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춘천법당
[춘천] 씩씩하게 셀프수행! 토닥토닥 셀프위로!_최솔미 법우의 3년 수행담

안녕하세요? 춘천법당 희망리포터 최솔미입니다.
오늘은 저의 솔직한 수행 3년 후기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에서 맨 오른쪽
▲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에서 맨 오른쪽

솔미 법우는 왜 그렇게 힘들어 해?

20살,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국립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이듬해 휴학을 했습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인해 가족 모두 서울로 이사를 갔거든요. 밤낮없이 부모님의 사업을 도왔습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첫 직장을 구했습니다. 학교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니 내가 생각했던 세상이 아닌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더군요. 저는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사회부적응자라니!’
괴로웠습니다.
첫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갈등, 다시는 직장을 다니지 않겠다는 선언 후 했던 사업, 그리고 실패, 서비스업으로 재취업, 서비스직을 대하는 사람들의 하대 등등. 가슴엔 커다란 대못이 박힌 것처럼 무겁고 늘 가슴이 아팠어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주변 사람들 탓, 회사 시스템 탓, 사회 탓을 했습니다. 그 원인을 나로부터 찾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 때 우리 가족은 고향인 춘천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고향 친구들은 모두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더군요.
‘나도 휴학하지 않고 고향에 남아있었다면 저 친구들이랑 똑같이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내 불행의 시작은 잘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서울에 간 것이라 생각됐습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딸은 스무살 휴학하게 된 순간에 사로잡혀 부모님을 미워했습니다. 세상에 상처입고 아무일도 할 수 없어 10개월을 방 안에 누워있었어요.

어느 날 엄마가 방에서 시끄럽게 뭔가를 틀어 놓고 들으시더라고요.
“아! 좀! 시끄러우니까 꺼!”
성질을 버럭버럭 내며 들어갔는데 이내 조용히 같이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유튜브 강의였습니다. 나를 알고 싶으면 <깨달음의장>에 가라기에 간 것이 수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 법사님 옆
▲ <깨달음의장>에서 법사님 옆

<깨달음의장>을 다녀와서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왜 그렇게 울컥울컥하던지. 나누기를 하면서 매번 울었어요. 우는 제가 너무 싫었습니다. 첫째라 그런지 자존심이 강해서 남들 앞에서 울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다른 사람들 모두 겪는 일을 나 혼자만 크게 부풀려 생각하고 괴로워한다며 스스로를 무시했어요.
‘이깟 일로 울다니.’
매주 우는 저를 보고 한 도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미 법우는 왜 그렇게 힘들어해?”
“네, 그러게요….”
저는 더 주눅이 들었습니다.
“아냐, 나는 솔미 법우 이해해. 나라도 그랬을 거야.”
삶의 굴곡이 많았던 도반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이해받는 순간 늘 가슴을 찌르고 있던 대못이 사르르 녹아 없어졌어요. 신기하고 또 너무 감사했습니다. 도반이 <깨달음의장>에 간다고 소식을 듣고 몰래 바라지를 해주려 했어요. 그런데요, 도반님은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바라지가 그냥 밥 챙겨 주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수행 프로그램이더라고요. 인생나누기 하면서 울고, 아침에 예불 드리면서 울고, 감자 썰면서 울고…. 5일 내내 울었습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내 안에 갇혀서 얼마나 자유롭지 못하게 살았는지 알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저한테 한 번도 잘못하신 적 없고 늘 최선을 다 했는데 원망만 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 이후에 바라지장을 여러 번 다녀왔어요. 문경에 가면 숨어있던 내 마음이 슬며시 나와 울기도 하고 투정도 부리고 화도 냈습니다. 그런 나를 보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집에 오는 길엔 마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었습니다. 춘천 집에서부터 문경까지 버스 타고 5시간의 길을 마다않고 다닌 이유입니다.

