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소식

인도소식 - 아름다운 사람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과 함께 한 아름다운 사람, 설성봉거사님, 빛으로 돌아오소서 우리는 놀라움과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2001년 1월 9일 오후 6시20분에 인도 보드가야 둥게스와리 마을에서 설성봉거사님이 무장괴한의 피격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오던 우리들에겐 너무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설성봉거사님은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생업에 종사해 오시다가 1998년 굶주림에 고통받는 북한의 기아상황을 접하곤 하던 일을 과감히 중단하셨습니다. 그리고 곧장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자원활동가로 뛰어들어 모금활동과 서명운동 등 북한동포를 돕기위한 온갖일에 헌신적으로 몸을 던지신 분입니다. 이렇게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보면 두팔을 걷고 뛰어드는 성품의 설성봉거사님은 이어서 인도와 몽골 등 제3세계와 북한을 돕고 있는 한국제이티에스에서 비중있는 자원활동가로 활동해오셨습니다. 1998년 겨울 정토회관불사 때에는 공사책임을 맡아 일하는 사람들을 두루 살펴주시는 헌신적인 노고로 주변사람을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불사로 지은 인연은 서울 정토회관에 이어 부산과 대전, 대구법당과 탑곡수련원 등 전국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1999년부터는 부산정토회에서 인도와 북한지원사업을 해오셨고 2001년 6월 인도제이티에스가 빈민교육과 지역개발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비하르주 둥게스와리 수자타아카데미의 중학교건물 신축공사의 현장책임자로 파견되어 활동하셨습니다. 설성봉거사님은 강한 책임감과 특유의 친화성으로 함께 일을 돕던 인도인들에게도 인기를 한몸에 모았던 분으로 공사를 한층 활력있게 수행해 왔었습니다. 한국제이티에스가 보드가야 둥게스와리에서 처음으로 활동을 할 1993년 당시, 그 지역은 인도의 현지인조차도 접근하기 꺼려하는 곳이었습니다. 가장 극빈하면서도 평소에도 한달에도 몇건의 강도와 살인등 흉악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한 후 학교에도 총을 든 강도들의 습격이 몇차례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금과 집기류등 물건을 털리기도 하고 상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일하기 전부터 우리는 이미 이런 위험을 예상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그곳의 척박한 삶과 기아와 질병, 그리고 문맹이 그들이 무지와 가난, 그리고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곳에서의 사업이 의미가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성봉거사님의 피격은 너무도 놀라운 일이며 너무도 큰 슬픔입니다. 아직도 그 선한 눈웃음과 웃는 소리가 눈과 귀에 생생한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그 비감함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정토행자들은 소외되고 가난하며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뜨거운 열대의 기온과 낯설고 물설은 타관객지에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오신 거사님의 그 정신, 그 마음을 숭고히 간직하겠습니다. 해야할 일이라면 두려워하지 않고 뛰쳐나서고, 함께 해야 한다면 중심에서 일하려고 한 설성봉거사님의 행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분의 원력을 우리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해 더욱 큰 분심으로, 큰 원으로 살려내겠습니다. 정토행자여러분, 보살행을 하다가 맞이하신 거룩한 죽음을 우리 마음속에 되새기기 위해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설성봉거사님,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2002년 1월 10일 정토회 행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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