbsp▲ 발표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nbsp이렇게 기념식을 마치고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의 사회로 심포지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심포지움은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경제적·역사적·인문학적·정치안보적 입장에서 고민하는 자리로, 한반도의 미래인 통일코리아는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지 희망의 모델을 그려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nbspnbsp▲ 사회를 맡은 최상용 서울신학대학교 석좌교수님nbsp먼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의 기조발제가 있었습니다. 김진현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세계의 여러 문제점들이 첨단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류지구촌문제군의 중심’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가장 낙후된 후진국에서 유례없이 빠르고 압축적인 ‘근대화혁명’을 이룬 국가이지만, 동시에 그로인해 근대화의 모델이었던 서구보다도 두드러진 폐해가 나타나는 나라라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인류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 내부를 ‘정의와 평화’가 번영하는 새로운 사회로 만들고, 이 힘을 기반으로 외부의 북한과도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이룸으로써 세계적으로도 모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nbspnbsp▲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nbsp이어서 본격적인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원용찬 교수님은 ‘욕망은 있으나 희망은 없는 사회 성장 신화와 한국인의 욕망’ 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는 국가주도의 자본주의로 운영되어 사회 전체가 경제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성장 신화에 포획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물질적 부의 증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풍조가 개개인의 다양한 종류의 욕망을 단일화함으로써 그 직선 안에서의 서열화·계층화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압축성장을 위한 불균형 투자 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울과 지방, 영남과 호남 간의 양극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도성장이 불가능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사회적 절망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는 성장신화에서 벗어나 경제적 부의 커다란 불평등을 바로잡고, 경제적 부에만 몰려 있는 사회적 욕망을 다양한 가치로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nbsp▲ 첫번째 발표자. 원용찬 전북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부 교수님.nbspnbsp이어서는 박태균 교수님이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 한국 현대사 조망과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박 교수님은 광복 이후 지난 대한민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시기 시기마다 커다란 기회와 위기가 교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회와 위기마다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같은 종류의 위기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그대로 반복되어 왔으며, 이는 작년의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이를 적절하게 성찰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nbsp▲ 두번째 발표자.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님.nbspnbsp다음으로는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안보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했습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우리 국민들 사이의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 정도와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은 한 쪽으로 수렴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자료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안보 현안이 실제로 국가에 미치는 영향과 상관없이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동원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매우 분열적이고 갈등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혐오를 바탕으로 한 ‘종북 논쟁’은 그것이 등장할 때마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보수정권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기능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nbsp▲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nbsp네 번째 발표는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님이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평화재단은 통일시대를 준비한다는 면에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남한과 북한을 모두 경험해 본 북한이탈주민 530여명을 대상으로 남한 사회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결과 북한이탈주민은 대다수가 북한보다 먹고 살만한 현 남한 생활에 만족하나, 남한의 심각한 양극화와 무한경쟁, 이를 부추기는 물질만능주의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또한 돈이 인간의 가치에 앞서는 모습, 북한이탈주민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지적하면서,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으면 통일이 되더라도 사회적 갈등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nbsp▲ 고경빈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연구위원nbsp마지막 발표는 김호기 교수님이 “통일 코리아를 위한 민주주의의 실현과 시민으로서의 각성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 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김호기 교수는 통일 이후 한국이 갖게 될 정치체제는 무엇이 되던 넓은 의미의 민주주의 체제일 것이며, 이런 통일과 그 이후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남남갈등 해소와 통일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한 내에서 갈등이 첨예한 대북정책과 통일에 대한 민주적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고, 통일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와 공론장에서의 시민교육 실시를 통해 통일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nbspnbsp▲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님nbsp이렇게 한국 사회를 진단한 발표자들의 상호 토론을 통해 청중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발표가 끝난 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최상용 교수님의 사회로 발표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습니다. 발표자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새로운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는 한반도의 통일을 통해서라는데 입장을 같이 했으며, 이런 기회로서의 통일을 ‘어떻게’ 이뤄야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스님은 맨 앞자리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발표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경청했습니다.nbspnbsp▲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스님nbsp▲ 두번째 세션. 토론 시간. nbspnbsp마지막으로 청중석에서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 질문자 중에 한 질문자는 스님에게 답변을 구하며 질문을 청했습니다. 갈등 상황에 놓인 구체적인 정황을 듣고 스님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저는 지금 3남 1녀와 손자 8명, 도합 16명의 가장 역할도 해야 하고, 해탈과 열반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역할과 통일의병의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저에게는 이 세 가지 역할이 다 소중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것들을 희생시키지 않고, 이 세 가지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을지요? 스님의 지혜를 빌려주십시오.”nbspnbspnbsp“16명의 가족과 함께 수행적 관점으로 나라의 통일을 위해서 역할을 한다면 세 가지 역할이 다 통일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nbspnbsp스님의 짧고 간단한 답변에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물론 스님은 마지막 정리 말씀 속에서 이 답변에 대해 보충 설명을 더해 주긴 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무려 4시간 동안의 발표와 토론을 마친 후 마지막으로 스님이 단상에 올라 오늘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는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대한민국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심감을 회복해야 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제게 인생 상담을 해오는 질문자들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 아닌 4060세 가량의 성인들입니다. 그런데 그 질문은 사회 현안과 관련된 것도 있지만 주로 살펴보면 어릴 때 입은 상처가 고뇌의 원인입니다. ‘엄마한테 야단맞았다,’ ‘아버지가 술주정을 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다’, ‘어릴 때 가난했다’, ‘어릴 때 성추행을 당했다.’nbspnbspnbsp제가 질문자를 보면 나이도 들었고 사는 것도 다 괜찮은데, 어릴 때 입은 상처가 악령처럼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나이든 어머니가 지금 병원에 누워 계시는데, 어머니를 보면 불쌍해서 간호하고 싶지만 어머니를 간호하다가 의견충돌이 생기면 어릴 때 어머니가 나를 야단쳤던 옛날의 분노가 폭발해서 ‘엄마 꼴도 보기 싫다’는 식으로 문제가 생기는 걸 봤습니다. 또 권위적인 아버지에 대한 상처 때문에 아버지 같은 말투를 쓰는 남편에게 격렬하게 저항을 하거나, 회사에 갔더니 사장이나 상사가 아버지 같은 말투라 못 견디게 힘든 경우를 봅니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이라는 게 지금을 사는 게 아니라 늘 과거 속에 산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nbspnbsp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웃나라가 볼 때는 괜찮은 나라예요. 경제적으로도 괜찮고, 군사적으로도 괜찮고, 정치적으로도 이만하면 동남아시아국가 중에는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옛날에 우리가 가난했고, 일제로부터 지배를 받았고, 독재시대에 살았고, 북한으로부터 침략을 받았다’는 이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피해의식처럼 격렬하게 반응해요. 작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른임에도 어린애처럼 반응하는 것과 같습니다.nbspnbsp일부 보수 세력이 한편으론 ‘내일 북한이 망한다’고 이야기해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내일 쳐내려온다’며 지금 막 큰일이라도 난다는 식입니다. 그 둘은 앞뒤가 전혀 안 맞는 모순적인 이야기들이에요. ‘북한이 내일 망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작은 행동에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면 또 ‘내일 쳐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런 과거의 피해의식을 조금만 극복한다면 지금 이대로도 우리는 괜찮은 나라입니다.nbspnbspnbsp과거에는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였지만 지금은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협적 존재’와 ‘위험한 존재’는 다릅니다. 뱀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건 아니고 위험한 존재이거든요. ‘위험’은 관리를 잘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북한이라는 위험을 잘 관리하면 될 것입니다.nbspnbsp또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 ‘북한이 나쁘다’는 식의 선긋기는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개인 상담을 하면서 아빠가 어떠니, 남편이 어떠니 이런 이야기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과 같아요. 그런 아빠, 그런 남편하고도 살 건지, 안 살 건지를 본인이 결정해야죠. 살려면 현실을 수용하고 그 속에서 내가 행복해져야 되듯이, 북한하고 통일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더 낫다면 북한과 어떻게 통일할 거냐 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우리가 찾아나가야 되는 것이지, 북한에 대해서 악쓰고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한편 ‘북한하고 안 살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통일에 대한 반대세력이라고들 얘기하지만 그게 꼭 통일에 반대하는 게 아니고 혐오가 있으니까 좀 거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함께 가는 것이 모든 면에서 유리하고 이익임을 알 수 있어요.nbspnbsp이런 면에는 저는 첫째, 우리 대한민국이 조금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민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만 잘 보호하고, 잘 발전시키면 된다’ 하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생각을 조금 넘어서서 북한까지 포함한 우리 민족 전체, 즉 ‘한민족을 발전시키고 보호해야 된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동아시아의 지역적 평화를 가져오고, 동아시아 전체의 이익을 가져와야겠다’고 하는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에 짧게 대답해서 질문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통일을 ‘통일이냐, 목숨이냐’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은 목숨을 걸고 했고, 민주화운동은 감옥 갈 각오를 하고 했지만 지금의 통일운동은 그렇게 목숨 걸고 할 일도 아니고, 감옥 갈 각오로 할 일도 아닙니다. 