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초지회
붓다 하우스를 아시나요?(1)

붓다 하우스라는 수행공동체에서 함께 사는 청년 활동가 6명을 온라인에서 만났습니다. 5명은 직장인이고, 1명은 서초지회의 상근활동가입니다. 지원국 회의사무담당, 청년 특별지부 지부장, 홈페이지 운영 담당, 서초지회 모둠장과 그룹장, 경전대학 진행자 등의 소임을 맡아 전법 활동도 활발히 합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을 함께 하면서 깊어진 그들의 수행담과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는 비법은 무엇인지 오늘과 다음 두 편에 걸쳐 들어봅니다.

붓다하우스 도반들
▲ 붓다하우스 도반들

공동체 생활의 핵심, 필요한 역할을 평등하게

이영실 님: 수행공동체이므로 수행중심의 생활을 합니다. 서초법당의 청년 붓다1 프로그램을 100일간 했던 사람들이 주축이라 법당생활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새벽 4시 50분 기상, 새벽 5시 기도, 그리고 20분 정도의 대중공사로 생활하면서 놓친 것과 알릴 것을 말하고 일정을 공유합니다. 그 후 각자 맡은 집안 소임을 하고 아침공양, 출근 및 개인 일과를 시작합니다. 저녁에 복귀한 후에는 불교대학이나 경전대학 수업 진행, 온라인 회의 등 각자의 활동소임을 합니다. 저녁 청소당번이 10시에 청소를 하고 11시에 취침합니다.

공동체 생활의 핵심은 필요한 역할을 평등하게 책임지고 하는 것입니다. 아침소임은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는데, 세분하면 공양준비와 뒷정리, 실내쓸기, 빨래, 화장실 청소, 베란다와 현관 청소입니다. 저녁소임은 매일 돌아가며 취침준비(방청소와 이불깔기)를 합니다. 그 외 방장, 총무, 시설, 기상당번 등의 역할도 정해져 있습니다. 기본적인 집안 일을 나눠서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성원이 갑자기 아프거나 특별한 상황이 생기면 매일 아침 대중공사 시간에 조율합니다.

새벽 정진 후 대중공사 시간
▲ 새벽 정진 후 대중공사 시간

독립된 사람으로 출발, 엄마에 대한 원망 녹아내려

박세미 님: 엄마는 제가 집에서 나가는 것을 많이 걱정해서 반대하는 처지였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활동과 수행을 하기에 붓다 하우스가 집보다도 훨씬 더 좋은 조건이어서 입방 하자마자 바로 적응했습니다. 독립해서 살면서 밥, 청소, 빨래 등을 제가 직접 하는 과정을 통해 부모님의 고마움에 대해 점차 알았습니다. 요리도 못했는데, 공동체에서 배우고, 배운 것을 본가에 갔을 때 했더니 엄마가 놀라면서도 저에 대해서 조금씩 안심했습니다. 정토회에서 온갖 소임을 하면서 배운 여러 가지를 집안 대소사에서 발휘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된 직후, 할머니의 치매가 심해져서 혼자 있기 어려워 엄마가 주말 출근할 때는 제가 집에 가서 할머니를 돌봐 드렸습니다. 예전에는 집에 일이 있어도 정토회 활동 때문에 못 해서 엄마한테 잔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온라인 세상이 되면서 엄마를 도와드리면서도 화상회의, 정진 등 제가 할 일을 다 할 수 있습니다. 2년 정도 할머니를 돌보면서 엄마의 노고도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아빠 직장이 지방이라 엄마 혼자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신지 30년 정도 되었습니다. 직접 할머니를 돌보니까 엄마의 노고가 더 이해되어 엄마에 대한 원망, 미움 등 모든 것이 녹아내렸습니다. 엄마도 제게 고마움을 가져 뭐라도 더 해주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과 부대끼면서 산 경험 덕분에 이제는 누구와 살게 되더라도 두렵거나 걱정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상대에게 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없이 역할 분담하여 소박하게 살려고 합니다. 정토회와 만남 이후, 여러가지 활동, 공동체 생활과 수행 정진은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독립된 인간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베란다 청소 중
▲ 베란다 청소 중

