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밴쿠버법당
사람냄새 폴폴나는 밴쿠버로 오실래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람과의 따듯한 접촉이 꺼려지고, 활발한 사회활동이 위축되었습니다. 하지만 밴쿠버법당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수행과 활동으로 열의에 차 있는데요. 대면수업 못지 않은 집중도와 개인의 수행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도반애까지 후끈하고 활기 넘치는 밴쿠버법당의 사람냄새 폴폴나는 수행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벤쿠버법당 온라인 봉축법요식
▲ 벤쿠버법당 온라인 봉축법요식

갑작스런 온라인 세상

김상진(부총무) 님: 2월 27일 처음으로 밴쿠버법당 휴회를 결정했을 때 만 하더라도 이렇게 오랫동안 닫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법당의 모든 활동은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또한, 10차 들어 전과 다른 ‘모둠’이라는 생소한 단어와 시스템에 혼란스러웠습니다. 당시 제 마음은 불평, 불만 투성이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은 '모둠활동이 없었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할 정도로 모둠 중심의 활동에 푹 빠져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으로 불교대학, 경전반, 입재식, 수계식 및 졸업식 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잘 진행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법문을 듣고, 도란도란 마음을 나누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것입니다.

봉축법요식을 준비하는 모습
▲ 봉축법요식을 준비하는 모습

김선희 (불교대학 담당자) 님: 온라인 수업 경험이 없다 보니 수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가령 인터넷 문제나 기기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 등 수업 중에 변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 중에 학생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 등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정작 진행에 집중이 잘 안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비록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학생들은 성실히 참석했습니다. 대면수업으로 진행하는 것 만큼이나 수업 중에 배운 내용들을 자신들의 삶에 잘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일상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졸업수련 때에는 자신들의 삶에 일어난 작은 변화들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감동적이었습니다. 제 스스로 수업 봉사를 한 것이 참으로 보람 있었습니다.

연등만들기 작업 중(윤맹재님과 이영주님)
▲ 연등만들기 작업 중(윤맹재님과 이영주님)

행복 배달

김선희 (불교대학 담당자) 님: 갑작스레 온라인 수업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교재가 있는지도 모르고 급한 마음에 교재를 각 학생들에게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부총무님과 함께 경전반과 불교대학 교재를 챙겨 직접 배달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학생이 자발적으로 한 지역을 맡아 전달해 주겠다하여 감사했습니다. 교재배달이 시작되면서 한 분씩 만날 때 마다 학생들은 따뜻하고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수고한다며 감사한 마음에 먹거리까지 챙겨주셔서 봉사를 한다는 마음보다 오히려 내가 긍정적인 기운을 더 받아 행복해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최내영(북미서부대의원) 님: 코로나 사태가 심해지면서 법당도 폐쇄된 터라 법당에도 나올 수 없고, 모두 재택근무를 하니 '밴쿠버에 부모, 형제가 없는 불교대학 싱글 도반들은 집에서 홀로 참 외롭겠다' 싶었습니다. 당시 밴쿠버에서는 식료품, 생활용품의 사재기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힘들다는 전화도 종종 받던 터라 우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치와 반찬들을 챙겨서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배달의 대상은 새로 소임을 맡아 활동이 바빠 찬을 챙기기 어려운 분들, 그 동안 법당활동을 했는데, 쉼이 필요해 법당 발걸음이 뜸하신 분들이었습니다.

'혹여 음식이 입맛에 안 맞을까?' '부담스럽게 느낄까?' 하는 염려는 하였지만 “제일 맛난 밥은 남이 해 준 밥!”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저 가볍게 갔습니다. 3일 동안 11가구의 집에 배달을 갔었는데 미리 연락드리면 “힘드니 오시지 말라, 괜찮다.” 하실 것 같아 전화를 드리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대부분 집 앞에 두고 문자나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사이 이사를 가서 두었던 김치를 다시 찾아 배달한 경우, 주소에 문제가 있어 헛걸음을 한 경우, 집 앞에 갔는데 연락이 안 되어 무작정 기다렸던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밴쿠버법당의 연꽃등달기 달인들
▲ 밴쿠버법당의 연꽃등달기 달인들

코로나 게 물렀거라!

배달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니 가족들이 조금씩 불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은 인연의 당연한 과보라 생각하니 웃음이 나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꼬리를 바짝 내렸습니다. 그러고는 폭풍 요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사히 배달이 끝났을 때는 '다행이다!' 하는 안도되는 마음이었습니다. 2미터 거리 유지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며 ‘그래도 잘 지내시는구나.’ 싶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을 보니 ‘코로나 게 물렀거라!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음식을 드셨는지 인증샷을 찍어 보내시는 도반님들 사진과 문자를 보며 별 맛없는 음식을 맛나게 드셔 주시니 제가 더 감동이었습니다.