왜 그걸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통일은 우리의 자녀들, 손자들까지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안전과 비전을 가져오는 일이니까 아이들하고 손잡고 같이 이 문제를 풀어도 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과 이 문제를 왜 분리시켜서 ‘삶을 포기하고 통일운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내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 통일운동을 하는 건데요.nbspnbsp통일에 드는 비용은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철도든 도로든 건설해서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투자의 개념입니다. 투자는 돈이 많이 들면 빌려서 하면 되고, 빌릴 데가 없으면 천천히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것 역시 개념인식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nbspnbspnbsp꼭 경제적으로만 따져서 통일을 논하는 건 아니지만, 남북이 통일되면 시베리아 가스나 사할린의 석유 등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시베리아의 횡단철도를 통한 물류 혁명이 일어나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는데, 이 또한 개념인식을 잘못해서 비용만 계산하다보니 통일이 손해라고 여깁니다. 철도 놓는데 3조원 든다고 해서 이걸 통일비용으로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그 3조원을 투자하면 10년 안에 본전이 빠지고, 20년 안에 이익이 얼마 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돈은 외국으로부터도 얼마든지 투자받을 수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투자처를 못 찾아서 돌아다니는 유동자금이 엄청나게 많거든요.nbspnbsp이렇게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게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낙관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긍정성을 생각해야 해요.nbspnbsp방금 전 토론에서 ‘우리 사회를 먼저 좋은 사회로 만드느냐, 통일을 먼저 하느냐’는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그것도 선후의 문제는 아닙니다. 통일이 된다면 정체된 우리 사회에 ‘북한개발’이라는 하나의 성장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다면 지금 세계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하듯이 다음에는 북한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될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이렇게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있습니다.nbspnbsp또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로 가는데 드는 비용을 부자들에게 빼앗아 쓰려면 저항이 많겠지만 성장을 해 나가면서 빈부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간다면 그게 훨씬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고 이념적 대립도 극복하기 용이한 길입니다. 우리 사회를 그렇게 빈부격차가 줄어드는 사회로, 민주주의가 심화되는 사회로 만들어간다면, 이것은 또한 북한 주민들이 볼 때 남한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욕구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에 그것이 곧 통일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굳이 어떤 게 먼저고 어떤 게 나중이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 나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nbspnbspnbsp아까 질문한 질문자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 손잡고 생활해 가면서 통일운동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운동 한다고 해도 지금 정부와 충돌할 일도 없고, 벽돌 던질 일도 없잖아요. 통일운동의 핵심은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고, 그 정부를 구성하는 길은 투표만 잘하면 되는 것인데, 요즘 세상에 투표해서 감옥 갈 일은 없어요. 통일운동은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운동입니다. 다만 우리가 옆으로 확산을 시켜야 할 일 입니다.nbspnbsp그리고 수행이라는 게 앉아서 참선해야만 수행이 아니고, 부정적인 생각을 항상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니 통일의 희망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어가면서 운동을 하면 그것 자체가 수행인 것입니다. 참선하고 염불하고 절하는 건 다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바꾸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통일운동을 보살행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니까 통일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원효의 화쟁사상은 불교의 제 종파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회통한다는 철학적 의미도 있지만 통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삼국이 정치적으로는 통일됐으나 삼국의 사람들은 통일이 안 됐어요. 그것을 소위 ‘통일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야와 신라처럼 합의통일을 했다면 그런 부작용이 없었겠지만 무력으로 했기 때문에 같은 나라 안에서도 백제나 고구려 사람은 2등 국민, 거의 유민 수준의 취급을 받았어요. ‘그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 낼 것이냐?’ 하는 것이 원효가 통일 이후 10년간 한 활동의 내용입니다. 원효는 사물을 신라의 기득권층 입장에서 보지 않았어요. 다시 말해 기득권을 버리고, 신라를 넘어서서 백제나 고구려의 유민까지 포함한 입장에서 활동했습니다. 원효가 신라의 지배층에게서 외면당한 이유는 종교적으로 승려라는 기득권을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삼국 사람을 똑같이 보고 민중적 입장에서 활동했기 ?문이기도 합니다.nbspnbsp그래서 원효는 신라시대에는 전혀 복권이 안 되다가 사후 500년 뒤인 고려시대에 와서 대각국사 의천이 ‘원효가 위대한 분이다’라고 재발견함으로써 복권이 됩니다. 그러면서 ‘화쟁국사’라는 시호가 추존되고 비석도 세워졌어요. 원효가 활동하던 당대 신라 사회에서는 내쳐진 아웃사이더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원효가 민중으로 돌아가 활동했던 10년 동안 그는 백제와 고구려 백성들의 정체성 혼란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다시 말해 삼국통일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을 보냈습니다. 이 점을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통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통일을 위해서 노력하되, 또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통일 이후에 북한 주민들이 겪을 정신적인 고뇌, 열등의식 등을 통일 이후에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평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나왔지만, 통일 이후에 남한 사람들이 마치 지배세력이나 침략자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할 게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껴안는 자세로 갈 것인지를 우리 남한 사회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의 후유증은 굉장히 클 것입니다.nbspnbsp어떻게 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는 최대로 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가 통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통일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통일의 과정을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해요. 우리가 무력으로 북한을 통일한다면 첫째, 북한이 저항함으로써 엄청난 피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 통일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요. 세 번째,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중국과 대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일은 되더라도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는 될 수 있습니다.nbspnbspnbsp반면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을 한다면 첫째, 피해는 없고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의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고,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과 협력하여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는 길에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통일로만 끝낼 게 아니라 그 통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통일 이후에 우리 국가의 발전이 좌우되므로, 또 대한민국만의 발전이 아니라 이웃 나라들과 공동으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로서의 발전이 되도록 통일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또 그것이 오히려 통일의 쉬운 길이기도 합니다.nbspnbsp오늘 이렇게 발표해 주신 분들, 참가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nbspnbsp통일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아닌 합의에 의한 평화적 통일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전문가들과 청중들도 모두 스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nbspnbspnbsp특히 통일의 과정 속에서 북한 주민들이 갖게 될 정신적인 고통과 열등의식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에는 설문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컸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더 적극적인 공감을 보여주었습니다.nbspnbsp이렇게 심포지엄을 모두 마친 후 스님은 발표자 분들에게 찾아가 악수를 건네고 스님의 새책 ‘야단법석’을 선물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nbspnbspnbsp프레스센터를 나온 스님은 발표자 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서울 정토회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녁에도 손님이 찾아와 밤늦게 까지 미팅을 더 가진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아침 7시에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오전 10시 30분에 용인시청에서 용인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저녁 7시에는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과천 시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nbspnbsp※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8. 56,177 읽음 댓글 41개

2015.11.12 평화리더십 아카데미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갈등의 대한민국, 화합과 통합의 길 찾기’를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7시부터 평화재단에서 조찬 모임을 시작으로 10시 30분에는 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고, 12시에는 이비인후과에 들러 목을 치료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각종 미팅과 회의를 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nbspnbsp미팅과 회의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저녁 7시 30부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주었습니다. 평화리더십아카데미는 균형적인 사고와 리더십을 가진 한국 사회의 비전 그룹을 양성하고자 평화재단에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운영하고 있는 강좌입니다.nbspnbsp이번 13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는 지난 9월 17일에 입학식을 가진 후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명사들의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전체 12강 중 9번째 시간으로 법륜 스님이 강연을 해주는 날입니다. 스님은 갈등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화합과 통합의 길로 이끌수 있는지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열강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nbsp먼저 불교의 공사상, 원효의 십문화쟁론 등의 이론적인 큰 틀을 제시한 후 스님이 실제로 한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해결했던 구체적인 사례들을 이야기해 주면서 수강생들의 이목을 시종일관 집중시켰습니다.nbspnbsp우선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과 수원에 살고 있는 사람, 강릉에 살고 있는 사람은 각각 그 위치에 따라 서울로 가는 방법이 다르지만 서울로 향한다는 그 목표는 같다고 강조하면서 각기 서로 다른 주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명쾌한 설명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비슷한 예로 동산과 서산을 각각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특히 스님은 평소와는 달리 직접 보드 마카를 들고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아주 쉽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여기 산이 하나 있고 산 양쪽에 A와 B가 각각 살아요. A가 볼 때는 이 산이 자기 동네의 동쪽에 있으니까 동산이고, B가 볼 때는 서산이에요. 둘이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동산인지 서산인지를 두고 시비가 붙었어요. ‘야, 저게 어떻게 동산이냐? 서산이지.’ ‘야, 그게 어떻게 서산이냐? 