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고성법당
바른 법을 찾아 전국법당을 여행한 구도자
안성우 님의 좌충우돌 경전반 졸업 이야기

고성법당에는 아주 특별하게 경전반을 졸업하신 막내둥이 도반님이 한 분 있습니다. 왜 특별하냐구요?
한 두 곳도 아닌 전국법당을 돌며 경전공부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공부를 해야 했는지 지금부터 안성우 님의 좌충우돌 경전반 졸업소감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전반 문경특강수련에서.
▲ 경전반 문경특강수련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배려와 따뜻한 마음으로 처음 만난 사람들

학생 때부터 늘 정치, 시사, 철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엿보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2012년이었던가요? 대선도 다가오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고민에 대한 주제들을 검색하면서 우연히 법륜스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고 싶은 걸까?’ 이렇게 많은 영상을 왜 만드셨는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한 말을 당연하게 재탕해 폼이나 잡는 여타 지식인들과 다르지 않을 거야 하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기 시작했는데 대중들과 주고받는 문답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실에서 절실히 고민하는 무거운 주제였습니다. 듣고 나니 무거운 주제임에도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뭔가 포장된 가식적인 말이 아닌 허를 찌르는 다양하고 열린 시각의 논리 정연한 말씀에 감탄했습니다. 아! 보통 분이 아니시구나!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회와 사회를 보는 쉽고 명료한 통찰력에 놀라웠습니다. 종교에 대해 되게 불편해하고 혐오하는 성향이 강했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기복 종교를 뛰어넘는 단체가 정토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가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시장터 맞은 편 파란색의 정토회 간판이 눈에 띄더군요. 인구도 얼마 되지 않는 지역색 강한 우리 동네에 정토회 간판을 보니 되게 신기했습니다. 어라! 여기 정토회가 다 있네! 그렇게 몇 번을 지나쳤는데 어느 날 무슨 마음이었는지 호기심에 들어가 본 것이 인연이 되었네요. 처음 들어갔을 때 평소 느껴보지 못한 뭔가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법문만 듣고 놀다 가려했는데 반갑게 맞아주는 고성법당 도반님들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첫인상이 좋았지요. 다음에도 꼭 와줬으면 하는 간절한 말에 또 가게 되고 그렇게 붙잡혔는지는 모르지만(?) 일 마치고 갈 때면 늘 아들 같이 대해주고, 그 바쁜 가운데에도 매번 저녁 공양을 챙겨주는 사랑 가득한 배려에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가볍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지친 마음에 위안이 되곤 하였습니다. 늘 밝고 환하게 삶을 긍정하는 마음과 진심에서 나오는 그 따뜻함에 저도 모르게 정이란 게 생기더군요.

부처님 법은 마음법이라고 했던가요! 사탕 발린 그런 말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배려와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스함에 서서히 마음이 움직이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수요법회만 왔었는데 어느 순간 불교대학도 다니고, <깨달음의장>도 가고, 도반님들과 함께 여행하며 추억 보따리도 쌓고, 어느 덧 경전반 졸업하는 순간까지 오게 되었네요. 별 생각 없이 들어간 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습니다. 지나고 보니깐 앞으로 내게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는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도반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 늘 가슴 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도반들과 함께한 JTS 모금활동. 맨 왼쪽이 안성우 님.
▲ 도반들과 함께한 JTS 모금활동. 맨 왼쪽이 안성우 님.