또 제가 9차년 법당 총무 소임을 했었는데 일 욕심이 많아 일을 많이 벌렸었습니다. 그런 저와 함께 열심히 3년을 달려주신 도반님들이 참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활동을 쉬는 도반님들을 만나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법담을 나누니 제 마음이 참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10차년 활동으로 바쁘신 도반님들의 수고를 알기에 응원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도 코로나 19로 여전히 법당은 폐쇄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지만 이렇게 서로 살피고 토닥이며 보낸다면 어려운 시간이 오히려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수행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일 때문에 한국에 있습니다. 어서 밴쿠버로 돌아가 계절 김치와 반찬을 들고 도반님들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연등꼬리표 작업 중 (왼쪽부터 허미영님, 이영주님, 최정림님, 윤맹재님)
▲ 연등꼬리표 작업 중 (왼쪽부터 허미영님, 이영주님, 최정림님, 윤맹재님)

서로를 환히 비춘 시간

 
이영주(통일담당) 님: 온라인 활동에 적응하는 중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도반님들이 모두 모여 연꽃잎을 비비고 하하호호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이제는 각자가 본인의 집에서 연꽃잎을 비비고, 정성스레 연등을 만들며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였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든 연등을 조심스레 차에 싣고, 한 달 넘게 갈 수 없었던 법당에 가서 법당예절을 표한 후 한분 한분 도착하는 도반님들을 만나니 마음이 뭉클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도반님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도반님들과 함께 만들어온 연등에 꼬리표를 달고, 그 연등 들을 법당에 달아놓고 함께 사진을 찍으니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했습니다.

부처님의 일생 온라인 퀴즈대회 모습
▲ 부처님의 일생 온라인 퀴즈대회 모습

허미영(법회담당) 님: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경험은 신선했으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여법하게 진행된 진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도반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참여는 행사를 더욱더 값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도반이 있기에 어떤 일도 할 수 있음을 더 크게 자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봉축법요식의 2부는 '부처님오신날 화합의 장'이라는 타이틀로 도반들의 장기와 재능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축가로 도반들이 함께 부른 ‘108배의 미로’, ‘정토회 퀴즈 골든벨’ 온라인 퀴즈대회, 각자의 공간에서 만든 연등을 뽐낸 ‘연등 만들기 콘테스트’ 등의 다채로운 시간들로 서로를 환히 비춘 시간이었습니다. 

연등 컨테스트 당선작들(가운데 둘 공동 1등, 연꽃과 찰흙부처님, 단호박연)
▲ 연등 컨테스트 당선작들(가운데 둘 공동 1등, 연꽃과 찰흙부처님, 단호박연)

온라인 졸업식

김선희(불교대학 담당) 님: 이번에 가을불교대학 졸업생은 19명이고 수계자는 6명입니다. 그 동안 학생들을 대하는 저의 마음은 ‘햇볕은 잘 드나, 바람은 좀 씌이나, 물은 부족하지 않나.’ 하는 귀한 화분을 지켜보고 돌보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켜본 거 같습니다. 아직 젝가 수행자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삶에 변화를 일궈낸 학생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고 큰 복이었습니다.

최정림(복지담당) 님: 불교대학 졸업식 며칠 전에 졸업장과 수계증을 챙겨서 다른 봉사자들과 나눠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작년보다 더 잘 만들어졌고, 받으실 분들을 떠올리니 참 뿌듯했습니다.

특히 과정의 중반 이후부터 온라인수업에 지쳐있던 졸업생들이 많아서인지 졸업장을 건네받으며 무척 반가워하는 모습에 제 마음도 찡했습니다. 졸업생들이 일상에서도 마음을 돌아보며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덕분에 감사한 마음 가득하게 졸업장 배달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온라인 뿐만 아니라 대면으로 도반님들을 편히 만날 날을 희망합니다.

환환 웃음을 짓는 밴쿠버 불교대학 졸업생들
▲ 환환 웃음을 짓는 밴쿠버 불교대학 졸업생들

김상진(부총무) 님: 9차때 불대 담당을 맡으셨던 최정림 님과 저는 법당에서 만나 수계증과, 졸업장, 그리고 졸업선물을 정성껏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네 별로 도반들을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로 또는 우편으로 졸업종합선물세트를 전달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도반의 얼굴이 환해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음을 편하게 유지 할 수 있는 것이 제가 1년간 정토불교대학에서 배운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도반을 보면서, 가슴 깊히 뿌듯함과 소임에 대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온라인은 방편일 뿐 수행자의 관점과 총기를 잃지 않고 정진하시는 모든 도반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위주의 법당활동이지만 활발한 모둠활동으로 모자이크 붓다를 실천하고 있는 밴쿠버 정토회 도반님과 전세계의 수행자 모두를 응원합니다. 부총무님의 인상 깊었던 마지막 멘트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온라인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공간이 법당이 아니고 사람이 곧 법당이다' 라고 생각하며, 힘차게 온라인 파도타기를 즐겨봅시다.”

글_장민용 희망리포터(밴쿠버법당)
편집_정지혜(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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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화

밴쿠버 도반님들은 북미서부 정토회에서도 솔선 모범을 많이 보여주시네요. 고맙습니다.

2020-08-06 12:22:00

대승화

어디에있던 수행자의 마음이 중요하다는걸 벤쿠버 도반들의 나누기에 가득합니다.
온라인 법당과 봉사의 길을 보여주시니 배우네요.
열심히 수행하시는 밴쿠버 도반님들 화이팅입니다 ()

2020-08-05 22:29:32

견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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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5 11: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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