동산이지’ 이렇게 싸우다가, 동네사람들한테 물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A가 자기 동네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도 동산이라 하고, B가 자기 동네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도 서산이라고 해요. 이번에는 역사책들을 봅니다. A의 동네에 전해 내려오는 일지를 100년 전 기록부터 다 살펴봐도 전부 동산이라고 써놨어요. B의 동네에 내려오는 일지에는 전부 서산이라 되어 있고요. 그래서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보자고 했어요. A가 자기 동네에서 살피니 분명히 해 뜨는 쪽이 맞습니다. ‘해 뜨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동산이다’라고 하면 B가 ‘무슨 소리야, 눈이 삐었냐? 산 쪽으로 해가 지는 걸 내가 똑똑히 봤다. 서산이다’라고 맞받아칩니다. 이렇게 아무리 대화를 해도 끝이 안 나요.nbspnbspnbsp이럴 때 문제를 해결하려면 A와 B가 모두 자기 동네에서 나와야 합니다. 자기 동네에서 나오면 A는 ‘어, 동산이 아니네’ 이렇게 되고 B는 ‘어, 서산이 아니네’ 이렇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 산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에요. 각자의 동네에서 그 인식이 동산 또는 서산이라고 인식된 거죠. ‘동’이라고 말하지만 동이 아니고, ‘서’라고 말하지만 서가 아닙니다. 이걸 ‘비동비서’라고 합니다. ‘동산이다,’ ‘서산이다’ 하는 것은 틀린 이야기, 즉 거짓이고, 이 산의 진실한 모습은 비동비서산이라는 것입니다. nbspnbspnbsp그런데 또 비동비서산이라고 정해버리면 동산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야, 동산이 아니라 비동비서산이야. 진리를 좀 알아야지’라고 하고, 서산이라는 사람에게도 ‘서산이 아니야. 비동비서산이야’라고 말합니다. 동산이라는 사람과 서산이라는 사람 둘이 싸울 때는 서로 말이 안 된다고 하면서도 그나마 통하는 구석이 있었지만, 비동비서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그 두 사람이 보기에는 진짜 미친놈이에요. ‘동산이면 동산이고 서산이면 서산이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라는 게 말이 되냐?’ nbspnbsp그러면 비동비서산이라고 하는 사람은 ‘너희는 못 깨달아서 그래. 깨달아 봐라. 비동비서지’ 이렇게 응수해요. 그러나 이것은 진실상이 아니에요. 이걸 법집이라고 합니다. ‘동산’과 ‘서산’ 사이에 갈등이 생기듯이 ‘진리’와 ‘진리 아닌 것’ 사이에 또 갈등이 생겨요.nbspnbsp진리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면 이 산의 이름, 즉 진리는 뭘까요? 누가 와서 ‘내가 어제 동산에 갔는데 말이야’ 이러면 진리를 아는 자는 ‘야, 그게 어떻게 동산이냐?’ 이렇게 얘기하지 않고 ‘아, 저 사람은 A 동네에서 온 사람이구나’ 이렇게 알아버리는 거에요. 누가 서산이라고 하면 ‘아, 저 사람은 B 동네에서 왔구나’ 이걸 알아버리는 거예요. ‘서울 가는 길은 동쪽이야’라고 하면 ‘아, 저 사람은 인천에서 왔구나’ 하고 알고, ‘아니야, 서쪽이야’ 하면 ‘저 사람은 강릉 사람이구나’ 이렇게 아는 거예요.nbspnbsp우리는 아집, 즉 자기의 집착으로 서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법집, 즉 진리라는 이름으로 갈등을 일으킵니다. 부부싸움은 하루저녁이면 해결되지만 법집으로 인한 종교전쟁은 천 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나요. 진리라는 집착을 하기 때문에 더 무서워요. 가르치기는 늘 평화를 가르치지만 하는 행동은 늘 싸우는데 그것도 아주 극렬하게 싸우죠. ‘너와 나’라고만 하면 상대를 비난하면서도 그렇다고 자기가 100퍼센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없는데, ‘나는 천사이고 너는 악마’라고 생각하면 상대를 털끝만큼도 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부한 사람들의 이념 논쟁이 더 풀기 어려운 겁니다. 좌파는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자기 이론에 집착하죠. 그래서 자꾸 갈등이 많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우파는 부패한다고 흔히들 말하죠. 그러나 이해관계를 따지니까 싸우다가도 자기 이해관계에 손실이 나면 금방 합쳐집니다. 이해를 갖고 싸우고 이해를 갖고 합칩니다. 그런데 진보는 이념적인 문제에 집착하기 때문에 합쳐지는 법은 거의 없고 점점 더 벌어집니다. 이해관계로 통합되지도 않고, 이념을 떠나기도 어려우니까요. 그런 데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nbsp스님의 동산과 서산, 비동비서산의 비유는 한국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통합해 갈 수 있는지를 아주 명쾌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수강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이어서 스님은 앞서 설명한 이런 원리를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천성산 고속철도 건설을 반대하며 100일 동안 단식을 했던 지율 스님과 정부의 갈등을 어떻게 중간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었는지, 등 스님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자 강연은 점점 더 흥미를 더해 갔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스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nbspnbsp마지막으로 스님은 우리 사회의 좌우 대립을 어떻게 통합할지, 남북 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스님의 생각을 들려주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무엇보다 갈등이 첨예할 때 어떻게 조율을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오늘 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좌우를 어떻게 통합할 거냐, 여야를 어떻게 통합할 거냐를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그건 여러분들이 하시면 돼요. 우리가 이런 관점을 딱 가지면 이쪽저쪽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조율을 하면 돼요. 그런데 조율이 안 되고 자기를 고집하면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없는 것은 서로 싸우도록 좀 놔둬야 합니다. 서로 싸우면 서로 손해가 나죠. 더 가지자고 싸웠는데 오히려 둘 다 손해가 나요. 그때가 되면 다시 말을 좀 듣습니다. 무조건 이론적으로 맞다 해서 말을 듣는 건 아니에요. 그걸 알고 상황과 시기를 잘 살펴야 합니다.nbspnbspnbsp이해관계 때문에 싸워도 감정이 좀 덜 상했을 때는 타협이 쉽고 합리적인 안을 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기 수습을 해야 해요. 그런데 격렬해지고 나면 타협이 불가능합니다. ‘찔러라, 찔러 너 죽고 나 죽자’ 이렇게 나오잖아요. 이념에 사로잡혀서 이해관계가 조정이 안 될 뿐더러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nbspnbsp그런데 그렇게 타협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또 조금 더 지나면 타협이 나옵니다. 지치고 서로에게 막대한 손실이 다가오니까요. 그럴 때 다시 조율하면 다시 또 길이 열리죠.nbspnbsp그러니 조율도 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 마치 예방을 하듯이 조기에 수습하는 게 하나의 방법입니다. 일단 불이 붙어서 수습이 어렵겠다면 좀 기다려야 해요. 격렬한 싸움 끝에 서로 상처를 입고서 누군가가 방법을 좀 강구해줬으면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다시 나서서 수습하는 게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런 것들을 여러분들이 익혀야 해요.nbspnbspnbsp부부관계도 회사일도 남북문제도 그렇습니다. 남북이 싸우는데, 여러분들은 남쪽에 서서 남쪽 말만 들으니까 저쪽이 문제 같죠? 저는 비교적 북쪽 말도 들어보고 내부 사정도 잘 아는 쪽이잖아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요. 여야도 마찬가지예요. 야당 사람만 만나고 다니면 모르지만, 여당 사람도 만나보면 자기들은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어요.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그것을 이해하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어떤 현실 안에서의 해결점을 모색해야 합니다.nbsp그럴려면 반드시 일정한 양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양보를 안 하려 하죠. 우리가 100을 얻으면 좋지만 갈등이 심해서 타협이 안 될 경우 100을 다 잃게 된다면 60 선에서 타협을 해야 해요. 그러면 야합을 했다는 둥 비판이 따르죠. 반대로 힘으로 절대 우위를 점유해서 이기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게 되면 나중에 상대편의 저항이 따르겠죠. 그게 안 된다면 ‘100프로 안 될 바에야 다 잃어도 좋다, 죽어도 좋다’ 해서 순교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러나 그것도 어렵다면 현실적으로는 타협을 해야 해요. 내 것을 다 포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타협을 할 때 우리는 1단계를 디뎌줘야 합니다. 예컨대 세월호 사고가 100퍼센트 다 명확히 해명되면 좋겠지만 이번 정부에서 100퍼센트는 불가능해요. 그러면 두 가지 길이 있어요. ‘그거 안 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 이렇게 나가는 길, 즉 순교하는 길이 하나 있어요. 다음은 현실적으로 이 정부에서는 60퍼센트까지만 진상을 밝히고 나머지 40퍼센트는 유보하는 거예요. 그리고 힘을 정권 교체에 모아야 하겠죠. 진상을 밝히는 게 목적이라면 그렇습니다. 이 정부에서는 안 밝혀지니까 힘을 모아 정권을 바꾼 뒤 다음 정부에서 100퍼센트 밝힌다, 이런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세월호를 두둔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를 든 것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우리는 항상 무모합니다. 힘 있는 자만 완승을 원하는 게 아니라 힘없는 자도 항상 완승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명분만 강하고 타협을 잘 못합니다. 이해관계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저기 나쁜 놈 딱지만 붙이지 말고, 상대방 처지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문제는 어느 정도 이해관계를 조율해서 좀 나누라는 거예요. 실리도 내가 챙기고 명분도 내가 챙기면 다른 사람은 어떡합니까? 명분을 내가 챙기면 실리를 좀 주고, 실리를 내가 챙기면 명분을 좀 줘서 타협을 해야 국민이 볼 때 통합하는 이미지가 생기죠. 그래서 나중에 그릇이 커지면 지금 나눠준 것보다 새로 얻는 게 훨씬 크잖아요.nbspnbsp북한 문제도 그래요. 좀 나눠줬다고 야단들이지만, 통일되면 새로 얻게 되는 것이 지금 나눠준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봐야 해요. 지금 나눠주는 것을 아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관점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부모들도 애들 요구를 윽박질러서 해결하려 들거나 ‘네 마음대로 해라, 난 모르겠다’ 하고 팽개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가만히 관찰해서 연구를 좀 해야 해요. 가만히 관찰해보고, 아이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행동양식도 좀 연구해봐서 조율을 해야 한단 말이에요. 우리의 삶이라는 건 상호충돌하는 것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의 문제예요. 그 조율이 곧 통합입니다.nbsp이런 관점에 선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문제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하듯이 초기에는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확대시켜서 감정을 유발시키고 손실을 키웁니다.nbspnbspnbsp노무현 대통령 때 결정한 세종시를 이명박 대통령 때 와서 뒤집었어요. 그런데 4대강은 국민의 반대가 훨씬 많고, 여야 합의도 안 되고, 예산도 확보가 안 됐는데 추진했어요. 세종시는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 때 공약을 했고,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화했고, 예산까지 편성한 사안인데도 잘못 결정했다며 중지시키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세종시 건설에 반대해요. 지금은 통일수도를 건설해야 할 때지 분단 수도를 건설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주적인 절차로 보면 세종시는 합법적이고 4대강은 합법적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합법적인 것을 엎어버리고 합법적이지 않은 것을 추진하면서도 그게 모순인 줄 모르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자기가 갑일 때는 갑만 생각하고 자기가 을을 때는 을만 생각하니까요. 우리 인생 자체가 이렇게 늘 갑이 되었다가 을이 되었다가 하며 상충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철학 강의가 됐네요. 하하.” nbspnbsp스님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 모두 큰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2시간 동안의 강연을 모두 마치고, 잠깐 시간이 남아 즉석 질문을 받았습니다.nbspnbsp앞자리에 앉아서 스님의 강연을 열심히 듣고 있던 한 분이 지금의 북한 사정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했고, 스님은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명확한 관점을 잡아 주었습니다.nbspnbspnbsp“우리가 북한 사정에 대해서 알려면 제약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2012년도에 강성대국을 발표한 걸 보면 핵도 보유한 것 같고, 자력으로 위성도 쏘아올리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과학 기술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국내 언론에서 접하지 못했던 정보들이 옳다면 우리가 민간 교류나 대북 지원을 할 때도 단순한 비료나 식량 지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지금 북한 사정이 과연 어떤지 여쭤봅니다.”nbsp“지금 이야기가 다 맞아요. 인공위성 쏘아올린 것도 맞고, 핵 실험한 것도 맞고, 굶어죽는 것도 맞고, 결핵약이 없어서 결핵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것도 맞고, 평양이 화려한 것도 맞고, 지방에 가면 아직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맞고, 총 포탄이 되어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는 사람이 있는 것도 맞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목숨 걸고 도망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맞습니다.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한 쪽으로 편향된 정보만 접하다보니 그 반대쪽 정보와는 정 반대 모습으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고 이렇게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합니다.nbspnbspnbsp북한은 기둥과 지붕은 제대로 서 있지만 살림이 하나도 없는 빈 집과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아주 멋있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살림이 하나도 없고 폐허가 되어 내일 망할지 모레 망할지 알 수 없는 집이에요. 