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청주법당
감사한 마음을 알게 해 준 3,000배 정진

청주법당에서는 매년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3,000배 철야 정진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러 도반이 3,000배 정진과 봉사에 참여해서 정진의 열기로 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정진을 마친 도반들의 마음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철야 정진을 해낸 장한 도반들
▲ 철야 정진을 해낸 장한 도반들

저녁 7시 무렵부터 도반들이 삼삼오오 법당으로 모였고, 저녁반 김성순 님이 준비한 맛있는 호박죽을 먹고 차분히 정진을 준비했습니다. 정진은 저녁 8시부터 새해 4시 20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3,000배를 목표로 하는 도반도 있었고, 3,000배는 아니지만 자유롭게 각자의 목표를 정하여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봉사자들이 1시간씩 돌아가며 목탁을 맡았는데, 정진하는 도반들을 위하여 늦은 시간에 나와 목탁을 쳐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벽 2~3시 무렵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고비였으나 잘 이겨내고 철야 정진을 마무리했습니다.

심태숙 님: 이렇게 함께 정진할 수 있는 도반들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고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진하면서 불교대학 때 3,000배 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정진했던 힘으로 어려운 일들도 잘 견뎌냈던 것 같아요. 부처님 법 만난 인연, 정토회 만난 인연에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정진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제 업식이 올라왔어요. 남편에게는 바라는 마음이, 저 자신에게는 이것저것과 비교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마음이, 자식에게는 집착하는 마음이 있더라고요. 내가 이렇구나! 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김성순 님 : 정진을 하는 시간 동안 목탁을 쳐주는 도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수행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을 위해서 본인의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정진하는 동안에는 목탁 소리가 어떤 순간에는 내 안에서 단단하게 뭉친 업식을 깨뜨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정근할 때에는 내 안에 있는 관세음보살을 깨워서 나를 살피고 다른 사람도 살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권용란 님 : 절을 하면서 삶에 있어 낮은 기준점을 가지고 살라는 지도법사님의 말씀이 생각났어요. 앞으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오늘 절을 하면서 잘 넘겼던 것처럼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니까 몸이 아픈 사람들, 군인들,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짠했어요. 오늘 도반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오의석 님 : 저는 초반에 욕심을 너무 많이 부렸던 것 같아요. 숫자에 연연해서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에 마비가 생겨서 중간에 멈추고 쉬다가 나중에 다시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3,000배를 하면 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두 사람이 할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도반이 함께하니 감사하네요. 마지막에 108배를 정해 놓고 하는데, 정말 힘들더군요.(웃음) 무사히 끝내고 나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김성욱 님 : 예전 불교대학 다닐 때 3,000배 도전했다가 2,000배 정도 하고 힘들어서 집에 갔었어요. 그 이후에는 두려움이 생겨 3,000배를 하지 않다가 이번에 하게 되었는데 역시 힘드네요. 오늘도 중간에 멈췄지만, 그때보다 나은 것은 집에 안 갔다는 것입니다. (웃음) 만족스럽지 못한 내 모습을 봐주는 힘이 조금은 생긴 듯합니다.

정진하고 있는 도반들
▲ 정진하고 있는 도반들

김명종 님 : 올해는 안 하려고 하다가 집전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하다 보니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함께하는 힘 덕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회향을 다녀오면서 시간을 잘 내지 못하니 통일의병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절하다 보니 요즘 정세도 그렇고 북쪽 아이들도 편안하게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통일의병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진 중 온갖 생각들이 다 일어났습니다. (웃음) 그래도 하고 나니 몸이 찌 풍덩 하면서도 가볍습니다.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최복규 님 : 3,000배 정진 4년째인데, 오늘은 몸과 마음을 어느 정도 조복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꾸준하게 했는데, 함께여서 가능한 것 같아요. 술을 마실 때는 쓰러지는 사람 보는 재미가 있는데, 수행은 같이하면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웃음) 저는 아무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 덕분에 사는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경순 님 : 3,000배 마음 내는 순간부터 가벼웠어요. 법당에 와보니 정진 준비해주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보여서 감사했습니다. 12시가 넘어가는 순간부터 온몸이 후들거리고 다리가 진짜 아파서 고비가 왔었어요. 예전에 명상수련 가서는 절이 나은 것 같았는데, 절을 하니까 명상이 나은 것 같아요. (웃음) 앞에 있는 도반들이 열심히 해주어서 같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절하는 동안에는 특히 옆에 있어 주고, 따뜻한 마음 내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도반들과 함께하니 세상이 연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소중한 시간이었고 함께해준 도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지명구 님 : 3,000배를 했든 안 했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도반들은 다 3,000배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올해 3,000배 해보려고 했는데, 집전 봉사자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집전하면서 3,000배 도전하는 도반들 도와주고자 참여했습니다. 저녁반 오의석 님과 심태숙 님이 워낙 책임감 있게 법당 일을 잘 해서 제가 마음 편하게 바깥 일을 했어요. 너무 고마워서 올해 마지막 날은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집전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감기 때문에 3시부터 4시까지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니까 왜 뒤에서 절하는 도반들이 관세음보살 정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순간 내가 기도하는 거 도와주려고 왔는데, 오히려 도와달라는 마음을 낸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웃음) 아주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새해 첫날 떡국으로 공양하는 도반들
▲ 새해 첫날 떡국으로 공양하는 도반들

수년간 문경수련원에서 바라지 봉사를 통해 요리 실력을 닦아온 김형섭 님이 수고 한 도반들을 위해서 맛있는 떡국을 준비해주었습니다. 한해의 마지막 밤을 뜨겁게 불태우고, 도반들과 함께 먹는 떡국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글_ 김성욱 희망리포터(청주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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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왕

도반님들, 자랑스럽고 훌륭하십니다.그리고 부럽습니다.

2020-01-24 22:49:47

이애순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재미있기도하고 나누기부분에서 도움이 많이되네요. 고맙습니다~

2020-01-22 09:45:30

공덕품

힘이 느껴지는 청주법당 도반님들
멋있습니다

2020-01-21 17: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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