바라지장에서 오른쪽
▲ 바라지장에서 오른쪽

부모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부모님께 의지를 많이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독립을 마음먹었습니다. 운 좋게 바로 회사에 취업했어요. 그것도 이제까지 하던 일이 아닌, 전혀 다른 직종으로 입사했습니다. 35살 신입. 팀장님은 33살이었어요. 수행을 해서 그런지 예전에 주눅들어있던 제가 아니었습니다.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휴가를 내고 바라지장에도 갔어요. 사람들과의 문제가 발생해도 예전처럼 큰 동요가 없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날 가르쳐 주는 동료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 마음이 헤아려지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물론 고개 빳빳이 치켜들고 내가 옳다 내가 잘났다 할 때가 더 많았어요. 화가 나기 일쑤고 억울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못 견딜 수준은 아니었어요. 수행을 하며 숙이고 또 숙이는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숙이는 것이 싫어졌어요. 억울했습니다. 왜 나만 숙여야 하지? 수행을 하면 할수록 답답해져서 수행을 하지 않는 날이 더 많았어요.

스멀스멀 올라오는 마장

불교대학 경전반을 다니며 명상수련을 갔습니다.
‘내가 나를 고문하고 있구나. 사이비인가?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지?’
나의 괴로움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줄도 몰랐습니다. 화가 난 줄도 몰랐습니다. 포행시간에 벌떡 일어나 성질대로 걸으려고 했는데 오랜 시간 가부좌 했던 다리는 피가 통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죠. 그대로 고꾸라져 넘어졌습니다. ‘딱!’ 소리와 함께 발이 접질리면서 인대가 늘어났습니다. ‘악!’하는 단말마뿐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묵언이었으니까요. 너무 신기했던 건 명상을 하는 것보다 인대 늘어난 것이 덜 아팠어요. 병원에 가서 깁스하고 명상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부좌는 못하니 의자에 앉아서 명상했습니다. 명상의 효과는 사회로 돌아오니 빛을 발했습니다.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 명상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었고 돌이키는 힘을 키워줬어요. 나를 볼 수 있는 힘이 키워지니 수행이 싫지 않았습니다. 돌이키고 참회하는 것이 예전에는 억울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나를 가볍게 해 주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고문이었던 명상도 늘 기대되고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이 됐습니다.

명상수련 끝난 후 맨 왼쪽
▲ 명상수련 끝난 후 맨 왼쪽

경전반을 졸업하고 수행법회에 나가고 싶은데 수요일엔 일이 바빠서 못가는 형편이었어요. 그래서 일요수행법회를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총무님께 말씀드렸죠. 그렇게 일요수행법회 담당을 맡게 되었습니다. 담당을 맡게 되니 그냥 다닐 때보다 훨씬 좋았어요. 처음으로 책임감을 느껴본 것 같아요. 말을 더듬거나 실수할 때도 있지만 여법하게 법회를 여는 마음이 기쁘고 뿌듯합니다. 한주의 마무리를 법회로 할 수 있어 참 행복해요. 법회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은 또 얼마나 편안한지 몰라요.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렵고 부모님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자책했던 사람이 행복한 수행자로 거듭났습니다. 수행한 3년의 시간이 수행하기 전 35년의 시간보다 더 길고 큰 변화였어요. 나 자신을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다른 사람도 이해하는 마음을 낼 수 있었어요. 예전엔 법문 들으며 질문자의 이야기가 멀게만 느껴지고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적이 많았거든요. 요즘은 저 사람이 정말 괴롭구나 하는 마음이 전해져 와서 연기법을 느끼기도 합니다.

셀프위로, 셀프칭찬

수행하면서 생긴 노하우는 셀프위로와 셀프칭찬이에요.
‘에고, 힘들었구나. 토닥토닥….’ 화가 난 날엔 내가 나의 편이 되어 위로해줘요.
‘그래, 괜찮아! 잘했어!’ 괜한 일을 했나 싶을 땐 이미 일어난 일은 좋은 일이라며 돌이키고 칭찬도 해줍니다. 내 스스로를 돌봐주니 의지심도 줄어들고 순간순간 행복해져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법 만나 행복하고 복된 삶 살고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글_최솔미 희망리포터(원주정토회 춘천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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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월

글을 읽는 내내 울컥거렸네요. 그 아픔이 그 힘듦이 그 노력이 그대로 전해져 와서 감동적이었어요.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감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2018-01-18 11:46:04

김혜경

멋지셔요~~~~ 법우님^^
응원합니다 ^^

2018-01-17 23:13:32

법승

법우님을 알게 돼 감사하고, 나랑 많이 닮은 모습이 위로가 돼 또 감사합니다.

2018-01-17 19: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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