그러나 멀리서 보면 남쪽이 먼저 망했으면 망했지 북쪽이 절대로 망할 리가 없어 보이는 아주 굳건한 건물입니다.nbspnbsp그런데 여러 대통령들이 자꾸 오판을 하는 이유는, 국정원에서 애초에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수집한 정보를 올릴 때 대통령의 기호에 맞는 정보 위주로 올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에요. 미국도 제가 가서 이야기해보면 그런 것 같아요. 다만 우리는 그 정도가 좀 심하죠. 편향된 정보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윗사람들은 북한이 곧 망한다는 확신을 갖게 돼요. 인도적 지원 문제만 해도 그래요. 정부와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을 원하는 편이라면 인도적 지원이 얼마나 긍정적 효과가 있고 북한 사회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변했는지에 대한 정보만 계속 올라갑니다. 위에서 인도적 지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지원한 식량이 군대로 가고 어디로 새어나가서 누구 배만 불렸다, 이런 정보만 계속 올라가요. 실제로 가서 보면 양쪽이 다 같이 있어요. 지원한 식량이 주민들이며 고아원에 전달되어서 눈물 뚝뚝 흘리며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새어나간 식량이 군대에 들어가거나 시장에서 몰래 팔려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보를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듣다 보면 편향이 생깁니다. 여러분들은 접근 경로가 제한되어 있겠지만 저만 하더라도 북한 정보를 어느 한쪽만 보지 않습니다.nbsp이렇게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북한에 좋은 점도 많아요. 그러나 비판받을 요소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처럼 물질주의가 지나치지 않은 건 장점입니다. 그러나 빈곤한 건 사실이에요. 굶어죽는 것도 사실이고요.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태다 보니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북한이 인민을 귀하게 여긴다는 주장은 이제 이론만 남았지 현실은 그렇지도 않아요.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nbspnbspnbsp‘북한’이라고 해서 다 같은 북한이 아닙니다. 국가로서의 북한은 UN에 가입된 국가로서 우리가 존중해줘야 하고, 정부로서의 북한은 완전 독재정부니까 우리가 비판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은 우리가 껴안아줘야 할 대상입니다. 그래서 ‘북한’이라고 할 때는 어느 북한을 말하는지 그 내용을 밝혀서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북한에 지원해주지 마라,’ ‘북한은 죽일 놈이다,’ ‘북한 불쌍하다,’ ‘북한 당당하다’ 이런 말 안에는 그런 다양한 요소들이 같이 들어가 있어요. 당당하다는 건 국가로서의 북한입니다. 사실 주권 국가로서는 우리보다 더 당당해요. 이렇게밖에 제가 말씀드릴 수 없네요.”nbsp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동안 북한의 어느 한쪽 측면만을 바라보고 전체를 판단했음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단 북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에 대해서도, 또는 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nbspnbsp스님의 강연을 듣다보면 이렇게 시야가 넓어지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포요하게 되고, 점점 더 사고가 유연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평화리더십아카데미 강연도 그러했습니다.nbspnbsp이렇게 열정적인 강연을 해 준 후 스님은 곧바로 서울을 출발해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내일과 모레는 시골에 머물며 새책 원고 집필 작업과 농사일을 할 계획입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진행 중입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13. 40,892 읽음 댓글 41개

2015.10.31 평화리더십아카데미 경주 워크샵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재단에서 주관하는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위해 경주 역사기행을 안내한 후 ‘통일코리아의 비전’에 대해 강연했습니다.nbspnbsp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아침 식사 후 새책 출간을 위한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경주로 출발하기 전 감을 따는 일을 했습니다. 내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 페스티발에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김제동씨가 참석하는데 두북에서 딴 감을 선물해 주기 위해 스님은 부쩍 정성을 기울였습니다.nbspnbspnbsp▲ 나무에서 방금 딴 감을 깨끗이 닦아 포장하고 있는 스님nbsp방금 나무에서 딴 감을 행주로 깨끗이 닦고 박스에 가지런히 담아 포장을 한 후 차에 싣고 경주로 출발했습니다.nbspnbsp10시 30분에 경주 법흥왕릉에 도착해 소나무 아래에 앉아 서울에서 출발해 경주로 내려오고 있는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수강생들을 기다렸습니다. 스님은 가만히 눈을 감고 햇살을 쬐며 “아이고, 가을 햇살이 얼마나 좋니?” 라며 지긋히 웃었습니다. nbspnbspnbsp11시가 되자 수강생들이 모두 도착하고 드디어 경주 역사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스님의 안내로 경주 역사기행을 함께하는 분들은 모두 15명입니다. 얼마전 정토회의 제1차 통일의병대회를 같은 코스로 진행했는데 그 때 참가자가 1500명이었음을 생각하면 10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스님은 1500명을 안내할 때와 똑같이 정성을 기울여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수강생들은 “스님께 개인 과외를 받는 것 같다”며 모두 기뻐했습니다.nbspnbsp▲ 법흥왕릉nbsp법흥왕릉 앞에서 삼배로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스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스님은 법흥왕의 가장 큰 업적은 개혁 개방 정책을 통한 신라와 가야의 합의 통일이었다고 하면서 이것이 지금의 남북 통일에 주는 교훈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보통 독일의 통일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님은 우리 역사 속에서도 배울 점이 정말 많다며 의미있는 몇가지 교훈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여기는 법흥왕릉입니다. 법흥왕은 신라와 가야를 통합한 왕이에요. 이곳에서 신라와 가야의 통합의 과정과 결과가 어땠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nbsp통합에는 무력통합과 합의통합이 있습니다. 신라의 보수 세력은 당연히 무력통합을 강력히 주장했겠지요. 가야의 강경세력도 끝까지 저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합리적인 사람들은 가야의 요구조건을 신라가 들어줘서 합의 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가야 쪽에서도 우리의 요구조건만 들어준다면 굳이 전쟁까지 할 필요 없이 합의해서 통합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점점 커졌어요.nbspnbspnbsp이렇게 양쪽의 강경세력은 반대하고 합리적인 세력은 합의를 주선하는 가운데 가야가 요구한 조건이 두 가지였어요. 첫째는 사상, 즉 가야의 신앙인 불교를 인정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니 불교 금지국가였던 신라가 통일 전에 먼저 불교를 공인해야 했습니다. 지금과 비유하자면 남한이 주도하는 통일을 하자고 하니까 북한에서 절대로 굴복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옛날에는 북한이 남한보다 세기도 했으니까요. 또 우리 보수세력 중에는 옛날 6.25 때나 그 동안의 갈등에 대한 보복을 하려 드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합리적인 사람은 북한을 포용해서 합의통일을 하자고 할 것입니다. 북쪽 내부에서도 굳이 이렇게 대립하지 말고 통합해서 같이 살자는 사람들이 있겠죠. 이런 가운데서 북쪽이 첫 번째 요구로 공산주의 활동을 허용하라고 한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공산주의 활동을 국가보안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부터 먼저 허용하라고 요구한 셈이에요.nbspnbsp그러니 신라 안에서는 불교 허용 여부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나이 많은 보수세력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고 젊은 세력은 불교를 허용하자고 해서 신라 내부에서 엄청난 갈등이 생겼어요. 그 갈등이 폭발한 사건이 이차돈의 순교입니다. 527년에 이차돈이 죽고 528년에 불교가 공인되면서 가야에게는 신라와 통합할 수 있는 길이 하나 열렸습니다.nbsp가야가 내건 두 번째 요구 조건은 가야의 지배층, 즉 왕족을 신라의 왕족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신분 보장을 해달라는 이야기죠. 보통 다른 나라를 통합하면 전쟁에 진 나라의 왕족과 귀족은 노예가 되잖습니까? 그런데 왕족은 왕족으로, 귀족은 귀족으로 똑같이 인정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남북 통일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북한의 사단장이나 장군 출신도 통일 한국의 군대에서 그에 준하는 지위를 갖도록 인정해달라는 거예요. 북한의 도지사라면 도지사 그대로 인정하고요. 그걸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일까요?nbspnbsp문제는 둘 다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 신라를 중심으로 해서 통일한다는 대전제였어요. 나라 이름을 ‘신라가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신라’라고 하고, 왕도 신라왕이 그대로 왕인 거예요. 신라가 되겠다는 조건으로 가야 측에서 이렇게 요구 조건을 내건 거예요. 오늘날 남북에 빗대어 말하면 나라 이름을 ‘조선대한민국’이라고 하거나 반반씩 섞은 연방제를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나라 이름을 통일하고 남한 중심의 통일을 하는 대신에 북쪽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북쪽에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고, 남한의 보수세력에서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 문제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합의를 한 거예요.nbspnbsp그래서 김수로왕의 후손이자 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은 이제 나라가 없어졌으니 왕은 아니지만 대신 신라의 공주와 결혼해서, 가야의 영역이였던 땅을 통치할 권한을 받았습니다. 일종의 특별시로 만들어서 그 통치권한을 줬습니다. 그리고 장손은 대대로 신라의 공주와 결혼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합의를 보고, 나머지도 다 신라의 귀족으로 받아들여줬어요.nbspnbspnbsp요즘 식으로 말하면 하나는 정치활동의 자유, 사상·이념의 자유를 준 것이고, 또 하나는 지배층의 신분을 보장해준 겁니다. 이렇게 전쟁 없이 합의통일을 하니까 가야인들이 신라에서 아무런 차별을 안 받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로 말하자면 통일국가에서 북한 출신이거나 과거에 북한에서 관리를 하거나 공산당 활동을 했다고 해서 차별하는 일 없이 모두 받아들인 셈입니다.”nbsp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사상의 자유와 지배층의 신분을 보장해준 신라의 포용 정책과 지금의 남한 지도층이 갖고 있는 포용성이 너무나 비교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신라와 가야의 합의 통일로 인해 신라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성장했는지도 설명해 주었는데, 현재 남한의 지도층이 이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지 반문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nbspnbsp그리고 스님은 삼국통일을 세가지 시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고 하면서 150년에 걸친 삼국 통일 과정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신라와 가야의 합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처럼 지금의 남북 통일이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첫발이 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bspnbsp“신라 시대를 크게 셋으로 나누면 부족국가 시대, 삼국 통일을 이루어가는 시기, 통일 이후의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통일을 이루어가는 시기를 다시 셋으로 나누면 법흥왕과 진흥왕의 기초를 닦기 시기, 진지왕과 진평왕을 거치며 통일로 나아가는 험난한 시기, 선덕여왕에서 진덕여왕을 거쳐 무열왕, 문무왕까지 이어지는 통일의 시기입니다. 이 세 시기가 각기 50년 정도씩 됩니다. 다시 말하면 동쪽에 치우친 작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까지 150년이 걸렸는데, 그 150년을 다시 나누어 첫 번째 50년은 신라가 부흥하는 시기, 두 번째 50년은 그 성장한 신라를 유지시키는 시기, 세 번째는 그걸 기반으로 삼국을 통일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우리가 여기서 공부할 것은 첫 번째 시기입니다. 나중에 삼국 통일의 시기에는 외교 문제도 있고 군사작전을 갖고 무력 통일을 하다 보니 통일의 부작용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신라의 삼국 통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평가와 비판들이 있습니다.nbspnbsp그러나 신라와 가야의 통합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신라와 가야의 통합과정이야말로 우리가 남북통일에 실제로 참고해야 할 사항입니다. 삼국통일은 그냥 통일로만 끝났잖아요. 그런데 신라와 가야의 통합은 두 나라의 합병이 합병으로 그치지 않고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nbspnbspnbsp그것처럼 남북 통일을 통일로만 끝낼 것이냐, 통일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고 세계 문명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긴 프로젝트의 일부로 통일을 볼 것이냐의 문제예요. 이렇게 크게 보고 통일을 그 1단계라 생각한다면 우리가 북한에 양보를 좀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딱 ‘통일’이라는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왜 양보를 해야 되느냐고 하게 됩니다. 우리의 통일도 신라와 가야의 통합에서 참고를 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바쁜 중에 여기까지 온 거예요.”nbsp동아시아 공동체와 세계 문명의 주역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나서 다시 남북의 통일 문제를 바라보니 북한에 대한 포용적 자세도 더 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사기행의 첫 코스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니 모두들 한껏 설레여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nbspnbspnbsp법흥왕릉을 내려와 다음은 태종무열왕릉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참가자 중 한 명이 “신라의 삼국통일도 150년이라는 기나긴 과정이 있었는데 우리는 지금의 남북 통일을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스님은 “지금 우리도 벌써 분단 70년의 통일 과정을 겪고 있지 않느냐”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nbspnbsp태종무열왕릉에 들어서서는 제일 먼저 비석의 머릿돌과 받침돌만 남아 있고 몸돌은 없어진 태종무열왕릉비를 살펴보았습니다. 