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해법당
감옥과 지옥은 진정 누가 만들었나

오늘 소개할 분은 제가 불교대학을 다닐 때 담당이었던 이상미 님입니다. 주인공의 시원한 마음 나누기에 저와 함께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나누기는 저렇게 하는구나 하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생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누구에게나 인간적으로 다가왔던 우리의 불교대학 담당자 이상미 님. 그분의 삶 속에서 풍기는 수행의 향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대저생태공원에서 벚꽃 구경 중인 이상미 님
▲ 대저생태공원에서 벚꽃 구경 중인 이상미 님

남들과 다를 게 없는 나의 시작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왔고, 결혼생활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했습니다. 행복이니 불행이니를 크게 느껴 보지도 못했고,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두 딸을 키우며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남편이 갑자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조마조마한 마음은 들었지만, 남편을 믿고 모아둔 돈을 투자했습니다.

처음 몇 년은 잘 되었습니다. 저 또한 남편에게 투자한 것이 잘한 일이라 여기며 돈 잘 벌어오는 남편이 좋았습니다. 남편의 사업은 1997년 IMF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우리는 피해 가겠지 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을 무렵, 대기업의 엄청난 자금투자에 우리 같은 개인 사업자들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실패, 갈등 그리고 상처

직장동료들과 산청연수 중에(가운데 이상미 님)
▲ 직장동료들과 산청연수 중에(가운데 이상미 님)

조금만 더 투자하면 더 잘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기에 가지고 있던 것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결국 자금으로 밀어붙이는 대기업 앞에서 더 투자할 자금이 없는 우리는 사업에서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집에 압류 딱지 붙이는 것을 본 딸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 딸을 보고 있는 제 마음은 더 힘들었고, 저는 우선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딸의 마음을 잘 헤아리거나 보살펴주는 것은 나중 일이었습니다. 또 남편에게 그 모든 책임을 돌리고 그로 인해 모든 불행이 찾아왔다고 남편에게 상처 되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미안해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나도 그러고 싶어 그랬냐는 식으로 모든 것을 회피하고 심지어는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메마른 땅에 단비 같은 즉문즉설

문경수련원과 법당에서 도반들과(좌-왼쪽 끝, 우-오른쪽 끝 이상미 님)
▲ 문경수련원과 법당에서 도반들과(좌-왼쪽 끝, 우-오른쪽 끝 이상미 님)

그렇게 힘든 시기를 몇 년 보내고 문득 저와 두 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그렇지만 제가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지옥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에게 들려온 것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었습니다.

즉문즉설은 여태껏 그 어떤 마음 다스리는 책들보다 신선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들도 하나하나 모두 제게 하는 이야기 처럼 들렸습니다. 스님은 지금 제가 힘들어하는 것을 콕 끄집어내 이성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계속 스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찾던 중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정토불교대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길로 바로 등록을 해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삶이 가벼워지다

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에서 봉사중인 이상미 님(한가운데)
▲ 불교대학 경주남산순례에서 봉사중인 이상미 님(한가운데)

불교대학은 즉문즉설 보다 정말 재미도 없었고 어찌 그리 잠은 오는지... 법문 들은 기억도 나지 않은데 매번 법문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하라고 하니 뭘 나누어야 할지 정말 다니기 싫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시작한 거 끝까지 하면 뭔가 바뀌겠지,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다녔던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깨달음의 장1>을 다녀왔습니다.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저라는 존재가 얼마나 한포기 풀 같은 존재인지, 저 자신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이후 저의 삶은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행복도 불행도 다 제가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 속으로 GO GO

백일기도 입재식 때 환경상품 판매봉사 중인 이상미 님(오른쪽)
▲ 백일기도 입재식 때 환경상품 판매봉사 중인 이상미 님(오른쪽)

선배 도반의 권유로 경전반을 다니면서 불교대학 담당을 시작한 계기로 발심행자, 통일의병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정토회 멤버로 물들어갔습니다. 그 후로 경전반 담당, 불교대학 담당 등의 소임을 맡았습니다. 처음 불교대학 담당을 할 때는 정해진 수업 시간과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관둘까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일보다 우선으로 해야 하니 그런 일들이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맡은 책임이 있으니 내 담당인 도반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함께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졸업식 때는 참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시간 내어 당연히 한 일들인데 도반들이 제게 마음으로 돌려주었습니다.

소임, 나를 키우는 힘

불교대학 소임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듯한 뿌듯함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담당을 했던 불교대학, 경전반을 졸업한 도반들과 함께 정토회 소임을 맡아 의논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 참 좋습니다. 도반이 있어 힘이 된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통일의병대회에서 도반들과(왼쪽에서 두 번째 이상미 님)
▲ 통일의병대회에서 도반들과(왼쪽에서 두 번째 이상미 님)

천일결사2 10차를 맞이하면서 통일특위에서 행복학교 진행자를 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결정하기를 망설였으나 법당 일보다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한 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은 변화하였습니다. 비대면 온라인 진행을 하니 행복학교 참여자가 갑자기 많아진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업무로 엄청 부담스럽고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제가 모르는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학생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아 지금은 진행할 때마다 마음은 다르지만 좀더 성숙한 저를 봅니다.

나에게 정토회란

제 인생에서 정토회는 이제는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입니다. 혼자면 못하고 하지 않을 일이지만 함께하니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몸이 피곤하여서 하기 싫고 힘들어하는 일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그것들로 인해 불행하지 않습니다. 그런 저도 저 이기에 밀어내지 않고 알아차리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중입니다. 현실의 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제 삶이 편합니다.

저는 지금 행복하게 삽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거나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제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는 순간이 오더라도 함께 감내하고 같이 걸어가야 하는 일들임을 압니다. 저는 정토회를 정말 잘 선택 했습니다.

딸과 함께 소풍중인 이상미 님
▲ 딸과 함께 소풍중인 이상미 님


주인공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많은 힐링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삶을 솔직히 받아들이고 나를 온전히 안아주고 사랑해 주어야 한다는 이상미 님의 말에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행복 학교 온라인 수업을 여시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가득 지어집니다.

글_ 김미경 희망리포터(김해정토회 김해법당)
편집_ 이종명(전주정토회 전주법당)


  1. 깨달음의 장4박 5일 기간의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  

  2. 천일결사정토회는 개인의 행복과 정토세상 실현을 위해 1993년 3월 만일결사를 시작. 3년을 정진하면 개인의 의식 흐름이 바뀌고, 30년(만일)을 정진하면 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3년(천일) 단위로 천일결사 정진을 이어오고 있음.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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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현

말씀대로 정토회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제가 모르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볼 수있는 거 같습니다. 언젠가 저도 경전반 외에 다른 정토회 활동도 해보고 싶습니다!

2020-08-18 00:37:45

관음성

용기 있게 성큼성큼 삶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받아들이신거 같아요.
적극적으로 정토회 활동을 해나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2020-08-17 11:26:45

무지랭이

반갑습니다~^^

2020-08-16 12: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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