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밀양법당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 잘 쓰이자!

법당에 들어설 때마다 환한 미소로 도반들을 맞이하고 큰 행사가 있을 때에는 중심에 딱 서서 맡은 역할을 가볍게 척척 해내는 밀양법당의 손춘현님, 처음 소임을 맡아 일이 미숙한 도반들에게 조용히 다가와 ‘참 잘하고 있다’며 세심하게 살펴주고 도움을 주는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주인공! 우리 함께 주인공의 긍정의 원천을 찾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제2의 멋진 인생을 꿈꾸며 결혼하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부모님 밑에서 여러 간섭을 받으며 자란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살지 못했다는 생각에 늘 불만이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결혼적령기가 되었을 때 선을 여러 번 본 후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꼭 결혼이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지만, 집안에서 밀어붙였고 남편도 착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결혼을 하면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저만의 가정이 만들어지니까 누구 간섭도 받지 않고 제 마음대로 하며 살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만의 착각이라는 걸 결혼한 지 1년도 안되어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5년 봄불교대학 졸업식에서 손춘현님
▲ 2015년 봄불교대학 졸업식에서 손춘현님

맏며느리의 굴레와 효자 남편

안정된 직장을 다니고 있던 저는 큰아이를 낳으며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그리고 많은 시댁 식구들이 있는 그 곳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게는 너무 외롭고 힘든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장손이라 1년에 열 번이 넘는 제사를 시어머니와 제가 지내야 했습니다. 학교 다니고, 직장만 다니느라 집안일은 잘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잘 하지도 못했던 저에게 제사일과 수십 명이 넘는 친척 어른들을 대접하는 일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친정에서 가족들이랑 단출하게 살던 저는 적응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남편은 가정적이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부모님과 어른들께 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효자라 내가 왜 힘들어 하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런 남편이 답답하고 못마땅하게 느껴졌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로웠습니다.

완벽해지고 싶어 애쓴 나날들

그 시절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늘 아팠고,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직장에 다니길 원했지만 아이를 맡길 데가 없었고, 시어머니와 남편은 가정에만 충실하며 아이들만 잘 키우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손자들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 제가 아이를 잘 키우는지 늘 감시하듯 하시고 간섭하셨습니다. 제가 아이를 열심히 키우는데도 잔소리를 하시고 못마땅해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시어머니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쓰며 눈치를 보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습니다. 무섭고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 늘 제 의견을 못 내놓고 눈치를 보는 제 업식과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제 욕심이 저를 어리석게 만들었습니다.

9-10차 백일기도 입재식(뒷줄 맨오른쪽)
▲ 9-10차 백일기도 입재식(뒷줄 맨오른쪽)

의심과 분별심으로 적응이 어려웠던 정토불교대학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믿고 했던 결혼이 제 뜻대로 되지 않아 짜증과 화가 늘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차를 타고 가다 정토회의 불교대학 입학식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절에 자주 갔었고, 결혼하고서는 힘이 들거나 외로울 때는 절에 가면 마음이 좀 편안해져서 다니기도 했지만 이유도 모르고 절을 하고 비는 불교의식이 싫어 자주 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행복하지 않았던 저는 무언가 삶의 탈출구가 필요했기에 직접 전화를 걸어 봄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법륜스님의 유투브도 듣고 있었고 스님의 책도 여러 권 봤기에 정토회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제가 알고 있던 불교와는 근본적으로 좀 다름을 느꼈습니다. 공부하고 출석하는 것이 귀찮고 여러 가지 의심과 분별심이 많이 올라와서 처음에는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나누기 시간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원래부터 저는 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1년만 참고 다녀보기로 하였습니다.

괴로움으로 찾아온 자녀에 대한 집착

저의 노력과 희생 때문인지 아이들은 잘 자라줬고 공부도 잘해줘서 두 아이 다 전국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들만 모인다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키우며 공부도 하고 직장도 다녔지만, 아이들에게 조그만 일이 생기면 바로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에게 집착하는 엄마가 되어 갔습니다. 그때는 그게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만의 착각임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우수한 아이들만 모여 있어서 그런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두 아이 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의심하고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다툼이 일상이 되었고, 아이들과의 사이도 나빠져 갔습니다.