받침돌에 조각된 돌 거북은 목을 높이 쳐들고 발을 기운차게 뻗으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신라의 진취적인 기상을 잘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nbspnbsp▲ 태종무열왕릉비nbsp다함께 태종무열왕릉을 참배한 후 이어서 스님은 태종무열왕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왕위에 즉위하게 되었는지 또 신라의 삼국 통일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돌궐, 고구려, 백제, 왜가 종적으로 동맹관계가 되면서 신라는 완전히 고립되어버렸어요. 북쪽에는 고구려, 서쪽에는 백제, 남동쪽에는 왜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신라는 영토가 넓어졌지만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던 겁니다. 덩치 불리기에 급급해서 기업 합병을 잘못하면 망하는 것처럼, 나라가 망할 위기에 놓였어요.nbspnbspnbsp이걸 극복하려고 신라가 중국으로 간 거예요. 마침 그 때 중국에서는 수나라가 전국을 통일했으니 수에 조공을 바치는 신하의 나라가 되기로 하고 도움을 청한 거예요. 그래서 수에 가서 ‘고구려더러 신라 치지 말라고 해다오’ 그러니까 수가 ‘그래, 해주마’ 하고 고구려에 신라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고구려가 말을 안 들었어요. 요즘 대통령이 계속 중국 가서 북한에 압력 넣어 달라 해도 북한에서 말 안 듣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서 천하를 통일한 수나라가 기분이 나빠서 고구려를 침공한 거예요. 1차, 2차, 3차, 4차 침공을 연달아 실패해서 나중에는 113만 대군을 끌고 갔지만 을지문덕에게 패하고 결국 수나라가 망해버렸어요. 그걸 계승한 게 당나라예요.nbspnbspnbsp신라가 이번에는 또 당나라한테 가서 부탁했어요. 그래서 당나라가 고구려한테 ‘좀 가만히 있어라’ 이랬는데 고구려는 또 말을 안 들어요. 그래서 당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한 것이 소위 고당전쟁입니다. 이런 전쟁들이 사실은 모두 신라와 관계가 있습니다. 신라가 처음부터 수나라며 당나라에 부탁하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나라가 위기에 처하니까 어쩔 수 없이 부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때 이 외교를 주로 한 사람이 태종무열왕이 된 김춘추입니다.”nbsp이 외에도 주로 외교를 담당했던 김춘추의 역할을 스님은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을 어떻게 설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통일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는데 김춘추의 이런 외교적 역할 속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태종무열왕릉의 뒤에 연이어 4개의 큰 무덤이 있었는데, 이 무덤들은 아직 누구의 무덤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선도산 기슭으로 올라갔습니다. 선도산 기슭에는 진지왕과 진흥왕의 무덤이 있었습니다.nbspnbsp▲ 진지왕릉nbsp진지왕은 태종무열왕의 할아버지인데 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인 미실 공주의 음모에 의해 4년 만에 폐위가 된 왕입니다. 이런 사실로 태종무열왕은 왕위에 오르는데 많은 제약이 따랐죠. 그리고 진흥왕은 법흥왕의 업적을 이어서 신라의 영토를 광범위하게 확장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죠. 참가자들은 각각을 참배한 후 김춘추와 김유신이 어떻게 결혼 동맹을 맺게 되었는지 재미있는 에피스도를 들으며 주차장으로 걸어내려 왔습니다.nbspnbspnbsp이어서 김유신장군묘를 참배하고 김유신 장군에 얽힌 설화와 삼국 통일에 기여한 김유신 장군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후 황룡사지로 이동했습니다.nbspnbsp동양 최대의 9층 목탑이 있었던 자리인 황룡사지는 지금 현재 허허벌판만 남아 있는 곳입니다. 황룡사 9층 목탑은 몽고란 때 불에 타서 소실되었지만 지금으로 치면 아파트 25층 높이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탑이였습니다.nbspnbsp▲ 황룡사지nbsp스님은 왜 신라의 선덕여왕이 이런 어마어마한 탑을 쌓을 생각을 했는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자장율사가 중국에 유학을 와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어떤 신선이 나타났어요. ‘우리나라가 늘 침공을 받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라고 하니 그 신선이 하는 말이 ‘너희 나라 왕은 지혜는 있으나 여자라서 덕이 없다. 위용을 갖추려면 황룡사에 9층탑을 쌓아 그 탑의 위용으로 외세를 진압해라‘ 이렇게 알려주었어요. 기록을 보면 1층은 왜, 2층은 거란, 3층은 여진, 이런 식으로 각 층에 해당하는 나라 이름이 죽 나옵니다. 황룡사 9층탑은 부처님을 위해 지은 탑이 아니라, 불보살의 힘을 빌어 신라 주변의 아홉 나라의 적을 방어하고 나라를 지키고자 세운 탑입니다. 이런 것을 호국사찰이라고 하죠.nbspnbspnbsp그런데 탑을 지으려 하니 당시 신라의 기술로는 이 정도로 큰 규모의 탑을 지을 수 없어서 백제에 기술자를 청했어요. 그래서 아비지 등 200명의 백제 기술자들이 와서 탑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목탑 세우는 과정은 9층짜리 건물을 세우는 것과 비슷해요. 대들보를 올리려 할 때, 아비지가 백제가 망하는 꿈을 꿨어요. 그래서 공사를 마무리할 마음이 나지 않아 미루고 있으니까 자장율사가 신인을 데려와서 밤에 대들보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nbspnbsp이처럼 황룡사 9층탑은 선덕여왕 때 신라가 통일을 발원한 탑입니다. 이때는 아직 통일이 되는 시기는 아니에요. 선덕여왕 때 통일을 발원했고, 선덕여왕이 죽고 30년 뒤에 통일이 되었습니다.”nbsp황룡사지에서는 선덕여왕 때처럼 통일 발원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씀에 참가자들도 9층탑 자리를 거닐며 간절히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해 보았습니다.nbspnbspnbsp다음은 황룡사지를 빠져나와 들판 사이에 난 오솔길을 따라 능지탑과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가 있는 낭산으로 향했습니다. 황룡사지를 걸어나오며 스님은 “다들 배고프죠?” 하면서 경주 황남빵을 2개씩 나눠주었습니다.nbspnbspnbsp방금 갓 만들어서 따끈따끈한 황남빵을 입으로 호호 불어 먹으며 참가자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nbspnbsp낭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들판 곳곳에 추수를 마치고 가지런히 볏짚을 놓인 모습과 청명한 가을 하늘, 선선한 바람, 맨드라미 꽃,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등 가을의 정취가 완연했습니다.nbspnbspnbsp황복사지 삼층탑을 지나 능지탑에 도착한 스님은 이어서 능지탑이 있는 ‘배반’이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와 문무왕의 호국정신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이 동네 이름이 ‘배반’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삼국통일을 완성한 문무대왕이 자기가 죽은 뒤를 생각해보니 고구려도 멸망했고, 백제도 멸망했고, 당나라와는 화친을 했으니 이제 신라의 적이 딱 한 나라 남았어요. 바다 건너 왜가 있었습니다. 왜는 신라와는 원래 앙숙이었어요. 왜는 처음에는 가야의 일부였다가, 다음에는 백제의 일부였다가, 백제가 고구려와 동맹을 맺으니까 고구려하고 사이는 좋아졌는데 신라와는 늘 갈등이 많았습니다. 문무대왕이 보기에 나라에 위험이 되는 외적이 있다면 이제 왜 뿐이니까, 자기가 죽어서 동해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보호하겠다고 했습니다.nbspnbsp▲ 능지탑nbsp신라는 당나라와 싸울 때 사천왕사에서 신에게 기도해서 침공을 막았어요. 서해바다의 용이 폭풍을 일으켜 당나라 군선을 침몰시켰다고 해요. 그러니 문무대왕의 입장에서는 그 용에 대한 신앙이 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무대왕이 죽어서 동해바다의 용이 되겠다 하니 어떤 스님이 ‘아무리 그래도 축생이 아니냐’며 만류했어요. 그러자 ‘나라만 지킬 수 있다면 내가 축생이 된들 어떠리’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게 신라 지도자들의 호국정신이었습니다. 그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이 있는데 혹시 아세요? 김구 선생입니다. ‘나라만 독립된다면 내가 수위가 된들 어떠리’ 라고 했어요. 문무대왕은 자기를 화장해서 동해바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여기가 문무대왕을 화장한 자리입니다.nbspnbsp여기에 탑이 있으니까 불교 신자는 부처님을 생각하며 절을 하고,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문무대왕의 은혜를 생각하며 절을 했습니다. 이렇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다 한 번씩 절을 하다 보니 동네 이름이 ‘절하는 곳’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어요. 옛날에는 배반리, 요즘은 배반동입니다.”nbsp죽어서도 백성을 편안케 하고자 했던 문무왕의 마음을 가만히 느껴보며 지금 우리는 얼마나 고통받는 서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있는지 되돌아 보았습니다.nbspnbsp그리고 스님은 이곳 능지탑이 어떻게 복원이 되었는지 은사 스님인 도문 큰스님의 노력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이곳은 원래 폐허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 은사 스님이신 도문 큰스님이 구입해서 복원을 해서 시청에 기증을 했어요. 복원하는 비용까지 다 큰스님이 부담했어요. 지금은 정부가 다 복원을 하지만 그 때만 해도 정부가 돈이 없었을 때이니까요.”nbspnbsp참가자들은 민간인이 사비를 들여서 이곳을 복원했다는 사실에 모두 감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nbspnbsp능지탑을 지나 시원한 솔숲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니 솔숲 한 가운데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선덕여왕릉에 도착했습니다.nbspnbspnbsp선덕여왕릉을 참배한 후 스님은 선덕여왕이 재위하던 시기는 국난의 시기였다고 하면서 위기가 곧 기회임을 강조한 후 남북 통일도 지금이 곧 위기이자 기회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nbspnbsp“첨성대도 선덕여왕이 세웠고, 분황사도 선덕여왕 때 지었고, 황룡사 9층탑도 선덕여왕이 지었어요. 삼국통일을 발원하는 9층탑을 선덕여왕 때 지었다는 것은 하나는 국난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국난 위기의 극복을 곧 통일의 길로 삼고자 했던 의미가 있습니다.nbspnbsp▲ 선덕여왕릉nbsp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우리는 영구분단의 위기에 놓인 동시에 통일의 기회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세력 판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세력 판도가 고정되어 있을 때는 현상 변경을 못 합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세력 판도가 바뀌잖아요. 이건 사실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고정되어 있던 판이 흔들리니까요.nbsp지금은 미국 중심의 세계에서 미중의 G2 시대로 바뀌고 있잖아요. 이 세력 교체기를 이용해서 우리가 통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영구 분단으로 가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기회와 위기는 같이 옵니다.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되고, 위기를 잘 극복하면 기회가 됩니다. 예컨대 자본주의의 위기였던 70년대 오일 쇼크를 잘 극복하면서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사회주의가 몰락했어요. 사회주의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서 기회를 잃어버렸어요.nbspnbsp이렇게 한쪽은 위기, 한쪽은 기회가 도래하고 있는데 현재의 정치인들이나 상황을 보면 기회를 놓치고 위기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노력해도 제가 보기에는 힘들 것 같아요. 그러면 안 하면 되지 않느냐? 그건 아니에요. 안 될 확률이 높을 뿐이지, 될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요. nbspnbspnbsp인생이란 것은 10퍼센트의 확률이라도 있으면 도전하는 거예요. 뒤집기를 하면 앞으로 나아가고, 뒤집기를 못하면 과보를 받겠죠. 그런데 이렇게 수가 작아서 뭐가 되겠어요? 500명이 와도 될까 말까인데요. 그러니 오늘 참가한 여러분들은 한 명당 백 명을 맡았다고 생각해야 해요.” nbspnbsp일당 100명씩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특히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면서 10라도 확률이 있다면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nbspnbsp선덕여왕과 관련된 신비스러운 3가지 설화와 선덕여왕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후 산을 내려왔습니다. 오후 3시 20분이 되어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답사 장소인 사천왕사지에 도착했습니다. 한낮의 따뜻한 햇살이 산 너머로 뉘엿 뉘엿 그 모습을 숨기고 싸늘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nbspnbsp▲ 사천왕사지nbsp사천왕사에서 당시에 문두루 비법을 행했다고 하는 터에 건물지에 서서 스님은 사천왕사지에서는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지, 통일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내어야 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nbspnbsp“나당 전쟁이 시작되면서 당나라가 침공해 온다고 의상이 신라에 알려주자 신라 조정에는 난리가 났어요. 지금 미국이 최신 무기와 20만 미군을 동원해 한국을 침공한다면 우리 군인이 60만이라도 당해 낼까요? 턱도 없어요. 그러니 ‘미리 항복해야 한다, 사신을 보내 사죄를 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아니다, 우리는 잘못이 없다. 약속을 안 지킨 건 당나라이니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사람들로 내부가 완전히 분열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무대왕이 ‘싸우자’라고 결론을 내렸어요.nbspnbsp그런데 당나라와 싸우기로 결정하고 의견을 물어보니,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으니 신불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신통력을 행하는, 일종의 밀교 계통 불교인 유가승의 대가인 명랑법사가 이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명랑법사가 말하길, 신유림에 절을 짓고 여기서 문두루 비법을 행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왕이 명령을 내려 이곳에 절을 짓도록 했습니다.nbspnbsp그래서 이곳 사천왕사는 최대의 호국사찰입니다. 