불행 속에서도 씩씩하게 일어나 행복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방법

제 어릴 적 모습은 마음이 불안하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였어요. 기억하기로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엄마가 많이 아팠어요. 흔히 말하는 조현병(정신분열) 환자였지요. 자주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말들을 쏟아내는 엄마의 모습을 자주 보곤 했는데 그때는 너무 어려 몰랐어요. 한 해 한 해 자랄수록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매일 그런 현실을 마주할 때면 뭔가 헤어 나올 수 없는 실망과 거대한 장애물처럼 다가왔어요.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되는, 보여져서는 안되는 존재처럼 누군가에게 비춰지는 것이 어찌나 두렵고 부끄럽던지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어요. 따갑게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수군거리며 조롱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또래 친구들 엄마의 모습을 늘 동경했는데 비록 짜증내고 화를 내어도 따뜻하게 아침저녁을 차려주시는 평범한 다른 엄마들의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숨은 비밀이 많은 영화 속 요원들처럼 누구에게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요구 받으면 무척 불안해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표정이 늘 밝지 못했고, 다 같이 어울려 하는 일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더 선호했습니다. 딱딱 구분짓고 경계를 넘는 걸 싫어하며 계산적이었습니다. 주위에서 자기밖에 모른다는 평가를 많이 듣기도 했어요. 그러면 또 마음은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라고 할까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운 좋게 정토회에 오고부터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느끼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것 같아요. 도반님들과 허심탄회하게 현실 고민들을 가볍게 나누고, 천일결사에 입재해 여러 도반들의 수행담을 접하면서부터 차츰 생각이 달라졌어요. 어느 한 사람도 사연이 없는 분이 없다는 걸 느꼈고, 저마다 살아오며 겪은 아픔들이 누구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 가운데에서도 씩씩하게 일어나 행복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해맑게 웃고 있는 여러 도반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가진 아픔이라는 것이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고작 그런 이유를 들어 불행하게 살았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후회가 되던지요. 정말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게 되었어요. 드러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정신적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인데 그동안 엄마를 무시하고 늘 멀리했던 나 자신이 어찌나 부끄럽고 미안하던지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런 마음을 일깨워 준 것이 가장 큰 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반님들과 함께 동지팥죽 새알을 만들며. 맨 왼쪽이 안성우 님.
▲ 도반님들과 함께 동지팥죽 새알을 만들며. 맨 왼쪽이 안성우 님.

직업상 가까운 법당을 찾아서라도 경전반을 졸업하자!

집이 주는 아늑함, 생명을 보호하고 행복을 이루고 또 나눌 수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첫 번째 공간이 집이라고 할까요! 그런 공간들을 배치하고 디자인하는 것에 환상이 있었어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집 짓는 목수였습니다. 손수 내 집을 지어 행복하게 살고픈 마음이 있었어요. 이걸 바탕으로 돈도 좀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있었고, 내 사업으로 발전해 보고픈 마음도 컸습니다. 위험한 것도 알았고 겁도 났지만, 뒤도 안 보고 그냥 시작했어요.
전국을 다니며 일을 해야 하다 보니 불교대학을 졸업한 이후 경전반에 올라가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해를 끊었습니다. 새해가 다가오고 내가 정토회에 와 불교에 대해 제대로 뭘 배웠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같이 불교대학을 졸업한 도반님들은 다들 경전반을 졸업해 새로운 과업으로 나아가는데, 저는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 학위를 받지 못한 사람같이 여겨지더군요. 또 부처님께서 어떤 말을 남겼고, 무슨 깨달음을 주셨는지 그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어요. 일단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어쨌든 경전반을 졸업하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시작부터 난관이었어요. 가까운 법당을 찾는 건 둘째였습니다. 가는 길이 출퇴근 정체 구간이면 길이 뻔히 막히는데 그걸 뚫고 가야 하는 수고가 들었고, 또 그 길로 되돌아와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뺏겼습니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정토법당 특징상 사람 많은 곳에 법당을 내어 주차할 곳은 왜 이리 없는지. 아, 오늘 너무 피곤한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도반님들의 격려가 생각나 힘이 되고 성원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의지를 잡아갈 수 있었습니다. 또 고성 경전반 담당자이신 이광희 님께서 수시로 연락해 출석 체크해가며 상기시켜 주어서 그 덕에 졸업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된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모두 도반님들 덕분이었습니다.

2015년 불교대학 졸업수련 때 도반들과 함께. 맨 왼쪽에 서있는 안성우 님.
▲ 2015년 불교대학 졸업수련 때 도반들과 함께. 맨 왼쪽에 서있는 안성우 님.

작년 경전반 도반들과의 나들이 중.
▲ 작년 경전반 도반들과의 나들이 중.

아무런 말이 없는 저 법당이 무슨 죄인가!

