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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은 우리의 몸을 허무는 행위
이글은 지난 2월23일 여주 남한강변에서 있었던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방생법회 및 수륙재]에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이며 화계사 주지이신 수경스님의 ‘생명의 강 살리기 제안’ 말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수경스님 발원문 동영상 보기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다른 생명체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합니다. 사람들 또한 생명이 다하면 흙으로, 물로, 불로, 바람으로 돌아갑니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다른 생명체의 거름이 됩니다. 이렇듯 천지간의 모든 유정․무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찮은 생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에 빚지는 것으로 목숨을 이어갑니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명들은 되먹임을 통하여 생명을 나눕니다. 필요 이상을 취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즐거움을 위하여, 더 가지기 위하여 다른 목숨을 취합니다. 인간사의 비극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참으로 모진 것이 사람살이입니다. 그래서 참회가 필요합니다. 기도가 필요합니다. 걸음걸음 생각 생각이 참회이고 기도여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문명은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포식과 탐욕의 길로만 달려 왔습니다. 부끄러운 줄 모르니 참회할 줄도 모릅니다. 참회할 줄 모르니 감사할 줄 모릅니다. 감사할 줄 모르니 존경할 줄 모릅니다. 이것은 인간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허무는 행위입니다.
모름지기 불자라면 부처님과의 첫 번째 약속만은 지켜야 합니다. 그것을 위하여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방생’은 불살생의 적극적 실천입니다. 방생이 무엇입니까? 멀쩡한 물고기를 잡아다가 놓아주는 것이 방생이 아닙니다. 억압 받는 중생, 힘없고 여린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방생입니다. 왜곡된 생명을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방생입니다.
MB 정부 폭력, 폭력으로 맞설 수 없기에 부모의 마음으로 눈물 흘리며 기도합시다
‘물 흐르는 이치’가 바로 법입니다. 생명의 실상과 자연의 본성이 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무차별적 대량 살상의 현장에 와 있습니다. 살과 핏줄과 같은 관계인 대지와 강을 인위적으로 갈라놓는, 대지의 생살을 헤집는 비극의 현장에 와 있습니다. 수많은 물고기가 산란터를 잃고, 새들이 날개를 접을 강둑을 콘크리트로 바르겠다는 국토 유린의 현장에 와 있습니다.
강은 인공 수로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굽이돌고 여울지며 사람들에 의해 상처받은 몸을 스스로 치유하고, 물고기와 새들을 기르는 살아 있는 생명체입니다. 우리네 생명의 젓줄입니다. 4대강 사업은 바로 이러한 생명의 순환 고리를 끊는 가장 나쁜 형태의 살생입니다.
이런데 이 정부는 22조의 혈세를 쏟아 부어 수십억년 동안 이 땅을 생명을 길러온 강을 콘크리트 수로에 수장시키려 합니다. 마땅히 이 돈은 가난 때문에 밥을 굶는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 그것이 방생입니다. 갈수록 깊어지는 빈부 양극화의 골을 메우는 데 쓰여야 합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에 맞습니다.
현재의 인류는 지난 어떤 세기보다도 더 자연에 겸손해져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죽임의 문명에서 살림의 문명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단순한 삶, 소욕지족의 삶으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방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