종교를 떠나서 이것의 의미를 오늘에 살린다면, 앞으로 통일을 하려면 황룡사 9층탑을 쌓아서 통일을 발원해야 하고, 통일 중에 생길 분란을 잠재우려면 사천왕사를 복원해서 여기서 기도를 해야 합니다.nbspnbsp앞으로 중국과 싸울지 미국과 싸울지 일본과 싸울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안 싸우는 게 좋잖아요. 그래서 지난번에 정토회 통일의병들은 황룡사지에서 통일을 발원하고 여기 사천왕사지에 와서 미래의 갈등을 대비한 통일 기도를 했어요. 종교적으로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그런 발원을 한 겁니다. 이런 마음을 우리가 모아내야 합니다.”nbsp통일 이후에 생길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하나로 모아내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며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간절한 발원을 하며 사천왕사를 걸어나왔습니다.nbspnbspnbsp사천왕사지 앞에는 비석을 세웠던 거북이 모양의 받침돌 두 개가 도로가에 횡그러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발가락의 모양이 마치 살아있는 거북이처럼 보일 정도로 정교하게 잘 조각되어 있었지만 거북이의 머리는 덩그러니 잘려나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일제 시대 때 민족 정기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훼손이 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nbspnbspnbsp스님은 “학창 시절에 이 받침돌을 보호하려고 리어카를 가져와서 옮기려고 하고, 별짓을 다했는데 너무 무거워서 꼼짝도 안 했다”고 하면서 당시 문화재의 보존을 위한 마음이 어떠했는지 이야기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도로가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nbspnbsp이렇게 경주역사기행을 모두 마치고 나서 곧바로 저녁 강연이 열리는 보문단지 내 코롱 호텔로 향했습니다. 오후 6시 45분부터는 ‘신라의 삼국 통일로 본 통일코리아의 비전’을 주제로 특강 시간을 가졌습니다.nbspnbsp▲ 저녁 특강nbsp스님은 먼저 오늘 하루 종일 역사기행을 하며 이야기 나눈 신라의 삼국 통일 과정에 대해 개괄적으로 정리해 주면서 과연 지금 남북이 신라와 가야의 합의 통일처럼 평화적 통일을 하게 되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기조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통일을 위해서는 국민이 통일 의병으로 나서야 한다고 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통일은 남한이 중심이 되어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또한 통일은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서 동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에서 동의할 때까지 5년이 걸리면 5년, 10년이 걸리면 10년, 20년이 걸리면 20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중국을 보세요. 대만과 아직 통일을 안 하고 nbsp‘너 좋을 때 해라.’ 이렇게 내버려 두지만 경제는 신속하게 통합을 해요. 그것처럼 북한 인민들이 빨리 생존권이 확보되려면, 그리고 남한 경제가 성장 동력을 가지려면 이렇게 경제는 신속하게 통합해서 북한 개발 정책으로 나가야 됩니다. 그리고 남북이 통일이 되어야 미중의 경쟁 구도에서 우리가 중심을 잡을 수가 있어요. 아니면 우리가 미중의 하위 변수로 전락해서 우리가 서로 갈등하게 됩니다.nbspnbspnbsp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니, 야니, 진보니, 보수니, 경상도니, 전라도니 이런 지나간 프레임은 내려놓고 ‘대한민국이 살 길은 통일인데 누가 평화적으로 통일을 할거냐.’를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미국을 설득해 내야 되고, 둘째, 북한을 포용해내야 되는데 이게 핵심 키입니다. 이렇게 해서 통일을 국가의 최대 목표로 추진할 사람과 정체세력을 지지해줘야 합니다. ‘누구라도 좋다, 어떤 정당이든 좋다. 누가 통일을 국가의 최대 목표로 추진할 거냐’ 이렇게 해야 합니다.nbspnbsp이제는 국민들이 딱 힘을 가지고 정치인들을 끝까지 경쟁 붙여서 ‘누구든지 우리의 지지를 받으려면 통일 정책을 이렇게 해라. 제일 근접한 사람을 찍어주겠다.’ 이렇게 해서 임박할 때까지 밀고 가서 양쪽이 그 비슷비슷하게 오도록 하면 누가 되든 상관이 없잖아요. 그리고 그 이후에도 국민운동을 계속 추동을 해야 되요. 통일하겠다고 해놓고 안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요.nbspnbsp이렇게 할 수 있으면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이렇게 할 수가 없으면 통일의 기회를 놓치고 대한민국이 이 정도 선에서 위기로 넘어간다, 이렇게 보시면 되요. 왜냐하면 지금 정치인들 중에는 그렇게 할 사람이 없어요.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국민 밖에 없어요. 정치인 한 두 명 설득해서 될 것 같으면 왜 이렇게 15명 데려다 놓고 이렇게 하루종일 이야기하고 있겠어요?nbspnbspnbsp그런데 여러분들이 딱 마음을 내서 일당백으로 하면 기회가 옵니다. 세상이라는 건 늘 안 될 때는 이래서 안된다 하지만 되고 나면 어때요. ‘아. 그래서 됐다.’ 이러거든요. 문제는 누가 이렇게 되도록 하느냐, 이게 핵심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난 교사인데, 난 생활인인데, 사업하는데 왜 나보고 그런 일을 하라고 하냐?’ 이래서 ‘의병’이라는 이름을 붙인 거예요. 의병은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앞장서서 나라를 구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nbsp왜 지금 의병 운동이 일어나야 하는지 모두들 스님의 말씀에 공감을 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국민 밖에 없다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를 들으니 왜 스님이 정치 지도자가 아닌 아카데미 수강생 15명을 위해서도 이렇게 정성을 다해 강연을 해주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nbspnbsp이렇게 기조 강연을 마치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어서 두 명의 질문만 추가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통일된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통일을 만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변을 하며 강연을 마무리해 주었습니다.nbspnbsp“우선 남북이 통합경제를 하면 남한만 이익인 게 아니라 북한도 이익이에요. 다시 말하면 북한 개발을 하면 고급 노동력은 남한에서 들어갈 거 아니에요. 그러니 청년들의 일자리와 괜찮은 일자리가 확 늘어나겠지요. 그러면 일반 노동은 북한 사람들이 하게 될테니까 값싼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어날 거 아니에요. 그럼 북한 주민들도 살아나게 되고 우리도 또 청년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 개발은 남북 상간의 이익이에요.nbspnbspnbsp과거에는 세계의 생산 공장 기지가 한국이었잖아요. 그러다가 지금 중국으로 옮겨 갔는데, 이것을 인도로 가져갈려고 지금 모디 총리가 굉장히 노력하잖아요. 그것처럼 북한도 중요한 중저가 상품 생산 기지가 될 수 있어요. 만약에 한국의 자본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하면 한국은 굉장한 생산 시설 기반을 구축할 수 있어요. 독일이 유럽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생산 시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통일은 남북에게 상호 상승효과를 가져와요.nbspnbsp그런데 남한이 만약 북한을 밀어부쳐서 통일을 하게 되면 중국과 적대 관계가 될 거 아니에요? 그러나 합의 통일하면 통일 된 국가가 중국과도 적대관계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통일 된 한국이 중심이 되어서 일본과 중국을 연결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우리가 주선 할 수가 있어요.nbsp소위 말해서 동아시아 공동체,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환동해 경제권을 형성할 수가 있어요. 일본, 남북한, 동북3성, 연해주, 이렇게 합쳐지면 땅은 유럽만큼 크고 인구는 34억 정도 됩니다. 동북3성이 인구가 1억이 훨씬 넘거든요. 일본이 1억 3천, 한국이 남북한 합하면 7천만이 넘잖아요. 연해주까지 하면 3억이 넘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이것은 유럽 공동체 만한 규모가 형성이 되는 것이고, 중국까지 합하면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은 통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통일은 1단계이고 그 다음은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가 되면 세계 최고의 경제권이 될 뿐만 아니라 협력하는 구조가 되면 창조적인 문명이 나오게 되는 거예요. 저는 창조성에 있어서 한국이 좀 노력하면 일본과 중국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 이렇게 봐요.nbspnbsp즉, 우리가 비젼을 그려본다면 21세기 말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옮겨 올수 있다는 거에요. 중국하고 결합해서 양을 키우고 그 핵심은 일본과 한국의 기술력과 민주주의, 이런 것이 되겠죠. 그렇게 문명의 꽃을 피우려면 민주주의도 발전해야 하고, 인권도 신장되어야 하고, 여성차별 문제도 해결되어야 하고 전 세계가 우러러 볼만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되잖아요. 한국이 그렇게 하면 중국은 따라합니다. 경제 개발도 한국이 경제 성장 하는 걸 보고 중국이 받아들인 거예요. ‘한국도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해.’ 이러거든요. 그렇게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면 ‘한국도 하는데 왜 우리는 왜 못해’ 전부 이렇게 될 수가 있어요. 이게 영향력이에요. 그래서 한국의 발전은 중국을 견인 시키는데 굉장히 좋아요.nbspnbsp그런데 한국이 혼자서 중국을 상대하기는 힘들어요. 중국이 성장하면 한국은 고목 나무의 매미가 됩니다. 일본하고 협력을 해야 그래도 중국에 대항해서 고목 나무의 매미는 안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일본하고 한국은 문명사적으로 보면 같은 동북아 문명권이잖아요. 동아시아에는 중국 문명권과 동북아 문명권 이 두 개가 있어요. 동북아 문명의 창조자가 우리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협력하는 게 필요해요. 100년을 그려보면 아주 그림이 좋아요. 그런데 이것은 통일 없이는 불가능해요.nbspnbspnbsp그래서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그림을 가지고 한 세대를 노력해볼만 하잖아요. 우리 선배들이 그 가난한 나라를 산업화로 일궈놓았고, 또 우리 선배들이 감옥가면서 민주화를 해놓았잖아요. 이걸 딛고 우리는 통일을 이루면서 정치도 개선을 하고 다당제로 전환을 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 분권도 하고 경제 민주화도 하고 복지 시스템도 마련하고 남북한 통합도 할 수 있는 겁니다.nbspnbsp남북한이 통일되면 노벨 평화상은 이미 따 놓은 거예요. 통일이 되면 이산가족의 아픔이라든지 이런 게 소설로 나오면 노벨 문학상도 이미 따 놓은 거예요. 세계인들에게 한국이 더 이상 ‘굶어죽는다, 싸운다, 독재다.’ 이런 이미지로 남으면 안 돼요. 우리가 코리아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데 지금은 북한 때문에 코리아 브랜드를 키우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인도의 시골에 가도 ‘전쟁 한다는데 어떻게 되요? 굶어 죽는다는데 어떻게 되요? 미사일, 핵실험 어떻게 되요?’ 이런 걸 묻거든요. 그런데 통일이 되면 코리아 브랜드가 굉장히 올라갑니다.nbspnbsp독일 브랜드는 어떤 특정 제품 선전을 안 하잖아요. 독일제라고 하면 그냥 다 좋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삼성이나 현대는 자기 브랜드를 갖고 세계화를 하지만 중소기업은 자기 브랜드를 갖고 세계화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통일을 해서 코리아 브랜드로도 ‘뭐든지 한국 거는 다 좋다.’ 이렇게 되도록 해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도 살아날 수가 있어요. 현재 한국의 시스템에서는 대기업을 다 없애버리고 중소기업만 육성할 수도 없잖아요. 대기업이 이미 국가를 다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걸 갖고 싸우지 말고 우리가 통일을 통해서 더 많은 영역의 중소기업이 살아나도록 하고, 북한에는 이런 대기업 방식으로 안하도록 만들면 균형을 좀 잡을 수 있겠지요.nbspnbsp그리고 또 우리가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통일하기가 쉬워요. 왜 그럴까요? 북한 주민들이 생각할 때 남한에 사는 사람도 가난하면 굶어죽는다고 하면 통일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잖아요. 그런데 복지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 북한 주민들도 ‘거기 가서 사는 게 낫겠다.’ 이렇게 될 거 아니에요. 이렇게 통일의 유인 효과가 굉장히 커져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통일 비용과 복지 비용을 계속 저울질 하면서 통일이 되면 복지를 못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복지를 하는 게 통일의 상승효과를 가져오고, 통일을 하는 게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복지에 재정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것은 상반된 게 아닙니다.nbspnbspnbsp통일 비용을 자꾸 얘기 하는 사람들은 통일 하지 말자는 이미지를 우리에게 심으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통일은 북한 사람들만 좋은 게 아니에요. 남한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통일 이미지는 ‘같은 민족이니까 같이 살아야 된다.’ 이런 인식을 자꾸 주니까 젊은이들이 ‘왜 꼭 같이 살아야 되나’ 이런 반론이 자꾸 제기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옛날 얘기는 좀 내려놓아야 해요. 그런데 또 요즘 반론은 그래요. ‘왜 통일을 자꾸 경제적으로만 계산하나.’ 그 말도 맞아요. 그런데 우리가 젊은이들을 설득하려면 통일은 경제 외적인 이익이 많지만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는 걸 설명을 해야 되는 거예요. 이산가족의 아픔, 과거사의 청산, 이런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경제적으로 손실이라고 해도 통일을 해야 되지만 경제적으로도 결코 손해가 아닌 이익이다.’ 이걸 우리가 안다면 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nbspnbspnbsp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절로 가슴이 두근 두근 뛰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하루 종일 신라와 가야의 합의통일에서 지금의 분단 현실, 그리고 통일 한국의 비전, 더 나아가 동아시아 공동체와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되는 것까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방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nbspnbsp콩닥 콩닥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nbspnbspnbsp강연을 마친 후 스님은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밤 10시에 경주를 출발한 스님은 12시에 다 되어 문경에 도착해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내일은 새벽 6시부터 문경 정토수련원 대수련장에서 전국에서 모인 경전반 저녁부 수강생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3시간 동안 해준 후, 아침 10시에는 전국 불교대학과 경전반 저녁부 담당자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2시간 해준 후,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청춘콘서트, 행복의 나라 페스트발’에 참가해 김제동씨와 함께 청춘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강연을 해줄 예정입니다.nbsp ※ 법륜 스님과 함께 하는 인도 성지순례 참가자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인도의 10대 성지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그 감흥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래 배너에서 직접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nbsp

