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소식

청소년 수련 소감문
청소년 수련 소감문입니다. 주제는 20년 후의 나의 아이들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 북극곰 * 아가야 네가 태어난지도 벌써 18년이나 지났구나 엄마는 네 나이때 사회에 대한 불만도 크고 꿈도 큰 그런 아이였어. 그땐 삶을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나를 힘겹게 하고 나에겐 무척 버거웠었지. 고3이라는 신분과 나의 자존심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가 바뀌었어. 내가 불만스러운 일도 서로에게 만족하고 나를 더럽게 하는 미움이나 증오 따위는 벗어버리고 사랑과 배려라는 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하면 그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소중해지지. 엄마는 모든 일에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던 것 같다. 엄마는 사랑스런 우리 아기가 때묻지 않는 순수함을 언제나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미움이나 증오가 많아질수록 영혼은 더러워 질테니 그리고 엄마가 가끔 너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엄마를 조금만 이해해 주렴. 엄마도 그땐 모든 것을 이해하는 그런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가끔 엄마도 그것이 힘든 것 같다. 별같은 우리 아가야 엄마는 네가 힘들거나 버거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단다. 언재나 그때그때에 만족하는 그런 삶을 살으려무나. 마지막으로 우리 아가를 엄마는 정말로 사랑한단다. -언제나 어른스럽기를 원하는 엄마가 - * 동이 * 나의 아들 성현과 딸 성희에게 이 편지가 정말 너희들에게 전달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 너희때와 똑같은 나이를 먹은 10대 청소년으로서 글을 쓴다. 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란 말이 있듯이, 나역시 마찬가지다. 정말 많이 방황하고 고민했다. 지금도 그러고 있는 중이다. 내가 세상과 쉽게 타협하는 성격인지라 내 자신 스스로 비참하고 초라해졌다. 부당하거나 억지로 시키는 일에 대해서 겉으로 불평한번 안하고 쭉 어김없이 따라왔다. 그런 나를 나는 부끄러워한다.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성실하고 착한 모범학생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난 매우 치사하고 졸렬하고 우매한 놈이다. 나는 사회에 대해 저항항다는 생각을 해본일이 없는 것 같다. 아니 못한 것 같다. 너희들은 그러지 말거라. 내가 부모라 해서 너희들에게 어떠한 꿈도 희망도 주지 않을 것이다. 난 다만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땅과 거름, 물 그리고 햇볕이 되겠다. 꿈과 희망은 제 3자가 아닌 바로 너희들이 키우는 것이다. 내가 이번 정토 수련에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동안 내가 너무 계산적으로 이기적으로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과 돈에 대해 너무 궁색했던 것 같다. 너무 빠르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살았다. 이제야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너희들 때에는 시간과 돈이 더욱 중요해지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시간과 돈을 떠나 편히 살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적어도 너희들의 시간과 돈의 쓰임에 관해 멀리서 바라볼 여유가 생기고 그에 대한 반성과 소중함도 느낄 수 있다. 한가지 권하가 싶은 것은 도시와 떨어져 자연과 가깝게 살아보라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자연에서 났다. 그런데 그 인간이 말들어 놓은 인공구조물들 속에서 오래살다보면 인간 본래의 정취를 잃을 수 있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자연속에서 인간 본래의 정취를 찾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명상을 적극 권한다. 나도 명상을 여기와서 배운 것이지만 명상은 생각을 차분하게 하고 깊고 넓게 만든다. 너희들의 살아갈 세상은 내가 사는 지금의 환경보다 각박하고 숨 쉴 틈이 없이 빨리 지나갈 수 있다. 적어도 한숨 돌리고 크게 웃고 울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라. 그리고 소유에 집착하지 말아라. 이 세상의 어떤것도 진정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발하는 소유란 잠시 빌린 것 뿐이다.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 만큼 그것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적당히 먹고 살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진 베풀어라. 할 말이 많지만 이만 접어야 겠다. 건강히 잘 커다오. * 햄토리 * 20년 후에 볼 내 아이들에게 이 악필의 주인공은 너희들의 아빠이다. 내가 쓴 곳은 문경의 가은이라는 곳 산 중턱 정토수련원이라는 곳이다. 이 곳은 교통도 불편하고 핸드폰도 안터지고 컴퓨터, tv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이다. 그러나 나는 이곳을 죽더라도 잊지 않으려 한다. 자연환경이 불편해도 나는 이곳에서 수많은 친구를 알게 되었고 사람의 온기를 알게 되었다. 너희들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곳 같구나(근데 나 진짜 글씨 못쓰네) 이곳은 학교와 너무나 다르다. 강요는 없고 자율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자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그런 만큼 소문이 돌아서 지원자가 늘고 있다. 참으로 안된일이지...(내가 들어가기 힘드니까) 어쨌든 자신에게 회의가 들거나 잘 안될경우에 이곳을 찾길 바란다. 내 자신을 돌아보고 친구란 뭔지, 사람관계란 어떤건지 해답은 너안에 있지만 그 길잡이는 나보다는 이곳이 더 나을 것이다. 이곳은 지금 눈이 내린다. 매우 많이 내려 내려갈지 못갈지 모르겠구나. 그럼 이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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