여러 법당을 다녔어요. 함안, 거제, 화명, 광양, 천안, 기흥, 처인, 서현, 양평, 하남, 남양주 등등 음~ 또 어디더라?! 아무튼 흥덕법당 갔을 때네요. 주차할 곳이 없어 20분을 헤매다 저 멀리 주차하고 20분을 또 걸어 힘들게 법당을 찾았는데 문이 닫혀 있더군요. 어! 뭐지 했는데 경전반 수업시간이 각 법당마다 다르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힘들게 겨우 왔는데 허탈함에 순간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욕이 나왔습니다. '에이! 그만둬야겠다.’ ‘힘들게 경전반을 왜 다녀야지? 다닐 필요가 있나?!’ 욱하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때 너무 짜증나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씩씩거리며 차를 몰고 돌아오는데 '근데 왜 화가 나지?! 사실 모르고 간 건 내 잘못인데 아무런 말이 없는 저 법당이 무슨 죄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도반님들 모습, 그리고 난데없이 나한테 화풀이 당한 법당을 생각하니 미안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혼자 흥분하고 미쳐 날뛰는 내 모습에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그 이후로도 서너 번 허탕 치는 일을 겪었는데 그때는 또 화가 나지 않았어요.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화가 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사실 괴로움이란 게 내 식대로 바라고 지은 망상이구나! 하는 걸 짧게나마 체험할 수 있었지요. 하하! 뭐 그렇다고요.

타지에서 올라와 외로움도 커지고, 고된 하루에 지쳐있을 때면 어느 법당을 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도반님들이 있어 참 고마웠어요. 아늑한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엄마, 누나, 우리네 이모, 친구 같은 애틋한 감정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정토법당인데도 법당마다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되게 신기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납니다. 차분하게 이어지는 분위기의 법당이 있는가 하면, 뭔가 명랑한 분위기의 법당도 있었고, 약간 침침한 분위기의 법당, 친근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법당, 반상회 같은 재미난 분위기의 법당도 있었네요. 법당마다 다른 개성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아우라’라고 할까요! 저마다 다른 아우라를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도반들과 유쾌한 뜀박질. 가운데가 안성우 님.
▲ 도반들과 유쾌한 뜀박질. 가운데가 안성우 님.

전국법당의 아름다운 도반님들 모습을 추억하며

여러 법당을 다니다 보니 기억에 남는 도반님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처인법당 김미정 님! 걱정 어린 마음으로 배려해주시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이것저것 챙겨주는 마음이 뭔가 짠하게 다가왔어요. 마음뿐만 아니라 모습도 정말 아름다우셨어요. 어느 날 이동수업 시간을 물어보려고 문자를 드린 적이 있는데 늦게나마 답장을 주셨어요. 마치 첫사랑에게서 답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광양법당 김미화 님과 단둘이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언변력이 탁월하셨는데 자신의 삶 속에서 불법(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했는지 겪어온 사례들을 재미나게 풀어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일, 학부모회에서 의견을 통합해 해결해가는 활약, 가정에서 또 일터에서 부딪히는 갈등 등,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관계설정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고 역으로 응용하는 전략적 판단들(?) 남다른 기억력과 문제해결에 탁월한 능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4차 산업이 도래한다면 바로 이런 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득이는 창의력에 깨달은 바가 많았습니다. 왜 그 좋은 불법을 당장 내 삶에서 활용할 생각조차 못했는지...

한번은 과락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겨우 법당을 찾아가 수업 준비를 하는데 어수선한 분위기가 뭔가 이상했습니다. 마침 책상 앞에 유인물을 보니 가을경전반이라고 떡하니 적혀있는 겁니다. 한동안 멍 때리며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여쭤보니 제발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랐는데 당당하게 가을 경전반이라고 하네요. 하하! 봄경전반 수업이 언제인지 물어 찾아가야 했는데 그냥 경전반 수업이 있는지 물어본 게 화근이었습니다. 마침 그날 가을 경전반이 성대하게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캬! 하필 오늘 같은 날에 말문이 막힌 순간이었습니다. 아! 난 이것으로 경전반 과락이구나! 자포자기!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일어나 돌아오는데 근처 기흥법당 정혜선 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기적처럼 어떻게 아셨는지 늦게라도 기흥법당으로 오면 출석처리를 해주신다는 거였습니다. 그 순간 지옥에서 중생을 구제하시는 지장보살님으로 보였습니다. 감사해요. 도반님~