2015.11.01. 40,969 읽음 댓글 30개

2015.10.29 울산 통일의병 강연

nbsp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울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nbspnbsp어제 제주 시민들을 위해 오전과 저녁 두 번의 강의를 마친 후 제주도에서 하룻밤을 지낸 스님은 오전에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을 산책했습니다.nbspnbsp▲ 한라산nbsp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한라산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데, 온대, 난대, 한대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된 울창한 삼나무림과 해송림, 천연림 등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 편안하게 자연의 향기와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nbspnbsp▲ 붉은오름 자연휴양림nbsp스님은 매일 이어지는 빡빡한 강연 일정 속에서 시원한 녹음을 만끽하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지냈습니다. 해맞이 숲길을 걸은 후 잠시 정자에 앉아 보온병에 챙겨 온 차를 한잔 마셨는데, 스님은 갑자기 주어진 여유 시간이 어색했는지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 정자에 앉아 잡담을 떨 수 있는 시간도 생기다니...” 하며 함박 웃음을 보였습니다.nbspnbspnbspnbsp상잣성 숲길을 내려와 어제 강연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던 강재연 제주정토회 총무님 부부에게 새책 ‘야단법석’ 책을 선물하며 악수를 건네고 격려를 해준 후 공항으로 향했습니다.nbspnbsp▲ 도로를 달리다보면 곳곳에 보이는 감귤 농장nbsp공항으로 가기 전 잠시 약천사와 천제사를 들렀습니다. 약천사는 혜인 큰스님과 인연이 있어서 잠시 인사를 드릴려고 들렸는데 큰스님이 출타 중이여서 법당만 참배했습니다.nbsp약천사는 그 규모 면에서 단일 사찰로는 동양 최대라고 하는데, 특히 소원을 비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습니다.nbspnbsp▲ 약천사nbsp천제사는 중문 바닷가에 위치한 작은 암자인데 주지인 연담 스님과의 인연이 있어 잠시 들러 인사를 하려고 했으나 안 계셔서 새책 ‘야단법석’을 전한 후 법당만 참배하고 나왔습니다.nbspnbsp▲ 천제사nbsp제주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오후 4시 30분에 김해공항에 도착한 스님은 곧바로 통일이야기 강연이 열리는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는지 차가 계속 막혀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예정된 사전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울산 강연이 열리는 곳은 근로자종합복지회관입니다. 1층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파란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환한 표정으로 강연을 들으러 오는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nbspnbsp▲ 울산시 근로자종합복지회관nbsp입구 한 쪽에는 울산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 예전 대불련 활동을 하셨거나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분들이 통일의병에 관심을 갖고 스님과 차담을 하기 위해 모여 있었습니다. 스님은 교통 체증 때문에 늦은 걸 미안해 하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듣고 통일운동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할 것을 독려했습니다.nbspnbsp▲ 울산 지역 통일의병들과의 간담회nbsp오늘 도로 체증이 심해 6시 반이 되어도 좌석이 많이 차지 않아 살짝 걱정되기도 했지만 강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어느덧 350석 좌석이 거의 찼습니다. 일찍 오신 분들은 스님의 소개 영상을 재밌게 보거나 접수할 때 받은 통일시민학교 신청서와 통일의병 소개서를 유심히 읽어보기도 했습니다.nbspnbsp▲ 울산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통일의병들nbsp예정보다 10분 늦게 강연이 시작되고 통일의병의 백왕순 사무총장이 인사말로 강연을 열었습니다. 이어서 통일운동가로서의 법륜스님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오고 청중들의 힘찬 박수 속에서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nbspnbspnbsp요즘 가을철의 멋진 풍경을 소재로 말문을 연 스님은 오늘 강연 주최가 통일의병임을 상기시켜 주며 인생 상담 뿐 아니라 통일에 대한 대화를 함께 해보자며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nbspnbsp“제가 평소에는 정토회에서 강연을 주관해서 인생 고민 상담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강사는 같지만 주관 단체가 ‘통일의병’입니다. 임진왜란 때 관군이 외적을 막아내지 못하니까 일반백성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지키고자 헌신했잖아요. 그런 의병들처럼 나라의 독립과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서 평화통일을 이루겠노라 뜻을 모아 만들어진 단체가 ‘통일의병’ 이예요. 통일의병이 주최가 되어 오늘 행사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통일 이야기를 좀 하면 좋겠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스님만 보면 인생상담 하고 싶죠? 오늘은 통일, 평화, 민족 문제에 대해 물어보라고 자리를 마련했지만 아마 마이크 잡으면 또 아이 문제나 가족 문제를 물어볼 거예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하하. nbspnbspnbsp개인적인 문제를 좀 물어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문제만 묻지는 마세요. 그러면 행사를 주최한 통일의병 측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잖아요. 그런 걸 묻는 사람은 반드시 통일의병학교에 입학해야 해요.” nbsp총 6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24살 여성은 아버지가 너무 보수적이라 이성교제를 상상도 못하는 반면에 남동생의 이성교제엔 아무 말씀 안 하시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하였고, 고3, 중3 딸 둘을 기르는 엄마는 작은애는 비교적 잘 하는데 첫 애는 더 애정을 갖고 키웠는데도 고1때부터 공부에서 손을 떼고 검정고시를 보고 메이크업 공부를 하고 해서 대학에도 합격을 했지만 애가 비뚤어지는데도 지도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았고, 한 40대 남자는 정권교체를 위해 선거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nbspnbspnbsp통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스님의 통일강연을 듣고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40대 여성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갈등 즉 진보와 보수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새터민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통일이 우선인지 질문했고 40대 남자분은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문제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와 스님은 이미 통일된 세상에서 살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50대 남자 분은 국정교과서가 통일을 요원하게 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도와주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질문했는데 스님은 각 질문자에 맞게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nbsp오늘은 그 중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어떻게 선거를 잘 할 수 있는지 물었던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nbspnbspnbsp“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어제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대거 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당이나 진보당이 잘되면 좋겠지만 그건 이상일 테니, 현실적으로는 대안세력인 민주당이 당선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대안세력이 나서서 정권이 한번 정도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저와 같은 직장인들이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될까요? 심지어 제 아내조차 제 말을 안 듣고 보수 정당에 투표했거든요.”nbsp“기독교인은 다 기독교 믿으면 좋겠다, 불교인은 다 불교 믿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 서울대 가면 좋겠다, 선거 이기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으로는 다 너무 막연해요. 선거를 하려면 첫째, 울산 시민 중 선거권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봐야 해요.nbspnbspnbsp예컨대 질문자가 대선이든 뭐든 어떤 선거에서 현재의 집권당 말고 누구든 반대세력이 되길 바란다고 합시다. 그러면 질문자가 그걸 실현할 권리가 우선 헌법에 있는지를 보세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고 나와 있어요. ‘공화국’이란 말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질문자가 소위 대한민국의 주주라는 겁니다. 다음으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대통령도, 시장도 아닌 질문자 같은 국민이 주인입니다.nbsp그런데 국민은 혼자가 아니에요. 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이니 나 혼자가 아닌 5천만 국민이 주인이에요. 그런데 지금 법 체계에서는 그냥 5천만 중 몇 명이 동의했다 해서 승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2천 5백만 명에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표를 얻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nbspnbsp선거에서 예컨대 49대 51로 이겨서 당선이 되었다면 51이 다 먹는 지금과 같은 승자독식 방식이 아니라 51은 51만큼 먹고 49는 49만큼 먹도록 헌법을 개정하면 좋겠지요. 독일의 선거법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요. 독일은 예컨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표가 51퍼센트, 야당 표가 49퍼센트 나왔다면 의원석을 51 대 49로 배정해요. 그런데 우리는 모든 선거구에 예컨대 51 대 49의 결과가 나와서 여당이 당선 되었다면 야당은 한 명도 안 되고 여당만 다 될 수 있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니까 바꾸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이걸 바꾸려면 선거법을 고쳐야 해요. 법을 고치기 전에는 이 법에 따라 내가 행동할 수밖에 없어요. 내 성질대로 하겠다면 그건 독재예요.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nbspnbsp울산시에 선거권을 가진 성인들, 즉 선거권자가 70만명이라고 해봅시다. 그러면 시장 선거에서 뽑히려면 35만표에다가 1표라도 더 얻어야 하잖아요. 선거권자들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해보면 여당 지지층이 45퍼센트, 야당 지지층이 35퍼센트, 무당층이 20, 이런 식으로 결과가 나오겠죠. 야당 지지층은 그 중에서도 노동당 지지층이 얼마고 민주당 지지층이 얼마라는 식으로 갈리고요.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이렇게 시민 전체의 의견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파악하는 거예요.nbspnbsp그런데 선거는 투표율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에 질문자는 어제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다 진 걸 보고 분개했다지만, 제가 보기엔 처음부터 야당이 질 수밖에 없었어요. 시의원, 구의원, 군의원 선거할 때는 사람들이 투표하러 잘 안 가잖아요. 그럴 때 주로 가서 투표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인들입니다. 예를 들어 야당 지지율이 60퍼센트, 여당 지지율이 40퍼센트라고 해도 야당은 지지자들 중 투표하러 가는 사람이 30퍼센트이고 여당은 지지자들 중 투표하러 가는 사람이 80퍼센트라면 실제 투표함을 열어봤을 때 여당이 이길 거예요. 노인층이 반드시 여당을 지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nbspnbsp지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연령에 따른 차이가 더 큰데, 나이가 많으면 일단 보수 쪽을 많이 지지하잖아요. 지금은 지역적 불균형보다도 세대적 불균형이 크단 말이에요. 현 정부의 지지율을 보면 30대, 40대에서는 반대가 거의 70퍼센트에 가깝지만 60대 이상은 찬성이 7080퍼센트란 말이에요. 이렇다 보니 선거 결과는 해보나 마나 이미 나 있는 셈인데, 그걸 아침에 신문에서 보고 분개했다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말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이걸 딱 살펴서 제일 먼저 인구 분포에 따른 여론조사를 해봐야 합니다.nbspnbspnbsp예컨대 여기 모인 사람들 중 야권 지지층이 40퍼센트, 여권 지지층이 50퍼센트, 무소속 지지층이 10퍼센트라고 합시다. 그런데 야권은 분열되어 있잖아요. 진보당 계열도 있고 정의당 계열도 있고 민주당 계열도 있어요. 분열해서 각기 출마하면 100퍼센트 실패예요. 처음부터 못 이길 승부입니다. 합친다면 어떨까요? 야권 전부를 합쳐도 40 대 50이니까 안 돼요. 단순히 합쳐도 이기기 어렵다면, 합친다는 전제 하에 표를 어디서 더 가져올지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게 두 번째예요.nbsp지지 성향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으니까 상대편 지지층의 표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럴려면 후보를 통해서 표를 가져와야죠. 그러면 후보를 누구로 내세워야 할까요? 여당 또는 보수 성향의 후보를 내세워야 겠지요. 그래야 여당표가 분산될 게 아니에요.nbspnbsp그런데 승리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우리 진보세력이 어느 정도 지지층이 있느냐를 보여주자’ 이렇다면 승리를 목표로 하지 않고 그냥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승리를 목표로 삼는다면 방금 전 말한 것 같이 전략적으로 모색해야 하고요. 