방장 역할, 지금 이대로의 삶에 만족하다

이영실 님: 예전에는 활동을 재미와 흥미를 좇는, 좋아서 하는 취미생활로 생각했습니다. 티브이나 영화에서 봤던 삶을 추구했기 때문에, 정토회 활동은 제가 희생한다는 관점이어서 노동착취를 당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웃음)

입방 후 수행 정진을 제대로 하면서 관점이 바로 서고 추구하는 삶의 모습도 달라지니, 봉사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저를 위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정토회의 취지와 이념에 동의한다면,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욕심으로 들어왔지만, 지금 이대로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었지요.

요가매트 하나 깔 공간만 있어도 잠잘 수 있고, 수면시간만 확보되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청년 붓다생활을 통해 알았습니다. 그것이 체득화 되는 과정이 붓다 하우스에서의 생활입니다.

아침기도를 제대로 하니 하루가 바로 섭니다. 그러면서 다른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커집니다. 혼자 살 때는 욕심으로 정진하니 출근시간 임박해서 일어나서 다급하게 절만 하고는 자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5시에 정진합니다. 특히 제가 방장 역할을 맡은 후부터 배운 게 진짜 많습니다. 못하는 게 많고 허술해서 처음에는 부대끼는 마음이 많았지만, 정진하면서 결국에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혼자 살면 절대 몰랐을 텐데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과 같이 살며 정진한 덕분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함께 살아주는 도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두북 창고 봉사하러 가는 길에 도반들과
▲ 두북 창고 봉사하러 가는 길에 도반들과

함께 사는 도반의 힘으로 정진 방향 잃지 않아

박지윤 님: ‘함께 살면 일어나는 마음을 더 볼 수 있겠다, 수행할 기회가 되니 재미있겠다’ 수행과제 삼는 마음으로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생활해보니 일어나는 마음을 통해 저의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함께 사니 재미도 있지만, 분별도 나고 짜증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나누기를 통해 서로를 돌아보면서 해결해 나갑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수행자가 아닌 또래의 친구들과 살았다면, 지금처럼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공동체 생활에 큰 불편함 없이 잘 지내다가 오랜만에 본가에 갔는데,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제가 생각보다 불편함을 불편한 줄 모르고, 주변을 의식하는 줄 모르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제가 다듬어지기도 하니까요.

수행과 활동에 대한 신심이 왕성할 때는 좋든 싫든 하는 힘이 있는데, 직장생활 하게 되면서 또는 일상의 변화로 정진에 느슨해지기도 합니다. 그때 같은 지향점으로 수행하는 도반들과 함께 살고 있기에 방향을 잃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도반의 힘 덕분에 꾸준히 수행 정진하며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청년 붓다: 2016년 서초법당에서 유수스님 지도하에 (1기 49일, 2기 100일) 청년과 저녁 활동가를 대상으로 활동의 방향성을 잡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수행하며 사는 삶을 연습했던 프로그램

새벽 정진
▲ 새벽 정진


남은 내용이 11월 26일 금요일 <정토행자의 하루>에 이어집니다. 젊은 그들의 선한 영향력 있는 이야기 많은 기대 바랍니다.

글_최미영 희망리포터 (서울제주지부 서초지회)
편집_강현아 (대구경북지부 수성지회)


  1. 2016년 서초법당에서 유수스님 지도하에 (1기 49일, 2기 100일) 청년과 저녁 활동가를 대상으로 활동의 방향성을 잡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수행하며 사는 삶을 연습했던 프로그램 

전체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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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

붓다!

2021-11-30 17:24:42

김재은

너무 멋져요~붓다하우스^^
수행의 힘으로 도반의 힘으로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2021-11-26 13:50:00

박윤정

멋시고 감동적입니다.

2021-11-26 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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