한번은 하남법당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법문에 앞서 마음에 새기는 명상이 너무 긴 겁니다. 나누기하면서 도반님께 명상이 너무 길어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하였는데 다음번에 가니 10분의 1로 단축해주셨습니다. 헐, 그럴 필요까지는... 아무튼 감사합니다. 꾸벅.
일일이 성함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느낌으로만 표현하자면 어느 도반님은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천사 같았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화를 낼 수 없는 얼굴이었습니다. 또 다른 법당 도반님은 자신을 늘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분이셨는데 와, 마음에 울림이 컸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눈을 감고 자는 순간에 깨달았습니다. 내면에 감정이 드러나도록 해 깨닫도록 하는 지혜가 엿보였어요. 나누기에서 또 나를 내세우는 버릇을 한 제 모습이 떠올라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경전반 문경특강수련 때 전국의 도반들과 같이 점심공양하며
▲ 경전반 문경특강수련 때 전국의 도반들과 같이 점심공양하며

내가 그린 그림에 집착하지 말자

한자가 어렵게 느껴져서인지 어떤 문구가 크게 와 닿았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잘 생각나지도 않네요. 물론 공부를 제대로 안 한 탓도 있겠지만, 저는 어떤 문자형식보다 스님께서 대화체로 풀어서 이야기해주시는 법문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늘날 스님께서 하시는 즉문즉설처럼, 경전도 마치 스승을 모시고 행복 강연하듯 대중들이 품은 의문들을 대화하는 오늘날 유튜브나 인터넷 기사로 모아놓은 것 같았습니다. 시대 배경과 전달 방식만 달라졌을 뿐이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문자를 고상하고 대단한 것처럼 포장해 느끼는 감정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자각하지 못한 내면의 심리들을 다양한 사례와 수행담을 통해 확인하는 공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인간이 한 생각 잘못 일으키면 세상을 어지럽히기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빠트리게 할 수도, 또 스스로를 지옥 구렁텅이로 내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는 오늘날도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리석은 인간에게 한 생각 돌이켜 알아차리게 하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가르침이 불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처님의 법이 전해지며 걸어온 역사를 확인하고 오늘날 나에게 비춰보는 과정이 경전반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마음에 수많은 그림을 그리고 집착하며 살고 있다는 것. 사회, 환경, 윤리, 종교, 관습 등등 그것이 인간의 관념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 그런 관념에 의해 인간이 얼마나 겹겹이 묶이고 속박되어 있는지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관념이라는 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한 생각 잘못 일으켜 행한 행동들이 수만 가지의 괴로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면에 심리가 어떻게 흐르고 변질될 수 있는지 아차! 싶었습니다. 꼭 저를 발가벗겨 거울로 비추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끝으로 누구나 알기 쉽도록 한글 대화체로 번역한 경전을 보면서 선지식들의 노고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교재 머리말을 넣어서 어떻게 전해지고 저술되었는지 대략적인 역사적 배경과 연대를 기입하면 좀 더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필기해가면서 들을 필요가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2018년 시무식 끝나고 도반들과 함께.
▲ 2018년 시무식 끝나고 도반들과 함께.

전국법당 도반들의 십시일반의 마음을 기억하며

앞으로 어떻게 사나구요? 물을 것도 없지요. 그냥 괴롭지 않게 살아야죠. 괴롭지 않은 것이 곧 행복이니까요.
스님께서도 누누이 말씀하셨듯이 잘 관찰해보면 괴로움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내 마음 내 생각에서 자라나는 것임을 알 수 있어요. 물론 안다고 해서 괴로움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원인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원인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있는 거니까요. 일어나는 마음을 잘 살피고 알아차려 내 인생의 주인으로 행복하게 살아야죠.
이것이 전국법당의 도반님들이 십시일반으로 저에게 가르쳐 준 큰 깨달음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글_안성우 님(마산정토회 고성법당)
정리_성영이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고성법당)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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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글 잘 보았습니다.광양법당에서 마포법당으로 옮겨서
봄불대 졸업하고 경전반 갑니다.

2018-02-03 17:30:53

무위성

짝짝짝~**

2018-01-27 16:26:18

정홍자

안성우 법우님의 전국법당을 누비면서 공부한 과정들이 감동입니다!!

2018-01-26 22: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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