이런 관점을 가져야 그게 과학적인 접근입니다.nbspnbspnbsp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않아요. 지금도 그렇게 안 되잖아요. 안 되는 건 내내 해봤자 안 돼요. 그런데 시민들을 보고 화를 내면 어떡해요? 야권이 똘똘 뭉치면 평소에 별로 지지 안 했던 사람들까지도 ‘쟤들이 요새 정신 좀 차렸나보다’ 해서 지지가 확 늘 수도 있죠. 그런데 그렇게 안 하잖아요. 여당이 분열되고 야당이 통합되어야 승리가 가능할 텐데, 지금 구조를 보면 여당은 싸우다가도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통합되고, 야당은 열 명이면 열 명 다 자기 잘났다고만 하니까 국민들이 보기에는 어때요? 말로는 혁신한다고 하지만 정작 혁신의 이미지가 아니라 분열의 이미지가 인상에 남아요. 현 정부를 보면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든지 여당을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경상도에도 많이 있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훨씬 낫겠다는 아무런 확신이 없으니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투표하러 안 가는 거예요. 저쪽 지지층은 투표하러 가는데 이쪽 지지층은 ‘에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 투표하기 싫다, 정치도 싫다’ 이렇게 되니까 맨날 지는 겁니다.nbsp그리고 대주주는 서너 명만 힘을 합치면 51퍼센트를 쉽게 장악하지만 소액주주는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해요. 지금의 여당 지지층에서는 질문자의 이야기를 듣고 동조할 사람이 없어요. 아내조차 질문자의 말을 안 듣잖아요. 아내의 한 표라도 확보하려면 질문자가 평소에 집에서 아내한테 잘 해야 해요.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평소에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말도 잘 받아줘서 ‘아, 우리 남편 괜찮네’ 이렇게 되어야죠. 그래야 선거할 때 ‘여보, 내가 이것 때문에 요즘 머리 아픈데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이러면 부인이 조금이라도 동조해줄 가능성이 있잖아요.nbspnbsp친구들이 여당 일색으로 지지하더라도 그거 갖고 싸우지 말고 그냥 잘 해주세요. 싸우면 성질 더럽다는 소리밖에 못 듣습니다. ‘그래그래, 정치 이야기 그만하고 커피나 한 잔 하자. 내가 살게.’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때가 오면 슬쩍 이야기해보세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해야죠. 아까 질문자 발언하는 걸 보니까 그 말 듣고 찍어줄 사람이 여기 하나도 없겠어요.” nbspnbspnbsp“스님의 명쾌한 답변 잘 들었습니다.” nbsp스님의 명쾌한 조언에 질문자도 아주 만족해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스님은 함께 자리한 청중들을 위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니까 조금 더 주인 의식을 갖고 참여해 보면 좋겠다고 하면서 덧붙여 설명을 해주었습니다.nbspnbsp“질문자가 분노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 흔히 충청도 사람들이 멍청하다고 ‘멍청도’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충청도 사람들이 진짜 똑똑한 사람들이에요. 경상도 사람은 무조건 이쪽 하나만 찍고, 전라도 사람은 무조건 저쪽 하나만 찍잖아요. 그러니 보수 쪽이 집권할 때는 경상도는 집토끼여서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쪽은 아무리 애써도 어차피 안 잡히는 산토끼라서 아예 처음부터 신경을 안 써요. 야당 쪽이 집권해도 지역만 바뀔 뿐 똑같아요. 그러다보니 승패를 항상 수도권과 충청도에 걸게 됩니다.nbspnbspnbsp수도권과 충청도는 늘 지지율이 반반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며 때에 따라 한쪽으로 몰아줍니다. 이렇게 유동성이 있으니까 이쪽도 저쪽도 전부 거기에 신경을 쓰잖아요. 그러니까 수도권과 충청도까지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천을 받았다고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공천을 받으면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지, 당선 보장은 전혀 안 되니까 주민들에게 선거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서비스도 잘 합니다. 주민들에게 못 보이면 당선이 안 되니까요.nbspnbspnbsp그런데 경상도와 전라도는 선거에 당선되고 안 되고를 시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위의 공천자가 결정하는 셈입니다. 공천만 받으면 그냥 되는데 다만 요식행위로 선거를 할 뿐이에요. 여러분은 사실상 민주공화국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저 윗동네와 똑같이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는 말이에요. nbspnbspnbsp그나마 전라도는 이제 반란이 좀 생겼어요. 지난번에 무소속 후보를 하나 당선시켜놨더니 전라도 전체가 흔들리잖아요. 이제 민주당만 가지고는 안 되니까 너도 나도 나와서 새 당들을 만들겠다 하잖아요. 얼핏 보면 분열 같지만, 분열이 나쁜 것만 아니에요. 국민은 선택권이 넓어지니 좋아요. 그런데 여기 경상도는 선택권이 없어요. 미우나 고우나 찍을 곳이 한군데뿐이잖아요.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어주기는 지역감정 때문에 싫으니까 늘 똑같이 되어버리죠.nbspnbsp그러니 이것은 새누리당이 좋다, 민주당이 좋다를 떠나서 생각할 문제입니다. 시민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서 선거를 치르려면 여러분에게 선택권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선택권이 없는 상태예요. 내 지역 사람을 찍고 내 지역을 좋아하는 게 나쁜 게 아니에요. 고등학교 선배 찍어주고 친구를 찍어주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에요. 그러나 무조건 찍는 건 잘못됐다는 겁니다.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똑같으니까 그나마 같은 학교, 같은 고향 사람 찍어준다는 마음은 이해가 돼요. 확연히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부부지간에도 표가 갈릴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 정치에 옛날처럼 갑자기 걸출한 사람이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에요.nbspnbsp그러니 여러분들이 시민으로서 권리 행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역주의에 너무 편중되어서 ‘우리가 남이가’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올바른 태도는 아닙니다. 자기 지역을 더 사랑해서 동향 사람을 미는 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울산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여러분들이 많이 찍겠죠? 울산고등학교 출신이 나오면 동문들이 다 밀어줄 거예요. 이것 자체를 나쁘다고 하면 안 돼요. 그건 사람이니까 어찌 보면 당연해요. 그러나 지금 이런 고질적인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양당 구조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분명히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이걸 한번 흔들어버리세요. 시민들이 그런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nbspnbsp그리고 질문자처럼 정치의식이 좀 있는 사람은 이런 정치 현실을 인정하고 그 조건 속에서 어떻게 전략과 전술을 세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이라면 이렇게 점증하는 반대세력을 어떻게 제어하고 재집권할지 머리를 써야 하고, 반대세력이라면 이걸 어떻게 극복해서 역전을 한번 시켜볼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기려면 뒤집기를 한번 해야 하고, 뒤집기를 하려면 머리를 쓰고 기술을 개발해야죠. 부처님한테 빈다고 질문자 소원이 이루어지지는 않아요. nbsp여러분들이 다음 선거 때 어느 쪽이든 본때를 한번 보여주세요. 분열해서 내부 다툼에 정신이 없는 야당에게 본때를 보여주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고, 너무 독재적으로 정국을 운영하는 여당에게 본때를 좀 보여주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국민의 생각이 다 다른데 독재시대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통제하겠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노력해서 다수로 만드는 게 경쟁입니다. 이걸 폭력적으로 하면 안 돼요. 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확보해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nbsp스님의 자상한 설명에 모두들 감탄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듣고 나니 정말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나는 것 같았습니다.nbspnbsp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목표를 분명히 하고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nbspnbsp“여러분들은 ‘스님이 개인상담이나 하지 왜 사회 이야기를 하냐’ 혹은 ‘통일 이야기를 좀 해주지 왜 인생상담만 하냐’ 하는데 저는 개인의 인생사든 사회 문제든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북한이 서로 싸우는 것이나 부부간의 갈등이나 똑같아요. 부부도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생판 남인 변호사한테 돈을 더 줘가면서 그동안 자기와 함께 살았던 배우자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빼앗으려 들잖아요.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 우리도 북한 괴롭히려고 중국이나 미국 같은 외세를 이용하려 들잖아요. 감정이야 이해는 되지만, 제가 보기에 현명하지는 않아요.nbspnbspnbsp누구든지 다 감정은 우리가 이해해야 합니다. 욕할 일은 아니에요. 그러나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면 우리는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혹은 막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성질내지 말고 지금부터 자기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고, 실패하면 술 마시며 한탄하지 말고 다시 해야 합니다. 올해 못 하면 내년에 하고 5년 만에 못 하면 10년 후까지 해야 해요. 이걸 불교용어로 ‘원력’이라고 해요. 성질을 내는 것은 수행이 안 된 거예요. 또 자기만 편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보디사트바, 즉 보살이 아닙니다.nbspnbsp남북도 손 잡고 하나가 되자고 하는 판에, 우리 안의 보수 세력이나 진보 세력을 용납 못한다면 어떻게 통일을 할 수 있겠어요? 우리 국민 중에 친일파의 자손이 있다고 해서 죽일 놈이라며 날뛰면 어떻게 남북 통일을 해요? 앞으로 거대한 중국에 대응하려면 일본하고도 협력해야 해요. 현재의 군국주의 일본하고는 협력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지만, 일본 안에도 평화세력이 있어요. 이번에 헌법 지키기 운동도 했잖아요. 일본 안의 그런 사람들하고 협력하려면 너무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로만 나가면 안 돼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건 좋지만 남의 민족도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nbspnbsp여기서 진보끼리만 똘똘 뭉쳐 있으면 영원히 소수로 전락해요. 세가 불리하면 보수, 중도보수 정도와는 손잡아서 극보수를 견제해야죠. 그게 전략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이 쳐들어올 때는 깡패도 좀 독립군에 넣어줘야 해요. 싸우기는 깡패가 더 잘 싸우니까요. 예전 의병들을 보면 주요한 전투력이 포수들입니다. 포수는 양반이 볼 때는 상놈이지만 나라를 지킬 때는 그 사람들이 굉장히 효과적이에요. 그런데 저 놈은 상놈이라고 빼고 저 놈은 뭐라고 해서 빼면 나설 사람이 없어요.nbspnbsp그러니 조금 지혜롭게 대응하십시오. 목표가 분명하면 통합이 됩니다. 뭘 목표로 할 거냐 이것이 분명하면 견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지만, 목표가 없이 감정을 앞세우면 부부조차도 통합이 안 돼요. 그러니 조금 더 큰 목표를 향해서 우리의 작은 차이를 뛰어넘읍시다. 그럴 때 국민통합이 되는 것이지, 어떤 게 먼저냐의 문제가 아닙니다.nbspnbspnbsp통일의병은 이런 운동을 하는 단체예요. 우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이 시대의 새로운 의병이 되어보자는 것이지, 무슨 반정부 운동을 하는 게 아닙니다. 반정부 운동을 하면 의병이 아닌 반군이 되잖아요. 우리는 정부 밑에 붙어 있는 관군도 아니고 정부와 무조건 싸우는 반군도 아니고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민병입니다. 그걸 의병이라고 해요. 그런 운동이니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nbsp좁은 시야를 벗어나 크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스님의 열정적인 강연에 모두들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nbspnbsp이어서 함께한 청중들 모두가 일어서서 서로 손을 맞잡고 오늘의 감동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의 소원’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던 통일 노래였는데 스님의 강연을 듣고 나서 다시 불러보니 통일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nbspnbspnbsp참석한 울산 시민들은 통일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할 것을 다짐하며 모두들 큰 박수로 오늘의 통일 강연을 모두 마쳤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가는 길에는 통일시민학교에 대한 홍보가 한창이었습니다. 11월 14일과 15일 양일 간 울산에서도 통일시민학교가 열리는데 이곳에서는 역사적 관점과 외교적 관점에서 통일이 왜 필요한지,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욱더 구체적인 강연이 이뤄질 예정입니다.nbspnbspnbsp많은 시민들이 오늘 강연이 감명 깊었는지 통일시민학교에 신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nbspnbsp원래는 책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장소를 대관해 준 쪽에서 운영 규정상 책 사인회를 하지 못하도록 해서 아쉽게도 시민들이 스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책 사인회가 열리지 못했습니다.nbspnbsp하지만 스님은 오늘 강연 준비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준 통일의병 자원봉사자들과는 기념 사진을 함께 찍어 주었습니다. “통일 의병”을 힘차게 외치는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가득했습니다.nbspnbspnbsp강연장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울산 두북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오전 10시 30분에 부산 사상구청 강당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한 후 오후 2시에는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nbsp

2015.10.30. 33,157 읽음 댓글 2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