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수원법당
'불교대학'이라는 나룻배로 한 강줄기를 건너 온 시간들

봄불교대학 졸업 갈무리 이야기

 

하루하루의 수행과 행복이 쌓여 ‘행복산’의 정상에 오른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수원법당의 봄불교대학 주간 · 저녁 도반들은 드디어 행복산의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산꼭대기에서 지난 일 년간 지어놓은 수행의 복밭들 그 시간들을 돌아보며 뿌듯한 감동을 나누는 졸업 소감문과 함께, 도반들의 졸업장 수여식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전 10시, 봄불교대학 주간반] 


▲ 
수원법당 29기 봄불교대학 주간반 도반들입니다~^^  

   

봄불교대 마지막 강의가 끝난 직후, 졸업갈무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간 · 저녁 통틀어 조영미 총무님이 직접 축사를했는데요, 총무님의 축사 속에는 불교대학을 먼저 졸업한 선배로의 따뜻한 충고가 담겨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불교대학 졸업을 마쳤을 때, 이제 좀 방향을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바르게 산다고 생각했었고, 남들이 나를 보기에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괴로움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 있거나 더 커지는 거예요. 우리는 늘 행복하기 위해서 매 순간 선택이라는 걸 하잖아요? 내 수준에서 그 당시에는 잘한다고 한 선택이 시간이 쌓이고 지나서 돌아보면 더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괴로움이 더 커졌던거죠. 그 이유를 불교대 공부를 하면서 알았고 방향을 새로 잡았던거죠. 그동안은 내 깜냥으로 살았다면, 전체 상황이 파악됐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잖아요. 수행 놓고, 법문 놓으면 어떻게 될지 우리 다 알잖아요? 이제 경전반 공부까지 다 마치면 누가 가지말라고 해도 천일결사 다 가게 되고, 수행 알아서 다 하게 되고, 봉사도 다 하게 되고……. 누가 안 시켜도 하게 되는 순간이 되기까지 1년 남았어요. 경전반 1년 뒤에는 모두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되셔야 되요. 지금 당장은 힘들죠? 옆에서 자극을 안 주면 태만해지기 쉬울 때예요. 아직 1년이 더 남았다 생각하고 알차게 쓰세요. 제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놀랐어요. 수원법당에 이제야 중흥기가 찾아오는구나!(모두 웃음) 지금 여기서 멈추지 마시고, 한 걸음이라도 더 간다, 일 년 뒤에는 두고보자, 하고 열심히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어서 전은정 법우의 졸업 소감문이 이어졌습니다. 개인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도반들 모두의 마음을 담은 내용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봄불교대학 주간반 전은정 법우의 졸업 소감

‘미운 상대가 드디어 평범한 사람으로 보인다’


2015년 3월, 우리는 처음 정토불교대학에 발을 디뎠습니다. 각자 살아온 업식에 따라 흘러흘러 정토회까지 왔을 겁니다. 어떤 이는 즉문즉설에 취해서, 어떤 이는 부처님 법에 대한 심오한 탐구정신으로, 또 어떤 이는 내 안에 해결되지 못한 어떤 것의 해답을 찾기 위해 왔을 것입니다. 각자의 이유가 있었을테지만 낯선 우리가 여기서 서로 만나 ‘도반’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지고, 함께 정진하며 일 년 여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서로의 모습을 통해 배우고, 자극받고, 반성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지나 벌써 졸업이 다가왔습니다.

 

남이 해놓은 것이 좋아보여 괜히 탐심을 내며 괴로웠던 마음, 복은 짓지 않고 요행만 바라는 자기의 진짜 모습은 모른 채 세상 탓만 하며 흥분했던 모습, 현재 내가 무슨 마음으로 어느 위치에서 뭘 하는지도 인지가 되지 않아 방황했던 지난 날들……. 이 모든 지난 모습들을 수행이라는 나룻배를 방편으로 드디어 한 강줄기를 건너왔습니다.

 

