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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든 된다_하노이 JTS 모금 캠페인 이야기

베트남 하노이법회에서 처음으로 JTS 모금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 20일 푹푹 찌는 더운 날씨에 진행된 하노이 JTS 모금 캠페인 소식 전해 드립니다.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든 된다

하노이 JTS 모금 캠페인은 수행법회와 경전반 수업에서 JTS 5월 모금 캠페인 공지 사항을 시청하던 최소연 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노이 한국 국제학교에서 신축기금 마련 바자회를 하는데, 지금 부스 참여 업체를 받고 있으니 우리도 참여해 보면 어때요? ”

제안을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은 '안된다’였습니다. 안되는 이유는 많았습니다. 첫째, 학교 신축기금 모금 바자회인데 우리가 다른 모금을 하러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 둘째, 바자회까지 시간도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그동안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하겠느냐. 셋째, 우리는 아무 경험도 없고, 자료도 없다. 등등

안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절대 부스 사용 허가가 안 날 것이라고 나름 확신했는데, 최소연 님은 가볍게 바자회 주최 측에 연락해서 부스 사용 허가를 받아 냈습니다. 시도도 안 해보고 이래저래 안될 것만 같았던 분위기가 ‘된다’는 쪽으로 확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시간. 행사 참여를 결정하고부터 남은 날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자료도 없고 물품도 없고, 특히 경험도 없다는 생각에 다시 ‘안된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모든 것을 쉽게 쉽게 하는 최소연 님이 또 아이디어를 냅니다.
“아 그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JTS 홍보 영상 틀고 모금하면 되죠.”

하노이 JTS 모금 캠페인 모습 (왼쪽부터 고명주, 허혜숙, 함순옥, 김화미, 김경필 님)
▲ 하노이 JTS 모금 캠페인 모습 (왼쪽부터 고명주, 허혜숙, 함순옥, 김화미, 김경필 님)

‘안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 해도 안되고,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 해도 된다’는 스님 말씀처럼 일단 해보자고 마음을 돌리니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보태집니다.
그래서 대충의 가이드라인이 갖춰졌습니다.
일단 수행 법회 때 쓰는 TV 모니터로 JTS 홍보 영상을 틀고, 모금함은 작년 스님 강연 때 받아 놓은 JTS 모금함을 쓰면 되고, 의상도 작년 스님 강연 때 입었던 희망 강연 옷으로 통일하고. 오시는 분들에게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알게 하는 지구 시민 퀴즈를 준비, 퀴즈 상품으로 착한 간식으로 불리는 코코넛 오일에 구운 고구마도 준비. 일이 되려는지 포스터 홍보물 제작을 맡아 주시겠다는 분도 생깁니다. 워낙 시간이 급한데 아무런 자료 없이도 JTS 홈페이지 들어가서 이것저것 짜깁기해서 후다닥 뽀대나는 포스터를 급조합니다.

전기가 문제

갑작스레 준비된 캠페인이라 홍보 동영상 상영이 주된 활동인데, 바자회가 운동장에서 열리는지라 부스까지 전기 연결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발전기까지 임대하기로 합니다. 정작 행사 당일에는 부스에 전기 연결이 되어 발전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지만,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어떻게든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였기에, 비록 거금을 주어 임대를 하고, 옮기느라 진땀을 빼고도 정작 써보지는 못했어도 전혀 아깝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바자회 부스에 설치된 홍보영상용 TV, 퀴즈를 설명하며 웃음꽃이 핍니다.
▲ 바자회 부스에 설치된 홍보영상용 TV, 퀴즈를 설명하며 웃음꽃이 핍니다.

착한 간식 고구마 과자

퀴즈 경품으로 내건 착한 간식 고구마 과자입니다. 만드는 법과 재료도 초간단 입니다. 고구마를 듬성듬성 썰어서 코코넛 오일로 달궈진 팬에 굽고 소금을 솔솔 뿌리면 끝~ 쓰레기가 안 생기도록 바나나 잎에 담아 주었습니다. 바나나 잎에 담긴 음식을 보고 ‘뭐가 달라도 다르다’라며 손님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준비해간 10kg 의 고구마가 오전 중에 동이 났습니다.

고구마를 코코넛 오일에 구워 소금 뿌린 고구마 과자, 쓰레기 걱정 없는 바나나 잎 접시에 담아 주기
▲ 고구마를 코코넛 오일에 구워 소금 뿌린 고구마 과자, 쓰레기 걱정 없는 바나나 잎 접시에 담아 주기

지구 시민 퀴즈

흥행몰이의 일등공신 지구 시민 퀴즈입니다.