그러던 중 큰아이가 수능이 가까워졌을 때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대학병원, 한의원을 다 가보고 검사를 해 봤지만 병명을 찾을 수 없었고, 나중에는 어떤 진통제도 듣지 않았습니다. 성적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고 학교생활은 적응하기 힘든데 엄마라는 사람은 이해해주지 않고 잔소리와 닦달만 하니 얼마나 괴로웠을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큰아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매일 머리가 아프다며 소리 지르고 머리를 감싸며 울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해 줄 수가 없어서 저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죽림정사에서(왼쪽에서 두 번째 춘현님)
▲ 죽림정사에서(왼쪽에서 두 번째 춘현님)

참회와 알아차림은 부처님 법 만난 인연

참회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픈 큰아이를 보며 제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간섭하고 욕심내고 집착했음을,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제 욕심에 사로잡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싸주지 못했음을 절을 하며 참회하고 또 참회했습니다. 집에서도 틈 날 때마다 하고 사람들이 없을 때는 법당에서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힘들었던 시기를 기도로 이겨낸 것 같습니다. 큰아이가 아픈지 두 달쯤 지났을 때 아이는 차츰차츰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아이는 그해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했지만, 저는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1년 동안 아이를 끝까지 믿어주었고, 1년 내내 좋은 상담자가 되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로 큰아이는 잘 지내주었고 현재는 대학을 다니다 군에 입대하고 곧 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 큰아이는 고맙게도 엄마가 외로울까봐 2~3일에 한 번씩은 꼭 전화를 해주고, 이것저것 챙기는 말도 하고 늘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 고마운 아들로 성장했습니다. 제가 부처님과 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직도 제가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고 괴로워하며 아이들에게 집착하고 저와 아이들을 괴롭히며 살았을 것입니다. 아직도 시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는 마음과 싫은 마음이 자주 들고, 아이들에게도 욕심을 내고 집착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이고 제 문제임을 곧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돌이키고 나아 갈 수 있는 힘도 생겨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JTS 거리모금활동(맨 오른쪽 춘현님)
▲ JTS 거리모금활동(맨 오른쪽 춘현님)

감사함이 이웃과 세상을 향해 쓰이길 바라며

요즈음 저는 법당을 다니며 도반들과 수행, 봉사, 보시를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제게 남편과 가족들은 너무 빠지는 건 아니냐며 걱정도 하지만 제가 명상을 할 때면 조용히 있어 주고 회의나 교육을 할 때면 거실에서 하라며 자신들의 방으로 가주기도 합니다. 그런 가족들이 저는 고맙습니다. 제가 법 만나기 전에는 남들에게 보여 주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제가 행복해지는 삶을 추구합니다. 그러기에 법을 공부하고 수행하며 사는 이 길이 참 좋습니다. 따지기 좋아하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물러서려고 하는 저를 참된 가르침으로 이끌어주신 스승님께도 감사드리고, 부족한 저를 이해해주고 함께 해주는 도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직도 어리석어 범부 중생의 길로 한 번씩 갈 때도 있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꾸준히 수행하다 보면 진정한 수행자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나는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에 법을 만난 덕분에 위로와 도움을 받았고 힘을 얻었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내가 받은 것들을 이웃과 세상에 회향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이겠습니다.


부처님 법 만난 인연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은 요즘은 온라인으로 바뀐 정토회 활동으로 무척 바빠 보입니다. 하지만 소임이 복이라며 7대 행사를 주관하고 발심행자 화상회의를 매끄럽게 이끌어가며 발 빠르게 변화에 앞장서는 손춘현 님, 그에게서 행복의 미소가 계속 피어나고 그와 인연 있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글_손춘현(김해정토회 밀양법당)
정리_조계연 희망리포터(김해정토회 밀양법당)
편집_이정선(진주정토회 진주법당)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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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지난 추석 무렵, 화상나누기 때 '어, 저렇게 예쁜 사람이었나' 하고 다시 보였던 게 그래서 그랬구나~
예쁜 얼굴로 예쁜 미소로 회향하는 삶, 온 마음으로 축원합니다^^
수행자의 foot print 마니 찍어주세요 열심히 따라가 볼라니께**

2020-10-16 21:57:20

김정아

환한 미소를 가지신 보살님과 함께 봉사할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2020-10-16 15:36:52

이옥희

보살님 멋져요.
수보봉 하시는 모습 보기좋습니다♡

2020-10-16 10: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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