이제는 한 언덕 더 위에서 지난 삶을 바라봅니다. 비극으로 끝난 순간도, 희극으로 끝난 순간도, 나름의 감동과 깨달음이 있었는데 어리석은 탓에 그 모두를 지나쳤었습니다. 내 마음 속에서 내 인생의 이야기 정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인생의 시간은 흘러가버렸고, 풀리지 않는 의문과 용서할 수 없는 그 때 그 사람을 원망만 했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수행법회를 통해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게 행복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루고 싶은 것을 모두 이뤄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그 탐심이, 다시 나의 삶 속에 윤회의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원했던 것이 이뤄지지 않는 게 천만다행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기복에 빠져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평범하게 살고 있는 상대를 내 업식대로 적으로 간주하고, 그렇게 빌었던 마음 때문에 결국 자기 자신의 삶이 자빠지게 되는 어리석었던 지난 삶의 이치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자, ‘지금 현재’라는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 중 가장 큰 행복임을 알았습니다. 또한 내 것을 남에게 양보하는 공덕의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힘들어하는 이는 내가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보다, 그가 깨닫도록 시간을 가지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게 도반으로 진정 도와주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내 목소리, 내 의견을 내고 싶은 순간에 침묵과 수행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 상대와 내가 삶 속의 지혜를 터득해나가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작은 발걸음부터 내딛어 삶의 지혜로 세상을 바라보고 돌이켜보니, 지난 고난의 시간은 지금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한 '복밭'이었습니다. 삶이 영원히 힘들진 않습니다. 오히려 ‘고생을 해봐서 천만다행이다’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 법을 알려주신 지도법사님의 인도에 감사드립니다. 내 안에 갇힌 생각에 힘겨웠지만, ‘지금 하는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일깨워주신 도반들의 충고 또한 감사드립니다. 서로 웃고 수행하고 실천하는 동안 벌써 일 년이 지났습니다. 일 년 지난 지금과 일 년 전의 내 모습에서 달라진 점은 ‘미운 상대가 드디어 평범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문경, 경주 남산 등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천일결사 입재식 때의 주옥같은 지도법사님의 법문도 떠오릅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기억은 지금 여기 수원에서의 소박한 추억을 쌓기 위한 양념에 불과하다는 것도 압니다. 있는 자리가 수행처이기에 지금 여기 수원에서 도반들과 꼭지장들과 지낸 순간이, 먼 훗날 진짜 내 삶의 복밭이 되어 되돌아 올 것입니다.

 

졸업을 맞은 순간, 오늘 하루도 즐겁게 오늘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부처님, 지도법사님, 선배 모둠장님들, 저희 불교대학생을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도반의 인연으로 만난 동기들, 경전반에 올라가서도 이 인연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로 모아진 동영상이 상영되고, 졸업장 수여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도반들의 박수 속에 수여받은 졸업장은 뜻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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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수여 모습입니다. 솔선수범하는 수행과 봉사로 한 해동안 모범을 보 도반들니다~ 

 

[오후 7시 30분, 봄불교대학 저녁반]


 
수원법당 29기 봄불교대학 저녁부 도반들입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끈 놓지 말고 경전반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조영미 총무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영상봉사를 했던 신미경 님의 졸업 소감문이 이어졌습니다. 

 

봄불교대학 저녁반 신미경 님의 졸업 소감

'이제야 수행을 시작한 듯 합니다'


대 입학원서를 내고 108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수행 맛보기의 나누기를 통해 선배 도반들의 마음을 접하면서 불대 생활이 점점 익숙해져갔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깨달음의장. 당당하면서도 다소 무덤덤한 마음으로, 당시 메르스 사태 때문에 꺼려지는 마음을 안고 떠났던 기억이 납니다.

 

깨달음의에 다녀온 후 도반들과 나누기를 하고 일상을 살았습니다. 디테일하게 자신을 보는 도반들이 어둡고 굳은 표정에서 환한 미소로 바뀌는 모습을 통해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불대 도반들의 적극적인 봉사활동 참여와, 정토회에서 주관하는 행사 참여, 많은 법당 업무 등 지금 닥친 어려움을 자신을 보는 수행의 계기로 삼으며 끊임없이 경계에 임하는 선배 수행자들과 도반들의 나누기에서 제 마음의 방향이 크게 움직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2015년 12월 24일, 서초법당에 인도 성지 순례 자원봉사를 하던 날이었습니다. 봉사 중 한 참가자가 사정으로 성지 순례에 참석 못한다는 메일에 ‘50% 환불’이라는 답변을 주는 스탭의 모습을 보며 ‘너무 많이 공제하는 거 아냐?’ 하는(띄어쓰기) 생각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100여 만원이 순식간에 날아가다니. 그러나 얼마 후, 그 도반이 나머지 환불액을 정토회에 보시한다는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을 듣고 저는 또 한번 깨치게 되었습니다. 나의 인색함,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돌아보는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수행을 시작한 듯 합니다. 주변분들의 열정에는 따르지 못하지만 작년 한 해 정토회를 만난 인연으로 요즘 마음이 훨씬 가볍고 나도 내 인생의 주인됨을 느낍니다. 아직 하화중생을 실천하진 못하지만 이 편한 마음을 복밭으로 만들어 그 속에서 보다 많은 복의 싹들이 돋아날 수 있도록,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할 수 있음을 삶 속에서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2016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어서 윤상혁 님의 아기자기한 동영상 상영과 함께 졸업장 수여식이 있었습니다. 모든 도반들의 경전반 진학을 희망하며 밝은 2016년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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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 수여식 모습입니다. 저녁부 도반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죠?


글_전은정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수원법당) 


#정토회 #수원법당 #법륜스님 #봄불교대학 #졸업갈무리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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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화

졸업을 축하합니다.^^<br />행복한 &amp;#49335;되세요^^

2016-01-26 13:28:53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졸업을 축하드려요

2016-01-26 13: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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