나눔과 환경을 돌아보게 하는 지구 시민 퀴즈
▲ 나눔과 환경을 돌아보게 하는 지구 시민 퀴즈

‘퀴즈 맞히고 착한 간식 받아 가세요.’란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퀴즈 정답을 알지 못했습니다. 극빈층이 그렇게 많은지도, 음식물 쓰레기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도 미처 몰랐던 사람들이 답을 알아가며 놀람에 입을 크게 벌리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한민국의 행복도 순위가 지금 사는 베트남(베트남은 2위)보다 훨씬 낮은 115위라는 사실에도 많이 놀라 했지만, 청소년 행복지수는 다들 꼴찌라고 쉽게 답을 맞히는 모습을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퀴즈의 답을 설명하면서 “2만 동(한국 돈 천 원)이면 한 아이를 도울 수 있다.”라고 자연스레 JTS 모금 취지에 관해서도 설명하면 아이들은 꼬깃꼬깃 쌈짓돈을 모금함에 넣었고, 가끔 어른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모금액은 3,981,000동, 미화로 약 180불 정도입니다. 주로 아이들의 쌈짓돈으로 만들어진 모금액이기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예상 밖의 흥행,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 준비한 착한 간식 고구마 과자 경품이 금방 동이 났습니다.
▲ 예상 밖의 흥행,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 준비한 착한 간식 고구마 과자 경품이 금방 동이 났습니다.

마음 나누기

고구마 간식을 완판하면서 캠페인을 마무리하고 마음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허혜숙 님: 처음 캠페인을 한다고 할 때 ‘아무 준비도 자료도 없는데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치고 나니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착한 간식 고구마 코코넛 구이도 좋은 아이디어였고 호응도 좋았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날씨가 너무 더웠고요. 다음에는 사진, 팸플릿 등의 홍보 자료가 갖추어지면 좋겠어요. 어쨌든 JTS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뿌듯했고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순수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잘 쓰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란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함순옥 님:아이들한테 엄마가 나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서 참여하였기에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가 없었습니다. 너무 더운 날씨에 불 앞에 있다 보니 ‘그냥 집에 있을걸’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이 와서 재밌게 문제를 풀고 간식을 얻어가는 모습을 보니 ‘저런 아이 하나하나가 환경을 위해 한가지씩 한다면 쓰레기가 한두 개 줄지 않을까? 일회용품 사용이 한두 번은 줄지 않을까? 음식물 쓰레기가 조금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한명 한명이 열 명, 백 명이 되고 천 명이 되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좀 더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순간을 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일회용품을 아예 안 쓰지는 못하지만 생활하면서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비닐봉지에 넣던 것을 반찬 통이나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아이 학교에 싸서 보내던 작은 물통도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런 기회가 생겨서 환경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행사 후 하노이 도반들의 나누기 모습
▲ 행사 후 하노이 도반들의 나누기 모습

김경필 님: 말로만 들었던 JTS 모금 활동을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 준비물을 챙겨서 도착해보니, 입구 쪽 좋은 자리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세팅하고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도 적고 멋쩍어서 목소리도 안 나왔으나 홍보 영상을 틀고 포스터도 붙이고 나니 자신이 붙어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퀴즈도 풀고, 기부까지 하는 모습에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몇몇 아는 분들에게 모금을 권하니 멋쩍어하면서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별심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채며 여전히 내 마음대로 되기를 바라는 제 업식을 보았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진행한 첫 JTS 모금은 한나절 만에 끝이 나서 아쉽지만, 잘 쓰였다는 기쁨과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화미 님: 봉사라고 하니 어렵고 힘들겠구나… 남들이 하는 봉사는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한다고 생각하니 두렵고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도반들 옆에서 보조만 하자고 시작했습니다. 고구마를 깎고 기름에 구워내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봉사하는 취지를 전달하기엔 미숙했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가 어려웠습니다. 전적으로 도반을 믿고 의지했습니다. 여럿이 함께하니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소연 님: 저는 한국 국제학교 학부모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서 맨 처음 아이디어는 냈지만, 당일 JTS 모금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무척 더운 날씨에 불 앞에서 고구마를 구우며 간식을 만들어야 했고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을 잡기 위해 포스터를 들고 말을 걸며 용기를 내어야 하는 사실 쉽지 않은 활동이었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임대해온 발전기가 소용없어지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지만, 도반들께서 정토회 티셔츠를 맞춰 입고 즐겁고 재미있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이분들과 함께 수행하는 일원임이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수행, 보시, 봉사하며 사는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준 스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비록 함께하지 못했지만 저에게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고 추억이 되는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되는 방향으로 보고 긍정의 힘으로 일궈낸 하노이법회 첫 모금 행사, 우리 도반들의 협동력, 반짝이는 아이디어, 실천력까지 참 멋지지 않나요?

글_고명주 희망리포터 (하노이법회)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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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안

와.. 감동입니다.. '하면 된다' 다시 한번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2017-07-06 17:19:37

路邊芳草

정토행자님들,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2017-07-04 09:44:58

김철호

멋집니다.~~^^~♥

2017-07-04 0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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